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박원순, 생전 마지막 방송…“그린벨트는 미래 세대 위한 보물”

입력 2020.07.10 (18:22) 수정 2020.07.1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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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사망에 정치권 애도…빈소 표정은?
-생전 마지막 방송은 지난 6일 KBS 1TV <사사건건>, 시정 의지 피력
-"그린벨트는 미래세대 위해 지켜야할 보물, 헐어서 주거공간 마련은 안돼"
-인권변호사·시민운동가·서울시장…시민 박원순의 삶
-최초 성희롱 관련 소송 변호인, 성희롱 피소는 '충격'…'공소권 없음' 종결
-'일벌레' 박원순…"그곳에서는 제발 일에 몰두하지 마세요" 전한 이유?
-보궐 선거는 내년 4월…곤혹스러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낼까?

■ 프로그램명 : 사사건건
■ 방송시간 : 7월10일(금) 16:00~17:00 KBS1
■ 출연자 :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 / 구경하 KBS 기자
■ 유튜브 / 페이스북 [사사건건]


※ 본 기사 내용을 인용할 경우 프로그램명을 [KBS 1TV '사사건건']으로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찬형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역대 최장 기간 서울시장을 역임해온 고 박원순 시장,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또 많은 일을 해온 박 시장이 오늘 새벽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사건건, 박원순 시장 사망 소식 위주로 알아봅니다. 서울시청 출입하는 구경하 기자, 그리고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지금 박원순 시장 취임 2년 맞았고, 시정도 그렇고 또 방송 활동도 굉장히 열심이시고 의욕적이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도 나흘 전에 나와서 서울 시정 관련해서 얘기도 하고 부동산 대책 관련해서도 얘기를 했는데 뉴스 속보 보고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

▼박시영 아, 너무 깜짝 놀랐고요. 사실 황망하고 굉장히 비통했죠, 안타깝고. 실종됐다는 소식 들으면서 살아만 있어라, 이런 생각을 좀 가졌었는데.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박찬형 서울시청에서도 속보 나오면서 굉장한 많이 놀랐었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구경하 그렇습니다. 사실 좀 이상한 낌새는 그날 오전부터 있었습니다.

◎박찬형 아, 그래요?

▼구경하 박 시장께서 워낙 활발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일정을 취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거든요. 보통 일정이 추가가 되는 경우는 있었는데 이례적으로 오전 10시 40분에 오늘 오후 일정이 취소될 거다, 라고 하면서 오늘 좀 이상한데, 라는 분위기가 좀 감돌긴 했습니다.

◎박찬형 이 상황을 좀 보죠. 어제 오후 5시 넘어서 이제 실종 신고가 있었고, 시신 발견까지 7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상황이 어땠었나요?

▼구경하 첫 신고는 박 시장의 딸이 경찰에 직접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제 오후 5시 17분 정도에 실종 신고가 접수가 됐는데요. 박 시장 딸이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은 박 시장의 마지막 통화 기록이 남았던 성북구 일대와 북악산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을 했고요. 소방 구조견까지 투입한 끝에 0시쯤에 숨진 박 시장을 찾았습니다.

◎박찬형 어제 속보 1보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저희 KBS 속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언 얘기가 1보 때는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게 대대적인 수색이 바로 들어갔던 게 유언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대대적인 수색이 있었던 거죠?

▼구경하 그 부분에 대해서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지는 않은데요. 아무래도 박 시장의 딸이 직접 신고를 했다는 점에 대해서 경찰 쪽에서도 신중하게 생각을 했던 것 같고, 이제 박 시장이 어제 같은 경우에 시청에 아예 출근하지도 않고 연락이 두절되면서 서울시에서도 긴박한 분위기가 감지가 됐습니다.

◎박찬형 수색이 끝난 다음에 경찰이 브리핑을 했습니다. 이 내용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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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최익수/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
7시간 동안의 대대적인 수색을 진행하여 7월 10일 00시 01분경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그 지점은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소방 구조견이 먼저 발견을 하고 이어가던 소방대원과 우리 기동대원이 함께 확인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가방, 핸드폰, 그리고 소지품 일부가 발견됐습니다. 현재까지 현장에서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로서는 특별한 타살 혐의점이 없어 보이지만 향후 변사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서 심도 깊은 수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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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현재까지는 타살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부검이 이루어지는 겁니까, 어떻습니까?

▼구경하 사실 부검을 하기 위해서는 유족의 동의와 검사의 지휘가 필요합니다. 이 검사의 지휘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서 지금 판단이 진행 중인데요. 실제로 부검할지 여부는 오늘 오후 8시 정도에 정리가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찬형 가족들과 좀 협의가 있어야 되겠죠.

▼구경하 그리고 타살 혐의점에 있는지에 대해서 검사가 판단을 해서 실제로 필요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될 것 같습니다.

◎박찬형 빈소 지금 마련됐죠?

▼구경하 빈소는 서울시 연건동에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이미 차려졌는데요. 이곳에서는 가족과 지인의 조문만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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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차 연결–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박찬형 지금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에 저희 KBS 취재진이 나가 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봅니다. 신지수 기자, 지금 조문이 시작이 됐죠?

신지수 예, 박원순 시장의 빈소는 이곳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됐습니다. 공식적인 조문은 12시부터 시작됐는데, 4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도 강기정 정무수석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심상정 대표가 빈소를 찾았습니다. 또 12시쯤 빈소를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온 오랜 친구가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들어 애석하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박 시장의 성추행 관련 의혹에 대해서 묻자 예의가 아니라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이용수 할머니, 손학규 전 의원, 박기문 전 UN사무총장 등이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오늘 새벽 0시쯤 북악산 성곽길 주변 숙정문과 삼청각 사이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3시간 남짓 현장에서 시신을 검시한 뒤 새벽 3시 반쯤 시신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박 시장의 시신은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요. 의료진이 사망 진단을 내렸습니다. 시신 발견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서울시 관계자 수십 명과 평소 박 시장과 인연이 있었던 민주당 의원 몇 명이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박 시장의 시신이 병원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일부 시민과 서울시청 직원들은 오열하기도 했습니다. 박 시장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발인은 13일입니다. 또 박 시장 시신에 대한 부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고 서울 성북경찰서는 부검 여부는 검사 지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오늘 오후 늦게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박 시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도 그 이후에 파악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에서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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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구 기자, 이게 장례식이 이제 서울시장 5일장으로 치러진다고 하고요. 시민을 위해서 시민분향소도 마련이 됐죠?

▼구경하 지금 시민분향소가 설치가 됐는데요. 사실 시민을 위한 건 아니고 직원들을 위한 시청 분향소를 시청 외부에 설치했는데 내일 오전 11시부터 시민분들도 분향을 하실 수가 있습니다.

◎박찬형 그러니까 시민분들은 내일부터 분향이 가능하다, 그 얘기고요. 박시영 대표님, 이 정치권에서 조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박원순계 의원분들, 이분들이 많이 찾아오실 것 같고, 또 많이들 힘들어할 것 같습니다.

▼박시영 지난 총선에서 박원순계 의원이라고 불릴 만한 분들이 많이 당선이 됐습니다. 그래서 뭐 적게는 10명, 많게는 20명 정도 내다볼 정도로, 그러다 보니까 이제 선거 이후에 박원순 시장이 굉장히 고무된 그런 어떤 표정을 읽을 수가 있었는데, 그만큼 최근까지도 시정에 충실하면서도 차기 대권에 대한 도전, 그런 어떤 열의, 의욕, 이런 부분들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내비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더더욱 뜻밖의 일을 겪다 보니까 정말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박찬형 박 대표님, SNS에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봤더니, 곧 박원순 시장 만나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내고 시정에 대해서 논의할 계획이라는 식의 글을 올리셨는데, 시정에 그렇게 자문도 하고 그러시나 보죠?

▼박시영 직접적인 자문은 아닌데, 이제 시정 운영이나 어떤 정치 행보에 대해서 궁금하실 때 가끔 한 번씩 찾아뵐 때가 있었습니다. 몇 번 뵀었는데요. 제가 이제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에 나오기로 해서 아이디어를 뭔가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던 차에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찬형 박원순 시장을 직접 옆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혹시 많으셨나요? 아니면..

▼박시영 많진 않았지만 대면해서 몇 번 브리핑도 하고 토론도 하고 그랬습니다.

◎박찬형 어떻습니까? 시정 관련해서의 어떤..

▼박시영 네, 그러니까 뭐 이제 아무래도 공무원분들이 이야기할 때는 시장님 앞에서 좀 직설적으로 얘기를 잘 못 하지 않습니까?

◎박찬형 어려워하는 부분들이 있죠.

▼박시영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제 여론조사도 하고 정책 컨설팅 같은 걸 하는 게 주업이다 보니까 시중의 여론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그런 역할들을 좀 가끔 했거든요. 진지하게 듣고 본인이 듣기 좀 거북한 얘기도 솔직하게 해달라, 이런 어떤 주문들이 많아서 굉장히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박찬형 지금 박원순 시장도 시장이지만 지난해 이맘때 고 정두언 의원, 그리고 재작년에 고 노회찬 의원, 결은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 지금 하필이면 여름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하셨어요.

▼박시영 그러니까 정치인들이 사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최근 좀 늘었습니다. 굉장히 우려스럽게 생각하고요. 아무래도 이제 평생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 때 그런 어떤 괴로움이랄까요? 두려움이랄까요? 이런 것들이 이제 공인이다 보니까 더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이 좀 들고요. 어떻게든 좀 극단적인 선택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솔직히 듭니다.

◎박찬형 그러니까 이번 사망 사건이 무슨 이유 때문에 이루어졌는지 사람들이 추측만 지금 하고 있을 뿐이긴 하지만, 자꾸 정치인들이 극단적인 죽음으로까지 이어지는 것들을 보니 국민들이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이 좀 많아요. 그런데 사망 사건, 실종 사고가 나기 바로 전날 고소 건이 있었어요. 성추행 고소 건이 접수됐었죠?

▼구경하 그렇습니다. 박 시장이 숨지기 하루 전날에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시장의 비서로 일했던 한 여성이 고소장을 접수를 했습니다. 여성은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방문해서 이날 새벽까지 직접 조사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2017년 이후에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박 시장이 보냈다는 사진과 대화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경찰은 아직 고소인 진술만 받은 상태였습니다. 이 참고인이나 아니면 박 시장 본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 사건은 그대로 종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찬형 이 사실은 고소 건에 대해서 지금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게 맞다, 틀리다가 지금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인데, 오늘도 그렇고 계속해서 SNS상에 출처 불명의 글들이 계속 확산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고요. 이것 때문에 박홍근 의원이 당부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잠깐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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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족을 대신해서 당부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함께 섰습니다. 지금 SNS상에 근거 없고 악의적인 출처 불명의 글들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은 물론 가뜩이나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더욱더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부디 이런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주십시오. 유족을 대신하여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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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이런 사망 사건이 있으면 요즘 이제 카카오톡도 있고 SNS를 통해서 출처를 알 수 없는데, 이게 사실인 것처럼 해서 글들이 굉장히 많이 번지고 있거든요.

▼박시영 그렇습니다.

◎박찬형 어떻게 보세요?

▼박시영 이제 고인의 유가족에 상처 주는 어떤 추측성 기사, 글, SNS상의 글들도 많이 난무하는데, 좀 자제해야죠. 왜냐하면 사실 부분이 아직 확인되지도 않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 또 장례가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금은 고인의 죽음을 좀 애도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고요. 슬픔과 충격에 잠긴 유가족들을 한 번 더 좀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게 법적으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자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유가족도 좀 강력하게 대처하겠다, 이런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방송을 들은 분들도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다면 좀 자제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박찬형 오늘 박원순 시장이 남긴 유서도 공개가 됐습니다. 비서실장이 직접 발표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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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고한석/서울시 비서실장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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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지금 저기 들고 있는 게 유일한 유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것 말고 또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저것만 보면 문장이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 이 정도밖에 없는데 별다른 메시지가 지금 없는 거로 보여요.

▼구경하 네, 여섯 줄 남짓한 저 유서는 시장 공관 서재에서 발견이 됐습니다. 가족이 먼저 발견한 게 아니라 이 공관을 정리하던 주무관이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공개된 게 원본입니다. 이거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로 가족을 향한 내용들을 담고 있고요. 이 유서 공개도 유족의 뜻에 따라서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모든 분이라고 포괄을 했을 뿐 성추행 의혹, 이 관련 사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박찬형 저 글만 보면 마지막으로 저걸 쓰고 산으로 간 것 같다는 점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박시영 눈에 띄는 것은 가족에 대한 얘기 아닙니까? 그전에도 시민사회에서 평소 살아 있을 때 유언장을 이렇게 캠페인화해서..

◎박찬형 책에도 있더라고요.

▼박시영 맞습니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이 그때도 쓴 걸 보면 가족에 대한 어떤 미안함들을 이야기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시민사회, 시민운동을 하다 보니까 가족한테 소홀히 했고 경제적으로 도움도 주지 못했고, 또 재산을 거의 다 기부를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그런 면에서 이제 자상한 아버지가 못 된 거고요. 주말에도 일에 파묻혔고요. 애틋한 남편 노릇 제대로 못 했다, 이런 어떤 마음 한켠에 미안함이 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박찬형 본인도 평상시에 그렇게 얘기를 했고 실제로 워낙에 일벌레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가족에게 굉장히 소홀했던 부분, 이 부분을 굉장히 미안해했던 것 같아요.

▼박시영 평상시에 시민사회에서 활동했던 분들 얘기 들어보면 주말에도 본인 집에 초대했을 때 거기에서도 일만 했다는 거니까요. 사모님 입장에서는 굉장히 서운할 수 있죠.

◎박찬형 시민운동가이자 그리고 인권 변호사였습니다. 그리고 3선 서울시장까지 역임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삶을 되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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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민운동가에서 시장까지"(김진화 기자)>

대학 시절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다니던 학교에서 제적당했던 박원순 시장.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한 박 시장은 30여 년을 인권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했습니다. 2011년 박원순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치른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를 꺾고 새 서울시장이 됐습니다.

<녹취> 박원순/서울시장(2011년)
서울 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합니다.

초선 시장으로 2년 8개월을 재직하는 동안 박 시장은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공약을 실현하고 핵심 공약이었던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급도 달성하고 행정가로서의 이미지를 서울시민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이에 힘입어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시장, 세월호 참사를 겪은 뒤 얼마 지나지 않은 때, 단상도 무대도 없던 취임식에서 박 시장은 안전, 행복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박원순/서울시장(2014년)
서울은 지난 2년 8개월보다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한 도시가 될 것입니다.

대규모 사업보다는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선호했던 박 시장은 두 번째 임기에도 서울역 고가를 도심 공원으로 바꾸고 오래된 공구거리를 시민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정책들을 잇따라 내놨습니다. 이후 2018년 박원순 시장은 사상 첫 3선에 성공했습니다.

<녹취> 박원순/서울시장(2018년)
저는 7년의 경험을 토대로 해서 정말 서울이라는 도시를 세계 어떤 도시 못지않은 글로벌 톱도시로 만들겠다.

3선 서울시장으로서 9년간 서울 시정을 돌보며 대권 가도를 꿈꾸기도 했지만 박 시장의 우여곡절 많은 삶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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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를 테지만 사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활동가로 예전에 굉장히 유명했었고, 또 인권운동, 이런 거 많이 했었지 않습니까?

▼구경하 그렇죠. 박원순 서울시장은 학생 운동으로 서울대에서 제적됐었습니다. 이후 단국대에 입학을 했는데요. 사법시험에 합격을 하면서 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검사로 활동한 기간은 1년 남짓이었다고 알려져 있고요. 이후에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굉장히 기념비적인 판결들을 많이 이끌어냈는데요. 권인숙 의원이 피해자였죠? 부천서 성고문 사건이라든가 미 문화원 사건, 말지 보도지침 사건 등 변론을 담당하기도 했었고요. 또 1993년에는 서울대 신 교수 성희롱 사건을 맡아서 직낭 내 성희롱을 법적으로 처음 처벌하는 그런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시민운동가로서 또 대단한 활약을 벌였었죠.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해서 사무처장을 맡았었고요. 한국 시민운동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시민운동계의 대부로 사실상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1995년에 있었던 사법 개혁 운동이라든가 아니면 소액 주주 운동, 낙천, 낙선 운동 등 굵직한 시민 운동이 다 박원순 시민운동가의 주도로 이루어졌었습니다.

◎박찬형 어떻습니까? 이전 활동 중에 많이 기억나는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박시영 사실 박원순 시장은 시민운동을 했지만 한 분야만 한 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는 특징이 있고요. 늘 새로운 의제를 들고 나와서 그것을 사회적으로 울림을 줬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예를 들면 아름다운 재단도 기부 문화, 아름다운 가게도 그런 의미가 있었고요. 참여연대는 감시 활동, 그다음에 희망제작소는 새로운 창안 운동, 이런 식으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어떤 지평을 여는 일을 늘 선도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시민운동의 대부로 불린 분이죠. 그래서 공공에 대한 헌신으로 좀 일관해온 삶이 아닌가, 그런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찬형 당시 2000년대인가요? 낙선 운동, 그때 처음 그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굉장히 정치권에 이런 바람이 불 수 있구나, 많이들 놀랐었잖아요.

▼박시영 그렇습니다. 시민사회의 여러 단체들이 모여서 낙선 운동을 주도했죠. 물론 그 결과로 많은 분들이 또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법적으로는. 하지만 주권자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만한 획기적인 사건이었죠.

◎박찬형 그때 이후에 이런 낙선 운동, 이런 것들이 그때만큼 계속 바람이 일고 있지는 않지 않나요?

▼박시영 지금도 하고는 있습니다만 오히려 이제 낙선 운동이 과거만큼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제 좋은 분들을 발굴해서 당선시키자, 그 뒤로는 오히려 팬클럽같이 새로운 정치인을 지지하는 운동들이 주를 이루어왔습니다.

◎박찬형 앞서 구경하 기자도 언급을 했는데, 최초의 성희롱 사건 관련 변호인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며칠 전에 있었던 성희롱 관련 고소 건이, 그래서 좀 충격적인 소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시영 지금 많이 잊혀졌지만 93년에 서울대 우 조교의 성희롱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박원순 변호사였죠. 변호사가 앞장서서 6년여 동안의 소송 끝에 승소를 했거든요. 굉장히 그때 많이 화제가 됐었고요. 또 이제 박원순 시장은 본인이 자칭 페미니스트다,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로 여성 친화적인 정책들을 서울시에 많이 꽃피웠었습니다. 특히 여성 안심 귀가, 택배라든가, 택배 서비스라든가 귀가 서비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여성 친화적인 그런 정책을 선도했기 때문에 엊그제 고소가 이루어졌던 부분들이 굉장히 또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입니다.

◎박찬형 구경하 기자, 서울시청 출입 기자로서 좀 의견을 듣고 싶은데, 오세훈 전 시장 2년여 임기 넘겨받으면서 시정을 하고 있습니다. 해왔습니다. 이제 공무원들이 너무 일벌레이기 때문에 싫어한다, 이런 소문도 돌고 그랬었는데 실제로 안에서 평가는 어떻게들 주로 들었습니까?

▼구경하 기본적으로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는 역대 최장수 임기를 지내온 상태였습니다. 8년 8개월 동안 시정을 꿰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실무자보다도 강한 업무 장악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고요.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굉장히 만기친람 하는 성격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안에 대해서 하나하나 다 짚는 성격이기 때문에 실제로 공무원들이 일하기는 힘든 부분은 있지만 대신 또 추진력이나 아니면 일이 잘못된 부분들을 짚어내는 능력도 탁월했다, 라는 얘기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임기가 세 번이 됐고, 이제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에 시 내부에서는 내년 내지는 내후년에 시장이 과연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칠 것인가, 아니면 이후에 어느 시점에 출마 선언을 하고 시정을 비우게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은 상태였습니다.

▼박시영 오세훈 시장은 이제 조금 화려했죠, 스타일이. 굵직굵직한 것을 좀 많이 해내는 스타일이었고요. 박원순 시장은 그에 반면에 화려하진 않지만 좀 실속 있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이 좀 많았고요. 선도적인 정책, 사회를 좀 바꾸는, 이런 정책이 좀 많았다고 보여지고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깨알 행정이다, 이런 평가도 했습니다. 디테일에 그만큼 강하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말씀하셨던 대로, 기자님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이분이 일을 너무 많이 시켰어요. 공무원들이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외국에만 좀 나가.. 외국에 갔다 오시면 그 나라의 좋은 정책들.

◎박찬형 그거 하자.

▼박시영 그거 하자 국가 얘기하니까 워낙 중요한 일들을 다 건드리는, 거론하는,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이렇게 얘기하니까 공무원들은 굉장히 부담스럽고, 업무에. 그러다 보니까 선택과 집중이 좀 안 보인다. 서울시의 대표 상품이 있느냐, 이런 비판도 있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박찬형 여기 출연했을 때도 제가 그걸 여쭤봤었는데, 이전 시장들은 보여주는 것들, 큰 것들. 사람들이 직접 뭘 짚어봤을 때, 아, 이거 했었구나, 라는 걸 기억을 했는데, 박원순 시장은 무엇을 했습니까, 라고 여쭤봤더니 보여주는 게 뭐가 중요하냐, 본인이 했던 어떤 복지 관련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박시영 사실 1기 때 호평을 받았던 정책들이 상당히 많았었습니다. 예를 들면 심야 올빼미 버스라고 해서 늦게 퇴근하는, 심야에 일을 보고 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버스를 심야에도 운영한다든가, 그다음에 점심 시간에 주차를 단속을 안 하게 한다든가, 이런 크지는 않지만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잔잔한 일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게 뭐 청계천이다, 이렇게 큰 것처럼 보여지지 않아서 그렇지 의미 있는 일은 굉장히 많았고요. 저는 원순 씨라고 불리지 않았습니까? 애칭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만큼 좀 친근한 시장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공무원들이 친근하게 생각했을지는 잘 모르겠는 게, 이제 여기 있다 보면 영상들이 이제 서울시청에서 시장이 돌아다닐 때 영상이 들어오면 그거로 콘텐츠를 만들잖아요? 많이들 돌아다니더라고요. 이번에 코로나 같은 경우에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본인이 직접 하는 것들을 하는데, 이제 직접 쫓아다녀보면 어떻습니까? 이런 것까지 직접 나와서 해야 되나, 라는 그런 것도 좀 느껴지나요, 어떤가요?

▼구경하 글쎄요. 아무래도 생활 밀착형이고 또 현장성에 강한 시장이다 보니까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워낙 박 시장의 기본 철학 자체가 어떤 토건이라든가 대규모 하드웨어적인 그런 접근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라든가 아니면 생활 속의 삶을 바꾸는 정책들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또 화려하지는 않지만 또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측면들이 있었다고 평가가 됩니다.

◎박찬형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그때 굉장히 돋보였죠. 그 당시에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신속하게 대처를 하고 투명한 공개, 이 부분들을 정보 공개를 과감하게 지시하면서, 그 당시에 이제 주가가 많이 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대선 지지도 조사할 때도 2015년 여름께는, 한 6월달 이럴 때는 박원순 시장이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었습니다, 몇 개월 동안.

◎박찬형 조금 지나고 나니까 조금 안타까운 게, 사실은 서울에서 강남 위주로만 개발이 돼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워낙에 박원순 시장이 강북도 강남 못지않게 개발하고 싶다. 그게 뭐 하드웨어적인 게 아니더라도 삶의 수준을 좀 비슷하게 맞춰가고 싶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는데, 그걸 본인의 취임 하반기 때 그걸 하고 싶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본인이 직접 하지는 못하게 됐습니다. 그 후임자들, 이제 부시장 위주로 과연 제대로 될지, 이거는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박시영 그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한전 부지를 개발하고 있는데, 강남에. 어마어마한 수익이 생기는데, 개발 이익이 생기죠. 이 부분을 지금 국토부 규정으로 보면 대부분이 다 강남 3구에 쓸 수밖에 없거든요? 이걸 좀 바꿔서 서울 전체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이게 이제 박원순 시장이 2015년부터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직도 국토부가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에서도 이 부분을 좀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류가 보입니다.

◎박찬형 그거 관련해서 저희 프로에서도 그 얘기를 하셨는데, 국토부에다 대고 SNS에 직접 글을 올려서 국토부가 뭐 하냐, 이걸 왜 여기서 나오는 이득을 다 강남만 쓰느냐, 강북도 쓰게 해달라, 그래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저희 프로에서도 그걸 언급을 했었어요. 서울시청 내에서도 그거와 관련해서 좀 시장이 직접 얘기한 게 있나요, 어떻습니까?

▼구경하 사실 이런 공공 기여금 광역화라고 하죠. 이런 강남의 개발 이익을 강북도 공유하는 것, 그래서 강남과 강북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결국은 서울시 전체의 균형 발전을 이끌고 그게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되고 주거 복지에도 안정이 된다는 게 박 시장의 철학이었던 건데요. 사실 이런 법적 제약이 있다 보니까 서울시의 권한으로써는 이런 시행령을 개정한다거나 하는 조치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시에서는 이제 계속 건의로 하는 거죠, 중앙정부에. 이런 정책들이 사실 많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어떤 권력 의지라기보다는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은 권한에 대한 좀 욕심 같은 게 높다는 평가들이 좀 있었는데요. 실제로도 이 서울시가 아무리 특별시라고 하더라도 광역 지자체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같은 권한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이런 국토 도시 정책에서는 그런 제한점들이 있고 그런 점에서는 여당이기는 하지만 여당과도 종종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들을 많이 노출해왔습니다.

◎박찬형 강남북 개발, 동시 개발에도 많은 애정을 가졌던 건 확실하고 또 서울시민들이 워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부동산 대책 관련해서도 박 시장의 의지가 확고했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사사건건 프로에 나와서 본인의 소신 얘기를 했었고요. 부동산 대책, 과연 서울시가 어떻게 할지 본인의 청사진도 얘기를 했었는데 한번 다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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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박원순/서울시장(6일, KBS 1TV <사사건건>)
사실은 이제 그린벨트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건 사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될, 그야말로 도시의 어떤 허파, 보물과 같은 것인데, 그걸 헐어서 주거를 짓는 것은 저는 맞지 않다고 보고요. 그 대신 사실 도심에도 우리가 고밀도 개발을 하면 얼마든지 저는 공급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사실은 서울시가 8만 호를 그 당시에 발표를 했고 그건 뭐 어김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코 공급이 적다, 이렇게 저희는 생각하지 않고요. 여러 가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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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특히 이제 그린벨트 관련해서 아주 강조를 하더라고요. 절대 그린벨트를 함부로 풀어서는 안 되는 공공재다, 이 부분을 강조하더라고요.

▼구경하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다, 라는 점을 많이 강조를 했었죠.

◎박찬형 어떻습니까? 여당하고도 사실은 마찰이 빚어질 수 있는 부분 아닙니까?

▼박시영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근본적으로 보면 국공유지가 너무 적습니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비하면. 한 20% 수준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대부분 또 국공유지는 공원들입니다. 그리고 그린벨트가 일부 있고. 그러다 보니까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공급을 할 수 있는 토지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정부로서는. 그래서 이제 그린벨트 부분들을 고려를 하고 있는데, 그래서 일각에서는 그린벨트 지역을 부분적으로 해제하되 서울시가 아까 국토부에 건의했던 강남 개발 이익을 서울시 전체로 확산하는, 이런 부분에 대한 빅딜이 이루어지는 거 아니냐, 이런 전망들도 있었는데.

◎박찬형 아, 그래요?

▼박시영 어쨌든 오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 이런 내용들은 빠져 있었기 때문에 추후에 어떻게 국토될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찬형 지금 박원순 시장이 부동산 정책에 특히나 큰 신경을 썼던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구경하 특별히 신경을 썼다기보다는 그 앞에 있었던 전임 시장들의 정책을 한번 생각해보면, 이명박 시장 같은 경우에는 뉴타운 정책을 서울 전역에서, 특히 강북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했었고요. 오세훈 시장 같은 경우에는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또 화려하게 펼쳤었습니다. 이런 어떻게 보면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어느 정도 자본을 갖춘 사람들한테 유리한 정책들이 좀 더 전임 시장들이 노력을 했던 반면에, 이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에는 주거 복지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박원순 시장 임기 안에서 공급됐던 공공임대주택 수가 지금 33만 호에 이르고 있는데요. 서울시 전체가 33만 호인데, 이 가운데 15만 호를 박원순 시장 임기 안에 다 만들어냈던 겁니다.

◎박찬형 그래요?

▼구경하 그리고 이 목표대로 지금 그대로 진행되는 계획이 이루어지면 사실 임기 만료까지 40만 호 공급도 아주 순조로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 상태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좀 더 서민층이 서울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어떤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서의 그런 주택이 아니라 주거 복지 측면에서의 주택 정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박시영 그런데 박 시장이 관심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이유는, 첫 번째는 이제 서울 시청 앞에 가보면 가끔 재개발 재건축과 관련된 분들이 집단 피케팅도 많이 합니다. 시위도 많이 하고 있고요. 제재를,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박원순 시장이 특히 강남의 대치동 은마아파트 같은 경우 고도 제한, 35층으로 묶었거든요. 그전에 이제 50층 이야기 나오다가 35층으로 하다 보니까 그런 어떤 재산권과 관련돼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민들이 분명히 존재했었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이제 서울의 집값이 너무 많이 폭등하다 보니까 서민들이 경기도나 인천이나 이렇게 다른 지역으로, 외관으로 밀려나는 이런 현상들을 봤기 때문에 서민 친화적인 정책을 표방을 했었고, 그런 어떤 서민들의 민생이 굉장히 어려워진 측면에 부동산 정책이 굉장히 크게 작동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했기 때문에 늘 한편에 스트레스도 있을 거고 본인이 풀어야겠다는 어떤 그런 생각들을 가지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찬형 박원순 시장은 항상 강조했던 게 공공임대주택, 이 문제로 서민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라는 걸 항상 강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정치권 얘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정치권도 비통함에 빠져 있는 상태인데요. 정치권에서 오늘 나온 얘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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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인은 저와 함께 유신시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해온 오랜 친구입니다.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의지와 강단을 갖춘 아주 외유내강한 분이었습니다. 민주당은 평생 동안 시민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의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바칩니다. 아울러 고인이 그렇게 아끼셨던 서울시정에 공백이 없도록 각별히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녹취>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을 합니다. 큰 슬픔에 잠겨 있을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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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정치권이 위로의 말을 전하고 조심스러운 그런 분위기인 것 같아요.

▼구경하 그렇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일정을 대부분 취소하고 박 시장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방금 보신 것처럼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아침 회의에서 박 시장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고요. 실제로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 또 김부겸 의원도 오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를 찾아서 유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방금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야당들도 다 같이 애도의 뜻을 표하는 데는 목소리가 다르지 않았는데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박 시장의 죽음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애도의 뜻을 표했고, 또 당내 의원들에게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조금 언행에 조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야당 가운데 또 이제 정의당이나 열린민주당에서도 민주화 운동가이자 시민 운동가이자 또 행정가였던 박 시장의 생애를 평가하고 또 추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찬형 외신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한국의 2인자로까지 묘사를 하면서 서울시의 수장의 죽음이 충격적이다, 이런 외신 보도까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박시영 서울시장이 갖는 어떤 정치적 위상이라는 것은 2인자다, 이런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막강하기 때문에. 대개 또 서울시장 출신의 대통령이 나온 적도 있었고, 대선에 많이 도전하기 때문에 그런 어떤 정치적 위상을 감안한 표현이라고 보여지고요. 다만 이제 박 시장을.. 좀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박 시장을 생각을 하면, 가족들이 굉장히 많이 시달렸어요, 또. 아들도 마찬가지고 사모님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이제 원래 박 시장이 그렇게 통합당이나 야당 쪽하고, 그렇게 정치인들하고 각이 많이 서 있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말을 함부로 하거나 이러진 않거든요. 그런데 묘하게 자녀 문제나 부인 문제 가지고 그런 어떤 여러 논란들을 많이 보수 진영이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좀 뼈아프게 느껴지고요. 이번 과정에서 좀 진중하게 접근하려고 하는 통합당의 모습은 좋게 보여집니다, 일단은.

◎박찬형 지금 시점에서 이런 것까지 짚어야 되는지 좀 조심스럽긴 하지만, 부시장 체제로 이제 넘어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하고 싶었던 일들이 굉장히 많았고 강조했던 점들이 많은데, 그러면 추진력을 좀 잃게 되지 않을까요? 어떤가요?

▼박시영 아무래도 영향은 받는데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뭐냐 하면,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려고 했던,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려고 했던 사업들이 대개 정부하고 연결된 사업들입니다. 예를 들면 그린벨트, 아까 그 부분도 있고요. 그다음에 그린 뉴딜, 박 시장이 매우 강조했던 방향인데, 이게 한국판 뉴딜에 포함돼 있죠, 그린 뉴딜도? 그다음에 전국민고용보험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실시하자, 이걸 강력하게 주장하셨는데 정부에서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전국민고용보험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이렇게 이제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이 부분도 크게 차질이 좀 없을 것 같고요. 부동산 개발 이슈는 어차피 정부가 서울시의 뜻을 어느 정도 절충하면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이제 다소 추진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정부하고 여당과 그리고 또 시의회가, 시의회나 구청장들이 대부분 다 민주당 소속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워크를 어떻게 살려내느냐에 따라서 완충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지금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에 올해 안에 재건축 조합을 승인을 받으면, 이후 규제에서 좀 벗어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 프로에서도 그 얘기를 하셨는데 꼼꼼히 챙기겠다. 이런 허가를 많이 내주는 거, 이런 거 안 하는 식으로 말을 했었거든요? 재건축 관련해서도 기존의 생각과 좀 달리 추진될 수도 있을까요? 어떻습니까?

▼구경하 글쎄요. 일단 오늘 시장 권한대행을 맡은 서정협 1부시장의 메시지를 한번 조심스럽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서정협 부시장이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 철학에 따라 중단 없이 굳건히 시정이 계속되어야 한다, 이렇게 강조를 했거든요.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시 공무원들에게 보내서 또 조직을 추스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이나 복지, 코로나 관련된 부분은 언급을 했지만 지금 한참 뜨거운 이슈인 부동산이라든가 방금 말씀하신 재개발, 재건축이라든가 아니면 공원이나 그린벨트 해제 같은 정부 여당과 약간의 대립각이 서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을 하지 않았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정치력이 강력했고 또 8년 8개월 동안 시정을 주도했던 박 시장의 공백이 어느 정도 노출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전망이 됩니다.

◎박찬형 박원순 시장의 사망 이후로 이제 서울시장 자리는 보궐 선거, 내년 4월에 부산시장과 같이 이제 보궐 선거가 이루어지잖아요.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입장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박시영 그렇습니다. 어쨌든 원인 제공을 한 정당이기 때문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고요. 그다음에 이제 실제로 후보를 낼 거냐, 말 거냐부터 고민이 시작될 텐데, 결국은 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왜냐하면 워낙 상징성이 큰 지역인데, 원인 제공을 했다고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부분 이제 올 10월, 11월쯤 되면 각 당의 후보군들이 조금씩 거론되지 않을까 싶고요. 내부 인사들도 거론될 수도 있고 외부에서 새로운 분들을 모셔와서 민주당이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지금 이제 일부에서는 왜 추모의 말들만 하고 뭘 잘못했는지 이런 거 안 따지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시시비비를 가릴 시점은 분명히 아닌 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그런 문제는 다루는 게 맞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고요. 지금까지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 그리고 구경하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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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사사건건] 박원순, 생전 마지막 방송…“그린벨트는 미래 세대 위한 보물”
    • 입력 2020-07-10 18:22:13
    • 수정2020-07-10 19:34:20
    정치
-박원순 시장 사망에 정치권 애도…빈소 표정은?
-생전 마지막 방송은 지난 6일 KBS 1TV <사사건건>, 시정 의지 피력
-"그린벨트는 미래세대 위해 지켜야할 보물, 헐어서 주거공간 마련은 안돼"
-인권변호사·시민운동가·서울시장…시민 박원순의 삶
-최초 성희롱 관련 소송 변호인, 성희롱 피소는 '충격'…'공소권 없음' 종결
-'일벌레' 박원순…"그곳에서는 제발 일에 몰두하지 마세요" 전한 이유?
-보궐 선거는 내년 4월…곤혹스러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낼까?

■ 프로그램명 : 사사건건
■ 방송시간 : 7월10일(금) 16:00~17:00 KBS1
■ 출연자 :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 / 구경하 KBS 기자
■ 유튜브 / 페이스북 [사사건건]


※ 본 기사 내용을 인용할 경우 프로그램명을 [KBS 1TV '사사건건']으로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찬형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역대 최장 기간 서울시장을 역임해온 고 박원순 시장,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또 많은 일을 해온 박 시장이 오늘 새벽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사건건, 박원순 시장 사망 소식 위주로 알아봅니다. 서울시청 출입하는 구경하 기자, 그리고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지금 박원순 시장 취임 2년 맞았고, 시정도 그렇고 또 방송 활동도 굉장히 열심이시고 의욕적이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도 나흘 전에 나와서 서울 시정 관련해서 얘기도 하고 부동산 대책 관련해서도 얘기를 했는데 뉴스 속보 보고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

▼박시영 아, 너무 깜짝 놀랐고요. 사실 황망하고 굉장히 비통했죠, 안타깝고. 실종됐다는 소식 들으면서 살아만 있어라, 이런 생각을 좀 가졌었는데.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박찬형 서울시청에서도 속보 나오면서 굉장한 많이 놀랐었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구경하 그렇습니다. 사실 좀 이상한 낌새는 그날 오전부터 있었습니다.

◎박찬형 아, 그래요?

▼구경하 박 시장께서 워낙 활발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일정을 취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거든요. 보통 일정이 추가가 되는 경우는 있었는데 이례적으로 오전 10시 40분에 오늘 오후 일정이 취소될 거다, 라고 하면서 오늘 좀 이상한데, 라는 분위기가 좀 감돌긴 했습니다.

◎박찬형 이 상황을 좀 보죠. 어제 오후 5시 넘어서 이제 실종 신고가 있었고, 시신 발견까지 7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상황이 어땠었나요?

▼구경하 첫 신고는 박 시장의 딸이 경찰에 직접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제 오후 5시 17분 정도에 실종 신고가 접수가 됐는데요. 박 시장 딸이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은 박 시장의 마지막 통화 기록이 남았던 성북구 일대와 북악산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을 했고요. 소방 구조견까지 투입한 끝에 0시쯤에 숨진 박 시장을 찾았습니다.

◎박찬형 어제 속보 1보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저희 KBS 속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언 얘기가 1보 때는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게 대대적인 수색이 바로 들어갔던 게 유언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대대적인 수색이 있었던 거죠?

▼구경하 그 부분에 대해서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지는 않은데요. 아무래도 박 시장의 딸이 직접 신고를 했다는 점에 대해서 경찰 쪽에서도 신중하게 생각을 했던 것 같고, 이제 박 시장이 어제 같은 경우에 시청에 아예 출근하지도 않고 연락이 두절되면서 서울시에서도 긴박한 분위기가 감지가 됐습니다.

◎박찬형 수색이 끝난 다음에 경찰이 브리핑을 했습니다. 이 내용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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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최익수/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
7시간 동안의 대대적인 수색을 진행하여 7월 10일 00시 01분경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그 지점은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소방 구조견이 먼저 발견을 하고 이어가던 소방대원과 우리 기동대원이 함께 확인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가방, 핸드폰, 그리고 소지품 일부가 발견됐습니다. 현재까지 현장에서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로서는 특별한 타살 혐의점이 없어 보이지만 향후 변사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서 심도 깊은 수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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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현재까지는 타살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부검이 이루어지는 겁니까, 어떻습니까?

▼구경하 사실 부검을 하기 위해서는 유족의 동의와 검사의 지휘가 필요합니다. 이 검사의 지휘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서 지금 판단이 진행 중인데요. 실제로 부검할지 여부는 오늘 오후 8시 정도에 정리가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찬형 가족들과 좀 협의가 있어야 되겠죠.

▼구경하 그리고 타살 혐의점에 있는지에 대해서 검사가 판단을 해서 실제로 필요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될 것 같습니다.

◎박찬형 빈소 지금 마련됐죠?

▼구경하 빈소는 서울시 연건동에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이미 차려졌는데요. 이곳에서는 가족과 지인의 조문만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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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차 연결–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박찬형 지금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에 저희 KBS 취재진이 나가 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봅니다. 신지수 기자, 지금 조문이 시작이 됐죠?

신지수 예, 박원순 시장의 빈소는 이곳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됐습니다. 공식적인 조문은 12시부터 시작됐는데, 4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도 강기정 정무수석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심상정 대표가 빈소를 찾았습니다. 또 12시쯤 빈소를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온 오랜 친구가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들어 애석하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박 시장의 성추행 관련 의혹에 대해서 묻자 예의가 아니라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이용수 할머니, 손학규 전 의원, 박기문 전 UN사무총장 등이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오늘 새벽 0시쯤 북악산 성곽길 주변 숙정문과 삼청각 사이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3시간 남짓 현장에서 시신을 검시한 뒤 새벽 3시 반쯤 시신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박 시장의 시신은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요. 의료진이 사망 진단을 내렸습니다. 시신 발견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서울시 관계자 수십 명과 평소 박 시장과 인연이 있었던 민주당 의원 몇 명이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박 시장의 시신이 병원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일부 시민과 서울시청 직원들은 오열하기도 했습니다. 박 시장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발인은 13일입니다. 또 박 시장 시신에 대한 부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고 서울 성북경찰서는 부검 여부는 검사 지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오늘 오후 늦게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박 시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도 그 이후에 파악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에서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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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구 기자, 이게 장례식이 이제 서울시장 5일장으로 치러진다고 하고요. 시민을 위해서 시민분향소도 마련이 됐죠?

▼구경하 지금 시민분향소가 설치가 됐는데요. 사실 시민을 위한 건 아니고 직원들을 위한 시청 분향소를 시청 외부에 설치했는데 내일 오전 11시부터 시민분들도 분향을 하실 수가 있습니다.

◎박찬형 그러니까 시민분들은 내일부터 분향이 가능하다, 그 얘기고요. 박시영 대표님, 이 정치권에서 조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박원순계 의원분들, 이분들이 많이 찾아오실 것 같고, 또 많이들 힘들어할 것 같습니다.

▼박시영 지난 총선에서 박원순계 의원이라고 불릴 만한 분들이 많이 당선이 됐습니다. 그래서 뭐 적게는 10명, 많게는 20명 정도 내다볼 정도로, 그러다 보니까 이제 선거 이후에 박원순 시장이 굉장히 고무된 그런 어떤 표정을 읽을 수가 있었는데, 그만큼 최근까지도 시정에 충실하면서도 차기 대권에 대한 도전, 그런 어떤 열의, 의욕, 이런 부분들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내비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더더욱 뜻밖의 일을 겪다 보니까 정말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박찬형 박 대표님, SNS에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봤더니, 곧 박원순 시장 만나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내고 시정에 대해서 논의할 계획이라는 식의 글을 올리셨는데, 시정에 그렇게 자문도 하고 그러시나 보죠?

▼박시영 직접적인 자문은 아닌데, 이제 시정 운영이나 어떤 정치 행보에 대해서 궁금하실 때 가끔 한 번씩 찾아뵐 때가 있었습니다. 몇 번 뵀었는데요. 제가 이제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에 나오기로 해서 아이디어를 뭔가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던 차에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찬형 박원순 시장을 직접 옆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혹시 많으셨나요? 아니면..

▼박시영 많진 않았지만 대면해서 몇 번 브리핑도 하고 토론도 하고 그랬습니다.

◎박찬형 어떻습니까? 시정 관련해서의 어떤..

▼박시영 네, 그러니까 뭐 이제 아무래도 공무원분들이 이야기할 때는 시장님 앞에서 좀 직설적으로 얘기를 잘 못 하지 않습니까?

◎박찬형 어려워하는 부분들이 있죠.

▼박시영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제 여론조사도 하고 정책 컨설팅 같은 걸 하는 게 주업이다 보니까 시중의 여론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그런 역할들을 좀 가끔 했거든요. 진지하게 듣고 본인이 듣기 좀 거북한 얘기도 솔직하게 해달라, 이런 어떤 주문들이 많아서 굉장히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박찬형 지금 박원순 시장도 시장이지만 지난해 이맘때 고 정두언 의원, 그리고 재작년에 고 노회찬 의원, 결은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 지금 하필이면 여름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하셨어요.

▼박시영 그러니까 정치인들이 사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최근 좀 늘었습니다. 굉장히 우려스럽게 생각하고요. 아무래도 이제 평생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 때 그런 어떤 괴로움이랄까요? 두려움이랄까요? 이런 것들이 이제 공인이다 보니까 더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이 좀 들고요. 어떻게든 좀 극단적인 선택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솔직히 듭니다.

◎박찬형 그러니까 이번 사망 사건이 무슨 이유 때문에 이루어졌는지 사람들이 추측만 지금 하고 있을 뿐이긴 하지만, 자꾸 정치인들이 극단적인 죽음으로까지 이어지는 것들을 보니 국민들이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이 좀 많아요. 그런데 사망 사건, 실종 사고가 나기 바로 전날 고소 건이 있었어요. 성추행 고소 건이 접수됐었죠?

▼구경하 그렇습니다. 박 시장이 숨지기 하루 전날에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시장의 비서로 일했던 한 여성이 고소장을 접수를 했습니다. 여성은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방문해서 이날 새벽까지 직접 조사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2017년 이후에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박 시장이 보냈다는 사진과 대화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경찰은 아직 고소인 진술만 받은 상태였습니다. 이 참고인이나 아니면 박 시장 본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 사건은 그대로 종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찬형 이 사실은 고소 건에 대해서 지금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게 맞다, 틀리다가 지금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인데, 오늘도 그렇고 계속해서 SNS상에 출처 불명의 글들이 계속 확산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고요. 이것 때문에 박홍근 의원이 당부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잠깐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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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족을 대신해서 당부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함께 섰습니다. 지금 SNS상에 근거 없고 악의적인 출처 불명의 글들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은 물론 가뜩이나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더욱더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부디 이런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주십시오. 유족을 대신하여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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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이런 사망 사건이 있으면 요즘 이제 카카오톡도 있고 SNS를 통해서 출처를 알 수 없는데, 이게 사실인 것처럼 해서 글들이 굉장히 많이 번지고 있거든요.

▼박시영 그렇습니다.

◎박찬형 어떻게 보세요?

▼박시영 이제 고인의 유가족에 상처 주는 어떤 추측성 기사, 글, SNS상의 글들도 많이 난무하는데, 좀 자제해야죠. 왜냐하면 사실 부분이 아직 확인되지도 않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 또 장례가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금은 고인의 죽음을 좀 애도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고요. 슬픔과 충격에 잠긴 유가족들을 한 번 더 좀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게 법적으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자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유가족도 좀 강력하게 대처하겠다, 이런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방송을 들은 분들도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다면 좀 자제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박찬형 오늘 박원순 시장이 남긴 유서도 공개가 됐습니다. 비서실장이 직접 발표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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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고한석/서울시 비서실장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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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지금 저기 들고 있는 게 유일한 유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것 말고 또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저것만 보면 문장이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 이 정도밖에 없는데 별다른 메시지가 지금 없는 거로 보여요.

▼구경하 네, 여섯 줄 남짓한 저 유서는 시장 공관 서재에서 발견이 됐습니다. 가족이 먼저 발견한 게 아니라 이 공관을 정리하던 주무관이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공개된 게 원본입니다. 이거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로 가족을 향한 내용들을 담고 있고요. 이 유서 공개도 유족의 뜻에 따라서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모든 분이라고 포괄을 했을 뿐 성추행 의혹, 이 관련 사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박찬형 저 글만 보면 마지막으로 저걸 쓰고 산으로 간 것 같다는 점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박시영 눈에 띄는 것은 가족에 대한 얘기 아닙니까? 그전에도 시민사회에서 평소 살아 있을 때 유언장을 이렇게 캠페인화해서..

◎박찬형 책에도 있더라고요.

▼박시영 맞습니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이 그때도 쓴 걸 보면 가족에 대한 어떤 미안함들을 이야기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시민사회, 시민운동을 하다 보니까 가족한테 소홀히 했고 경제적으로 도움도 주지 못했고, 또 재산을 거의 다 기부를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그런 면에서 이제 자상한 아버지가 못 된 거고요. 주말에도 일에 파묻혔고요. 애틋한 남편 노릇 제대로 못 했다, 이런 어떤 마음 한켠에 미안함이 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박찬형 본인도 평상시에 그렇게 얘기를 했고 실제로 워낙에 일벌레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가족에게 굉장히 소홀했던 부분, 이 부분을 굉장히 미안해했던 것 같아요.

▼박시영 평상시에 시민사회에서 활동했던 분들 얘기 들어보면 주말에도 본인 집에 초대했을 때 거기에서도 일만 했다는 거니까요. 사모님 입장에서는 굉장히 서운할 수 있죠.

◎박찬형 시민운동가이자 그리고 인권 변호사였습니다. 그리고 3선 서울시장까지 역임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삶을 되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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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민운동가에서 시장까지"(김진화 기자)>

대학 시절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다니던 학교에서 제적당했던 박원순 시장.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한 박 시장은 30여 년을 인권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했습니다. 2011년 박원순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치른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를 꺾고 새 서울시장이 됐습니다.

<녹취> 박원순/서울시장(2011년)
서울 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합니다.

초선 시장으로 2년 8개월을 재직하는 동안 박 시장은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공약을 실현하고 핵심 공약이었던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급도 달성하고 행정가로서의 이미지를 서울시민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이에 힘입어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시장, 세월호 참사를 겪은 뒤 얼마 지나지 않은 때, 단상도 무대도 없던 취임식에서 박 시장은 안전, 행복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박원순/서울시장(2014년)
서울은 지난 2년 8개월보다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한 도시가 될 것입니다.

대규모 사업보다는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선호했던 박 시장은 두 번째 임기에도 서울역 고가를 도심 공원으로 바꾸고 오래된 공구거리를 시민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정책들을 잇따라 내놨습니다. 이후 2018년 박원순 시장은 사상 첫 3선에 성공했습니다.

<녹취> 박원순/서울시장(2018년)
저는 7년의 경험을 토대로 해서 정말 서울이라는 도시를 세계 어떤 도시 못지않은 글로벌 톱도시로 만들겠다.

3선 서울시장으로서 9년간 서울 시정을 돌보며 대권 가도를 꿈꾸기도 했지만 박 시장의 우여곡절 많은 삶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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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를 테지만 사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활동가로 예전에 굉장히 유명했었고, 또 인권운동, 이런 거 많이 했었지 않습니까?

▼구경하 그렇죠. 박원순 서울시장은 학생 운동으로 서울대에서 제적됐었습니다. 이후 단국대에 입학을 했는데요. 사법시험에 합격을 하면서 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검사로 활동한 기간은 1년 남짓이었다고 알려져 있고요. 이후에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굉장히 기념비적인 판결들을 많이 이끌어냈는데요. 권인숙 의원이 피해자였죠? 부천서 성고문 사건이라든가 미 문화원 사건, 말지 보도지침 사건 등 변론을 담당하기도 했었고요. 또 1993년에는 서울대 신 교수 성희롱 사건을 맡아서 직낭 내 성희롱을 법적으로 처음 처벌하는 그런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시민운동가로서 또 대단한 활약을 벌였었죠.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해서 사무처장을 맡았었고요. 한국 시민운동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시민운동계의 대부로 사실상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1995년에 있었던 사법 개혁 운동이라든가 아니면 소액 주주 운동, 낙천, 낙선 운동 등 굵직한 시민 운동이 다 박원순 시민운동가의 주도로 이루어졌었습니다.

◎박찬형 어떻습니까? 이전 활동 중에 많이 기억나는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박시영 사실 박원순 시장은 시민운동을 했지만 한 분야만 한 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는 특징이 있고요. 늘 새로운 의제를 들고 나와서 그것을 사회적으로 울림을 줬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예를 들면 아름다운 재단도 기부 문화, 아름다운 가게도 그런 의미가 있었고요. 참여연대는 감시 활동, 그다음에 희망제작소는 새로운 창안 운동, 이런 식으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어떤 지평을 여는 일을 늘 선도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시민운동의 대부로 불린 분이죠. 그래서 공공에 대한 헌신으로 좀 일관해온 삶이 아닌가, 그런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찬형 당시 2000년대인가요? 낙선 운동, 그때 처음 그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굉장히 정치권에 이런 바람이 불 수 있구나, 많이들 놀랐었잖아요.

▼박시영 그렇습니다. 시민사회의 여러 단체들이 모여서 낙선 운동을 주도했죠. 물론 그 결과로 많은 분들이 또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법적으로는. 하지만 주권자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만한 획기적인 사건이었죠.

◎박찬형 그때 이후에 이런 낙선 운동, 이런 것들이 그때만큼 계속 바람이 일고 있지는 않지 않나요?

▼박시영 지금도 하고는 있습니다만 오히려 이제 낙선 운동이 과거만큼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제 좋은 분들을 발굴해서 당선시키자, 그 뒤로는 오히려 팬클럽같이 새로운 정치인을 지지하는 운동들이 주를 이루어왔습니다.

◎박찬형 앞서 구경하 기자도 언급을 했는데, 최초의 성희롱 사건 관련 변호인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며칠 전에 있었던 성희롱 관련 고소 건이, 그래서 좀 충격적인 소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시영 지금 많이 잊혀졌지만 93년에 서울대 우 조교의 성희롱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박원순 변호사였죠. 변호사가 앞장서서 6년여 동안의 소송 끝에 승소를 했거든요. 굉장히 그때 많이 화제가 됐었고요. 또 이제 박원순 시장은 본인이 자칭 페미니스트다,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로 여성 친화적인 정책들을 서울시에 많이 꽃피웠었습니다. 특히 여성 안심 귀가, 택배라든가, 택배 서비스라든가 귀가 서비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여성 친화적인 그런 정책을 선도했기 때문에 엊그제 고소가 이루어졌던 부분들이 굉장히 또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입니다.

◎박찬형 구경하 기자, 서울시청 출입 기자로서 좀 의견을 듣고 싶은데, 오세훈 전 시장 2년여 임기 넘겨받으면서 시정을 하고 있습니다. 해왔습니다. 이제 공무원들이 너무 일벌레이기 때문에 싫어한다, 이런 소문도 돌고 그랬었는데 실제로 안에서 평가는 어떻게들 주로 들었습니까?

▼구경하 기본적으로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는 역대 최장수 임기를 지내온 상태였습니다. 8년 8개월 동안 시정을 꿰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실무자보다도 강한 업무 장악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고요.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굉장히 만기친람 하는 성격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안에 대해서 하나하나 다 짚는 성격이기 때문에 실제로 공무원들이 일하기는 힘든 부분은 있지만 대신 또 추진력이나 아니면 일이 잘못된 부분들을 짚어내는 능력도 탁월했다, 라는 얘기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임기가 세 번이 됐고, 이제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에 시 내부에서는 내년 내지는 내후년에 시장이 과연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칠 것인가, 아니면 이후에 어느 시점에 출마 선언을 하고 시정을 비우게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은 상태였습니다.

▼박시영 오세훈 시장은 이제 조금 화려했죠, 스타일이. 굵직굵직한 것을 좀 많이 해내는 스타일이었고요. 박원순 시장은 그에 반면에 화려하진 않지만 좀 실속 있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이 좀 많았고요. 선도적인 정책, 사회를 좀 바꾸는, 이런 정책이 좀 많았다고 보여지고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깨알 행정이다, 이런 평가도 했습니다. 디테일에 그만큼 강하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말씀하셨던 대로, 기자님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이분이 일을 너무 많이 시켰어요. 공무원들이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외국에만 좀 나가.. 외국에 갔다 오시면 그 나라의 좋은 정책들.

◎박찬형 그거 하자.

▼박시영 그거 하자 국가 얘기하니까 워낙 중요한 일들을 다 건드리는, 거론하는,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이렇게 얘기하니까 공무원들은 굉장히 부담스럽고, 업무에. 그러다 보니까 선택과 집중이 좀 안 보인다. 서울시의 대표 상품이 있느냐, 이런 비판도 있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박찬형 여기 출연했을 때도 제가 그걸 여쭤봤었는데, 이전 시장들은 보여주는 것들, 큰 것들. 사람들이 직접 뭘 짚어봤을 때, 아, 이거 했었구나, 라는 걸 기억을 했는데, 박원순 시장은 무엇을 했습니까, 라고 여쭤봤더니 보여주는 게 뭐가 중요하냐, 본인이 했던 어떤 복지 관련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박시영 사실 1기 때 호평을 받았던 정책들이 상당히 많았었습니다. 예를 들면 심야 올빼미 버스라고 해서 늦게 퇴근하는, 심야에 일을 보고 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버스를 심야에도 운영한다든가, 그다음에 점심 시간에 주차를 단속을 안 하게 한다든가, 이런 크지는 않지만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잔잔한 일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게 뭐 청계천이다, 이렇게 큰 것처럼 보여지지 않아서 그렇지 의미 있는 일은 굉장히 많았고요. 저는 원순 씨라고 불리지 않았습니까? 애칭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만큼 좀 친근한 시장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공무원들이 친근하게 생각했을지는 잘 모르겠는 게, 이제 여기 있다 보면 영상들이 이제 서울시청에서 시장이 돌아다닐 때 영상이 들어오면 그거로 콘텐츠를 만들잖아요? 많이들 돌아다니더라고요. 이번에 코로나 같은 경우에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본인이 직접 하는 것들을 하는데, 이제 직접 쫓아다녀보면 어떻습니까? 이런 것까지 직접 나와서 해야 되나, 라는 그런 것도 좀 느껴지나요, 어떤가요?

▼구경하 글쎄요. 아무래도 생활 밀착형이고 또 현장성에 강한 시장이다 보니까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워낙 박 시장의 기본 철학 자체가 어떤 토건이라든가 대규모 하드웨어적인 그런 접근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라든가 아니면 생활 속의 삶을 바꾸는 정책들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또 화려하지는 않지만 또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측면들이 있었다고 평가가 됩니다.

◎박찬형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그때 굉장히 돋보였죠. 그 당시에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신속하게 대처를 하고 투명한 공개, 이 부분들을 정보 공개를 과감하게 지시하면서, 그 당시에 이제 주가가 많이 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대선 지지도 조사할 때도 2015년 여름께는, 한 6월달 이럴 때는 박원순 시장이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었습니다, 몇 개월 동안.

◎박찬형 조금 지나고 나니까 조금 안타까운 게, 사실은 서울에서 강남 위주로만 개발이 돼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워낙에 박원순 시장이 강북도 강남 못지않게 개발하고 싶다. 그게 뭐 하드웨어적인 게 아니더라도 삶의 수준을 좀 비슷하게 맞춰가고 싶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는데, 그걸 본인의 취임 하반기 때 그걸 하고 싶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본인이 직접 하지는 못하게 됐습니다. 그 후임자들, 이제 부시장 위주로 과연 제대로 될지, 이거는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박시영 그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한전 부지를 개발하고 있는데, 강남에. 어마어마한 수익이 생기는데, 개발 이익이 생기죠. 이 부분을 지금 국토부 규정으로 보면 대부분이 다 강남 3구에 쓸 수밖에 없거든요? 이걸 좀 바꿔서 서울 전체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이게 이제 박원순 시장이 2015년부터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직도 국토부가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에서도 이 부분을 좀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류가 보입니다.

◎박찬형 그거 관련해서 저희 프로에서도 그 얘기를 하셨는데, 국토부에다 대고 SNS에 직접 글을 올려서 국토부가 뭐 하냐, 이걸 왜 여기서 나오는 이득을 다 강남만 쓰느냐, 강북도 쓰게 해달라, 그래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저희 프로에서도 그걸 언급을 했었어요. 서울시청 내에서도 그거와 관련해서 좀 시장이 직접 얘기한 게 있나요, 어떻습니까?

▼구경하 사실 이런 공공 기여금 광역화라고 하죠. 이런 강남의 개발 이익을 강북도 공유하는 것, 그래서 강남과 강북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결국은 서울시 전체의 균형 발전을 이끌고 그게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되고 주거 복지에도 안정이 된다는 게 박 시장의 철학이었던 건데요. 사실 이런 법적 제약이 있다 보니까 서울시의 권한으로써는 이런 시행령을 개정한다거나 하는 조치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시에서는 이제 계속 건의로 하는 거죠, 중앙정부에. 이런 정책들이 사실 많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어떤 권력 의지라기보다는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은 권한에 대한 좀 욕심 같은 게 높다는 평가들이 좀 있었는데요. 실제로도 이 서울시가 아무리 특별시라고 하더라도 광역 지자체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같은 권한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이런 국토 도시 정책에서는 그런 제한점들이 있고 그런 점에서는 여당이기는 하지만 여당과도 종종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들을 많이 노출해왔습니다.

◎박찬형 강남북 개발, 동시 개발에도 많은 애정을 가졌던 건 확실하고 또 서울시민들이 워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부동산 대책 관련해서도 박 시장의 의지가 확고했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사사건건 프로에 나와서 본인의 소신 얘기를 했었고요. 부동산 대책, 과연 서울시가 어떻게 할지 본인의 청사진도 얘기를 했었는데 한번 다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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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박원순/서울시장(6일, KBS 1TV <사사건건>)
사실은 이제 그린벨트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건 사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될, 그야말로 도시의 어떤 허파, 보물과 같은 것인데, 그걸 헐어서 주거를 짓는 것은 저는 맞지 않다고 보고요. 그 대신 사실 도심에도 우리가 고밀도 개발을 하면 얼마든지 저는 공급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사실은 서울시가 8만 호를 그 당시에 발표를 했고 그건 뭐 어김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코 공급이 적다, 이렇게 저희는 생각하지 않고요. 여러 가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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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특히 이제 그린벨트 관련해서 아주 강조를 하더라고요. 절대 그린벨트를 함부로 풀어서는 안 되는 공공재다, 이 부분을 강조하더라고요.

▼구경하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다, 라는 점을 많이 강조를 했었죠.

◎박찬형 어떻습니까? 여당하고도 사실은 마찰이 빚어질 수 있는 부분 아닙니까?

▼박시영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근본적으로 보면 국공유지가 너무 적습니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비하면. 한 20% 수준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대부분 또 국공유지는 공원들입니다. 그리고 그린벨트가 일부 있고. 그러다 보니까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공급을 할 수 있는 토지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정부로서는. 그래서 이제 그린벨트 부분들을 고려를 하고 있는데, 그래서 일각에서는 그린벨트 지역을 부분적으로 해제하되 서울시가 아까 국토부에 건의했던 강남 개발 이익을 서울시 전체로 확산하는, 이런 부분에 대한 빅딜이 이루어지는 거 아니냐, 이런 전망들도 있었는데.

◎박찬형 아, 그래요?

▼박시영 어쨌든 오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 이런 내용들은 빠져 있었기 때문에 추후에 어떻게 국토될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찬형 지금 박원순 시장이 부동산 정책에 특히나 큰 신경을 썼던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구경하 특별히 신경을 썼다기보다는 그 앞에 있었던 전임 시장들의 정책을 한번 생각해보면, 이명박 시장 같은 경우에는 뉴타운 정책을 서울 전역에서, 특히 강북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했었고요. 오세훈 시장 같은 경우에는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또 화려하게 펼쳤었습니다. 이런 어떻게 보면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어느 정도 자본을 갖춘 사람들한테 유리한 정책들이 좀 더 전임 시장들이 노력을 했던 반면에, 이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에는 주거 복지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박원순 시장 임기 안에서 공급됐던 공공임대주택 수가 지금 33만 호에 이르고 있는데요. 서울시 전체가 33만 호인데, 이 가운데 15만 호를 박원순 시장 임기 안에 다 만들어냈던 겁니다.

◎박찬형 그래요?

▼구경하 그리고 이 목표대로 지금 그대로 진행되는 계획이 이루어지면 사실 임기 만료까지 40만 호 공급도 아주 순조로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 상태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좀 더 서민층이 서울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어떤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서의 그런 주택이 아니라 주거 복지 측면에서의 주택 정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박시영 그런데 박 시장이 관심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이유는, 첫 번째는 이제 서울 시청 앞에 가보면 가끔 재개발 재건축과 관련된 분들이 집단 피케팅도 많이 합니다. 시위도 많이 하고 있고요. 제재를,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박원순 시장이 특히 강남의 대치동 은마아파트 같은 경우 고도 제한, 35층으로 묶었거든요. 그전에 이제 50층 이야기 나오다가 35층으로 하다 보니까 그런 어떤 재산권과 관련돼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민들이 분명히 존재했었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이제 서울의 집값이 너무 많이 폭등하다 보니까 서민들이 경기도나 인천이나 이렇게 다른 지역으로, 외관으로 밀려나는 이런 현상들을 봤기 때문에 서민 친화적인 정책을 표방을 했었고, 그런 어떤 서민들의 민생이 굉장히 어려워진 측면에 부동산 정책이 굉장히 크게 작동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했기 때문에 늘 한편에 스트레스도 있을 거고 본인이 풀어야겠다는 어떤 그런 생각들을 가지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찬형 박원순 시장은 항상 강조했던 게 공공임대주택, 이 문제로 서민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라는 걸 항상 강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정치권 얘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정치권도 비통함에 빠져 있는 상태인데요. 정치권에서 오늘 나온 얘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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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인은 저와 함께 유신시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해온 오랜 친구입니다.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의지와 강단을 갖춘 아주 외유내강한 분이었습니다. 민주당은 평생 동안 시민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의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바칩니다. 아울러 고인이 그렇게 아끼셨던 서울시정에 공백이 없도록 각별히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녹취>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을 합니다. 큰 슬픔에 잠겨 있을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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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정치권이 위로의 말을 전하고 조심스러운 그런 분위기인 것 같아요.

▼구경하 그렇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일정을 대부분 취소하고 박 시장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방금 보신 것처럼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아침 회의에서 박 시장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고요. 실제로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 또 김부겸 의원도 오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를 찾아서 유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방금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야당들도 다 같이 애도의 뜻을 표하는 데는 목소리가 다르지 않았는데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박 시장의 죽음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애도의 뜻을 표했고, 또 당내 의원들에게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조금 언행에 조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야당 가운데 또 이제 정의당이나 열린민주당에서도 민주화 운동가이자 시민 운동가이자 또 행정가였던 박 시장의 생애를 평가하고 또 추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찬형 외신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한국의 2인자로까지 묘사를 하면서 서울시의 수장의 죽음이 충격적이다, 이런 외신 보도까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박시영 서울시장이 갖는 어떤 정치적 위상이라는 것은 2인자다, 이런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막강하기 때문에. 대개 또 서울시장 출신의 대통령이 나온 적도 있었고, 대선에 많이 도전하기 때문에 그런 어떤 정치적 위상을 감안한 표현이라고 보여지고요. 다만 이제 박 시장을.. 좀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박 시장을 생각을 하면, 가족들이 굉장히 많이 시달렸어요, 또. 아들도 마찬가지고 사모님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이제 원래 박 시장이 그렇게 통합당이나 야당 쪽하고, 그렇게 정치인들하고 각이 많이 서 있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말을 함부로 하거나 이러진 않거든요. 그런데 묘하게 자녀 문제나 부인 문제 가지고 그런 어떤 여러 논란들을 많이 보수 진영이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좀 뼈아프게 느껴지고요. 이번 과정에서 좀 진중하게 접근하려고 하는 통합당의 모습은 좋게 보여집니다, 일단은.

◎박찬형 지금 시점에서 이런 것까지 짚어야 되는지 좀 조심스럽긴 하지만, 부시장 체제로 이제 넘어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하고 싶었던 일들이 굉장히 많았고 강조했던 점들이 많은데, 그러면 추진력을 좀 잃게 되지 않을까요? 어떤가요?

▼박시영 아무래도 영향은 받는데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뭐냐 하면,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려고 했던,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려고 했던 사업들이 대개 정부하고 연결된 사업들입니다. 예를 들면 그린벨트, 아까 그 부분도 있고요. 그다음에 그린 뉴딜, 박 시장이 매우 강조했던 방향인데, 이게 한국판 뉴딜에 포함돼 있죠, 그린 뉴딜도? 그다음에 전국민고용보험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실시하자, 이걸 강력하게 주장하셨는데 정부에서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전국민고용보험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이렇게 이제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이 부분도 크게 차질이 좀 없을 것 같고요. 부동산 개발 이슈는 어차피 정부가 서울시의 뜻을 어느 정도 절충하면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이제 다소 추진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정부하고 여당과 그리고 또 시의회가, 시의회나 구청장들이 대부분 다 민주당 소속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워크를 어떻게 살려내느냐에 따라서 완충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지금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에 올해 안에 재건축 조합을 승인을 받으면, 이후 규제에서 좀 벗어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 프로에서도 그 얘기를 하셨는데 꼼꼼히 챙기겠다. 이런 허가를 많이 내주는 거, 이런 거 안 하는 식으로 말을 했었거든요? 재건축 관련해서도 기존의 생각과 좀 달리 추진될 수도 있을까요? 어떻습니까?

▼구경하 글쎄요. 일단 오늘 시장 권한대행을 맡은 서정협 1부시장의 메시지를 한번 조심스럽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서정협 부시장이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 철학에 따라 중단 없이 굳건히 시정이 계속되어야 한다, 이렇게 강조를 했거든요.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시 공무원들에게 보내서 또 조직을 추스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이나 복지, 코로나 관련된 부분은 언급을 했지만 지금 한참 뜨거운 이슈인 부동산이라든가 방금 말씀하신 재개발, 재건축이라든가 아니면 공원이나 그린벨트 해제 같은 정부 여당과 약간의 대립각이 서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을 하지 않았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정치력이 강력했고 또 8년 8개월 동안 시정을 주도했던 박 시장의 공백이 어느 정도 노출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전망이 됩니다.

◎박찬형 박원순 시장의 사망 이후로 이제 서울시장 자리는 보궐 선거, 내년 4월에 부산시장과 같이 이제 보궐 선거가 이루어지잖아요.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입장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박시영 그렇습니다. 어쨌든 원인 제공을 한 정당이기 때문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고요. 그다음에 이제 실제로 후보를 낼 거냐, 말 거냐부터 고민이 시작될 텐데, 결국은 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왜냐하면 워낙 상징성이 큰 지역인데, 원인 제공을 했다고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부분 이제 올 10월, 11월쯤 되면 각 당의 후보군들이 조금씩 거론되지 않을까 싶고요. 내부 인사들도 거론될 수도 있고 외부에서 새로운 분들을 모셔와서 민주당이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지금 이제 일부에서는 왜 추모의 말들만 하고 뭘 잘못했는지 이런 거 안 따지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시시비비를 가릴 시점은 분명히 아닌 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그런 문제는 다루는 게 맞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고요. 지금까지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 그리고 구경하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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