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제2공항 위한 도시우회도로?

입력 2020.07.20 (22:11) 수정 2020.07.2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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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도가 수십 년 전 계획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탐사K는 찬반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의 이면을 들여다봅니다. 

오늘은 도시우회도로가 왜 6차선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탐사K 김가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도심을 관통하는 일주동로. 

일부 주민들은 서귀포 1호 광장을 중심으로 자주 교통정체를 빚는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제시한 대안은 1965년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롭니다.

일주동로에서 갈라져 나와 도심을 관통한 뒤 다시 일주동로로 이어지는 4.2km로, 제주도는 우선 1.5km 구간에 사업비 445억 원을 들여 왕복 6차로를 만들 계획입니다. 

그런데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만큼 6차로 필요성에 대해선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다, 도로개설 찬성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공감하지 않는 분위깁니다.

[강상수/서홍동 주민자치위원장 : "서귀포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인구유입이 포화적으로 갑자기 늘어나는 시는 아닙니다. 그래서 그 정도(4차선)만 해도 교통 소통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탐사 K팀은 2017년 서귀포시에서 의뢰한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서귀포시가 도시우회도로 구간 일부에 지하차도를 반영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하며 자체 의뢰한 용역 결과물입니다.

용역진은 보고서를 통해 장래 교통량이 만 7천 대로 추정돼 지하차도를 만들 경우 비용대비 편익이 0.49에 그쳐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냈습니다.

대신 용역진은 지하차도 없는 4차로 안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비용대비 편익은 1에 못 미쳤지만, 공공재의 성격에서는 상당 수준의 효과를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 제2공항이 등장합니다. 

2공항 건설이 사업의 경제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목과 함께, 사업부서가 제2공항을 감안할 때 우회도로 개설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합니다.

결국 용역진은 경제성만을 고려했을 땐 4차로가 최적 대안으로 판단하지만, 제주 제2공항 사업과 연계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요구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6차로 추진 배경에 제2공항이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에 제주도는 2015년 제2공항 입지가 결정됐고, 6차로 도로가 계획된 건 수십 년 전 일이라며 선을 긋습니다.

[부남기/제주도 건설과장 : "2015년 기준으로 하면 40년 전에 74년도에 이미 35미터로 결정고시가 돼서 6차선을 추진하는 거지, 어떤 제2공항의 영향 때문에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에 추진하는 1.5km 구간은 제2공항 입지가 발표된 이듬해 투자 심사를 받아 추진됐고, 입지 발표를 전후해 바뀐 제주도의 도로 계획도 2공항 연계 의혹에 무게를 싣습니다.

2014년 발표한 도시교통정비 중기계획 때까지는 계획구상 단계로 표현했지만, 불과 3년 뒤 발표한 도시기본계획에서는 조기 개설이 필요하다고 밝힌 겁니다.

2018년 발표된 구 국도 도로건설 관리계획에도 도시우회도로가 포함됐습니다.  

결국 장기간 묻혀있던 도시우회도로 사업이 제2공항 계획이 나온 이후 6차로 사업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이영웅/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주민숙원사업이라기보다는 제주도가 제2공항과 연계한 도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이 도시우회도로 건설을 강행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55년 만에 추진되는 도시우회도로 사업의 제2공항 연계의혹.  

도로개설 찬반 논란 이전에 추진 배경의 투명한 공개와 보다 꼼꼼한 타당성 검증이 요구됩니다. 

탐사 K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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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0 22:11:43
    • 수정2020-07-20 22:15:04
    뉴스9(제주)
[앵커] 제주도가 수십 년 전 계획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탐사K는 찬반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의 이면을 들여다봅니다.  오늘은 도시우회도로가 왜 6차선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탐사K 김가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도심을 관통하는 일주동로.  일부 주민들은 서귀포 1호 광장을 중심으로 자주 교통정체를 빚는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제시한 대안은 1965년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롭니다. 일주동로에서 갈라져 나와 도심을 관통한 뒤 다시 일주동로로 이어지는 4.2km로, 제주도는 우선 1.5km 구간에 사업비 445억 원을 들여 왕복 6차로를 만들 계획입니다.  그런데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만큼 6차로 필요성에 대해선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다, 도로개설 찬성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공감하지 않는 분위깁니다. [강상수/서홍동 주민자치위원장 : "서귀포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인구유입이 포화적으로 갑자기 늘어나는 시는 아닙니다. 그래서 그 정도(4차선)만 해도 교통 소통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탐사 K팀은 2017년 서귀포시에서 의뢰한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서귀포시가 도시우회도로 구간 일부에 지하차도를 반영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하며 자체 의뢰한 용역 결과물입니다. 용역진은 보고서를 통해 장래 교통량이 만 7천 대로 추정돼 지하차도를 만들 경우 비용대비 편익이 0.49에 그쳐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냈습니다. 대신 용역진은 지하차도 없는 4차로 안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비용대비 편익은 1에 못 미쳤지만, 공공재의 성격에서는 상당 수준의 효과를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 제2공항이 등장합니다.  2공항 건설이 사업의 경제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목과 함께, 사업부서가 제2공항을 감안할 때 우회도로 개설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합니다. 결국 용역진은 경제성만을 고려했을 땐 4차로가 최적 대안으로 판단하지만, 제주 제2공항 사업과 연계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요구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6차로 추진 배경에 제2공항이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에 제주도는 2015년 제2공항 입지가 결정됐고, 6차로 도로가 계획된 건 수십 년 전 일이라며 선을 긋습니다. [부남기/제주도 건설과장 : "2015년 기준으로 하면 40년 전에 74년도에 이미 35미터로 결정고시가 돼서 6차선을 추진하는 거지, 어떤 제2공항의 영향 때문에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에 추진하는 1.5km 구간은 제2공항 입지가 발표된 이듬해 투자 심사를 받아 추진됐고, 입지 발표를 전후해 바뀐 제주도의 도로 계획도 2공항 연계 의혹에 무게를 싣습니다. 2014년 발표한 도시교통정비 중기계획 때까지는 계획구상 단계로 표현했지만, 불과 3년 뒤 발표한 도시기본계획에서는 조기 개설이 필요하다고 밝힌 겁니다. 2018년 발표된 구 국도 도로건설 관리계획에도 도시우회도로가 포함됐습니다.   결국 장기간 묻혀있던 도시우회도로 사업이 제2공항 계획이 나온 이후 6차로 사업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이영웅/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주민숙원사업이라기보다는 제주도가 제2공항과 연계한 도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이 도시우회도로 건설을 강행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55년 만에 추진되는 도시우회도로 사업의 제2공항 연계의혹.   도로개설 찬반 논란 이전에 추진 배경의 투명한 공개와 보다 꼼꼼한 타당성 검증이 요구됩니다.  탐사 K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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