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미래차 대세 바뀐건가?

입력 2020.07.17 (08: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은 수소차 올인이 아니었나? 수소차 광고만 많았던 이유

정부가 16일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에 따르면 5년 뒤까지 국내에 전기차는 누적 113만 대, 수소전기차(이하 수소차)는 20만 대 보급이 목표입니다. 비율적으로 5.65대 1 정도로 전기차 비중이 높습니다.

현재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11만대 가량입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5년간 전기차는 100만 대 이상이 추가로 공급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소차는 19만 대 정도만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차도, 앞으로 팔릴 차도 전기차가 많은데 그동안 정부나 현대차는 수소차를 주로 홍보해왔습니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위원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다소 늦은 전기차보다 기술적으로 앞선 수소차 기술을 홍보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도 "수소차 분야에 세계 최초가 많아서 홍보를 했지만, 전기차에 손을 놓았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최근 2025년 전기차 100만 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5년 뒤까지 전기차는 23종, 수소차는 2종을 개발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회사 중장기 전략에서도 현대차(기아차 제외)의 2025년 전기차 생산은 56만 대, 수소차는 11만 대로 내다봤습니다. 약 전기차와 수소차의 5대 1의 비율은 정부 전망과 비슷합니다.

국내 1위 모델은 테슬라에 내줬지만…유럽에서 잘 팔리는 현대차, 이유는?

'전기차에 손을 놓지는 않았다'는 현대차그룹의 설명대로 올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생산량은 세계 4위 권입니다. 2위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비중이 높습니다. 국내 전기차 시장 1위 차종은 테슬라에 내줬지만, 특히 유럽에서 많이 팔았습니다.

그 배경에는 올해부터 대폭 강화된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가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판매 차량 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기존의 1㎞당 130g에서 올해부터 95g으로 바꿨습니다. 3년 뒤에는 62g까지 줄여야 합니다. 평균 배출량을 줄이려면 내연기관 차량 판매 비중은 낮추고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만약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거액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지난해 9월 국내 신용평가기관이 분석한 현대차 그룹의 벌금 예상액은 8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수출 전략 차종을 전기차로 돌리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업계 전문가 "당분간 승용은 전기차로…화물차와 버스는 수소차"

물론 수소차 역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매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 충전소라는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LPG 차량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사대문 안에는 단 한 곳의 LPG 충전소도 없습니다. 폭발의 위험성이 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수소 충전소도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 설치가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전기차는 느린 충전 시간이 단점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업체들은 30% 충전 상태에서 80%까지의 충전을 10분 이내에 끝내는 기술을 이르면 내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충전 시간이 극단적으로 줄어든다면, 굳이 아파트마다 충전소가 없더라도 지금의 주유소 방문처럼 충전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문제로 꼽혔던 충전 인프라 부족도 해소되는 셈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자동차 부품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자동차회사는 당분간 승용차는 전기로, 화물차와 버스는 수소차로 갈 것"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수소차 기술이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차는 최근 스위스에 처음으로 수소 트럭 10대를 수출했습니다. 트럭이나 버스의 경우에는 전기차로 하게 되면 대형 배터리를 사용하게 돼 비용이 크게 높아집니다.

또, 정해진 경로를 움직이는 트럭과 버스는 주거지에서 멀리 있는 충전소를 사용하더라도 큰 불편이 없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대형 차량 위주로 수소차가 활성화되고, 수소 기술의 발달 여부에 따라서 승용 수소 차량의 비중이 조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그룹이 5년 뒤 전기차를 100만 대 생산한다면, 4차 협력업체까지 1만여 곳에 이르는 부품 공급업체들도 전기차를 위한 부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또, 완성차 공장의 생산 설비도 크게 바뀌게 될 것입니다.

시가 총액이 300조를 넘은 테슬라의 약진과 유럽 규제를 계기로 세계 자동차업계는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 산업계도 변화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5년 뒤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미래차 대세 바뀐건가?
    • 입력 2020-07-17 08:03:28
    취재K
한국은 수소차 올인이 아니었나? 수소차 광고만 많았던 이유

정부가 16일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에 따르면 5년 뒤까지 국내에 전기차는 누적 113만 대, 수소전기차(이하 수소차)는 20만 대 보급이 목표입니다. 비율적으로 5.65대 1 정도로 전기차 비중이 높습니다.

현재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11만대 가량입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5년간 전기차는 100만 대 이상이 추가로 공급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소차는 19만 대 정도만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차도, 앞으로 팔릴 차도 전기차가 많은데 그동안 정부나 현대차는 수소차를 주로 홍보해왔습니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위원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다소 늦은 전기차보다 기술적으로 앞선 수소차 기술을 홍보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도 "수소차 분야에 세계 최초가 많아서 홍보를 했지만, 전기차에 손을 놓았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최근 2025년 전기차 100만 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5년 뒤까지 전기차는 23종, 수소차는 2종을 개발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회사 중장기 전략에서도 현대차(기아차 제외)의 2025년 전기차 생산은 56만 대, 수소차는 11만 대로 내다봤습니다. 약 전기차와 수소차의 5대 1의 비율은 정부 전망과 비슷합니다.

국내 1위 모델은 테슬라에 내줬지만…유럽에서 잘 팔리는 현대차, 이유는?

'전기차에 손을 놓지는 않았다'는 현대차그룹의 설명대로 올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생산량은 세계 4위 권입니다. 2위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비중이 높습니다. 국내 전기차 시장 1위 차종은 테슬라에 내줬지만, 특히 유럽에서 많이 팔았습니다.

그 배경에는 올해부터 대폭 강화된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가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판매 차량 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기존의 1㎞당 130g에서 올해부터 95g으로 바꿨습니다. 3년 뒤에는 62g까지 줄여야 합니다. 평균 배출량을 줄이려면 내연기관 차량 판매 비중은 낮추고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만약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거액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지난해 9월 국내 신용평가기관이 분석한 현대차 그룹의 벌금 예상액은 8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수출 전략 차종을 전기차로 돌리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업계 전문가 "당분간 승용은 전기차로…화물차와 버스는 수소차"

물론 수소차 역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매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 충전소라는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LPG 차량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사대문 안에는 단 한 곳의 LPG 충전소도 없습니다. 폭발의 위험성이 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수소 충전소도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 설치가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전기차는 느린 충전 시간이 단점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업체들은 30% 충전 상태에서 80%까지의 충전을 10분 이내에 끝내는 기술을 이르면 내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충전 시간이 극단적으로 줄어든다면, 굳이 아파트마다 충전소가 없더라도 지금의 주유소 방문처럼 충전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문제로 꼽혔던 충전 인프라 부족도 해소되는 셈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자동차 부품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자동차회사는 당분간 승용차는 전기로, 화물차와 버스는 수소차로 갈 것"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수소차 기술이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차는 최근 스위스에 처음으로 수소 트럭 10대를 수출했습니다. 트럭이나 버스의 경우에는 전기차로 하게 되면 대형 배터리를 사용하게 돼 비용이 크게 높아집니다.

또, 정해진 경로를 움직이는 트럭과 버스는 주거지에서 멀리 있는 충전소를 사용하더라도 큰 불편이 없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대형 차량 위주로 수소차가 활성화되고, 수소 기술의 발달 여부에 따라서 승용 수소 차량의 비중이 조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그룹이 5년 뒤 전기차를 100만 대 생산한다면, 4차 협력업체까지 1만여 곳에 이르는 부품 공급업체들도 전기차를 위한 부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또, 완성차 공장의 생산 설비도 크게 바뀌게 될 것입니다.

시가 총액이 300조를 넘은 테슬라의 약진과 유럽 규제를 계기로 세계 자동차업계는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 산업계도 변화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