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원유 대금 안 갚으면 국제 소송할 것”

입력 2020.07.20 (06:23) 수정 2020.07.2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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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란이 한국에 대해 원유 수출 대금을 상환하라며 국제 소송까지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이 원유 수출 대금은 미국의 이란 제재 때문에 한국 시중은행에 묶여있는 상황인데, 이란은 한국이 미국의 제재를 따르지 말 것을 주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어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최근 한국 시중은행 계좌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도록 지시했다는 겁니다.

무사비 대변인은 조만간 주이란 한국 대사를 초치하고, 그래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국제 법정에 채무 이행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이 상환을 요구하는 대금은 한국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개설된 이란 계좌에 묶여 있는 70억 달러, 약 8조 원입니다.

한국은 지난 2010년부터 이란산 초경질유 등을 수입하면서 그 대금을 두 계좌에 입금했고, 이란은 이 돈을 이용해 한국의 물품을 수입했습니다.

미국이 이란과의 달러 거래를 금지했기 때문에 택한 거래 방식인데, 당시 미국도 이를 승인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두 계좌가 동결됐습니다.

이에 대해 이란은 한국이 불법적인 제재를 따르고 있다며, 한미 관계를 주종 관계로까지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이런 압박은 원유 수출 중단에 이어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며 경제가 극도로 어려워진 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5월부터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인도적 거래 형식으로, 동결된 계좌의 대금을 이용해 이란에 의약품을 보내고 있지만 거래 액수는 수십만 달러 규모로 제한된 상황입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박석홉니다.

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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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한국, 원유 대금 안 갚으면 국제 소송할 것”
    • 입력 2020-07-20 06:28:44
    • 수정2020-07-20 07: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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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란이 한국에 대해 원유 수출 대금을 상환하라며 국제 소송까지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이 원유 수출 대금은 미국의 이란 제재 때문에 한국 시중은행에 묶여있는 상황인데, 이란은 한국이 미국의 제재를 따르지 말 것을 주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어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최근 한국 시중은행 계좌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도록 지시했다는 겁니다.

무사비 대변인은 조만간 주이란 한국 대사를 초치하고, 그래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국제 법정에 채무 이행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이 상환을 요구하는 대금은 한국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개설된 이란 계좌에 묶여 있는 70억 달러, 약 8조 원입니다.

한국은 지난 2010년부터 이란산 초경질유 등을 수입하면서 그 대금을 두 계좌에 입금했고, 이란은 이 돈을 이용해 한국의 물품을 수입했습니다.

미국이 이란과의 달러 거래를 금지했기 때문에 택한 거래 방식인데, 당시 미국도 이를 승인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두 계좌가 동결됐습니다.

이에 대해 이란은 한국이 불법적인 제재를 따르고 있다며, 한미 관계를 주종 관계로까지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이런 압박은 원유 수출 중단에 이어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며 경제가 극도로 어려워진 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5월부터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인도적 거래 형식으로, 동결된 계좌의 대금을 이용해 이란에 의약품을 보내고 있지만 거래 액수는 수십만 달러 규모로 제한된 상황입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박석홉니다.

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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