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창] 北, 장마에 대처하는 자세…“곡식 한 포기도 피해 없어야”

입력 2020.07.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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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하순이 되면 북한의 장마가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에 머물던 장마전선이 7월 하순에 들어서면 북한으로 올라갑니다. 올해 북한지역은 서해안과 동해안 중부 이남 지역을 위주로 장맛비가 내리고, 국지성 폭우와 센 바람이 있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주변 나라들에서는 예년에 없이 많은 비가 내려 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하면서 "특히 농업부문에서 최대로 각성하여 장마철 대책을 세우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언론과 대외선전매체는 7월 초부터 장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막는가에 따라 올해 농사의 운명이 좌우된다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상반기 농사 차질...가을 추수까지 고비 많아

북한이 이렇게 일찌감치 장마 피해를 경고하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농사에 이미 차질을 빚었습니다. 중국과의 교역 차질로 인해 농산물의 생산량과 직결되는 비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6월까지 북한의 가뭄이 예년보다 심각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가뭄 지수가 굉장히 높아 농산물의 초기 생육이 좋지 않았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장마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올해 농사를 완전히 망칠 상황이라는 겁니다.

더구나 북한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주민의 이동과 집단 모임을 금지했습니다. 대규모 주민동원이 어렵게 되자 초기 농사 준비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장마로 인해 타격을 받는다면 식량난에 직면하게 되는 겁니다. 가을 추수철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北 낙후된 기상예보시스템..."노후 장비로 정밀예보 어려워"

문제는 북한의 기상예보시스템이 고비를 넘을 수 있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014년 6월 장마철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기상수문국을 직접 방문해 기상예보의 오보를 지적하며 기상관측사업의 현대화, 과학화를 주문했습니다.

이후 북한 기상수문국은 파격적 혜택을 받으며 현대화 과학화에 박차를 가했고 자체 연구개발로 관측 장치는 물론, 휴대전화 보급 증가에 따라 어플리케이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상 전문가들은 북한의 관측 시스템은 슈퍼컴퓨터 등 최첨단 장비로 기상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달리, 30~4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북한에는 전용위성이 없고 레이더나 관련 고가 장비들이 턱없이 부족해 우리의 실정과 비교를 한다고 하면 1980년대나 1990년대 일상적인 예보 정도만 가능했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국지성 호우가 잦은 요즘의 기후 환경에서 노후화된 장비로 정밀한 예보는 더욱 어려울 것이란 분석입니다. 북한 대형 홍수로 농사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대비책뿐 아니라 피해가 일어난 후의 복구 대응체계도 뒤처져 있다는 지적입니다. 여전히 돌격대가 나서 맨손과 맨몸으로 돌을 나르는 등의 수해복구를 하기 때문입니다. 마땅한 장비도 없이 오로지 육체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은 북한 당국이 처해있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북한 당국이 장마를 앞두고 신경이 여느 때보다 곤두서 있는 자세한 이유는 오늘(18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과 유튜브 〈이북리더기〉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31&ref=pMenu#2020.06
https://www.youtube.com/channel/UCkLOF14rzE4O9K6WVP-cCJQ/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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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8 07:03:35
    취재K
7월 하순이 되면 북한의 장마가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에 머물던 장마전선이 7월 하순에 들어서면 북한으로 올라갑니다. 올해 북한지역은 서해안과 동해안 중부 이남 지역을 위주로 장맛비가 내리고, 국지성 폭우와 센 바람이 있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주변 나라들에서는 예년에 없이 많은 비가 내려 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하면서 "특히 농업부문에서 최대로 각성하여 장마철 대책을 세우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언론과 대외선전매체는 7월 초부터 장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막는가에 따라 올해 농사의 운명이 좌우된다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상반기 농사 차질...가을 추수까지 고비 많아

북한이 이렇게 일찌감치 장마 피해를 경고하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농사에 이미 차질을 빚었습니다. 중국과의 교역 차질로 인해 농산물의 생산량과 직결되는 비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6월까지 북한의 가뭄이 예년보다 심각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가뭄 지수가 굉장히 높아 농산물의 초기 생육이 좋지 않았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장마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올해 농사를 완전히 망칠 상황이라는 겁니다.

더구나 북한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주민의 이동과 집단 모임을 금지했습니다. 대규모 주민동원이 어렵게 되자 초기 농사 준비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장마로 인해 타격을 받는다면 식량난에 직면하게 되는 겁니다. 가을 추수철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北 낙후된 기상예보시스템..."노후 장비로 정밀예보 어려워"

문제는 북한의 기상예보시스템이 고비를 넘을 수 있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014년 6월 장마철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기상수문국을 직접 방문해 기상예보의 오보를 지적하며 기상관측사업의 현대화, 과학화를 주문했습니다.

이후 북한 기상수문국은 파격적 혜택을 받으며 현대화 과학화에 박차를 가했고 자체 연구개발로 관측 장치는 물론, 휴대전화 보급 증가에 따라 어플리케이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상 전문가들은 북한의 관측 시스템은 슈퍼컴퓨터 등 최첨단 장비로 기상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달리, 30~4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북한에는 전용위성이 없고 레이더나 관련 고가 장비들이 턱없이 부족해 우리의 실정과 비교를 한다고 하면 1980년대나 1990년대 일상적인 예보 정도만 가능했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국지성 호우가 잦은 요즘의 기후 환경에서 노후화된 장비로 정밀한 예보는 더욱 어려울 것이란 분석입니다. 북한 대형 홍수로 농사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대비책뿐 아니라 피해가 일어난 후의 복구 대응체계도 뒤처져 있다는 지적입니다. 여전히 돌격대가 나서 맨손과 맨몸으로 돌을 나르는 등의 수해복구를 하기 때문입니다. 마땅한 장비도 없이 오로지 육체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은 북한 당국이 처해있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북한 당국이 장마를 앞두고 신경이 여느 때보다 곤두서 있는 자세한 이유는 오늘(18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과 유튜브 〈이북리더기〉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31&ref=pMenu#2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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