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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거부?…北 김여정 담화 숨겨진 속내는?
입력 2020.07.11 (08:02) 취재K
북미 정상회담 거부?…北 김여정 담화 숨겨진 속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어제(10일) 새벽 대미 담화를 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연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비핵화 여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협상 조건도 비교적 상세히 제시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 특유의 산문체로 통상 북한 인사들이 내놓은 담화보다는 꽤 길게 썼는데, 곳곳에 눈에 띄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북미회담을 하겠다는 건지, 안 하겠다는 건지, 담화에 담긴 속내를 뜯어보겠습니다.

■ 일단은 '북미정상회담 거부'... 이유는?

우선 표면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 이유도 조목조목 들었는데요.

김여정 제1부부장은 "명백한 것은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이 누구의 말대로 꼭 필요하다면 미국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는 사실을 놓고 그러한 사건을 점쳐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얻을 것이 없다는 뜻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면서 "조미(북미) 사이 심격한 대립과 풀지 못할 의견차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미국의 결정적인 립장(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조미수뇌회담이 불필요하며 최소한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특히 올해 중 정상회담은 미국이 아무리 원해도 안된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들었습니다.


연내 정상회담은 첫째, 미국에나 필요하지 북한에는 무익하고, 둘째, 새로운 도전을 해볼 용기도 없는 미국사람들과 마주앉아 봐야 또 시간이나 떼우게 될 뿐이고 그나마 유지돼 온 정상간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위험이 있으며, 셋째, '쓰레기같은' 볼턴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해줄 수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는 트럼프 대통령 등의 의도를 꿰뚫어 보듯 은근한 비난도 담았는데요. "지금 수뇌(정상)회담을 한다면 또 그것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만 리용(이용)될 것이 뻔하다"는 대목에서 트럼프의 대선 가도에 이용되지는 않겠다는 다짐이 읽힙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대화 복귀를 위한 전제조건도 제시했습니다. 요지는 "하노이 회담 때의 '영변 딜'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라"는 겁니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제재 일부를 해제해 줄 것을 요구했었는데,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를 "거래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제재의 사슬을 끊고 하루라도 빨리 우리 인민들의 생활향상을 도모해보자고 일대 모험을 하던 시기"였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가 아닌 '적대시정책 철회 대 협상 재개'가 기본 틀이라며 협상 문턱을 한껏 높였습니다.

정상간 친분관계 강조... "美 독립기념행사 DVD 원해"

내용적으로는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담고 있으면서도 눈에 띄는 건 담화 곳곳에 '정상간 친분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미정상회담이 올해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면서도 "어디까지내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생각일 뿐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두 수뇌(정상)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으면서도 자신을 지극히 제3자화하며 "미국이 극도로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도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간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톡톡히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도고 했습니다. 담화의 말미에는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며 덕담도 건넵니다. 심지어 "위원장 동지의 허락을 받았다"며 미국의 독립기념일 행사를 수록한 DVD를 꼭 얻고 싶다는 다소 뜬금없는 제안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두 정상간 친분관계를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친분으로 규정했다는 점입니다. 김 제1부부장은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여하에 따라 대미전술과 우리의 핵계획을 조정하면 안된다"며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한 사람의 결심을 바라보고 협상을 진행할 수는 없으며, 볼턴의 회고록에서 보듯 강경한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는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정상 간 협의도 무의미하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최근 미 행정부 내에서 CVID나 '불량국가'와 같은 발언이 다시 나오는 것을 예로 들며 적대시정책 폐지와 체제보장이 미국 정부 차원의 의지로 추진되어야 함을 강조한 겁니다.

"대화 여지 남겨" vs "희망적 해석 금물"

그래서 이쯤 되면 북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것인지, 비핵화 협상은 재개할 뜻이 있다는 것인지 없다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우선 담화 속에 단서는 비핵화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라는 언급입니다. 김 제1부부장은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타방의 변화가 제재 해제는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트럼프 사이의 특별한 친분관계로 인해 미 대선 이전까지 전략무기 도발은 가능한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시사한 대목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 유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는 조치가 될 SLBM 발사와 같은 전략무기 시험발사는 '건드리지만 않으면' 당분간 유예한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라는 겁니다. 임 교수는 또 "비핵화 협상 진전과는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관계 유지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실익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면서 북미대화 재개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고 분석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언급에 대한 답신으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은근히 내비치면서도 3차 정상회담은 이런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변화가 없는 한 북미정상회담이 무의미하다는 언급은 미국의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북미정상회담의 3가지 부정적인 이유도 이러한 점을 미국이 뛰어 넘는다면 가능하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희망적인 해석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여지를 줬다기 보다는 이 국면에서 트럼프와 미국을 상대로 책임 논쟁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비핵화를 안 할 건 아닌데, 미국이 그럴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회담을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내세운 이러이러한 조건들이 있는데 미국이 과연 그에 맞출 수 있겠냐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문맥을 보면 대단히 에둘러서 북미 대화라는 건 없다는 걸 확실하게 표현했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담화를 통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남 뿐 아니라 대미관계에 있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하며 사실상 대미관계도 총괄하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이 그간 내놓은 여느 담화와 비교하면 표현은 비교적 부드럽지만 내용적으로는 북한이 생각하는 협상 조건 등을 매우 명료하고 단호하게 드러낸 담화로 보입니다. 대선 가도에 갈길이 바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재선 여부를 가늠하며 한결 여유로운 태도를 드러낸 북한, 앞으로 미 대선까지 4개월 간 북미간 어떤 국면이 전개될지 쉽게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중재자 역을 자처하는 우리로서는 풀어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 북미 정상회담 거부?…北 김여정 담화 숨겨진 속내는?
    • 입력 2020.07.11 (08:02)
    취재K
북미 정상회담 거부?…北 김여정 담화 숨겨진 속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어제(10일) 새벽 대미 담화를 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연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비핵화 여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협상 조건도 비교적 상세히 제시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 특유의 산문체로 통상 북한 인사들이 내놓은 담화보다는 꽤 길게 썼는데, 곳곳에 눈에 띄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북미회담을 하겠다는 건지, 안 하겠다는 건지, 담화에 담긴 속내를 뜯어보겠습니다.

■ 일단은 '북미정상회담 거부'... 이유는?

우선 표면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 이유도 조목조목 들었는데요.

김여정 제1부부장은 "명백한 것은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이 누구의 말대로 꼭 필요하다면 미국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는 사실을 놓고 그러한 사건을 점쳐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얻을 것이 없다는 뜻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면서 "조미(북미) 사이 심격한 대립과 풀지 못할 의견차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미국의 결정적인 립장(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조미수뇌회담이 불필요하며 최소한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특히 올해 중 정상회담은 미국이 아무리 원해도 안된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들었습니다.


연내 정상회담은 첫째, 미국에나 필요하지 북한에는 무익하고, 둘째, 새로운 도전을 해볼 용기도 없는 미국사람들과 마주앉아 봐야 또 시간이나 떼우게 될 뿐이고 그나마 유지돼 온 정상간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위험이 있으며, 셋째, '쓰레기같은' 볼턴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해줄 수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는 트럼프 대통령 등의 의도를 꿰뚫어 보듯 은근한 비난도 담았는데요. "지금 수뇌(정상)회담을 한다면 또 그것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만 리용(이용)될 것이 뻔하다"는 대목에서 트럼프의 대선 가도에 이용되지는 않겠다는 다짐이 읽힙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대화 복귀를 위한 전제조건도 제시했습니다. 요지는 "하노이 회담 때의 '영변 딜'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라"는 겁니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제재 일부를 해제해 줄 것을 요구했었는데,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를 "거래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제재의 사슬을 끊고 하루라도 빨리 우리 인민들의 생활향상을 도모해보자고 일대 모험을 하던 시기"였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가 아닌 '적대시정책 철회 대 협상 재개'가 기본 틀이라며 협상 문턱을 한껏 높였습니다.

정상간 친분관계 강조... "美 독립기념행사 DVD 원해"

내용적으로는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담고 있으면서도 눈에 띄는 건 담화 곳곳에 '정상간 친분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미정상회담이 올해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면서도 "어디까지내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생각일 뿐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두 수뇌(정상)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으면서도 자신을 지극히 제3자화하며 "미국이 극도로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도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간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톡톡히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도고 했습니다. 담화의 말미에는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며 덕담도 건넵니다. 심지어 "위원장 동지의 허락을 받았다"며 미국의 독립기념일 행사를 수록한 DVD를 꼭 얻고 싶다는 다소 뜬금없는 제안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두 정상간 친분관계를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친분으로 규정했다는 점입니다. 김 제1부부장은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여하에 따라 대미전술과 우리의 핵계획을 조정하면 안된다"며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한 사람의 결심을 바라보고 협상을 진행할 수는 없으며, 볼턴의 회고록에서 보듯 강경한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는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정상 간 협의도 무의미하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최근 미 행정부 내에서 CVID나 '불량국가'와 같은 발언이 다시 나오는 것을 예로 들며 적대시정책 폐지와 체제보장이 미국 정부 차원의 의지로 추진되어야 함을 강조한 겁니다.

"대화 여지 남겨" vs "희망적 해석 금물"

그래서 이쯤 되면 북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것인지, 비핵화 협상은 재개할 뜻이 있다는 것인지 없다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우선 담화 속에 단서는 비핵화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라는 언급입니다. 김 제1부부장은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타방의 변화가 제재 해제는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트럼프 사이의 특별한 친분관계로 인해 미 대선 이전까지 전략무기 도발은 가능한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시사한 대목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 유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는 조치가 될 SLBM 발사와 같은 전략무기 시험발사는 '건드리지만 않으면' 당분간 유예한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라는 겁니다. 임 교수는 또 "비핵화 협상 진전과는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관계 유지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실익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면서 북미대화 재개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고 분석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언급에 대한 답신으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은근히 내비치면서도 3차 정상회담은 이런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변화가 없는 한 북미정상회담이 무의미하다는 언급은 미국의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북미정상회담의 3가지 부정적인 이유도 이러한 점을 미국이 뛰어 넘는다면 가능하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희망적인 해석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여지를 줬다기 보다는 이 국면에서 트럼프와 미국을 상대로 책임 논쟁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비핵화를 안 할 건 아닌데, 미국이 그럴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회담을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내세운 이러이러한 조건들이 있는데 미국이 과연 그에 맞출 수 있겠냐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문맥을 보면 대단히 에둘러서 북미 대화라는 건 없다는 걸 확실하게 표현했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담화를 통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남 뿐 아니라 대미관계에 있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하며 사실상 대미관계도 총괄하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이 그간 내놓은 여느 담화와 비교하면 표현은 비교적 부드럽지만 내용적으로는 북한이 생각하는 협상 조건 등을 매우 명료하고 단호하게 드러낸 담화로 보입니다. 대선 가도에 갈길이 바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재선 여부를 가늠하며 한결 여유로운 태도를 드러낸 북한, 앞으로 미 대선까지 4개월 간 북미간 어떤 국면이 전개될지 쉽게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중재자 역을 자처하는 우리로서는 풀어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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