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고위 공무원 줄줄이 재취업…유착 의혹

입력 2020.07.21 (08:51) 수정 2020.07.2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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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횡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전주시 위탁 청소 업체 소식,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청소 업무를 총괄하던 퇴직 고위 공무원들이 해당 업체와 업체의 실질적인 대표가 운영하는 인터넷 언론사에 재취업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안승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주시 위탁 청소 업체의 인건비 지급 내역입니다.

간접 인건비 항목의 제일 첫 줄에 이름을 올린 정 모 씨.

알고 보니 청소 용역 업체를 선정하고 관리 감독하는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을 지낸 인물이었습니다.

정 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2천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사장으로 일하며 월급을 받아갔습니다.

미화원들은 올해 초 업체와 노조의 갈등이 깊어지고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정 씨가 회사를 떠났다고 말합니다.

[○○업체 미화원/음성 변조 : "후배잖아요 공무원들이. 시와 유착 관계 때문에 데려다 놓고, 문제 있으면 해결하는 그런 사람이었고. 사장실에 있으면서 특별히 한 일은 없었어요."]

현장에서 미화 업무를 하지 않아 용역비에서 지급해서는 안 되지만, 해마다 3천만 가량을 급여로 받아 갔습니다. 

[김인수/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직실장 : "다른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일이고요. 원래 일반 관리비로 지급돼야 할 돈을 간접 노무비로 충당하고, 관리비는 사주의 쌈짓돈이 되는…."]

업체 대표의 남편이자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해 온 육 모 씨가 운영하는 한 인터넷 언론. 

지난 2천17년 이 모 씨를 사장으로 앉혔는데, 알고 보니 이 인물, 정 씨와 마찬가지로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을 거쳐, 전라북도 자치안전국장을 지낸 뒤 퇴직한 고위 공무원입니다.

공교롭게도 시 청소 용역 업무의 최종 관리자들이 이 업체와 대표 일가 회사에 잇따라 취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착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업체가 지난 2천8년부터 12년 넘게 특정 구역의 청소 용역을 독점해 온 배경에 퇴직 공무원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허옥희/전주시의원 : "위법성을 따질 것은 아니다. 부정·부패·비리 의혹을 사는 업종인데, 이런 사람이 거기서 일했을 때 말단 공무원이나 팀장들이 제대로 업무 지시를 할 것이며, 관리 감독 할 수 있겠느냐."]

전주시는 공직자윤리법 상 재취업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퇴직한 고위 공무원들이 업무 연관성이 높은 업체에 재취업하는 걸 방관하고, 민간 위탁 사업의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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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 고위 공무원 줄줄이 재취업…유착 의혹
    • 입력 2020-07-21 08:51:34
    • 수정2020-07-21 09:11:35
    뉴스광장(전주)
[앵커] 횡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전주시 위탁 청소 업체 소식,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청소 업무를 총괄하던 퇴직 고위 공무원들이 해당 업체와 업체의 실질적인 대표가 운영하는 인터넷 언론사에 재취업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안승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주시 위탁 청소 업체의 인건비 지급 내역입니다. 간접 인건비 항목의 제일 첫 줄에 이름을 올린 정 모 씨. 알고 보니 청소 용역 업체를 선정하고 관리 감독하는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을 지낸 인물이었습니다. 정 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2천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사장으로 일하며 월급을 받아갔습니다. 미화원들은 올해 초 업체와 노조의 갈등이 깊어지고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정 씨가 회사를 떠났다고 말합니다. [○○업체 미화원/음성 변조 : "후배잖아요 공무원들이. 시와 유착 관계 때문에 데려다 놓고, 문제 있으면 해결하는 그런 사람이었고. 사장실에 있으면서 특별히 한 일은 없었어요."] 현장에서 미화 업무를 하지 않아 용역비에서 지급해서는 안 되지만, 해마다 3천만 가량을 급여로 받아 갔습니다.  [김인수/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직실장 : "다른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일이고요. 원래 일반 관리비로 지급돼야 할 돈을 간접 노무비로 충당하고, 관리비는 사주의 쌈짓돈이 되는…."] 업체 대표의 남편이자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해 온 육 모 씨가 운영하는 한 인터넷 언론.  지난 2천17년 이 모 씨를 사장으로 앉혔는데, 알고 보니 이 인물, 정 씨와 마찬가지로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을 거쳐, 전라북도 자치안전국장을 지낸 뒤 퇴직한 고위 공무원입니다. 공교롭게도 시 청소 용역 업무의 최종 관리자들이 이 업체와 대표 일가 회사에 잇따라 취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착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업체가 지난 2천8년부터 12년 넘게 특정 구역의 청소 용역을 독점해 온 배경에 퇴직 공무원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허옥희/전주시의원 : "위법성을 따질 것은 아니다. 부정·부패·비리 의혹을 사는 업종인데, 이런 사람이 거기서 일했을 때 말단 공무원이나 팀장들이 제대로 업무 지시를 할 것이며, 관리 감독 할 수 있겠느냐."] 전주시는 공직자윤리법 상 재취업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퇴직한 고위 공무원들이 업무 연관성이 높은 업체에 재취업하는 걸 방관하고, 민간 위탁 사업의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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