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기업 여자핸드볼팀 감독, 선수들에게 술 시중 강요 의혹

입력 2020.07.15 (19:09) 수정 2020.07.1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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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공사 여자핸드볼 감독, 선수들 술자리에 불러 음주 강요 의혹
선수들 "회식 자리에서 감독이 회사 임원에게 술 시중 강요" 주장
감독 "절대 그런 일 없다" 반박 "음해 세력의 모함이다" 주장



고 최숙현 선수 사태로 운동선수들의 취약한 인권 현실이 드러난 가운데 공기업인 ○○공사 여자핸드볼팀 감독이 선수들을 여러 차례 술자리에 불러 음주와 노래를 강요하고 단체 회식 자리에서는 회사 임원에게 술 시중을 들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KBS는 접수된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팀 선수들과 감독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였다.

선수들 주장 "감독이 회사 임원 옆에 가서 술 시중들어라"

○○공사 여자핸드볼팀 선수들은 지난 5월에 열린 팀 단체 회식을 가장 심각했던 사건으로 꼽았다.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물론 핸드볼팀을 담당하고 있는 ○○공사 임원과 직원도 참석한 자리였다.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선수들에게 회사 분들에게 술 시중 해주라고... 옆자리에 가서 술 따라주라고 눈치를 줬습니다. "

노래방으로 이어진 2차 회식은 더 심각했다고 선수들은 전했다. 선수들은 이 자리에서 감독이 회사 임직원 옆에 가서 춤을 추라고 시켰다고 증언했다. 감독이 선수들을 임직원 옆으로 밀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날에도 술자리 불러…"감독이 부르면 무조건 와야지"

감독은 심지어 경기를 한 날 밤에도 선수들을 술자리에 불렀다.

"경기를 한 날에 감독님이 밤 11시 넘은 시간에 불러서 나갔는데 오라는 곳이 유흥주점이었어요. 대회 기간인데 술 마시라고 강요하고 노래 부를 때까지 안 보내준다고..."

한 선수는 감독과 코치가 술을 마시는 자리에 불려가 1시간 동안 노래를 하라고 시켜 계속 노래만 부른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선수들은 또 팀의 신인급 선수 4명을 감독이 미팅을 하자며 자신의 집으로 불러 술을 마신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감독 부인, 코치와 함께 술을 마셨는데 선수들이 모두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해 숙소로 돌아가지 못하고 감독 집에서 잔 적도 있다고 했다.

감독은 의혹 전면 부인 "나를 음해하려는 세력의 모함이다"

해당 감독은 KBS와의 통화에서 강요는 절대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단체 회식 자리에서 선수들이 단장님과 재미있게 놀았다"면서 "분위기가 좋아지다 보니 선수들도 신이 나서 스스로 노래하고 춤을 춘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기 날 밤 선수들을 술자리에 부른 것은 경기에서 잘 못된 부분을 얘기하고자 미팅을 하려고 한 것일 뿐 술이나 노래를 강요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감독은 신인급 선수 4명과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선수들이 먼저 건배를 제의하는 분위기였고 절대 음주를 강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감독은 또 가끔 선수들과 술을 마실 일이 있으면 혹시나 오해를 살까 봐 회사에 보고하고 술을 마셨다며 모든 의혹은 자신을 음해하려는 세력의 모함이라고 주장했다.

○○공사 측도 회식 자리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 측은 지난해 코치의 금품 수수 사건이 터져 단장부터 담당 직원, 감독과 코치까지 모두 교체한 뒤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의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선수들과 감독의 주장이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대한핸드볼협회는 먼저 진상을 조사한 뒤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 만한 사안인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는 물론 정치권, 대통령까지 나서 유사 사례 발생 시 신속한 진상조사와 대처, 피해자 보호 등이 필요하다고 외쳐왔다. 우선 선수들의 2차 피해를 막는 일이 시급하다. 소속팀부터 핸드볼협회,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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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공기업 여자핸드볼팀 감독, 선수들에게 술 시중 강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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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7-15 1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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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여자핸드볼 감독, 선수들 술자리에 불러 음주 강요 의혹<br />선수들 "회식 자리에서 감독이 회사 임원에게 술 시중 강요" 주장<br />감독 "절대 그런 일 없다" 반박 "음해 세력의 모함이다" 주장


고 최숙현 선수 사태로 운동선수들의 취약한 인권 현실이 드러난 가운데 공기업인 ○○공사 여자핸드볼팀 감독이 선수들을 여러 차례 술자리에 불러 음주와 노래를 강요하고 단체 회식 자리에서는 회사 임원에게 술 시중을 들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KBS는 접수된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팀 선수들과 감독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였다.

선수들 주장 "감독이 회사 임원 옆에 가서 술 시중들어라"

○○공사 여자핸드볼팀 선수들은 지난 5월에 열린 팀 단체 회식을 가장 심각했던 사건으로 꼽았다.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물론 핸드볼팀을 담당하고 있는 ○○공사 임원과 직원도 참석한 자리였다.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선수들에게 회사 분들에게 술 시중 해주라고... 옆자리에 가서 술 따라주라고 눈치를 줬습니다. "

노래방으로 이어진 2차 회식은 더 심각했다고 선수들은 전했다. 선수들은 이 자리에서 감독이 회사 임직원 옆에 가서 춤을 추라고 시켰다고 증언했다. 감독이 선수들을 임직원 옆으로 밀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날에도 술자리 불러…"감독이 부르면 무조건 와야지"

감독은 심지어 경기를 한 날 밤에도 선수들을 술자리에 불렀다.

"경기를 한 날에 감독님이 밤 11시 넘은 시간에 불러서 나갔는데 오라는 곳이 유흥주점이었어요. 대회 기간인데 술 마시라고 강요하고 노래 부를 때까지 안 보내준다고..."

한 선수는 감독과 코치가 술을 마시는 자리에 불려가 1시간 동안 노래를 하라고 시켜 계속 노래만 부른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선수들은 또 팀의 신인급 선수 4명을 감독이 미팅을 하자며 자신의 집으로 불러 술을 마신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감독 부인, 코치와 함께 술을 마셨는데 선수들이 모두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해 숙소로 돌아가지 못하고 감독 집에서 잔 적도 있다고 했다.

감독은 의혹 전면 부인 "나를 음해하려는 세력의 모함이다"

해당 감독은 KBS와의 통화에서 강요는 절대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단체 회식 자리에서 선수들이 단장님과 재미있게 놀았다"면서 "분위기가 좋아지다 보니 선수들도 신이 나서 스스로 노래하고 춤을 춘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기 날 밤 선수들을 술자리에 부른 것은 경기에서 잘 못된 부분을 얘기하고자 미팅을 하려고 한 것일 뿐 술이나 노래를 강요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감독은 신인급 선수 4명과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선수들이 먼저 건배를 제의하는 분위기였고 절대 음주를 강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감독은 또 가끔 선수들과 술을 마실 일이 있으면 혹시나 오해를 살까 봐 회사에 보고하고 술을 마셨다며 모든 의혹은 자신을 음해하려는 세력의 모함이라고 주장했다.

○○공사 측도 회식 자리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 측은 지난해 코치의 금품 수수 사건이 터져 단장부터 담당 직원, 감독과 코치까지 모두 교체한 뒤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의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선수들과 감독의 주장이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대한핸드볼협회는 먼저 진상을 조사한 뒤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 만한 사안인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는 물론 정치권, 대통령까지 나서 유사 사례 발생 시 신속한 진상조사와 대처, 피해자 보호 등이 필요하다고 외쳐왔다. 우선 선수들의 2차 피해를 막는 일이 시급하다. 소속팀부터 핸드볼협회,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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