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 ‘엇갈린 평가’

입력 2020.07.13 (19:47) 수정 2020.07.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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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요 이슈를 골라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는 '뉴스 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박연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첫 번째 키워드는 뭡니까?

[기자]

네,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 '엇갈린 평가'입니다.

지난 10일, 대한민국 국군 최초의 사성장군인 고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향년 100세의 나이로 별세했죠.

그런데 고인의 유해를 현충원에 안장하는 문제를 놓고 지난 주말 사이 논란이 계속됐습니다.

국립묘지법에 따라 모레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이 확정됐는데, 이를 두고 "대전이 아닌 서울현충원에 모셔야 한다"는 주장과 "현충원에 묻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겁니다.

내일과 모레, 대전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시위가 예고되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게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 문제와도 함께 연결되면서 주말 내내 이 논쟁이 뜨거웠는데요.

백 장군의 대전현충원 안장 결정에 대해 어떤 말들이 오가고 있나요?

[기자]

네, 먼저 보수 진영이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문을 요구하면서 주 원내대표는 "국군의 아버지이자 6.25 전쟁 영웅인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냐" 라고 말했고요.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벼랑 끝의 나라를 지켜낸 백 장군을 12만 6.25 전우들이 있는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못하는 것은 '시대의 오욕'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여·야간 전면적인 정치쟁점화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일단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빈소를 찾아 백 장군의 공적에 대해서는 인정을 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고인을 대전현충원에 잘 모실 계획이라고 말해 일단은 정쟁을 가라앉히며 진화를 하려는 모양세입니다.

하지만 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강력한 반발에 나섰습니다.

25개 독립운동가 단체 연합인 항일 독립 선열선양단체연합은, "6.25 공로가 인정된다고 독립군을 토벌한 친일파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냐"며 항변했고요,

군인권센터 역시 성명을 내고, 현충원 안장 백지화를 요구했습니다.

내일과 모레, 대전현충원에서는 시민단체들의 백 장군 안장 반대 기자회견과 시위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앵커]

유족들은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한다고 말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논란이 이어지는 건 역시 생전 활동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고 백선엽 장군을 두고는 크게 두 가지 평가가 존재하죠.

친일 반민족 행위자냐, 6.25 전쟁 영웅이냐 하는 건데요,

그야말로 극과 극의 평가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짤막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먼저 친일 반민족 행위자 평가인데요.

백 장군은 광복이전 일본 간도특설대에 복무했던 이력 때문에 줄곧 친일파 꼬리표가 붙어다녔죠.

실제 백 장군이 1983년 출간한 '대 게릴라전-미국은 왜 졌는가' 라는 책에는 간도특설대 활동을 인정하는 문장들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독립을 위해 싸우는 한국인을 한국인이 토벌하는 '이이제이'에 빠졌다든지,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같은 내용들이 포함돼 있는거죠.

결국 지난 2009년,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에 포함되면서 지울 수 없는 오명을 남겼습니다.

그렇다고 6.25 전쟁영웅이 아니냐?

그건 또 아닙니다.

백 장군은 한국 최초의 4성 장군이자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군의 대표 인물이죠.

1950년 4월, 제1사단장으로 취임한 뒤, 낙동강 지구 전선의 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에 대승을 거둬 반격의 기반을 놓고, 같은 해 10월에는 전투에 앞장서 평양을 탈환하기도 했습니다.

백 장군을 국군의 아버지라고 표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두 가지 역사적 사실을 놓고 어느 쪽에 무게를 두냐의 문제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두 논쟁에 대한 해답을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앵커]

네, 두번째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두 번째 키워드, 역시 '엇갈린 평가'입니다.

바로 고종수 전 대전시티즌 감독의 이야기인데요.

내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데, 역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고 전 감독은 지난 2018년 12월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김종천 전 대전시의회 의장의 지인 아들을 합격시켰다는 이유로 기소가 됐는데요,

당시 김 의장은 선수단 예산 부족분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해주겠다며, 합격을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 의장이 그 대가로 지인으로부터 양주 등 7만 원 상당을 대접받은 것으로 보고 있고, 고 전 감독은 구단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겁니다.

하지만 검찰과 달리 상당수의 축구팬들은 고 전 감독을 대변하는 모양세입니다.

일단 축구라는 종목 자체가 정량 평가를 할 수 없는 종목이기 때문에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는 주장이 있고, 만약 비리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받은 혜택도 없이 팀을 위해 한 행동이기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 의장이 받았다는 7만 원의 접대도 그 금액을 두고 무리한 기소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하는데요,

내일 첫 공판에서 어떤 공방이 오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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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3 19:47:56
    • 수정2020-07-13 20:02:35
    뉴스7(대전)
[앵커] 주요 이슈를 골라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는 '뉴스 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박연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첫 번째 키워드는 뭡니까? [기자] 네,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 '엇갈린 평가'입니다. 지난 10일, 대한민국 국군 최초의 사성장군인 고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향년 100세의 나이로 별세했죠. 그런데 고인의 유해를 현충원에 안장하는 문제를 놓고 지난 주말 사이 논란이 계속됐습니다. 국립묘지법에 따라 모레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이 확정됐는데, 이를 두고 "대전이 아닌 서울현충원에 모셔야 한다"는 주장과 "현충원에 묻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겁니다. 내일과 모레, 대전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시위가 예고되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게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 문제와도 함께 연결되면서 주말 내내 이 논쟁이 뜨거웠는데요. 백 장군의 대전현충원 안장 결정에 대해 어떤 말들이 오가고 있나요? [기자] 네, 먼저 보수 진영이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문을 요구하면서 주 원내대표는 "국군의 아버지이자 6.25 전쟁 영웅인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냐" 라고 말했고요.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벼랑 끝의 나라를 지켜낸 백 장군을 12만 6.25 전우들이 있는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못하는 것은 '시대의 오욕'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여·야간 전면적인 정치쟁점화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일단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빈소를 찾아 백 장군의 공적에 대해서는 인정을 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고인을 대전현충원에 잘 모실 계획이라고 말해 일단은 정쟁을 가라앉히며 진화를 하려는 모양세입니다. 하지만 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강력한 반발에 나섰습니다. 25개 독립운동가 단체 연합인 항일 독립 선열선양단체연합은, "6.25 공로가 인정된다고 독립군을 토벌한 친일파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냐"며 항변했고요, 군인권센터 역시 성명을 내고, 현충원 안장 백지화를 요구했습니다. 내일과 모레, 대전현충원에서는 시민단체들의 백 장군 안장 반대 기자회견과 시위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앵커] 유족들은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한다고 말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논란이 이어지는 건 역시 생전 활동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고 백선엽 장군을 두고는 크게 두 가지 평가가 존재하죠. 친일 반민족 행위자냐, 6.25 전쟁 영웅이냐 하는 건데요, 그야말로 극과 극의 평가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짤막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먼저 친일 반민족 행위자 평가인데요. 백 장군은 광복이전 일본 간도특설대에 복무했던 이력 때문에 줄곧 친일파 꼬리표가 붙어다녔죠. 실제 백 장군이 1983년 출간한 '대 게릴라전-미국은 왜 졌는가' 라는 책에는 간도특설대 활동을 인정하는 문장들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독립을 위해 싸우는 한국인을 한국인이 토벌하는 '이이제이'에 빠졌다든지,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같은 내용들이 포함돼 있는거죠. 결국 지난 2009년,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에 포함되면서 지울 수 없는 오명을 남겼습니다. 그렇다고 6.25 전쟁영웅이 아니냐? 그건 또 아닙니다. 백 장군은 한국 최초의 4성 장군이자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군의 대표 인물이죠. 1950년 4월, 제1사단장으로 취임한 뒤, 낙동강 지구 전선의 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에 대승을 거둬 반격의 기반을 놓고, 같은 해 10월에는 전투에 앞장서 평양을 탈환하기도 했습니다. 백 장군을 국군의 아버지라고 표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두 가지 역사적 사실을 놓고 어느 쪽에 무게를 두냐의 문제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두 논쟁에 대한 해답을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앵커] 네, 두번째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두 번째 키워드, 역시 '엇갈린 평가'입니다. 바로 고종수 전 대전시티즌 감독의 이야기인데요. 내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데, 역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고 전 감독은 지난 2018년 12월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김종천 전 대전시의회 의장의 지인 아들을 합격시켰다는 이유로 기소가 됐는데요, 당시 김 의장은 선수단 예산 부족분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해주겠다며, 합격을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 의장이 그 대가로 지인으로부터 양주 등 7만 원 상당을 대접받은 것으로 보고 있고, 고 전 감독은 구단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겁니다. 하지만 검찰과 달리 상당수의 축구팬들은 고 전 감독을 대변하는 모양세입니다. 일단 축구라는 종목 자체가 정량 평가를 할 수 없는 종목이기 때문에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는 주장이 있고, 만약 비리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받은 혜택도 없이 팀을 위해 한 행동이기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 의장이 받았다는 7만 원의 접대도 그 금액을 두고 무리한 기소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하는데요, 내일 첫 공판에서 어떤 공방이 오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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