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서식지 사실상 불가능…저감방안 마련·공사 최소화”

입력 2020.07.0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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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어제 이 시간 비자림로의 생태 가치를 입증한 추가 조사 보고서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연구진은 생태계의 보고가 통째로 없어질 위기에 놓인 멸종위기 동·식물을 위해 차량 통행 속도를 제한하고, 일부 공사구역엔 사실상 공사중단도 요구했습니다.

오늘도 민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짹짹거리는 소리 사이로 맑은 울음소리가 반복됩니다.

두 달 전 비자림로 공사 구간에서 포착된 천연기념물 팔색조의 울음소리입니다.

이처럼 법정보호종이거나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보호가 필요하다고 분류한 조류만 붉은해오라기와 팔색조 등 비자림로에서 무려 17종이 발견됐습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도로 폭을 현행 7m 안팎의 왕복 2차로로 유지하면서, 전 구간에 걸쳐 과속방지턱과 과속카메라를 설치해 저속 주행 유도를 강조했고, 국제적으로도 귀중한 야생동물 서식지임을 알릴 것도 제안했습니다.

[나일 무어스/새와 생명의 터/비자림로 추가 조사용역 연구원 : "도로 길이가 3km 정도인데, 100~200m마다 과속방지턱을 설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가 시속 30km로 달리면, (야생동물과의)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도로를 확장하면 멸종위기종 애기뿔소똥구리 서식이 확인된 비자림로 삼나무 벌목 구간은 아스팔트로 변합니다.

조사에 참여한 연구자 2명 가운데 한 명은 주변 목장 지대가 넓어 공사에 따른 애기뿔소똥구리 서식지 훼손이 크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또 다른 연구원은 최소 3년 이상의 시간과 운영비를 투입한 대체서식지 마련을 제시하면서도, 국내외 성공사례가 없다며 사실상 공사불가 의견을 냈습니다.

[이강운/홀로세생태보전연구소/비자림로 추가 조사용역 연구원 : "주변에 같이 촘촘히 연결된 생태계 전체를 옮긴다는 뜻인데, 그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요."]

양치식물만 68종이 발견되며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다양성이 확인된 삼나무 벌목구간과, 멸종위기종 2급인 으름난초가 발견된 천미천 구간에 대해선 공사를 전면 중지하고 대신 숲 탐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이 연구보고서는 제주도가 제주대학교에 용역을 의뢰해 진행한 것으로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까지 포함해 연구원 6명이 참여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 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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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서식지 사실상 불가능…저감방안 마련·공사 최소화”
    • 입력 2020-07-08 22:11:13
    뉴스9(제주)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어제 이 시간 비자림로의 생태 가치를 입증한 추가 조사 보고서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연구진은 생태계의 보고가 통째로 없어질 위기에 놓인 멸종위기 동·식물을 위해 차량 통행 속도를 제한하고, 일부 공사구역엔 사실상 공사중단도 요구했습니다. 오늘도 민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짹짹거리는 소리 사이로 맑은 울음소리가 반복됩니다. 두 달 전 비자림로 공사 구간에서 포착된 천연기념물 팔색조의 울음소리입니다. 이처럼 법정보호종이거나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보호가 필요하다고 분류한 조류만 붉은해오라기와 팔색조 등 비자림로에서 무려 17종이 발견됐습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도로 폭을 현행 7m 안팎의 왕복 2차로로 유지하면서, 전 구간에 걸쳐 과속방지턱과 과속카메라를 설치해 저속 주행 유도를 강조했고, 국제적으로도 귀중한 야생동물 서식지임을 알릴 것도 제안했습니다. [나일 무어스/새와 생명의 터/비자림로 추가 조사용역 연구원 : "도로 길이가 3km 정도인데, 100~200m마다 과속방지턱을 설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가 시속 30km로 달리면, (야생동물과의)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도로를 확장하면 멸종위기종 애기뿔소똥구리 서식이 확인된 비자림로 삼나무 벌목 구간은 아스팔트로 변합니다. 조사에 참여한 연구자 2명 가운데 한 명은 주변 목장 지대가 넓어 공사에 따른 애기뿔소똥구리 서식지 훼손이 크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또 다른 연구원은 최소 3년 이상의 시간과 운영비를 투입한 대체서식지 마련을 제시하면서도, 국내외 성공사례가 없다며 사실상 공사불가 의견을 냈습니다. [이강운/홀로세생태보전연구소/비자림로 추가 조사용역 연구원 : "주변에 같이 촘촘히 연결된 생태계 전체를 옮긴다는 뜻인데, 그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요."] 양치식물만 68종이 발견되며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다양성이 확인된 삼나무 벌목구간과, 멸종위기종 2급인 으름난초가 발견된 천미천 구간에 대해선 공사를 전면 중지하고 대신 숲 탐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이 연구보고서는 제주도가 제주대학교에 용역을 의뢰해 진행한 것으로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까지 포함해 연구원 6명이 참여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 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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