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장마철 앞둔 북한…수해 예방에 안간힘

입력 2020.07.18 (08:07) 수정 2020.07.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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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3호 태풍 링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만큼 올해는 일찌감치 장마 피해를 경고하고 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장마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북한 한해 농사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 수해방재 실태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범람한 강물과 함께 떠내려오는 차량들.

산사태가 일어나고, 다리 한 가운데도 뚝 끊어졌다.

모두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홍수 피해.

최근 북한 조선중앙TV는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세계를 휩쓴 큰물 피해’ : "중국의 귀주성 여러 지역에서 큰물로 열 명이 사망하고 열네 명이 행방불명 됐으며 이만 천여 명이 긴급소개 됐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장마피해를 예고, 대비를 강조하고 나섰다.

[리성민/기상수문국 부대장 :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장마전선의 이동과 함께 폭우와 많은 비, 센바람 등 각종 재해성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기상수문국도 비상에 걸렸다.

방송 매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분야는 바로 농업이다.

[김성진/농업연구원 소장 : "아시다시피 농업은 자연환경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경제부문으로서 이번에 이 장마철, 이 장마피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여기에 올해 농사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모내기를 마친 지역 농장들도 장마철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

[리상준/도농촌경리위원회 부위원장 : "지금 도안의 모든 협동농장들에서는 당면한 영농작업과 함께 큰물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깐지게(알뜰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장마철 농사 피해 대비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농사에 이미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사안은 중국과의 교역 차질로 인한 비료 확보문제였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올해 북한의 비료 사정은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북한이 자체 비료 생산 시설이 있긴 하지만 비료공장이 제대로 가동이 안 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중국에서 수입을 해야 되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중국 또한 충분한 비료를 확보하고 있지 못합니다. 게다가 드디어 장마철 맞이하게 되는데 물까지 이렇게 휩쓸어버리면 북한으로서는 정말 올해 농사를 완전히 망칠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장마는 적어도 장마는 충실하게 대비해야 되겠다 하는 아마 이런 생각이 있을 겁니다."]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주민의 이동과 집단 모임을 금지한 북한.

대규모 주민동원이 어렵게 되자 초기 농사 준비에 차질이 생겼고, 여기에 국경까지 봉쇄, 봄철 농사에 필요한 비료까지 제대로 수입하지 못하면서 자칫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아직 북한의 본격적인 장마는 시작되지 않은 상황.

가을 추수철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아 보인다.

[윤기한/기상청 부대변인 : "기상학적 특성을 보면 6월 달까지는 평년에 개성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면 40mm 정도로 내리다가 7월 상순부터는 한 100mm가량 두 배 정도 점프를 하고 7월 하순까지는 100mm가 넘어요. 그리고 어떤 때는 8월 초에도 100mm가 넘고 기성 기준으로 할 때. 그런다고 하면 보통 7월 상순부터 해서 8월 상순 정도까지는 북한이 장마철에 들지 않나 이렇게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홍수로 인한 농사 피해는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지난 1995년. 이른바 ‘100년 만의 대홍수’라 불리는 수해였다.

[KBS 뉴스9/1995년 8월 : "북한지역에도 요즘 집중호우가 내려서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방송은 이례적으로 비 피해 상황을 전하면서 이재민들에 대한 물자지원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68명의 사망자와 5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수해.

당시 북한은 우리 돈 17조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1998년까지 태풍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줄지어 북한 전역을 강타했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이 대기근에 빠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서도 대형 수해는 잇따랐다.

지난 2016년,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지방.

유엔 산하기구들은 당시 수해로 3만 7천여 채의 가옥이 훼손되고 500명 이상의 사망, 실종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선 단 사흘간 300㎜ 강수량을 기록한 태풍 라이언록.

추수를 앞둔 농작물들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크리스 스테인레스/국제 적십자사 대표단/2016년 인터뷰 : "이번 참사는 아마 최악의 시기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타격을 입혔을 것입니다. 수확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농작물에 영향을 미쳤고..."]

현재까지 2016년만큼의 피해는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해마다 대형 홍수로 농사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앙TV/2019년 방송 : "우리나라에서도 6월에 무더기 비로 일부 지역들에서 침수 현상들이 나타났으며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도 농사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매년 장마에 앞서 논둑과 물길들을 정비하고, 배수 설비들도 보수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바로 기상관측이다.

지난 2014년 6월 장마철을 앞두고 기상수문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기상수문국을 직접 방문해 기상예보의 오보를 지적하며 기상관측사업의 현대화, 과학화를 주문했다.

[강철록/기상수문국 부국장 : "우리 지난시기에 일기예보 사업을 정확히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때 2014년 6월9일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께서 우리 기상수문국을 현지지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께서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시어 앞으로 기상수문사업은 전국가적인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거..."]

이후 북한 기상수문국은 파격적 혜택을 받으며 현대화 과학화에 박차를 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추진해 건설된 미래과학자거리에도 첫 정부기관으로 들어섰다.

자체 연구개발로 관측 장치는 물론, 휴대전화 보급 증가에 따라 어플리케이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북한의 기상수문국.

예보의 정확성도 높아졌다고 자부한다.

[강철준/기상수문국 실장 : "예보는 예보 기간에 따라서 초단기예보, 단기예보, 중기예보, 장기예보로 갈라볼 수 있습니다. 지금 단기예보의 예보 맞춤률은 90% 이상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관측 시스템이나 예보에 대한 우리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우선 슈퍼컴퓨터 등 최첨단 장비로 기상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달리, 북한의 기상예보 시스템은 30~4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윤기한/기상청 부대변인 : "예를 들어서 기상청에서 우리가 인공위성을 기상위성을 따로 가지고 있다든지 슈퍼컴을 가지고 있다든지 레이더를 가지고 있다든지 굉장히 그게 고가의 장비들에 해당되는데 북한에서는 전용 위성이 없고 또 레이더나 이런 것들이 취약하다고 볼 때 우리의 실정과 비교를 한다고 하면 1980년대나 1990년대 일상적인 예보 정도만 가능했던 예보적 수준이지 않나 이렇게 조심스럽게 판단을 합니다."]

특히나 국지성 호우가 잦은 요즘의 기후 환경에서 노후화된 장비로 정밀한 예보는 더욱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윤기한/기상청 부대변인 : "일상적으로 내일은 비가 온다 어느 정도 온다 이 정도는 수준이 될 수 있어도 내일 어느 지역에 몇 미리가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그 이외 지역은 얼마 온다 구체적으로 하기는 어렵지 않나. 집중호우가 갑자기 많이 올 때 이런 것은 굉장히 맞추기가 어렵지 않았었습니까? 북한도 집중호우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1~2시간 안에 아니면 밤사이에 발달하는 그런 집중호우에는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판단합니다."]

여기에 대비책뿐 아니라 피해가 일어난 후의 복구 대응 체계도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함북피해 직후 돌격대원들이 수해 복구에 나섰다.

[김철이/자강도련대 대대장/2016년 인터뷰 : "우리는 이제 방금 다리복구건설을 위한 물길돌리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 작업을 시작할 때는 강폭이 넓고 물결이 세서 이 과제를 제시간 내 끝내는지 걱정스러웠는데 정말이지 결심하면 못해낼 일이 없습니다."]

결심만 있으면 못해 낼 일이 없다는 돌격대원.

그러나 마땅한 장비도 없이 오로지 육체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은 북한 당국이 처해있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기계장비 없이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복구를 위한 고충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문제는 물이 만일에 침수가 되고 그러면 퍼내야 되잖아요. 그러려면 양수기가 있어야 되는데 북한이 가지고 있는 양수기라고 하는 게 한계가 있습니다. 충분한 이동식 양수기가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고 그래서 물론 사전에 미리 수리도 하고 다 대비를 한다고는 합니다마는 그게 아마 여의치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물이 일단 어느 양 이상으로 일시에 큰비가 와버리면 어떻게 알긴 알지만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조선중앙TV : "올해 당이 제시한 알곡생산 목표를 점령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것은 큰물로부터 토지와 농작물을 어떻게 보호하는가에 크게 달려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해 보다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올해 장마가 북한당국에겐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인 만큼 당분간 대대적인 대비책 촉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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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장마철 앞둔 북한…수해 예방에 안간힘
    • 입력 2020-07-18 08:37:57
    • 수정2020-07-18 16: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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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3호 태풍 링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만큼 올해는 일찌감치 장마 피해를 경고하고 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장마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북한 한해 농사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 수해방재 실태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범람한 강물과 함께 떠내려오는 차량들.

산사태가 일어나고, 다리 한 가운데도 뚝 끊어졌다.

모두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홍수 피해.

최근 북한 조선중앙TV는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세계를 휩쓴 큰물 피해’ : "중국의 귀주성 여러 지역에서 큰물로 열 명이 사망하고 열네 명이 행방불명 됐으며 이만 천여 명이 긴급소개 됐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장마피해를 예고, 대비를 강조하고 나섰다.

[리성민/기상수문국 부대장 :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장마전선의 이동과 함께 폭우와 많은 비, 센바람 등 각종 재해성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기상수문국도 비상에 걸렸다.

방송 매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분야는 바로 농업이다.

[김성진/농업연구원 소장 : "아시다시피 농업은 자연환경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경제부문으로서 이번에 이 장마철, 이 장마피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여기에 올해 농사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모내기를 마친 지역 농장들도 장마철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

[리상준/도농촌경리위원회 부위원장 : "지금 도안의 모든 협동농장들에서는 당면한 영농작업과 함께 큰물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깐지게(알뜰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장마철 농사 피해 대비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농사에 이미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사안은 중국과의 교역 차질로 인한 비료 확보문제였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올해 북한의 비료 사정은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북한이 자체 비료 생산 시설이 있긴 하지만 비료공장이 제대로 가동이 안 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중국에서 수입을 해야 되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중국 또한 충분한 비료를 확보하고 있지 못합니다. 게다가 드디어 장마철 맞이하게 되는데 물까지 이렇게 휩쓸어버리면 북한으로서는 정말 올해 농사를 완전히 망칠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장마는 적어도 장마는 충실하게 대비해야 되겠다 하는 아마 이런 생각이 있을 겁니다."]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주민의 이동과 집단 모임을 금지한 북한.

대규모 주민동원이 어렵게 되자 초기 농사 준비에 차질이 생겼고, 여기에 국경까지 봉쇄, 봄철 농사에 필요한 비료까지 제대로 수입하지 못하면서 자칫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아직 북한의 본격적인 장마는 시작되지 않은 상황.

가을 추수철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아 보인다.

[윤기한/기상청 부대변인 : "기상학적 특성을 보면 6월 달까지는 평년에 개성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면 40mm 정도로 내리다가 7월 상순부터는 한 100mm가량 두 배 정도 점프를 하고 7월 하순까지는 100mm가 넘어요. 그리고 어떤 때는 8월 초에도 100mm가 넘고 기성 기준으로 할 때. 그런다고 하면 보통 7월 상순부터 해서 8월 상순 정도까지는 북한이 장마철에 들지 않나 이렇게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홍수로 인한 농사 피해는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지난 1995년. 이른바 ‘100년 만의 대홍수’라 불리는 수해였다.

[KBS 뉴스9/1995년 8월 : "북한지역에도 요즘 집중호우가 내려서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방송은 이례적으로 비 피해 상황을 전하면서 이재민들에 대한 물자지원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68명의 사망자와 5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수해.

당시 북한은 우리 돈 17조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1998년까지 태풍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줄지어 북한 전역을 강타했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이 대기근에 빠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서도 대형 수해는 잇따랐다.

지난 2016년,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지방.

유엔 산하기구들은 당시 수해로 3만 7천여 채의 가옥이 훼손되고 500명 이상의 사망, 실종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선 단 사흘간 300㎜ 강수량을 기록한 태풍 라이언록.

추수를 앞둔 농작물들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크리스 스테인레스/국제 적십자사 대표단/2016년 인터뷰 : "이번 참사는 아마 최악의 시기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타격을 입혔을 것입니다. 수확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농작물에 영향을 미쳤고..."]

현재까지 2016년만큼의 피해는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해마다 대형 홍수로 농사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앙TV/2019년 방송 : "우리나라에서도 6월에 무더기 비로 일부 지역들에서 침수 현상들이 나타났으며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도 농사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매년 장마에 앞서 논둑과 물길들을 정비하고, 배수 설비들도 보수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바로 기상관측이다.

지난 2014년 6월 장마철을 앞두고 기상수문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기상수문국을 직접 방문해 기상예보의 오보를 지적하며 기상관측사업의 현대화, 과학화를 주문했다.

[강철록/기상수문국 부국장 : "우리 지난시기에 일기예보 사업을 정확히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때 2014년 6월9일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께서 우리 기상수문국을 현지지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께서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시어 앞으로 기상수문사업은 전국가적인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거..."]

이후 북한 기상수문국은 파격적 혜택을 받으며 현대화 과학화에 박차를 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추진해 건설된 미래과학자거리에도 첫 정부기관으로 들어섰다.

자체 연구개발로 관측 장치는 물론, 휴대전화 보급 증가에 따라 어플리케이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북한의 기상수문국.

예보의 정확성도 높아졌다고 자부한다.

[강철준/기상수문국 실장 : "예보는 예보 기간에 따라서 초단기예보, 단기예보, 중기예보, 장기예보로 갈라볼 수 있습니다. 지금 단기예보의 예보 맞춤률은 90% 이상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관측 시스템이나 예보에 대한 우리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우선 슈퍼컴퓨터 등 최첨단 장비로 기상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달리, 북한의 기상예보 시스템은 30~4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윤기한/기상청 부대변인 : "예를 들어서 기상청에서 우리가 인공위성을 기상위성을 따로 가지고 있다든지 슈퍼컴을 가지고 있다든지 레이더를 가지고 있다든지 굉장히 그게 고가의 장비들에 해당되는데 북한에서는 전용 위성이 없고 또 레이더나 이런 것들이 취약하다고 볼 때 우리의 실정과 비교를 한다고 하면 1980년대나 1990년대 일상적인 예보 정도만 가능했던 예보적 수준이지 않나 이렇게 조심스럽게 판단을 합니다."]

특히나 국지성 호우가 잦은 요즘의 기후 환경에서 노후화된 장비로 정밀한 예보는 더욱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윤기한/기상청 부대변인 : "일상적으로 내일은 비가 온다 어느 정도 온다 이 정도는 수준이 될 수 있어도 내일 어느 지역에 몇 미리가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그 이외 지역은 얼마 온다 구체적으로 하기는 어렵지 않나. 집중호우가 갑자기 많이 올 때 이런 것은 굉장히 맞추기가 어렵지 않았었습니까? 북한도 집중호우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1~2시간 안에 아니면 밤사이에 발달하는 그런 집중호우에는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판단합니다."]

여기에 대비책뿐 아니라 피해가 일어난 후의 복구 대응 체계도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함북피해 직후 돌격대원들이 수해 복구에 나섰다.

[김철이/자강도련대 대대장/2016년 인터뷰 : "우리는 이제 방금 다리복구건설을 위한 물길돌리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 작업을 시작할 때는 강폭이 넓고 물결이 세서 이 과제를 제시간 내 끝내는지 걱정스러웠는데 정말이지 결심하면 못해낼 일이 없습니다."]

결심만 있으면 못해 낼 일이 없다는 돌격대원.

그러나 마땅한 장비도 없이 오로지 육체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은 북한 당국이 처해있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기계장비 없이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복구를 위한 고충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문제는 물이 만일에 침수가 되고 그러면 퍼내야 되잖아요. 그러려면 양수기가 있어야 되는데 북한이 가지고 있는 양수기라고 하는 게 한계가 있습니다. 충분한 이동식 양수기가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고 그래서 물론 사전에 미리 수리도 하고 다 대비를 한다고는 합니다마는 그게 아마 여의치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물이 일단 어느 양 이상으로 일시에 큰비가 와버리면 어떻게 알긴 알지만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조선중앙TV : "올해 당이 제시한 알곡생산 목표를 점령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것은 큰물로부터 토지와 농작물을 어떻게 보호하는가에 크게 달려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해 보다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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