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팩’ 훈련 참가 해군 함정서 야식대회를 연 까닭은?

입력 2020.07.18 (08:01) 수정 2020.07.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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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취소설이 돌기도 했던 환태평양 훈련, 림팩(RIM of PACific exercise)이 다음 달 17일부터 31일까지 미국 하와이 근해에서 열립니다. 림팩은 미국 해군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연합훈련으로 1971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국가 간의 해상 교통로 보호와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 능력, 연합전력 상호 운용 능력을 높이는 게 훈련의 목적입니다.

■코로나19가 바꾼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 '림팩'

림팩은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데 올해 27번째 훈련을 앞두고 실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입니다. 20여 개국이 참가하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최대 복병이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해군도 참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었는데 미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지난 4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해상훈련 위주로 훈련을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검토를 이어오다 결국 규모를 예년보다 줄여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해군은 잠수함과 P-3 해상 초계기를 이번엔 보내지 않습니다. 이지스 레이더와 요격미사일을 갖춘 이지스함인 서애류성룡함(7천 600t)과 구축함인 충무공 이순신함(4천400t급), 해상작전헬기(LYNX) 2대, 장병 570여 명으로 림팩 전대를 구성했습니다.

서애 류성룡함서애 류성룡함

■출항 2주전부터 '사전 격리'된 570명의 장병들

우리 해군의 림팩 참가는 1990년 이후 올해로 16번째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 탓에 기존 '매뉴얼'에 없던 준비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바로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고강도 예방대책이었습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진단키트, 방호복 등 방역물자를 확보하고 장병들이 지켜야할 예방수칙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유증상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대응 계획도 세웠습니다.

무엇보다 장병들의 건강상태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해군은 림팩 전대원 570명에 대해 출항 2주 전(7월 4일)부터 함정에서 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장병들로서는 예년보다 2주 일찍 훈련이 시작된 셈인데, 정박한 함정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철저히 위생수칙을 지켜야 했습니다.

■함정에서 벌어진 야식 만들기 대회

'림팩에 참가하기도 전에 장병들의 사기가 떨어지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에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각종 '대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우선 야식 만들기 대회. 간부들이 직접 음식재료를 준비하고 요리한 음식을 장병들이 맛보고 평가하는 건데, 함상에 푸드트럭들이 늘어선 것처럼 '골라 먹는 재미'를 선사했다고 합니다. 음식을 판매한 수익금은 림팩에서 귀국한 후 불우이웃을 돕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림팩 전대는 밝혔습니다.

족구와 피구 등 함상 체육대회도 수시로 열었습니다. 서애 류성룡함 갑판병인 권경호 병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함 내에서 대기해야 했지만, 동료들과 다양한 추억을 만들며 전우애를 다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해군 환태평양훈련(RIMPAC) 전대가 18일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제주민군복합항에서 출항하고 있다해군 환태평양훈련(RIMPAC) 전대가 18일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제주민군복합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긴장 속에서 함정 대비태세를 잘 유지한 덕분에 570명의 장병들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 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오늘(18일) 오전 제주에서 미국 하와이로 출항합니다.

해군은 이번 훈련에서 기동부대 사령관(CTF)을 맡아 다국적 연합전력으로 구성된 함정을 지휘하며 해상공방전, 대잠수함전, 수상전 등에 참가합니다.

하와이를 오가는 약 두 달 동안에도 림팩 전대원들은 사전 격리 기간 '사기진작에 충분한 효과'를 거뒀던 각종 대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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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림팩’ 훈련 참가 해군 함정서 야식대회를 연 까닭은?
    • 입력 2020-07-18 08:01:18
    • 수정2020-07-18 18:37:04
    취재K
올 초 취소설이 돌기도 했던 환태평양 훈련, 림팩(RIM of PACific exercise)이 다음 달 17일부터 31일까지 미국 하와이 근해에서 열립니다. 림팩은 미국 해군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연합훈련으로 1971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국가 간의 해상 교통로 보호와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 능력, 연합전력 상호 운용 능력을 높이는 게 훈련의 목적입니다.

■코로나19가 바꾼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 '림팩'

림팩은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데 올해 27번째 훈련을 앞두고 실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입니다. 20여 개국이 참가하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최대 복병이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해군도 참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었는데 미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지난 4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해상훈련 위주로 훈련을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검토를 이어오다 결국 규모를 예년보다 줄여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해군은 잠수함과 P-3 해상 초계기를 이번엔 보내지 않습니다. 이지스 레이더와 요격미사일을 갖춘 이지스함인 서애류성룡함(7천 600t)과 구축함인 충무공 이순신함(4천400t급), 해상작전헬기(LYNX) 2대, 장병 570여 명으로 림팩 전대를 구성했습니다.

서애 류성룡함
■출항 2주전부터 '사전 격리'된 570명의 장병들

우리 해군의 림팩 참가는 1990년 이후 올해로 16번째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 탓에 기존 '매뉴얼'에 없던 준비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바로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고강도 예방대책이었습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진단키트, 방호복 등 방역물자를 확보하고 장병들이 지켜야할 예방수칙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유증상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대응 계획도 세웠습니다.

무엇보다 장병들의 건강상태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해군은 림팩 전대원 570명에 대해 출항 2주 전(7월 4일)부터 함정에서 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장병들로서는 예년보다 2주 일찍 훈련이 시작된 셈인데, 정박한 함정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철저히 위생수칙을 지켜야 했습니다.

■함정에서 벌어진 야식 만들기 대회

'림팩에 참가하기도 전에 장병들의 사기가 떨어지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에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각종 '대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우선 야식 만들기 대회. 간부들이 직접 음식재료를 준비하고 요리한 음식을 장병들이 맛보고 평가하는 건데, 함상에 푸드트럭들이 늘어선 것처럼 '골라 먹는 재미'를 선사했다고 합니다. 음식을 판매한 수익금은 림팩에서 귀국한 후 불우이웃을 돕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림팩 전대는 밝혔습니다.

족구와 피구 등 함상 체육대회도 수시로 열었습니다. 서애 류성룡함 갑판병인 권경호 병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함 내에서 대기해야 했지만, 동료들과 다양한 추억을 만들며 전우애를 다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해군 환태평양훈련(RIMPAC) 전대가 18일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제주민군복합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긴장 속에서 함정 대비태세를 잘 유지한 덕분에 570명의 장병들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 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오늘(18일) 오전 제주에서 미국 하와이로 출항합니다.

해군은 이번 훈련에서 기동부대 사령관(CTF)을 맡아 다국적 연합전력으로 구성된 함정을 지휘하며 해상공방전, 대잠수함전, 수상전 등에 참가합니다.

하와이를 오가는 약 두 달 동안에도 림팩 전대원들은 사전 격리 기간 '사기진작에 충분한 효과'를 거뒀던 각종 대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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