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대석] 최원영 간호사가 청와대로 간 이유

입력 2020.07.11 (21:16) 수정 2020.07.1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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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존경한다'는 뜻의 수어 동작을 이어가는 '덕분에 챌린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국민 참여 캠페인이죠.

그런데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덕분에'라는 응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의료인들이 있습니다.

오늘 앵커초대석에는 서울대병원 최원영 간호사 나와있습니다.

간호사들이야 말로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분들인데, 지금 코로나19가 길어지고 있잖아요.

지금 현 상황에서 의료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뭐다, 뭐라고 꼽으시겠습니까?

[답변]

인력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고 지금까지 늘 부족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부족해진 것 같습니다.

[앵커]

인력이 왜 부족한 건가요?

[답변]

돈이죠.

사실 병원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고 지출의 대부분이 인건비인데, 인건비를 아끼려고 하다보니 충분한 인력을 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늘 부족한 인력으로 힘들게 일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인력 문제 이야기 해주셨는데, 지난 6일에 행동하는 간호사회,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는데, 이게 사실 보도가 잘 안됐습니다.

많이들 모르시고 계신데 바쁜 간호사들이 왜 청와대 앞까지 가야만 했을까요?

[답변]

저희가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극복할 거냐, 그래서 정부가 어떤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주요한 이슈들을 요구를 하면서 갔었는데요.

공공병원을 더 확충하고 그리고 인력을 늘리고 그리고 그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그리고 제대로 교육해줄 것, 그리고 감염병 사태 때 제대로 된 세부지침을 마련하라, 이런 몇 가지 요구들을 가지고 청와대를 찾아갔습니다.

[앵커]

지금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해주셨는데, 사실 모르는 분들은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게 제일 문제다, 역시 인력 부족입니까?

[답변]

네. 사실 대부분의 여러 의료사고나 여러가지 번아웃 되는 거나 세부지침을 마련 못한다, 이런 것들이 다 인력부족에서 파생된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공공병원 설립은 조금 다른 문제지만 나머지 문제들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없는 인력으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으로 하다보니 계속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실제로 지금 간호사분들이 많이 지쳐 계시겠죠?

[답변]

사실 코로나 때문 만이 아니라 원래도 실제로 저희 간호사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고, 1년 미만 신규 간호사들도 30~40%가 다 사직하거든요.

대부분은 인력이 부족하니까 현장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하니까 번아웃 되어서 많이들 그만 두는 것 같아요.

[앵커]

번아웃이란 표현을 많이 쓰셨는데, 소진 됐다 이런 말씀인데, 평소에도 그런데 코로나19가 6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니까 더 심할 것 같아요.

그러면 쓰러질 정도로 힘든 일을 하시고 계신데, 평상시와 다른 보상체계도 있습니까?

[답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특히 대구 코로나 사태 때 대구 원래 일하던 병원에 근무하던 사람은 파견 간호사들과 달리 수당 지급 당사자가 아니다, 이렇게 아예 보건복지부가 선언을 했었잖아요.

사실 저는 코로나 병동에서 일 하진 않았었는데,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수당에 대해서 말할 수 있지, 당사자들은 사실 우리나라 정서상 수당이나 이런 걸 요구하는게 뭔가 속물처럼 취급되고 부정적이잖아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안전하고 좋은 치료 환경이 환자에게도 훨씬 좋고 그런 현장에서 훨씬 더 의료진들이 더 많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코로나 때 현장 의료진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서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코로나 환자를 보는 사람들만 힘들다고 생각 하지만 거기에 인력이 투입되면서 다른 데 또 환자를 봐야하는 사람들도 인력이 부족해지고 스케줄이 자주 바뀌고 여러가지 또 파생되는 문제들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고려 대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역시 인력 부족으로 수렴이 되는 것 같아요.

말씀을 들어보면, 거듭해서 강조를 하고 계신데, 다른 측면을 짚어볼게요.

의료진이야 말로, 특히 간호사 분들이야 말로 사실 감염 위험이 가장 높잖아요. 불안해 하는 것, 개선이 필요하다, 가장 급한 것부터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일단 감염 관련해서, 저는 메르스 병동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도 사실 세부 지침이나 이런 것이 없어서 당장 눈앞에 부딪히는 간호사들이 이것저것 알아보고 인터넷 검색해보고 하면서 진짜 당장 우리는 눈앞에 닥친 문제니까 알아가면서 하느라 굉장히 힘들었었는데, 실제로 코로나 병동에서 근무했던 저희 '행동하는 간호사회' 회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가 메르스 때 겪었던 걸 똑같이 겪고 있더라고요.

세부지침 같은 게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고, 책임 소재도 없으니까 결국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발로 뛰면서 울면서 그냥 어떻게든 해 내고, 실제로 애매한 일들이 다 간호사에게 넘어와요.

청소나 감염관리 이런 것, 처음에 돌아가신 환자를 어떻게 할 거냐, 그것도 제대로 정해진 것이 없으니까 다 간호사들에게 떠넘겨지는 그런 식이어서 모든 일이, 그래서 많이들 힘들어 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드니까 백업해주시는 감염 관리 부서에서 좀 더 시뮬레이션을 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더 필요한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더 섬세하게 준비해주시고 백업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앵커]

말씀을 듣고보면 좀 납득이 안갑니다.

코로나 시국이 굉장히 장기화 되고 있는데 계속 그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요.

방역당국이 '덕분에 챌린지'를 계속 주도하고 있잖아요.

앞서 말씀을 드렸는데, 일선에 계신 간호사로서는 다른 느낌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답변]

사실 노고를 알아주는 건 굉장히 좋죠.

노고를 알아주는게 좋은 건, 알아주고 힘들어 하는 것을 어떻게든 바꿔 주는 것을 뒤따라 와야지 되는 거지.

예를 들어서 둑이 무너지고 있는데 버티고 있는 사람한테 옆에서 계속 다독만 해주고 있으면, 둑을 같이 지지대를 가지고 온다던데 힘드니까 교대를 하자던가 이런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 코로나가 굉장히 장기화 되고 있고, 앞으로 장기화 될 것이라고 다들 전망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2차 대유행이 왔을 때 인력 수급을 어떻게 할 건지, 현장에서 아무나 또 그렇게 빼 갈건지, 그런 것에 대해서 전혀 저희에게는 청사진이 없잖아요.

모르겠어요. 정부가 서프라이즈로 준비하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닐 것 같고, 그래서 그런 것을 제시해주는 게 의료인들에게는 지치지 않는, 조금만 버티면 된다, 희망이 될 것 같아요.

[앵커]

정부가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 여러가지 현장의 상황 말씀해 주셨는데,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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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초대석] 최원영 간호사가 청와대로 간 이유
    • 입력 2020-07-11 21:17:32
    • 수정2020-07-12 01: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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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존경한다'는 뜻의 수어 동작을 이어가는 '덕분에 챌린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국민 참여 캠페인이죠.

그런데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덕분에'라는 응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의료인들이 있습니다.

오늘 앵커초대석에는 서울대병원 최원영 간호사 나와있습니다.

간호사들이야 말로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분들인데, 지금 코로나19가 길어지고 있잖아요.

지금 현 상황에서 의료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뭐다, 뭐라고 꼽으시겠습니까?

[답변]

인력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고 지금까지 늘 부족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부족해진 것 같습니다.

[앵커]

인력이 왜 부족한 건가요?

[답변]

돈이죠.

사실 병원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고 지출의 대부분이 인건비인데, 인건비를 아끼려고 하다보니 충분한 인력을 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늘 부족한 인력으로 힘들게 일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인력 문제 이야기 해주셨는데, 지난 6일에 행동하는 간호사회,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는데, 이게 사실 보도가 잘 안됐습니다.

많이들 모르시고 계신데 바쁜 간호사들이 왜 청와대 앞까지 가야만 했을까요?

[답변]

저희가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극복할 거냐, 그래서 정부가 어떤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주요한 이슈들을 요구를 하면서 갔었는데요.

공공병원을 더 확충하고 그리고 인력을 늘리고 그리고 그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그리고 제대로 교육해줄 것, 그리고 감염병 사태 때 제대로 된 세부지침을 마련하라, 이런 몇 가지 요구들을 가지고 청와대를 찾아갔습니다.

[앵커]

지금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해주셨는데, 사실 모르는 분들은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게 제일 문제다, 역시 인력 부족입니까?

[답변]

네. 사실 대부분의 여러 의료사고나 여러가지 번아웃 되는 거나 세부지침을 마련 못한다, 이런 것들이 다 인력부족에서 파생된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공공병원 설립은 조금 다른 문제지만 나머지 문제들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없는 인력으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으로 하다보니 계속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실제로 지금 간호사분들이 많이 지쳐 계시겠죠?

[답변]

사실 코로나 때문 만이 아니라 원래도 실제로 저희 간호사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고, 1년 미만 신규 간호사들도 30~40%가 다 사직하거든요.

대부분은 인력이 부족하니까 현장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하니까 번아웃 되어서 많이들 그만 두는 것 같아요.

[앵커]

번아웃이란 표현을 많이 쓰셨는데, 소진 됐다 이런 말씀인데, 평소에도 그런데 코로나19가 6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니까 더 심할 것 같아요.

그러면 쓰러질 정도로 힘든 일을 하시고 계신데, 평상시와 다른 보상체계도 있습니까?

[답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특히 대구 코로나 사태 때 대구 원래 일하던 병원에 근무하던 사람은 파견 간호사들과 달리 수당 지급 당사자가 아니다, 이렇게 아예 보건복지부가 선언을 했었잖아요.

사실 저는 코로나 병동에서 일 하진 않았었는데,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수당에 대해서 말할 수 있지, 당사자들은 사실 우리나라 정서상 수당이나 이런 걸 요구하는게 뭔가 속물처럼 취급되고 부정적이잖아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안전하고 좋은 치료 환경이 환자에게도 훨씬 좋고 그런 현장에서 훨씬 더 의료진들이 더 많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코로나 때 현장 의료진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서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코로나 환자를 보는 사람들만 힘들다고 생각 하지만 거기에 인력이 투입되면서 다른 데 또 환자를 봐야하는 사람들도 인력이 부족해지고 스케줄이 자주 바뀌고 여러가지 또 파생되는 문제들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고려 대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역시 인력 부족으로 수렴이 되는 것 같아요.

말씀을 들어보면, 거듭해서 강조를 하고 계신데, 다른 측면을 짚어볼게요.

의료진이야 말로, 특히 간호사 분들이야 말로 사실 감염 위험이 가장 높잖아요. 불안해 하는 것, 개선이 필요하다, 가장 급한 것부터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일단 감염 관련해서, 저는 메르스 병동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도 사실 세부 지침이나 이런 것이 없어서 당장 눈앞에 부딪히는 간호사들이 이것저것 알아보고 인터넷 검색해보고 하면서 진짜 당장 우리는 눈앞에 닥친 문제니까 알아가면서 하느라 굉장히 힘들었었는데, 실제로 코로나 병동에서 근무했던 저희 '행동하는 간호사회' 회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가 메르스 때 겪었던 걸 똑같이 겪고 있더라고요.

세부지침 같은 게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고, 책임 소재도 없으니까 결국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발로 뛰면서 울면서 그냥 어떻게든 해 내고, 실제로 애매한 일들이 다 간호사에게 넘어와요.

청소나 감염관리 이런 것, 처음에 돌아가신 환자를 어떻게 할 거냐, 그것도 제대로 정해진 것이 없으니까 다 간호사들에게 떠넘겨지는 그런 식이어서 모든 일이, 그래서 많이들 힘들어 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드니까 백업해주시는 감염 관리 부서에서 좀 더 시뮬레이션을 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더 필요한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더 섬세하게 준비해주시고 백업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앵커]

말씀을 듣고보면 좀 납득이 안갑니다.

코로나 시국이 굉장히 장기화 되고 있는데 계속 그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요.

방역당국이 '덕분에 챌린지'를 계속 주도하고 있잖아요.

앞서 말씀을 드렸는데, 일선에 계신 간호사로서는 다른 느낌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답변]

사실 노고를 알아주는 건 굉장히 좋죠.

노고를 알아주는게 좋은 건, 알아주고 힘들어 하는 것을 어떻게든 바꿔 주는 것을 뒤따라 와야지 되는 거지.

예를 들어서 둑이 무너지고 있는데 버티고 있는 사람한테 옆에서 계속 다독만 해주고 있으면, 둑을 같이 지지대를 가지고 온다던데 힘드니까 교대를 하자던가 이런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 코로나가 굉장히 장기화 되고 있고, 앞으로 장기화 될 것이라고 다들 전망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2차 대유행이 왔을 때 인력 수급을 어떻게 할 건지, 현장에서 아무나 또 그렇게 빼 갈건지, 그런 것에 대해서 전혀 저희에게는 청사진이 없잖아요.

모르겠어요. 정부가 서프라이즈로 준비하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닐 것 같고, 그래서 그런 것을 제시해주는 게 의료인들에게는 지치지 않는, 조금만 버티면 된다, 희망이 될 것 같아요.

[앵커]

정부가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 여러가지 현장의 상황 말씀해 주셨는데,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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