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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맛있어 보인다”며 물어뜯어…묻지마 상해 “엄벌해 달라”
입력 2020.07.09 (07:00) 취재K
“귀 맛있어 보인다”며 물어뜯어…묻지마 상해 “엄벌해 달라”

제주 귀 물림 사건 피해자 사진

제주에서 길을 걷던 남성이 20대 남성으로부터 귀를 물려 귀 일부가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제주 귀 물림 사건'으로 피해자와 가족들은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귀 맛있어 보인다" 귀가하다 봉변

지난해 9월 15일 새벽 6시쯤. 제주시 연동에서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A 씨(28)에게 거구의 남성이 소리치며 달려왔다. 이 남성은 다짜고짜 A 씨의 멱살을 잡은 뒤 "귀가 맛있어 보인다"며 귀를 물고 도주했다. 귀 일부는 그 자리에서 뜯겨 나갔다.

A 씨는 범행을 당한 상태에서 200m가량을 뒤쫓아 남성을 붙잡았다. A 씨는 거구의 남성이 저항하자 바닥에 나뒹굴며 남성을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지만 절단된 귀 일부분이 사라져 복원 수술을 할 수 없었다.

당시 병원에서 찍힌 A 씨의 사진을 보면, 상의는 피로 흥건히 젖어 있었고, 왼쪽 귀 일부(가로 0.5cm, 세로 4cm)가 잘려나갔다.

제주 귀 물림 사건 피해자 사진제주 귀 물림 사건 피해자 사진

취재 결과 거구의 남성은 26살 B 씨로, 이미 과거 상해죄로 벌금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사고 직후 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뜯긴 귀는 붙일 수 없었다. 그 결과 연골 피부의 결손으로 심한 추상장애(외모의 후유장애)가 발생했다.

가해자 B 씨는 지난 3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청천벽력 같은 '묻지마 상해'…"합의 노력도 없어"

A 씨는 2~3차례 재건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제주지역에는 가능한 병원이 없어 서울을 오가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최소 2~3년에 걸쳐 2~3회 재건 수술과 복원 과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전신마취와 갈비뼈 연골 추출 과정이 필요하고, 상처 부위가 안정되려면 6개월가량 걸린다. 그 경과에 따라 추가 재건 수술이 가능한데,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탓에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러운 상항이다.

A 씨는 탄원서를 통해 "당시 극심한 통증을 견뎌야 했을 뿐만 아니라, 온몸에 외상이 발생해 걷기조차 불편한 상황이었다"며 "일상생활에 제약이 따르고, 정신적인 충격으로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상담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진정한 사과와 합의 노력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A 씨는 "사건 이후 5개월이 지나 복원 수술이 가능한 일정까지 다가왔지만, 피고인 측은 그전까지 단 한 번도 사과하거나 반성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액의 수술비에 일주일에 3번 정도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당장 수술비도 없어 빚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했다.

지난 4월 A 씨의 심리치료 소견서에는 당시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생생히 담겨 있다. A 씨는 외관상 미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 물론, 사고 당시 트라우마로 인해 사고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나고 소름이 돋는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피해자 A 씨의 심리치료 소견서피해자 A 씨의 심리치료 소견서

심리검사 결과 A 씨는 대인 의심과 편집증, 대인관계 예민성 피해망상 등의 결과가 나왔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충격적인 장면이 나타나는 플래시백 현상도 보였다.

담당 상담사는 "아직 미혼의 젊은 나이인 A 씨가 모든 일상과 계획이 엉망이 돼버려 자괴감에 빠져 있다"며 "지속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진정한 사과·합의 노력 없어" 엄벌 촉구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자 A 씨 측은 가해자 측을 상대로 최소 2~3년 동안 재건 수술과 복원과정에 필요한 금액과 영구적인 추상장애로 인한 피해, 위자료 등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법률대리인인 오군성 변호사는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20대의 젊은 나이에 추상장애로 직장 생활이나 대인관계, 일상생활, 전직, 결혼 등 모든 생활에서 불편함을 떠안고 살아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외모에 추상이 생긴 경우 추상의 부위와 정도, 피해자의 성별, 나이 등을 고려해 노동 능력 상실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며 "피해자 측은 합리적인 치료 비용과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의 가족은 탄원서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와 진지한 합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형사사건 선고일이 다가오자 늦게나마 합의 의사가 있었다는 형식만 갖추려 한 것 같아 너무나 억울하고 우려스럽다"고 통탄했다.

현직 경찰인 가해자의 아버지는 KBS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일 연락을 받아 현장에 나가 절단된 귀를 찾기 위해 차 밑과 하수구 등을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피해를 보상해주는 건 맞지만, 경제적인 여건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처음 언급했던 것과 금액이 달라 나름대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피해 금액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귀 맛있어 보인다”며 물어뜯어…묻지마 상해 “엄벌해 달라”
    • 입력 2020.07.09 (07:00)
    취재K
“귀 맛있어 보인다”며 물어뜯어…묻지마 상해 “엄벌해 달라”
제주에서 길을 걷던 남성이 20대 남성으로부터 귀를 물려 귀 일부가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제주 귀 물림 사건'으로 피해자와 가족들은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귀 맛있어 보인다" 귀가하다 봉변

지난해 9월 15일 새벽 6시쯤. 제주시 연동에서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A 씨(28)에게 거구의 남성이 소리치며 달려왔다. 이 남성은 다짜고짜 A 씨의 멱살을 잡은 뒤 "귀가 맛있어 보인다"며 귀를 물고 도주했다. 귀 일부는 그 자리에서 뜯겨 나갔다.

A 씨는 범행을 당한 상태에서 200m가량을 뒤쫓아 남성을 붙잡았다. A 씨는 거구의 남성이 저항하자 바닥에 나뒹굴며 남성을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지만 절단된 귀 일부분이 사라져 복원 수술을 할 수 없었다.

당시 병원에서 찍힌 A 씨의 사진을 보면, 상의는 피로 흥건히 젖어 있었고, 왼쪽 귀 일부(가로 0.5cm, 세로 4cm)가 잘려나갔다.

제주 귀 물림 사건 피해자 사진제주 귀 물림 사건 피해자 사진

취재 결과 거구의 남성은 26살 B 씨로, 이미 과거 상해죄로 벌금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사고 직후 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뜯긴 귀는 붙일 수 없었다. 그 결과 연골 피부의 결손으로 심한 추상장애(외모의 후유장애)가 발생했다.

가해자 B 씨는 지난 3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청천벽력 같은 '묻지마 상해'…"합의 노력도 없어"

A 씨는 2~3차례 재건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제주지역에는 가능한 병원이 없어 서울을 오가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최소 2~3년에 걸쳐 2~3회 재건 수술과 복원 과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전신마취와 갈비뼈 연골 추출 과정이 필요하고, 상처 부위가 안정되려면 6개월가량 걸린다. 그 경과에 따라 추가 재건 수술이 가능한데,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탓에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러운 상항이다.

A 씨는 탄원서를 통해 "당시 극심한 통증을 견뎌야 했을 뿐만 아니라, 온몸에 외상이 발생해 걷기조차 불편한 상황이었다"며 "일상생활에 제약이 따르고, 정신적인 충격으로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상담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진정한 사과와 합의 노력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A 씨는 "사건 이후 5개월이 지나 복원 수술이 가능한 일정까지 다가왔지만, 피고인 측은 그전까지 단 한 번도 사과하거나 반성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액의 수술비에 일주일에 3번 정도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당장 수술비도 없어 빚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했다.

지난 4월 A 씨의 심리치료 소견서에는 당시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생생히 담겨 있다. A 씨는 외관상 미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 물론, 사고 당시 트라우마로 인해 사고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나고 소름이 돋는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피해자 A 씨의 심리치료 소견서피해자 A 씨의 심리치료 소견서

심리검사 결과 A 씨는 대인 의심과 편집증, 대인관계 예민성 피해망상 등의 결과가 나왔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충격적인 장면이 나타나는 플래시백 현상도 보였다.

담당 상담사는 "아직 미혼의 젊은 나이인 A 씨가 모든 일상과 계획이 엉망이 돼버려 자괴감에 빠져 있다"며 "지속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진정한 사과·합의 노력 없어" 엄벌 촉구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자 A 씨 측은 가해자 측을 상대로 최소 2~3년 동안 재건 수술과 복원과정에 필요한 금액과 영구적인 추상장애로 인한 피해, 위자료 등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법률대리인인 오군성 변호사는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20대의 젊은 나이에 추상장애로 직장 생활이나 대인관계, 일상생활, 전직, 결혼 등 모든 생활에서 불편함을 떠안고 살아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외모에 추상이 생긴 경우 추상의 부위와 정도, 피해자의 성별, 나이 등을 고려해 노동 능력 상실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며 "피해자 측은 합리적인 치료 비용과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의 가족은 탄원서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와 진지한 합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형사사건 선고일이 다가오자 늦게나마 합의 의사가 있었다는 형식만 갖추려 한 것 같아 너무나 억울하고 우려스럽다"고 통탄했다.

현직 경찰인 가해자의 아버지는 KBS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일 연락을 받아 현장에 나가 절단된 귀를 찾기 위해 차 밑과 하수구 등을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피해를 보상해주는 건 맞지만, 경제적인 여건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처음 언급했던 것과 금액이 달라 나름대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피해 금액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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