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골든타임]⑦ “그때 생각하면 눈물 나요”…코로나19 완치자 투병기

입력 2020.07.1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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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3천여 명' 지금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입니다. 코로나19 국내 감염이 시작된 후부터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 정보가 실시간 전달되고 있습니다.

숫자로 표현되는 확진자 소식이 아니라 '코로나19'를 앓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취재진이 완치자들을 만났습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이 어땠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완치자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들려드리기 위해섭니다.

■ 무증상 확진…하루 지나 고열에 시달려

터키로 교환학생을 갔다가 급히 돌아온 이정환 씨는 귀국 직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그래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젊고 평소 건강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진 바로 다음 날부터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체온이 39도까지 치솟고, 근육통까지 찾아왔습니다. 치료제가 없기에 의료진은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를 급히 썼습니다. 약 부작용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취재진과 영상 통화 인터뷰하는 이정환 씨.취재진과 영상 통화 인터뷰하는 이정환 씨.

이정환 / 코로나19 완치자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잠을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시간도 자기 어려웠습니다. 기침이 너무 심해 가만히 있을 때는 10초에 한 번씩, 말을 하게 되면 2~3초에 한 번씩을 기침했습니다."
"약 부작용으로 소화불량을 겪었어요. 밥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글부글 끓었고, 구역질 하거나 구토를 하기도 했습니다. 수분 섭취도 어려웠습니다."

■ "치료과정 생각하면 눈물 나요"…주변에 피해를 줬다는 생각

신명화 씨는 코로나19 역학조사를 하다 감염됐습니다. 신 씨는 잔기침만 하는 경증환자였습니다. 목소리가 가라앉고 나오지 않는 증상을 겪기도 했습니다.

확진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면서, 신 씨는 자신이 격리시켰던 환자들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30년 동안 보건소 직원으로서 메르스, 신종플루, 코로나19 등의 감염 환자들을 격리할 때를 떠올리며 '아, 이분들은 어떻게 견뎠을까? 이런 부분이 힘들었겠구나!'라고 돌아보게 됐다는 겁니다.

신 씨는 경증 환자였지만 심리적으로 더 힘들었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보건소가 임시 폐쇄되고 동료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 피해를 줬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신 씨는 '어떠셨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코로나19 완치자 신명화 씨. 완치 후 보건소로 복귀해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완치자 신명화 씨. 완치 후 보건소로 복귀해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신명화 / 코로나19 완치자
"제가 피해를 성남시나 보건소에 줬다는 생각에 대한 부담감이 일단 제일 많고, 그리고 가족 걱정, 여러 가지 걱정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코로나19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것 같아요. 뭐라 그럴까…그냥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힘든 그런 과정들이 그냥 생각하면 울컥울컥…. 그때만 생각하면 그냥 눈물이 나더라고요."

■ 격리해제 안 돼 좌절도…온라인 소통·혈장 공여 등 참여

입원과 격리 기간이 2주, 3주 이상 길어지면서 두 사람은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울함도 잠시, 완치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견디고 이겨냈습니다. 코로나19 증상과 칼레트라 복용으로 힘들었던 이정환 씨는 병상 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정환 / 코로나19 완치자
"영상 기록으로 남기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유튜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이 많았고, 경각심을 또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신명화 씨는 완치 후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신의 혈장을 제공했습니다.

신명화 / 코로나19 완치자
"완치 후 업무 복귀했는데 혈장치료제 개발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완치자로서 당연히 혈장 공여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정환 씨의 투병 관련 유튜브 영상 화면(왼쪽)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을 제공하는 신명화 씨(오른쪽)이정환 씨의 투병 관련 유튜브 영상 화면(왼쪽)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을 제공하는 신명화 씨(오른쪽)

■ 마스크 쓰기·거리 두기 등 기본 방역수칙이 중요

끝으로 초기 코로나19 환자로서 다른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으냐고 질문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기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습니다.

이정환 / 코로나19 완치자
"20~30대 젊은 사람도 굉장히 치명적이고 아플 수도 있지만, 본인이 부모님과 조부모님 세대에게 옮기면 그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과 본인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신명화 / 코로나19 완치자
"일단 감염이 된 상태가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좀 아셨으면 좋겠어요. 어렵고 귀찮게 느껴질지라도 간단한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주시는 게 제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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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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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이 골든타임]⑦ “그때 생각하면 눈물 나요”…코로나19 완치자 투병기
    • 입력 2020-07-10 07:02:41
    취재K

'1만 3천여 명' 지금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입니다. 코로나19 국내 감염이 시작된 후부터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 정보가 실시간 전달되고 있습니다.

숫자로 표현되는 확진자 소식이 아니라 '코로나19'를 앓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취재진이 완치자들을 만났습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이 어땠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완치자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들려드리기 위해섭니다.

■ 무증상 확진…하루 지나 고열에 시달려

터키로 교환학생을 갔다가 급히 돌아온 이정환 씨는 귀국 직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그래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젊고 평소 건강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진 바로 다음 날부터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체온이 39도까지 치솟고, 근육통까지 찾아왔습니다. 치료제가 없기에 의료진은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를 급히 썼습니다. 약 부작용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취재진과 영상 통화 인터뷰하는 이정환 씨.
이정환 / 코로나19 완치자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잠을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시간도 자기 어려웠습니다. 기침이 너무 심해 가만히 있을 때는 10초에 한 번씩, 말을 하게 되면 2~3초에 한 번씩을 기침했습니다."
"약 부작용으로 소화불량을 겪었어요. 밥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글부글 끓었고, 구역질 하거나 구토를 하기도 했습니다. 수분 섭취도 어려웠습니다."

■ "치료과정 생각하면 눈물 나요"…주변에 피해를 줬다는 생각

신명화 씨는 코로나19 역학조사를 하다 감염됐습니다. 신 씨는 잔기침만 하는 경증환자였습니다. 목소리가 가라앉고 나오지 않는 증상을 겪기도 했습니다.

확진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면서, 신 씨는 자신이 격리시켰던 환자들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30년 동안 보건소 직원으로서 메르스, 신종플루, 코로나19 등의 감염 환자들을 격리할 때를 떠올리며 '아, 이분들은 어떻게 견뎠을까? 이런 부분이 힘들었겠구나!'라고 돌아보게 됐다는 겁니다.

신 씨는 경증 환자였지만 심리적으로 더 힘들었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보건소가 임시 폐쇄되고 동료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 피해를 줬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신 씨는 '어떠셨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코로나19 완치자 신명화 씨. 완치 후 보건소로 복귀해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신명화 / 코로나19 완치자
"제가 피해를 성남시나 보건소에 줬다는 생각에 대한 부담감이 일단 제일 많고, 그리고 가족 걱정, 여러 가지 걱정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코로나19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것 같아요. 뭐라 그럴까…그냥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힘든 그런 과정들이 그냥 생각하면 울컥울컥…. 그때만 생각하면 그냥 눈물이 나더라고요."

■ 격리해제 안 돼 좌절도…온라인 소통·혈장 공여 등 참여

입원과 격리 기간이 2주, 3주 이상 길어지면서 두 사람은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울함도 잠시, 완치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견디고 이겨냈습니다. 코로나19 증상과 칼레트라 복용으로 힘들었던 이정환 씨는 병상 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정환 / 코로나19 완치자
"영상 기록으로 남기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유튜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이 많았고, 경각심을 또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신명화 씨는 완치 후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신의 혈장을 제공했습니다.

신명화 / 코로나19 완치자
"완치 후 업무 복귀했는데 혈장치료제 개발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완치자로서 당연히 혈장 공여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정환 씨의 투병 관련 유튜브 영상 화면(왼쪽)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을 제공하는 신명화 씨(오른쪽)
■ 마스크 쓰기·거리 두기 등 기본 방역수칙이 중요

끝으로 초기 코로나19 환자로서 다른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으냐고 질문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기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습니다.

이정환 / 코로나19 완치자
"20~30대 젊은 사람도 굉장히 치명적이고 아플 수도 있지만, 본인이 부모님과 조부모님 세대에게 옮기면 그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과 본인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신명화 / 코로나19 완치자
"일단 감염이 된 상태가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좀 아셨으면 좋겠어요. 어렵고 귀찮게 느껴질지라도 간단한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주시는 게 제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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