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쇠 맛 나더라…후추 속 이 가루 정체는?

입력 2020.07.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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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넘버원 향신료, 후추

후추는 예전부터 '향신료의 왕'으로 대접을 받았습니다. 인도에서 후추를 빨리 들여오려던 유럽인의 욕구는 대항해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서양뿐만이 아닙니다. 동의보감에는 후추가 노폐물을 삭이고 오장육부의 차가운 풍기운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향신료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계피와 큐민 등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이 늘고 다양한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겠죠.

그 결과 수많은 향신료 가공품(분말 형태)이 유통되고 있는데, 이 제품들 믿고 먹어도 될까요?

제품 70%에서 기준치 이상 쇳가루...큐민은 100%

한국소비자원이 네이버 쇼핑에서 판매순위 상위권에 있는 분말 형태 향신료 가공품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점검해봤습니다. 이 가운데 70%에서 기준치를 넘는 쇳가루가 나왔습니다.

후추는 8개 제품 중 4개, 계피는 7개 제품 중 5개, 큐민은 5개 제품에서 5개 제품이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쇳가루 안전기준은 향신료 분말 1kg에 10mg 미만인데, 일부 제품은 180.2mg이나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기준치 18배 초과입니다.

제품을 물에 녹인 뒤 금속채취기로 검사하는 장면제품을 물에 녹인 뒤 금속채취기로 검사하는 장면

향신료 분말 제품은 열매를 금속 재질의 분쇄기나 롤러로 갈아서 만듭니다. 방앗간이나 믹서기를 생각하시면 되겠죠? 강하게 마찰하다 보니 분쇄기 부품에서 쇳가루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생산업체들은 강한 자석을 이용해서 완제품에서 쇳가루를 분리해내야 합니다. 여기에 이용하는 자석봉도 주기적으로 깨끗이 씻어서 부착성능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들은 이런 품질관리 노력이 부족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쇳가루, 장기간 복용 시 인체에 악영향

쇳가루는 먹어서 좋을게 없습니다. 소화되는 과정에서 소화기나 간 등에 손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체에 오랜 시간 축적될 경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신경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한 제품에서 검출된 쇳가루한 제품에서 검출된 쇳가루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 제조한 업체에 자발적 회수를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제조공정도 개선하고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관리 감독들 강화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찬장 속 향신료병, 한번 점검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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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쩐지 쇠 맛 나더라…후추 속 이 가루 정체는?
    • 입력 2020-07-21 12:00:13
    취재K
인류의 넘버원 향신료, 후추

후추는 예전부터 '향신료의 왕'으로 대접을 받았습니다. 인도에서 후추를 빨리 들여오려던 유럽인의 욕구는 대항해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서양뿐만이 아닙니다. 동의보감에는 후추가 노폐물을 삭이고 오장육부의 차가운 풍기운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향신료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계피와 큐민 등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이 늘고 다양한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겠죠.

그 결과 수많은 향신료 가공품(분말 형태)이 유통되고 있는데, 이 제품들 믿고 먹어도 될까요?

제품 70%에서 기준치 이상 쇳가루...큐민은 100%

한국소비자원이 네이버 쇼핑에서 판매순위 상위권에 있는 분말 형태 향신료 가공품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점검해봤습니다. 이 가운데 70%에서 기준치를 넘는 쇳가루가 나왔습니다.

후추는 8개 제품 중 4개, 계피는 7개 제품 중 5개, 큐민은 5개 제품에서 5개 제품이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쇳가루 안전기준은 향신료 분말 1kg에 10mg 미만인데, 일부 제품은 180.2mg이나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기준치 18배 초과입니다.

제품을 물에 녹인 뒤 금속채취기로 검사하는 장면
향신료 분말 제품은 열매를 금속 재질의 분쇄기나 롤러로 갈아서 만듭니다. 방앗간이나 믹서기를 생각하시면 되겠죠? 강하게 마찰하다 보니 분쇄기 부품에서 쇳가루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생산업체들은 강한 자석을 이용해서 완제품에서 쇳가루를 분리해내야 합니다. 여기에 이용하는 자석봉도 주기적으로 깨끗이 씻어서 부착성능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들은 이런 품질관리 노력이 부족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쇳가루, 장기간 복용 시 인체에 악영향

쇳가루는 먹어서 좋을게 없습니다. 소화되는 과정에서 소화기나 간 등에 손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체에 오랜 시간 축적될 경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신경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한 제품에서 검출된 쇳가루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 제조한 업체에 자발적 회수를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제조공정도 개선하고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관리 감독들 강화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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