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섬의 비극…제2의 참사 막나

입력 2020.07.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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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해안에서 47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 화이트섬이라는 화산섬이 있습니다.

1769년 쿡 선장(Captain Cook)이 발견한 화이트섬은 하얀 수증기로 이뤄진 구름 속에서 섬이 나타난다고 해서 화이트섬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길게는 2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분석되는 이 섬을 뉴질랜드 원주민은 '극적인 화산'이라는 뜻의 와카아리(Whakaari)라고 부릅니다.

화이트섬에선 1981년에서 1983년 사이 큰 폭발이 이어졌고, 이때 생긴 분화구에는 호수도 만들어졌습니다.

화이트섬은 뉴질랜드에서 유일하게 바닷속에서 화산 활동이 이뤄지는 섬으로, 지구에서 사람이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화산입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과학자들이 화산 활동을 연구하기 위해 많이 찾았습니다.

또, 해마다 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도 분화구 관광을 하며 생생한 화산 활동을 구경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12월 화이트섬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 대참사 이후 과학자와 관광객들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 신비의 섬이 '대참사' 현장으로...예고된 위험?

뉴질랜드 화이트섬의 분화구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출처=AP)뉴질랜드 화이트섬의 분화구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출처=AP)

2019년 12월 9일 오후 2시 11분.

여느 때처럼 화산 활동을 보려는 관광객들 붐비던 화이트섬이 요란하게 요동쳤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화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섬 전체는 순식간에 3600미터까지 치솟은 가스와 화산재로 휩싸였습니다.

뜨거운 가스와 화산재가 관광객들을 덮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폭발 당시, 섬에는 호주와 미국, 중국 등 7개국 관광객 40여 명이 있었는데 이 사고로 2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BC는 화이트섬에서 2011년 이후 수년간 여러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셰인 크로닌(Shane Cronin) 오클랜드대학교 화산학과 교수는 화이트섬 같은 화산에서는 언제든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사전 경고 시스템 개발...대참사 재발 막나

2019년 12월 9일 화이트섬 폭발 직전 관광객들이 분화구를 걷고 있었다. (출처=AP)2019년 12월 9일 화이트섬 폭발 직전 관광객들이 분화구를 걷고 있었다. (출처=AP)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예측 불가였던 화이트섬의 폭발 시기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오클랜드대학교의 데이비드 뎀프시(David Dempsey)와 셰인 크로닌(Shane Cronin) 두 명의 과학자는 화산 폭발 전 지진 활동의 유형을 분석함으로써 화산 폭발에 대한 사전 경고를 할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두 과학자는 자신들이 개발한 화산 폭발 경고 시스템이 지난해 12월 폭발이 있기 전 화이트섬에 설치됐다면, 화산이 폭발하기 16시간 전에 경보가 발령됐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두 과학자는 화산이 폭발하려면, 4시간 동안의 강력한 지진 활동 즉 전조현상이 선행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유형은 암석 아래에 갇힌 가스와 물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새로운 마그마 유체가 떠오르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압력솥의 뚜껑이 터져 버리는 것처럼 최종 파열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두 과학자는 이런 비슷한 신호가 2013년 8월에 일어난 분화에선 30시간 전에 있었고, 2012년의 두 차례 분화에서도 존재했다고 주장하며, 화산 폭발 경고 시스템의 정확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지질학자들은 두 과학자의 이론이 아주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화산섬에도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뎀프시와 셰인 크로닌은 지상의 움직임과 진동을 측정하는 뉴질랜드 지질·핵 연구소(GNS Science)와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각종 자료와 프로그램을 공개해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고 이후 BBC는 모험과 긴장감을 추구하는 관광의 흐름에 따라 활화산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행 전문 기자 시몬 칼더(Simon Calder)는 화산에 가까이 가는 것은 불안정한 지구의 힘을 경험할 희귀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유독 가스와 용암 분출, 산사태 등 다양한 위험이 뒤따른다고 경고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린자니 화산,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인도네시아 린자니 화산,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세계적으로 유명한 활화산은 인도네시아(아궁 화산, 바투르 화산, 린자니 화산, 브로모 화산), 이탈리아(에트나 화산, 베수비오 화산, 솔파타라 화산), 일본(아사마 화산, 시라네 화산, 아소 화산), 필리핀(마욘 화산, 피나투보 화산), 아이슬란드(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카틀라 화산)에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만큼 이들 화산 관광지에서도 화산 폭발 등으로 인명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오클랜드대학교의 데이비드 뎀프시(David Dempsey)와 셰인 크로닌(Shane Cronin) 두 과학자가 만든 화산 폭발 사전 경고 시스템이 다른 유명한 화산 관광지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 화이트섬 참사와 같은 비극은 재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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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트섬의 비극…제2의 참사 막나
    • 입력 2020-07-22 07:05:31
    취재K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해안에서 47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 화이트섬이라는 화산섬이 있습니다.

1769년 쿡 선장(Captain Cook)이 발견한 화이트섬은 하얀 수증기로 이뤄진 구름 속에서 섬이 나타난다고 해서 화이트섬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길게는 2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분석되는 이 섬을 뉴질랜드 원주민은 '극적인 화산'이라는 뜻의 와카아리(Whakaari)라고 부릅니다.

화이트섬에선 1981년에서 1983년 사이 큰 폭발이 이어졌고, 이때 생긴 분화구에는 호수도 만들어졌습니다.

화이트섬은 뉴질랜드에서 유일하게 바닷속에서 화산 활동이 이뤄지는 섬으로, 지구에서 사람이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화산입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과학자들이 화산 활동을 연구하기 위해 많이 찾았습니다.

또, 해마다 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도 분화구 관광을 하며 생생한 화산 활동을 구경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12월 화이트섬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 대참사 이후 과학자와 관광객들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 신비의 섬이 '대참사' 현장으로...예고된 위험?

뉴질랜드 화이트섬의 분화구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출처=AP)
2019년 12월 9일 오후 2시 11분.

여느 때처럼 화산 활동을 보려는 관광객들 붐비던 화이트섬이 요란하게 요동쳤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화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섬 전체는 순식간에 3600미터까지 치솟은 가스와 화산재로 휩싸였습니다.

뜨거운 가스와 화산재가 관광객들을 덮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폭발 당시, 섬에는 호주와 미국, 중국 등 7개국 관광객 40여 명이 있었는데 이 사고로 2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BC는 화이트섬에서 2011년 이후 수년간 여러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셰인 크로닌(Shane Cronin) 오클랜드대학교 화산학과 교수는 화이트섬 같은 화산에서는 언제든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사전 경고 시스템 개발...대참사 재발 막나

2019년 12월 9일 화이트섬 폭발 직전 관광객들이 분화구를 걷고 있었다. (출처=AP)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예측 불가였던 화이트섬의 폭발 시기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오클랜드대학교의 데이비드 뎀프시(David Dempsey)와 셰인 크로닌(Shane Cronin) 두 명의 과학자는 화산 폭발 전 지진 활동의 유형을 분석함으로써 화산 폭발에 대한 사전 경고를 할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두 과학자는 자신들이 개발한 화산 폭발 경고 시스템이 지난해 12월 폭발이 있기 전 화이트섬에 설치됐다면, 화산이 폭발하기 16시간 전에 경보가 발령됐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두 과학자는 화산이 폭발하려면, 4시간 동안의 강력한 지진 활동 즉 전조현상이 선행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유형은 암석 아래에 갇힌 가스와 물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새로운 마그마 유체가 떠오르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압력솥의 뚜껑이 터져 버리는 것처럼 최종 파열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두 과학자는 이런 비슷한 신호가 2013년 8월에 일어난 분화에선 30시간 전에 있었고, 2012년의 두 차례 분화에서도 존재했다고 주장하며, 화산 폭발 경고 시스템의 정확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지질학자들은 두 과학자의 이론이 아주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화산섬에도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뎀프시와 셰인 크로닌은 지상의 움직임과 진동을 측정하는 뉴질랜드 지질·핵 연구소(GNS Science)와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각종 자료와 프로그램을 공개해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고 이후 BBC는 모험과 긴장감을 추구하는 관광의 흐름에 따라 활화산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행 전문 기자 시몬 칼더(Simon Calder)는 화산에 가까이 가는 것은 불안정한 지구의 힘을 경험할 희귀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유독 가스와 용암 분출, 산사태 등 다양한 위험이 뒤따른다고 경고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린자니 화산,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세계적으로 유명한 활화산은 인도네시아(아궁 화산, 바투르 화산, 린자니 화산, 브로모 화산), 이탈리아(에트나 화산, 베수비오 화산, 솔파타라 화산), 일본(아사마 화산, 시라네 화산, 아소 화산), 필리핀(마욘 화산, 피나투보 화산), 아이슬란드(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카틀라 화산)에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만큼 이들 화산 관광지에서도 화산 폭발 등으로 인명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오클랜드대학교의 데이비드 뎀프시(David Dempsey)와 셰인 크로닌(Shane Cronin) 두 과학자가 만든 화산 폭발 사전 경고 시스템이 다른 유명한 화산 관광지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 화이트섬 참사와 같은 비극은 재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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