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시간]㉞ 정경심 메일함 속 ‘직인.jpg’…직원들도 이런 표창장은 처음?

입력 2020.07.21 (09:02) 수정 2020.07.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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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정경심 '딸 표창장·아들 상장', 대체 뭐가 다르길래?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2번째 공판에는, 동양대 직원 9명이 줄줄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정 교수가 원장으로 있던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일했던 행정직원, 총장 직인과 상장대장 등을 관리했던 총무복지팀 직원 등이었는데요.

하루에 이렇게 많은 증인이 나온 건 처음이었는데, 결국 신문의 초점은 총장 직인이 찍힌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에 맞춰졌습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해 딸의 대학원 입시에 활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들고 있는 대표적인 위조의 증거는 우선 표창장 왼쪽 상단에 있는 '일련번호'입니다. 총장 직인을 받은 상장들엔 '2012-650'과 같은 식으로 연도와 세 자리의 누적번호가 적혀 있는데, 조 씨가 받은 표창장엔 '어학교육원'이라는 발급 부서명이 먼저 적혀 있고 '2012-2-01'과 같이 이중 가지번호가 붙어 통상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또 조 씨 표창장엔 주민등록번호가 뒷자리까지 모두 적혀 있는데, 보통은 생년월일 정도만 기재하는 정도라서 이 역시 이상하다는 게 검찰 주장입니다. '최우수봉사상'이라는 표창장의 이름도 상당히 낯설다고 검찰은 지적했습니다.

여기서 등장한 게 정 교수 아들의 상장입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아들이 받은 동양대 총장 명의 상장을 스캔한 뒤 직인 부분만 오려내, 딸의 표창장에 갖다 붙였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는데요.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아들의 상장 역시 정상적으로 발급된 게 아니라는 점을 함께 강조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정 교수의 또 다른 사건 공소장에는, 정 교수가 아들에게도 동양대 총장 명의의 허위 상장과 수료증,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해줬다고 적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수료식에서 수료증을 받았을 뿐, 정 교수 아들에게 주어진 것과 같은 상장은 발급된 적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영외고에 다니는 조 씨가 경북에 있는 동양대 인근 중·고등학생들이 참가한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석연치 않다는 건데요. 조 씨 외에도 임 모 씨와 옥 모 씨가 비슷한 형식의 상장을 받았는데, 임 씨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다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 "처음 봤다"·"그런 적 없다"…동양대 직원 9인의 증언

그렇다면 잇따라 증인석에 앉은 동양대 직원들의 생각은 어땠을까요? 이런 형식의 표창장이나 상장을 본 적 있는지, 직접 발급해줬거나 누군가 발급해줬다고 들은 적이 있는지 등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증인들은 하나같이 "처음 봤다", "그런 적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누가 봐도 '뭔가 이상하다'는 거죠.

검찰은 어학교육원에 근무했던 행정 직원을 상대로, 정 교수 측이 재판부에 의견서로 제출했듯 분실한 표창장을 재발급해준 기억이 있느냐고도 물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도 "연락받은 적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증인들의 주요 진술을 하나하나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①박00 (총무복지팀 근무)
- 검사: 부서명이 앞에 기재되거나 이중으로 가지번호가 붙는 '어학교육원 제 2012-2-01'과 같은 일련번호 형태는 없죠?
- 증인: 네, 제가 근무할 때 없었습니다.
- 검사: 증인은 이 표창장의 '최우수봉사상'이라는 명칭도 처음 본 거죠?
- 증인: 네, 맞습니다.

②배00 (어학교육원 근무)
- 검사: 2기 프로그램 당시 정 교수 딸 조민 씨를 본 적 있습니까?
- 증인: 없습니다.
- 검사: 조민 씨 표창장(최우수봉사상)을 제작한 사실이 있습니까?
- 증인: 처음 보는 거 같습니다.
- 검사: 그럼 증인이 이미 제작된 조민 씨에 대한 최우수봉사상에 최성해 총장의 직인을 찍어온 사실이 있습니까?
- 증인: 그런 기억 없습니다.

③김00 (어학교육원 근무)
- 검사: 어학교육원에 근무할 당시 최우수봉사상과 같은 상을 외부인에게 준 적이 없고 본 적도 없었다고 진술했죠?
- 증인: 네.
- 검사: 조민 씨 표창장을 분실했으니 재발급해달라고 들어본 적은 없나요?
- 증인: 없습니다. 연락받은 적 없습니다.


④조00 (어학교육원 근무)
- 검사: 대학에서 정 교수 딸과 아들을 만나본 사실이 있습니까?
- 증인: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 검사: 증인이 어학교육원에 근무하던 2013년 6월경 정 교수로부터 조민 씨 동양대 표창장을 분실했는데 재발급해달라는 요청을 듣고 만들거나 관여한 사실이 있습니까?
- 증인: 없습니다.

⑤권00 (총무복지팀 근무)
- 검사: (표창장을 보면) 조민 씨 이름 옆에 주민등록번호가 전부 기재돼있는데 통상 주민등록번호는 기재하지 않고 이름만 기재한다, 예전엔 생년월일까진 기재한 적도 있었는데 총장님 표창장에 주민등록번호를 전부 기재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 맞습니까?
- 증인: 네.
- 검사: 증인이 총무복지팀에 근무하는 동안 '최우수봉사상'이란 이름을 본 적 있습니까?
- 증인: 최우수봉사상이란 건 저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⑥임00 (총무복지팀 근무)
- 검사: 증인, 총무복지팀에 근무하면서 조민 씨 표창장과 같은 일련번호 형식을 봤습니까?
- 증인: 본 적 없습니다.
- 검사: (검찰 조사에서) 조민 씨 표창장은 총장님 결재를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 총장님의 결재를 받았으면 총무복지팀이 수여하는 일련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상이하다', 이런 번호는 처음 본다고 말했죠?
- 증인: 네.
- 검사: 증인, 10년 이상 근무했지만 총장 표창 중 '최우수봉사상'이란 제목으로 상장 나간 경우는 처음 봤다고 했는데 맞나요?
- 증인: 네.
- 검사: 상훈 담당자로 근무한 기간 동안 외부인에게 최우수봉사상이라는 표창장 발급된 적이 있었습니까?
- 증인: 저는 못 봤습니다.

⑦오00 (어학교육원 근무)
- 검사: 인문학 프로그램이나 영어영재 프로그램에서 누군가 봉사상을 받는 걸 보지 못했고, 있었다면 상장 문안과 예산을 같이 결재받아 수료증도 주고 봉사상도 줬을 텐데 그런 건 없었다고 했죠?
- 증인: 네.
- 검사: 봉사상뿐 아니라 우수상, 최우수상 등 기타 여하 형식의 상을 수여한 적 없었다고 했죠?
- 증인: 네, 저 때는 없었습니다.
- 검사: 증인, 어학교육원에 근무하는 동안 정 교수 딸이나 아들을 본 적 있습니까?
- 증인: 없습니다.

⑧조00 (구매시설팀 근무)
- 검사: 상장용지를 가져가는 담당 부서에서 용지를 사용하고 일부 여분이 남을 수도 있는데 남은 용지는 구매시설팀에 반환하기도 합니까?
- 증인: 제 기억엔 반환한 적 없습니다.
- 상장용지가 두꺼워서 인쇄하다 보면 실패하는 경우도 있어서 여분을 가져간다고 했는데 실제 그렇지요?
- 증인: 프린터에 따라 그래서 여분을 갖고 가서 복사하도록 합니다.

⑨임00 (장학복지팀 근무)
- 검사: 2018년부터 전자직인을 사용했다고 했는데, 그럼 그 이전엔 학위수여식 지급 상장은 흑백으로 뽑았습니까?
- 증인: 그때는 총무복지팀에 가서 인주 묻혀서 찍었습니다.
- 검사: 2018년 이후에는 어떻게 했나요?
- 증인: 이후에는 (전자 직인을 넣어) 컬러 프린터를 사용했습니다. 2018년 이후 2년간 사용하다가 이 일이 불거지며 다 삭제했습니다.

■ 정경심 메일함에 도착한 '직인.jpg'…"요청하신 파일입니다"

동양대 어학교육원에 근무했던 조 모 씨 증인 신문 과정에서, 정 교수가 메일로 직인 이미지 파일을 받은 점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조 씨는 2013년 3월 27일 정 교수에게 '요청하신 파일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로, 동양대 어학교육원장 직인 이미지 파일과 동양대 로고 이미지 파일 등을 보냈는데요.

검찰은 "당시 어떤 요청을 받은 것인가", "정 교수 요청에 따라 원래 동양대에서 보관하던 직인과 이미지 파일을 보내준 것인가, 아니면 증인이 직접 만들어서 보내준 것인가" 등을 물었지만, 조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답했습니다.


검찰은 이어 해당 직인 파일을 보면 깨끗하고 선명하게 날인돼있지 않아서 기존 전자직인이라기보단 스캔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떠냐고 물었고, 조 씨는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어학교육원에 근무하면서 이 직인 파일을 사용해 문건을 작성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기억이 없다고 했죠.

물론 이 직인 파일은 문제가 되고 있는 표창장에 찍힌 '총장 직인'은 아닙니다. 다만 정 교수가 과거에도 스캔을 뜬 직인 이미지 파일을 이용해왔다면, 총장 직인으로도 위조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검찰의 시각일 겁니다.

검찰은 실제로 조민 씨가 의전원 지원시 스펙으로 제출했던 '연구활동 확인서'에 삽입된 어학교육원장 직인은 조 씨가 정 교수에게 보냈던 그 이미지 파일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 동양대 직인 관리는 원래부터 '허점투성이'?

이처럼 정 교수에게 불리한 증언이 쏟아진 가운데, 변호인 측은 동양대의 직인 관리가 처음부터 엉망이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일단 2014년 이전의 상장 대장은 보관돼 있지도 않은 데다, 직인 대장을 잘 살펴보면 나중에 발급된 상장의 일련번호가 먼저 발급된 상장의 번호보다 앞서있는 등 앞뒤가 안 맞는 구석이 있다는 건데요. 영 허술하게 관리됐던 터라, 정 교수 딸 표창장 일련번호가 좀 특이한 것도 위조의 증거로 단정 지을 게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변호인은 또 검찰 주장대로라면 정 교수가 직접 아들의 상장을 스캔한 뒤 캡처 프로그램으로 직인 파일을 잘라내 딸의 표창장 파일에 능숙하게 삽입했다는 건데, 정 교수가 그런 정도의 컴퓨터 작업 실력을 갖추고 있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상장용지가 두꺼운 탓에 직접 인쇄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강조했죠.

신문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조민 씨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 방송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은 이 방송에서 인터뷰를 했던 동양대 전직 조교와 직원들이, 학과에서 임의로 내용을 넣을 경우 조금 다른 양식의 표창장이나 상장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던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음 재판에도 역시 동양대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직원들이 법정에 출석합니다. 앞서 정 교수 아들과 함께 조금 특별한 양식의 상장을 받았던 동양대 영재프로그램 수강생 임 모 씨, 그리고 장경욱 동양대 교수도 증인으로 나오는데요. 신문을 통해 동양대 표창장 의혹의 실체적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까요?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도 재판 내용, 충실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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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의 시간]㉞ 정경심 메일함 속 ‘직인.jpg’…직원들도 이런 표창장은 처음?
    • 입력 2020-07-21 09:02:04
    • 수정2020-07-21 09:03:06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정경심 '딸 표창장·아들 상장', 대체 뭐가 다르길래?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2번째 공판에는, 동양대 직원 9명이 줄줄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정 교수가 원장으로 있던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일했던 행정직원, 총장 직인과 상장대장 등을 관리했던 총무복지팀 직원 등이었는데요.

하루에 이렇게 많은 증인이 나온 건 처음이었는데, 결국 신문의 초점은 총장 직인이 찍힌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에 맞춰졌습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해 딸의 대학원 입시에 활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들고 있는 대표적인 위조의 증거는 우선 표창장 왼쪽 상단에 있는 '일련번호'입니다. 총장 직인을 받은 상장들엔 '2012-650'과 같은 식으로 연도와 세 자리의 누적번호가 적혀 있는데, 조 씨가 받은 표창장엔 '어학교육원'이라는 발급 부서명이 먼저 적혀 있고 '2012-2-01'과 같이 이중 가지번호가 붙어 통상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또 조 씨 표창장엔 주민등록번호가 뒷자리까지 모두 적혀 있는데, 보통은 생년월일 정도만 기재하는 정도라서 이 역시 이상하다는 게 검찰 주장입니다. '최우수봉사상'이라는 표창장의 이름도 상당히 낯설다고 검찰은 지적했습니다.

여기서 등장한 게 정 교수 아들의 상장입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아들이 받은 동양대 총장 명의 상장을 스캔한 뒤 직인 부분만 오려내, 딸의 표창장에 갖다 붙였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는데요.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아들의 상장 역시 정상적으로 발급된 게 아니라는 점을 함께 강조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정 교수의 또 다른 사건 공소장에는, 정 교수가 아들에게도 동양대 총장 명의의 허위 상장과 수료증,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해줬다고 적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수료식에서 수료증을 받았을 뿐, 정 교수 아들에게 주어진 것과 같은 상장은 발급된 적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영외고에 다니는 조 씨가 경북에 있는 동양대 인근 중·고등학생들이 참가한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석연치 않다는 건데요. 조 씨 외에도 임 모 씨와 옥 모 씨가 비슷한 형식의 상장을 받았는데, 임 씨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다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 "처음 봤다"·"그런 적 없다"…동양대 직원 9인의 증언

그렇다면 잇따라 증인석에 앉은 동양대 직원들의 생각은 어땠을까요? 이런 형식의 표창장이나 상장을 본 적 있는지, 직접 발급해줬거나 누군가 발급해줬다고 들은 적이 있는지 등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증인들은 하나같이 "처음 봤다", "그런 적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누가 봐도 '뭔가 이상하다'는 거죠.

검찰은 어학교육원에 근무했던 행정 직원을 상대로, 정 교수 측이 재판부에 의견서로 제출했듯 분실한 표창장을 재발급해준 기억이 있느냐고도 물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도 "연락받은 적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증인들의 주요 진술을 하나하나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①박00 (총무복지팀 근무)
- 검사: 부서명이 앞에 기재되거나 이중으로 가지번호가 붙는 '어학교육원 제 2012-2-01'과 같은 일련번호 형태는 없죠?
- 증인: 네, 제가 근무할 때 없었습니다.
- 검사: 증인은 이 표창장의 '최우수봉사상'이라는 명칭도 처음 본 거죠?
- 증인: 네, 맞습니다.

②배00 (어학교육원 근무)
- 검사: 2기 프로그램 당시 정 교수 딸 조민 씨를 본 적 있습니까?
- 증인: 없습니다.
- 검사: 조민 씨 표창장(최우수봉사상)을 제작한 사실이 있습니까?
- 증인: 처음 보는 거 같습니다.
- 검사: 그럼 증인이 이미 제작된 조민 씨에 대한 최우수봉사상에 최성해 총장의 직인을 찍어온 사실이 있습니까?
- 증인: 그런 기억 없습니다.

③김00 (어학교육원 근무)
- 검사: 어학교육원에 근무할 당시 최우수봉사상과 같은 상을 외부인에게 준 적이 없고 본 적도 없었다고 진술했죠?
- 증인: 네.
- 검사: 조민 씨 표창장을 분실했으니 재발급해달라고 들어본 적은 없나요?
- 증인: 없습니다. 연락받은 적 없습니다.


④조00 (어학교육원 근무)
- 검사: 대학에서 정 교수 딸과 아들을 만나본 사실이 있습니까?
- 증인: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 검사: 증인이 어학교육원에 근무하던 2013년 6월경 정 교수로부터 조민 씨 동양대 표창장을 분실했는데 재발급해달라는 요청을 듣고 만들거나 관여한 사실이 있습니까?
- 증인: 없습니다.

⑤권00 (총무복지팀 근무)
- 검사: (표창장을 보면) 조민 씨 이름 옆에 주민등록번호가 전부 기재돼있는데 통상 주민등록번호는 기재하지 않고 이름만 기재한다, 예전엔 생년월일까진 기재한 적도 있었는데 총장님 표창장에 주민등록번호를 전부 기재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 맞습니까?
- 증인: 네.
- 검사: 증인이 총무복지팀에 근무하는 동안 '최우수봉사상'이란 이름을 본 적 있습니까?
- 증인: 최우수봉사상이란 건 저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⑥임00 (총무복지팀 근무)
- 검사: 증인, 총무복지팀에 근무하면서 조민 씨 표창장과 같은 일련번호 형식을 봤습니까?
- 증인: 본 적 없습니다.
- 검사: (검찰 조사에서) 조민 씨 표창장은 총장님 결재를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 총장님의 결재를 받았으면 총무복지팀이 수여하는 일련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상이하다', 이런 번호는 처음 본다고 말했죠?
- 증인: 네.
- 검사: 증인, 10년 이상 근무했지만 총장 표창 중 '최우수봉사상'이란 제목으로 상장 나간 경우는 처음 봤다고 했는데 맞나요?
- 증인: 네.
- 검사: 상훈 담당자로 근무한 기간 동안 외부인에게 최우수봉사상이라는 표창장 발급된 적이 있었습니까?
- 증인: 저는 못 봤습니다.

⑦오00 (어학교육원 근무)
- 검사: 인문학 프로그램이나 영어영재 프로그램에서 누군가 봉사상을 받는 걸 보지 못했고, 있었다면 상장 문안과 예산을 같이 결재받아 수료증도 주고 봉사상도 줬을 텐데 그런 건 없었다고 했죠?
- 증인: 네.
- 검사: 봉사상뿐 아니라 우수상, 최우수상 등 기타 여하 형식의 상을 수여한 적 없었다고 했죠?
- 증인: 네, 저 때는 없었습니다.
- 검사: 증인, 어학교육원에 근무하는 동안 정 교수 딸이나 아들을 본 적 있습니까?
- 증인: 없습니다.

⑧조00 (구매시설팀 근무)
- 검사: 상장용지를 가져가는 담당 부서에서 용지를 사용하고 일부 여분이 남을 수도 있는데 남은 용지는 구매시설팀에 반환하기도 합니까?
- 증인: 제 기억엔 반환한 적 없습니다.
- 상장용지가 두꺼워서 인쇄하다 보면 실패하는 경우도 있어서 여분을 가져간다고 했는데 실제 그렇지요?
- 증인: 프린터에 따라 그래서 여분을 갖고 가서 복사하도록 합니다.

⑨임00 (장학복지팀 근무)
- 검사: 2018년부터 전자직인을 사용했다고 했는데, 그럼 그 이전엔 학위수여식 지급 상장은 흑백으로 뽑았습니까?
- 증인: 그때는 총무복지팀에 가서 인주 묻혀서 찍었습니다.
- 검사: 2018년 이후에는 어떻게 했나요?
- 증인: 이후에는 (전자 직인을 넣어) 컬러 프린터를 사용했습니다. 2018년 이후 2년간 사용하다가 이 일이 불거지며 다 삭제했습니다.

■ 정경심 메일함에 도착한 '직인.jpg'…"요청하신 파일입니다"

동양대 어학교육원에 근무했던 조 모 씨 증인 신문 과정에서, 정 교수가 메일로 직인 이미지 파일을 받은 점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조 씨는 2013년 3월 27일 정 교수에게 '요청하신 파일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로, 동양대 어학교육원장 직인 이미지 파일과 동양대 로고 이미지 파일 등을 보냈는데요.

검찰은 "당시 어떤 요청을 받은 것인가", "정 교수 요청에 따라 원래 동양대에서 보관하던 직인과 이미지 파일을 보내준 것인가, 아니면 증인이 직접 만들어서 보내준 것인가" 등을 물었지만, 조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답했습니다.


검찰은 이어 해당 직인 파일을 보면 깨끗하고 선명하게 날인돼있지 않아서 기존 전자직인이라기보단 스캔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떠냐고 물었고, 조 씨는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어학교육원에 근무하면서 이 직인 파일을 사용해 문건을 작성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기억이 없다고 했죠.

물론 이 직인 파일은 문제가 되고 있는 표창장에 찍힌 '총장 직인'은 아닙니다. 다만 정 교수가 과거에도 스캔을 뜬 직인 이미지 파일을 이용해왔다면, 총장 직인으로도 위조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검찰의 시각일 겁니다.

검찰은 실제로 조민 씨가 의전원 지원시 스펙으로 제출했던 '연구활동 확인서'에 삽입된 어학교육원장 직인은 조 씨가 정 교수에게 보냈던 그 이미지 파일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 동양대 직인 관리는 원래부터 '허점투성이'?

이처럼 정 교수에게 불리한 증언이 쏟아진 가운데, 변호인 측은 동양대의 직인 관리가 처음부터 엉망이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일단 2014년 이전의 상장 대장은 보관돼 있지도 않은 데다, 직인 대장을 잘 살펴보면 나중에 발급된 상장의 일련번호가 먼저 발급된 상장의 번호보다 앞서있는 등 앞뒤가 안 맞는 구석이 있다는 건데요. 영 허술하게 관리됐던 터라, 정 교수 딸 표창장 일련번호가 좀 특이한 것도 위조의 증거로 단정 지을 게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변호인은 또 검찰 주장대로라면 정 교수가 직접 아들의 상장을 스캔한 뒤 캡처 프로그램으로 직인 파일을 잘라내 딸의 표창장 파일에 능숙하게 삽입했다는 건데, 정 교수가 그런 정도의 컴퓨터 작업 실력을 갖추고 있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상장용지가 두꺼운 탓에 직접 인쇄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강조했죠.

신문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조민 씨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 방송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은 이 방송에서 인터뷰를 했던 동양대 전직 조교와 직원들이, 학과에서 임의로 내용을 넣을 경우 조금 다른 양식의 표창장이나 상장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던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음 재판에도 역시 동양대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직원들이 법정에 출석합니다. 앞서 정 교수 아들과 함께 조금 특별한 양식의 상장을 받았던 동양대 영재프로그램 수강생 임 모 씨, 그리고 장경욱 동양대 교수도 증인으로 나오는데요. 신문을 통해 동양대 표창장 의혹의 실체적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까요?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도 재판 내용, 충실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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