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교육시설 앞 6차로…아이들 안전은 뒷전

입력 2020.07.21 (22:09) 수정 2020.07.2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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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탐사K는 어제 이 시간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타당성 조사 결과에도 6차선으로 추진되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과 제2공항의 연계 의혹을 보도해드렸는데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귀포시 내 각종 교육시설을 가로지르는 이 도로가 아이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대책 마련은 뒷전이었습니다.

탐사K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잔디광장입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에 이 구간이 포함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는데, 제주도 계획대로라면 건물 바로 앞에 6차로가 들어섭니다. 

[김순아/서귀포학생문화원장 : "방음벽을 설치한다 해도 바로 건물 입구까지 도로가 들어갈 거거든요. 그러다 보면 교육공간으로서는 부적절한 곳이 되지 않겠나."]

학생문화원 오른편에는 도서관과 유아교육진흥원이 있고, 왼편엔 외국어학습관이, 인근엔 학교와 유치원이 있다 보니 안전과 학습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제주도교육청이 앞서 지하차도 반영이나 노선 변경을 요구한 이윱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주민들이 지하차도를 반대하고,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추진해도 괜찮은 걸까? 

제주도가 교통안전법에 따라 시행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교통시설 안전진단 용역 보고섭니다. 

용역진은 사업 구간에 있는 유치원 진출입로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시속 30km 제한을 권고했지만, 제주도는 안전펜스를 반영했을 뿐, 당초 설계속도인 시속 60km는 변경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변장선/제주교통연구소 이사장 : "설계속도를 낮춘다든지 하는 거는 기본적으로 요즘 교통시설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권고 안 하더라도 시설을 해야 되는."]

연평균 27만 명이 이용하는 학생문화원이나 도서관 등의 특수성은 고려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주로 학생들이 이용하는 시설이지만, 도로교통법상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만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보니 나머지 교육시설은 아예 진단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김갑수/교통시설 안전진단 용역진 : "그 부분은 법적으로 보호구역이 아니니까 저희들이 이제 법에 안 돼 있는 사항을 또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동홍초등학교 앞 종점부도 어린이 보육시설이 많아 제한속도 시속 30km를 권고했지만, 제주도는 이 부분 역시 추후에 반영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부남기/제주도 건설과장 : "(건설 기간이) 한 2~3년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관계기관인 경찰청 등과 협의를 해서 그 부분만이라도 속도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검토해서 추진하도록."]

시가지를 관통하게 된 우회도로가 원활한 교통 흐름이라는 본래 취지와도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귀포 1호 광장의 교통 정체를 피하려고 도시우회도로를 추진하고 있는 건데,  교육시설 앞에 속도 제한 구간을 만들면 우회도로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앞서 서귀포시가 의뢰한 타당성 조사에서도 교육시설 전면에 6차로를 개설하면 안전 문제가 생긴다면서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안전구역을 지정하면 통행속도가 떨어져 효과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송규진/제주교통네트워크 사무총장 : "도로의 기능은 차량 이동권도 있겠지만, 보행자들의 보행 이동권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걸 담보해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행정에서 고민을 해야 되는 거죠."]

제2공항 연계 의혹에 이어 학생들의 교통안전 문제까지.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추진 타당성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탐사K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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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 교육시설 앞 6차로…아이들 안전은 뒷전
    • 입력 2020-07-21 22:09:10
    • 수정2020-07-21 22:27:43
    뉴스9(제주)
[앵커] 탐사K는 어제 이 시간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타당성 조사 결과에도 6차선으로 추진되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과 제2공항의 연계 의혹을 보도해드렸는데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귀포시 내 각종 교육시설을 가로지르는 이 도로가 아이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대책 마련은 뒷전이었습니다. 탐사K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잔디광장입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에 이 구간이 포함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는데, 제주도 계획대로라면 건물 바로 앞에 6차로가 들어섭니다.  [김순아/서귀포학생문화원장 : "방음벽을 설치한다 해도 바로 건물 입구까지 도로가 들어갈 거거든요. 그러다 보면 교육공간으로서는 부적절한 곳이 되지 않겠나."] 학생문화원 오른편에는 도서관과 유아교육진흥원이 있고, 왼편엔 외국어학습관이, 인근엔 학교와 유치원이 있다 보니 안전과 학습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제주도교육청이 앞서 지하차도 반영이나 노선 변경을 요구한 이윱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주민들이 지하차도를 반대하고,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추진해도 괜찮은 걸까?  제주도가 교통안전법에 따라 시행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교통시설 안전진단 용역 보고섭니다.  용역진은 사업 구간에 있는 유치원 진출입로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시속 30km 제한을 권고했지만, 제주도는 안전펜스를 반영했을 뿐, 당초 설계속도인 시속 60km는 변경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변장선/제주교통연구소 이사장 : "설계속도를 낮춘다든지 하는 거는 기본적으로 요즘 교통시설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권고 안 하더라도 시설을 해야 되는."] 연평균 27만 명이 이용하는 학생문화원이나 도서관 등의 특수성은 고려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주로 학생들이 이용하는 시설이지만, 도로교통법상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만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보니 나머지 교육시설은 아예 진단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김갑수/교통시설 안전진단 용역진 : "그 부분은 법적으로 보호구역이 아니니까 저희들이 이제 법에 안 돼 있는 사항을 또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동홍초등학교 앞 종점부도 어린이 보육시설이 많아 제한속도 시속 30km를 권고했지만, 제주도는 이 부분 역시 추후에 반영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부남기/제주도 건설과장 : "(건설 기간이) 한 2~3년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관계기관인 경찰청 등과 협의를 해서 그 부분만이라도 속도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검토해서 추진하도록."] 시가지를 관통하게 된 우회도로가 원활한 교통 흐름이라는 본래 취지와도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귀포 1호 광장의 교통 정체를 피하려고 도시우회도로를 추진하고 있는 건데,  교육시설 앞에 속도 제한 구간을 만들면 우회도로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앞서 서귀포시가 의뢰한 타당성 조사에서도 교육시설 전면에 6차로를 개설하면 안전 문제가 생긴다면서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안전구역을 지정하면 통행속도가 떨어져 효과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송규진/제주교통네트워크 사무총장 : "도로의 기능은 차량 이동권도 있겠지만, 보행자들의 보행 이동권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걸 담보해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행정에서 고민을 해야 되는 거죠."] 제2공항 연계 의혹에 이어 학생들의 교통안전 문제까지.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추진 타당성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탐사K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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