[단독] 청소차 무게 눈속임?…처리량 부풀리기 의혹

입력 2020.07.08 (22:00) 수정 2020.07.0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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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화원에 대한 갑질과 가족 경영 논란에 휩싸인 전주시 위탁 청소 업체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처리한 폐기물 양을 부풀려 용역비와 원가를 높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주시 위탁 업체가 운영하는 청소차입니다.

한쪽 바퀴가 소각장 출구 계량기 밖에 반쯤 걸려 있습니다.

네 바퀴가 제대로 올려지지 않은 만큼, 측정된 무게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전주시 자원순환특화단지 관계자/음성 변조 : "10kg, 20kg 있을 수는 있어도, 차 무게는 그렇게 (차이)날 수 없고요."]

전주시는 폐기물을 싣고 들어올 때 무게와 비운 뒤 나갈 때 무게의 차이를 처리량으로 측정합니다.

처리한 무게만큼 단가를 따져 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공차 무게를 줄이면 그만큼 처리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미화원들은 업체가 이런 눈속임으로 용역비를 늘려 왔다고 증언합니다.

[○○업체 미화원/음성변조 : "회사의 지시가 있지 않았나. 본인한테 들어오는 돈도 아닌데, 매일, 그것도 몇 년 동안 해왔거든요."]

이 업체가 운영하는 같은 규격 청소차 두 대의 소각장 출입 기록을 비교해 봤습니다.

지난 2천17년까지 7.8톤으로 거의 비슷하던 두 차량의 공차 무게.

이후에도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는 청소차와 달리, 조작 의혹이 제기된 사진 속 청소차의 공차 무게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들쑥날쑥한 게 눈에 띕니다.

실제 이 청소차의 평균 공차 무게는 해마다 큰 폭으로 줄었고, 최대 무게와 최소 무게의 차이는 1.5톤에 육박했습니다.

심지어 같은 날 오전과 오후에 측정된 무게가 1톤 넘게 차이 나기도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매립장으로 들어서던 청소차 한 대가 소화전 앞에 멈추더니, 호스를 연결해 물을 채워 넣기 시작합니다.

도로를 청소하며 흡입한 폐기물을 매립장으로 옮기는 차인데, 이번에는 거꾸로 반입 무게를 늘리기 위해 물을 채워 눈속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업체 미화원/음성변조 : "도롯가의 모래나 낙엽이 있어야 하는데, 뒤에 열자마자 물이 막 엄청나게 쏟아지더라고요. 매립장 가는 길이고 한적하고 차 대기 편하기 때문에."]

이 업체가 보고한 폐기물 양에 따라 전주시가 최근 3년 동안 추가로 지급한 용역비는 해마다 2억 원이 넘습니다.

업체별 폐기물 처리량은 이듬해 원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더 많은 돈을 타내기 위해 용역비와 원가를 부풀리려 했던 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오차 범위를 벗어난 것이 있다면 조치를 해야겠죠. 현재까지는 오차 범위 내에서…."]

전주시는 일가족이 운영하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KBS 보도와 관련해 해당 업체 경영 전반에 대한 특별 감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또 나머지 11개 민간 위탁 청소 업체도 감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 이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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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청소차 무게 눈속임?…처리량 부풀리기 의혹
    • 입력 2020-07-08 22:00:42
    • 수정2020-07-08 22:03:47
    뉴스9(전주)
[앵커] 미화원에 대한 갑질과 가족 경영 논란에 휩싸인 전주시 위탁 청소 업체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처리한 폐기물 양을 부풀려 용역비와 원가를 높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주시 위탁 업체가 운영하는 청소차입니다. 한쪽 바퀴가 소각장 출구 계량기 밖에 반쯤 걸려 있습니다. 네 바퀴가 제대로 올려지지 않은 만큼, 측정된 무게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전주시 자원순환특화단지 관계자/음성 변조 : "10kg, 20kg 있을 수는 있어도, 차 무게는 그렇게 (차이)날 수 없고요."] 전주시는 폐기물을 싣고 들어올 때 무게와 비운 뒤 나갈 때 무게의 차이를 처리량으로 측정합니다. 처리한 무게만큼 단가를 따져 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공차 무게를 줄이면 그만큼 처리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미화원들은 업체가 이런 눈속임으로 용역비를 늘려 왔다고 증언합니다. [○○업체 미화원/음성변조 : "회사의 지시가 있지 않았나. 본인한테 들어오는 돈도 아닌데, 매일, 그것도 몇 년 동안 해왔거든요."] 이 업체가 운영하는 같은 규격 청소차 두 대의 소각장 출입 기록을 비교해 봤습니다. 지난 2천17년까지 7.8톤으로 거의 비슷하던 두 차량의 공차 무게. 이후에도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는 청소차와 달리, 조작 의혹이 제기된 사진 속 청소차의 공차 무게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들쑥날쑥한 게 눈에 띕니다. 실제 이 청소차의 평균 공차 무게는 해마다 큰 폭으로 줄었고, 최대 무게와 최소 무게의 차이는 1.5톤에 육박했습니다. 심지어 같은 날 오전과 오후에 측정된 무게가 1톤 넘게 차이 나기도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매립장으로 들어서던 청소차 한 대가 소화전 앞에 멈추더니, 호스를 연결해 물을 채워 넣기 시작합니다. 도로를 청소하며 흡입한 폐기물을 매립장으로 옮기는 차인데, 이번에는 거꾸로 반입 무게를 늘리기 위해 물을 채워 눈속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업체 미화원/음성변조 : "도롯가의 모래나 낙엽이 있어야 하는데, 뒤에 열자마자 물이 막 엄청나게 쏟아지더라고요. 매립장 가는 길이고 한적하고 차 대기 편하기 때문에."] 이 업체가 보고한 폐기물 양에 따라 전주시가 최근 3년 동안 추가로 지급한 용역비는 해마다 2억 원이 넘습니다. 업체별 폐기물 처리량은 이듬해 원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더 많은 돈을 타내기 위해 용역비와 원가를 부풀리려 했던 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오차 범위를 벗어난 것이 있다면 조치를 해야겠죠. 현재까지는 오차 범위 내에서…."] 전주시는 일가족이 운영하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KBS 보도와 관련해 해당 업체 경영 전반에 대한 특별 감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또 나머지 11개 민간 위탁 청소 업체도 감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 이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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