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손님 끊겼는데…본사 할인공세에 폐업 속출

입력 2020.07.12 (21:26) 수정 2020.07.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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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화장품 회사 가맹점을 모두 없애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을 올린 사람은 소비자도 경쟁 회사 쪽도 아닌 정작 가맹점 업주였는데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본사가 매출 하락을 부추긴다는 이유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천안의 한 번화가에 있는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의 가맹점입니다.

직원이 6명이었는데 최근 2명으로 줄었습니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35%나 줄었기 때문입니다.

[전혁구/가맹점주 : "(임대료 등을) 사비로 지금 채워서 내고 있는 거죠. 매달 4~5백씩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거죠.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이에요."]

다른 가맹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그런데 가맹점주들은 매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본사를 지목합니다.

가맹점에서 2만 4천 원 하는 제품이 한 오픈마켓에서는 만 천 원에 팔립니다.

본사가 가맹점과 달리 오픈마켓의 할인율은 제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전용관에서는 가맹점에서 볼 수 없는 신상품을 판매합니다.

[전혁구/가맹점주 : "(신상품을 사러 왔다 가도)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왔다가 그냥 가고, 가격 차이 크게 나니깐 여기서 테스트만 하고 구매는 나가면서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상품 선택의 폭에서는 본사 온라인 전용관에, 가격에서는 오픈마켓에 밀리다 보니 가맹점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

올해 5월 서울 홍대 상권의 가맹점도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는 등 최근 1년 사이 전국 700여 가맹점 가운데 200곳 가까이 폐점했습니다.

참다못한 가맹점주들은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습니다.

[오세조/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 "(가맹점 매출이) 온라인을 통해서 나가기 때문에, 상호 간의 갈등과 자기 잠식이 일어나면서 영업이익이라든지 매출은 더 떨어지고, 그러다 보면 여러 편법이 일어나고."]

이니스프리 측은 핵심 제품은 온라인과 가맹점 구분 없이 판매되며, 가맹점과 오픈마켓과의 할인율은 비슷하게 유지되도록 상생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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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손님 끊겼는데…본사 할인공세에 폐업 속출
    • 입력 2020-07-12 21:28:22
    • 수정2020-07-13 09:43:32
    뉴스 9
[앵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화장품 회사 가맹점을 모두 없애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을 올린 사람은 소비자도 경쟁 회사 쪽도 아닌 정작 가맹점 업주였는데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본사가 매출 하락을 부추긴다는 이유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천안의 한 번화가에 있는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의 가맹점입니다. 직원이 6명이었는데 최근 2명으로 줄었습니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35%나 줄었기 때문입니다. [전혁구/가맹점주 : "(임대료 등을) 사비로 지금 채워서 내고 있는 거죠. 매달 4~5백씩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거죠.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이에요."] 다른 가맹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그런데 가맹점주들은 매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본사를 지목합니다. 가맹점에서 2만 4천 원 하는 제품이 한 오픈마켓에서는 만 천 원에 팔립니다. 본사가 가맹점과 달리 오픈마켓의 할인율은 제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전용관에서는 가맹점에서 볼 수 없는 신상품을 판매합니다. [전혁구/가맹점주 : "(신상품을 사러 왔다 가도)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왔다가 그냥 가고, 가격 차이 크게 나니깐 여기서 테스트만 하고 구매는 나가면서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상품 선택의 폭에서는 본사 온라인 전용관에, 가격에서는 오픈마켓에 밀리다 보니 가맹점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 올해 5월 서울 홍대 상권의 가맹점도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는 등 최근 1년 사이 전국 700여 가맹점 가운데 200곳 가까이 폐점했습니다. 참다못한 가맹점주들은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습니다. [오세조/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 "(가맹점 매출이) 온라인을 통해서 나가기 때문에, 상호 간의 갈등과 자기 잠식이 일어나면서 영업이익이라든지 매출은 더 떨어지고, 그러다 보면 여러 편법이 일어나고."] 이니스프리 측은 핵심 제품은 온라인과 가맹점 구분 없이 판매되며, 가맹점과 오픈마켓과의 할인율은 비슷하게 유지되도록 상생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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