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의 대북구상 우선순위…먹는 것, 아픈 것, 죽기전에 보고 싶은 것

입력 2020.07.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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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후보자는 앞서 지난 3일 통일부 장관 내정 직후 "평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지명 절차에 응했다"며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가 밝힌 '노둣돌'은 어떤 그림일까요? 청문회에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서면 질의에 이 후보자가 보낸 답변을 통해 이 후보자의 대북 구상을 '미리 보기' 해봤습니다.

■ 이것만큼은 한미 협의 아닌 우리 스스로 판단해야

이인영 후보자는 서면 답변을 통해 '노둣돌'의 지향점을 밝혔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 냉랭해진 남북관계가 대화를 복원하는 과정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것
△ 인도적 교류와 협력을 지체 없이 재개하는 것
△ 남과 북이 약속하고 합의했던 것들을 실천해 나가는 것

보다 구체적으로는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인도 협력 분야를 언급했습니다.

한미 동맹, 한미 공조도 중요하지만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할 일과 대한민국 정부가 스스로 할 일을 구분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의 문제는 통일부 스스로 판단해서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떠한 정치적, 안보적 계산도 없어야 한다는 게 이 후보자의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점차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 개별 방문과 같은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로 확장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먹는 것: 식량 지원

그렇다면 이 후보자가 말한 '먹는 것', 그리고 '아픈 것'의 구체적인 그림은 무엇일까요? 이인영 후보자는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식량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먼저 언급했습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인해 생필품을 포함한 북·중 교역이 크게 감소했고, 최근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 평가에 따르면 북한 주민 영양 상태가 예년보다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협력이 필요하다면 적기에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 남북협력기금에 20만 톤의 쌀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도 편성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나아가, 인도적 협력과 함께 약품, 식량 등 인도적 물자에 대한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과 같은 상호 호혜적인 방식도 병행하는 방안, 비료와 종자 등 농업 협력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도 제안했습니다.

■ 아픈 것: 보건의료 협력

보건의료 협력 문제에서도 적극적입니다. 이 후보자는 "질병·재해·재난에는 국경이 없다"며 "기존의 '일회적 지원'을 넘어서 '남북 협력을 통한 공동 대응'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관심을 두고 있는 평양종합병원 등 병원시설과 의료인력 문제에 대한 협력과 개성 또는 비무장지대(DMZ)에 '남북생명보건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또, 코로나19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구제역, 말라리아 등 질병에 남북이 공동대응하기 위해서 2018년에 남북이 합의한 감염병 정보교환, 대응 체계 구축, 진단과 예방 치료 등에서의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특히 "지난해 타미플루 같은 사태가 다시는 재연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초 우리 정부의 타미플루 대북 지원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한미 간 협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이산가족 상봉

"헤어진 가족을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은 인도적 차원을 넘어서는 '천륜'의 문제"라는 게 후보자의 인식입니다.

이 후보자는 이산가족 교류야말로 정치적 고려 없이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 '이산가족 상봉 20주년'을 맞아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수 있도록 북한과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상황에 따른 대안도 내놨습니다. 기존처럼 금강산에서 대규모 상봉을 하는 게 어렵다면 판문점에서 열 가족씩 소규모라도 나눠서 만나자는 것입니다. 또, 즉시 추진 가능한 화상 상봉이나 영상 편지 교환 등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개별 방문을 통해 북한의 고향을 방문할 길을 열어나가겠다는 게 이 후보자의 약속입니다.


■ "대화 위해서라면 한미연합훈련도 관리 대상"

이처럼 인도적 협력과 관련한 문제는 한미 간 논의가 아니라 스스로 추진할 문제라고 보고 있는 이 후보자,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은 한반도 긴장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방향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조정해서라도 실시해야 하는 자체 수요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입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세계 각국 분쟁 지역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현실적 제약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훈련의 축소 또는 연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셈입니다.

이인영 후보자가 언급했던 '노둣돌', 그 구상이 조금씩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 역사를 볼 때 최악인 것 같은 상황에서도 반드시 다음 기회는 온다"며, 현 교착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의지를 현실로 옮길 방안, 오는 23일로 예정된 청문회에서 검증대에 오릅니다.

(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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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0 13: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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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후보자는 앞서 지난 3일 통일부 장관 내정 직후 "평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지명 절차에 응했다"며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가 밝힌 '노둣돌'은 어떤 그림일까요? 청문회에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서면 질의에 이 후보자가 보낸 답변을 통해 이 후보자의 대북 구상을 '미리 보기' 해봤습니다.

■ 이것만큼은 한미 협의 아닌 우리 스스로 판단해야

이인영 후보자는 서면 답변을 통해 '노둣돌'의 지향점을 밝혔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 냉랭해진 남북관계가 대화를 복원하는 과정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것
△ 인도적 교류와 협력을 지체 없이 재개하는 것
△ 남과 북이 약속하고 합의했던 것들을 실천해 나가는 것

보다 구체적으로는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인도 협력 분야를 언급했습니다.

한미 동맹, 한미 공조도 중요하지만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할 일과 대한민국 정부가 스스로 할 일을 구분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의 문제는 통일부 스스로 판단해서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떠한 정치적, 안보적 계산도 없어야 한다는 게 이 후보자의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점차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 개별 방문과 같은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로 확장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먹는 것: 식량 지원

그렇다면 이 후보자가 말한 '먹는 것', 그리고 '아픈 것'의 구체적인 그림은 무엇일까요? 이인영 후보자는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식량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먼저 언급했습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인해 생필품을 포함한 북·중 교역이 크게 감소했고, 최근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 평가에 따르면 북한 주민 영양 상태가 예년보다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협력이 필요하다면 적기에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 남북협력기금에 20만 톤의 쌀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도 편성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나아가, 인도적 협력과 함께 약품, 식량 등 인도적 물자에 대한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과 같은 상호 호혜적인 방식도 병행하는 방안, 비료와 종자 등 농업 협력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도 제안했습니다.

■ 아픈 것: 보건의료 협력

보건의료 협력 문제에서도 적극적입니다. 이 후보자는 "질병·재해·재난에는 국경이 없다"며 "기존의 '일회적 지원'을 넘어서 '남북 협력을 통한 공동 대응'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관심을 두고 있는 평양종합병원 등 병원시설과 의료인력 문제에 대한 협력과 개성 또는 비무장지대(DMZ)에 '남북생명보건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또, 코로나19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구제역, 말라리아 등 질병에 남북이 공동대응하기 위해서 2018년에 남북이 합의한 감염병 정보교환, 대응 체계 구축, 진단과 예방 치료 등에서의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특히 "지난해 타미플루 같은 사태가 다시는 재연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초 우리 정부의 타미플루 대북 지원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한미 간 협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이산가족 상봉

"헤어진 가족을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은 인도적 차원을 넘어서는 '천륜'의 문제"라는 게 후보자의 인식입니다.

이 후보자는 이산가족 교류야말로 정치적 고려 없이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 '이산가족 상봉 20주년'을 맞아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수 있도록 북한과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상황에 따른 대안도 내놨습니다. 기존처럼 금강산에서 대규모 상봉을 하는 게 어렵다면 판문점에서 열 가족씩 소규모라도 나눠서 만나자는 것입니다. 또, 즉시 추진 가능한 화상 상봉이나 영상 편지 교환 등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개별 방문을 통해 북한의 고향을 방문할 길을 열어나가겠다는 게 이 후보자의 약속입니다.


■ "대화 위해서라면 한미연합훈련도 관리 대상"

이처럼 인도적 협력과 관련한 문제는 한미 간 논의가 아니라 스스로 추진할 문제라고 보고 있는 이 후보자,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은 한반도 긴장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방향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조정해서라도 실시해야 하는 자체 수요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입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세계 각국 분쟁 지역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현실적 제약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훈련의 축소 또는 연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셈입니다.

이인영 후보자가 언급했던 '노둣돌', 그 구상이 조금씩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 역사를 볼 때 최악인 것 같은 상황에서도 반드시 다음 기회는 온다"며, 현 교착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의지를 현실로 옮길 방안, 오는 23일로 예정된 청문회에서 검증대에 오릅니다.

(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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