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환자 살리는 ‘자동심장충격기’…관리는 엉망

입력 2020.07.19 (21:27) 수정 2020.07.1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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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 역사 등 공공장소와 선박 등에는 응급 상황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가 비치돼 있죠.

그런데 관리는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의무적으로 설치만 한다고 응급 환자를 살릴 수 있을까요?

김아르내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도시철도 역사.

심정지 환자가 생기면 바로 사용하도록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6배나 높일 수 있습니다.

심장충격기를 열어보니 환자 가슴에 붙이는 패치의 사용기한이 두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5월 중순쯤 유효기간인데 예산문제나 이런 것으로 지체된 모양입니다. 간과한 거죠. 사실. 간과했다고 봐야겠죠."]

다른 역사도 찾아가 봤습니다.

지하철 역무실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입니다.

가슴 패치의 사용기한이 반년이 넘도록 아직 부품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심장충격기로는 위급한 환자를 살릴 수 없습니다.

[권성택/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구급과 : "패치 같은 경우에는 사용 기간이 지나게 되면 젤이 굳는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부산과 제주를 오가며 조업하는 선박입니다.

20톤급 이상이라 자동심장충격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했지만, 최근 3년 동안 한 번도 장비 점검을 받지 않았습니다.

[김경균/대형선망어선 관계자 : "안전교육을 받으면서 담당 직원을 사무실 담당 직원, 현장 담당 직원 저희가 등록을 했거든요. 근데 그 직원들한테 연락해도 연락 온 게 없고…."]

선박의 자동심장충격기 점검은 보건소 담당자들이 맡고 있습니다.

1명이 많게는 700척을 관리해야 합니다.

[정진우/동아대병원 응급의료센터장 : "심장충격기 보급뿐만 아니고 관리자와 이것을 사용할 가능성이 많은 사용자 그룹을 특정화해서 집중적인 교육 훈련이 필요하고요."]

전국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는 4만여 대. 당장 쓸 수 없는 충격기가 많지만 그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전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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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 환자 살리는 ‘자동심장충격기’…관리는 엉망
    • 입력 2020-07-19 21:27:35
    • 수정2020-07-19 21:32:22
    뉴스 9
[앵커]

지하철 역사 등 공공장소와 선박 등에는 응급 상황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가 비치돼 있죠.

그런데 관리는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의무적으로 설치만 한다고 응급 환자를 살릴 수 있을까요?

김아르내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도시철도 역사.

심정지 환자가 생기면 바로 사용하도록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6배나 높일 수 있습니다.

심장충격기를 열어보니 환자 가슴에 붙이는 패치의 사용기한이 두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5월 중순쯤 유효기간인데 예산문제나 이런 것으로 지체된 모양입니다. 간과한 거죠. 사실. 간과했다고 봐야겠죠."]

다른 역사도 찾아가 봤습니다.

지하철 역무실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입니다.

가슴 패치의 사용기한이 반년이 넘도록 아직 부품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심장충격기로는 위급한 환자를 살릴 수 없습니다.

[권성택/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구급과 : "패치 같은 경우에는 사용 기간이 지나게 되면 젤이 굳는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부산과 제주를 오가며 조업하는 선박입니다.

20톤급 이상이라 자동심장충격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했지만, 최근 3년 동안 한 번도 장비 점검을 받지 않았습니다.

[김경균/대형선망어선 관계자 : "안전교육을 받으면서 담당 직원을 사무실 담당 직원, 현장 담당 직원 저희가 등록을 했거든요. 근데 그 직원들한테 연락해도 연락 온 게 없고…."]

선박의 자동심장충격기 점검은 보건소 담당자들이 맡고 있습니다.

1명이 많게는 700척을 관리해야 합니다.

[정진우/동아대병원 응급의료센터장 : "심장충격기 보급뿐만 아니고 관리자와 이것을 사용할 가능성이 많은 사용자 그룹을 특정화해서 집중적인 교육 훈련이 필요하고요."]

전국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는 4만여 대. 당장 쓸 수 없는 충격기가 많지만 그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전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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