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오늘(22일)로서 13일째다. 어제 오후 6시까지 인천의 관련 신고 건수는 814건, 실제 유충 발견 건수는 211건에 이른다.
유충이 발견된 인천의 공촌·부평정수장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달리 수돗물을 `고도정수처리`하는 곳이다. `고도정수처리`는 일반 정수처리장과 마찬가지로 표준처리공정(혼화→응집→침천→여과→소독)을 거치지만, 마무리 `여과` 단계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다르다.
고도처리 정수장은 `입상활성탄` 공정 등을 추가한다. 활성탄은 쉽게 말해 숯가루다. 활성탄을 바닥에 깐 여과지(池)를 만들어 물을 통과시키는 원리다. 활성탄은 흡착력이 높아서 표준처리공정에서 제거하기 어려운 적은 양의 유해물질도 제거할 수 수 있다.
환경부는 전국 정수장 49개소를 점검한 결과,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해 7곳의 활성탄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어제 밝혔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전국을 발칵 뒤집은 `수돗물 유충` 추정 원인 세 가지를 짚어봤다.
① 긴 `역세척` 주기, `수돗물 유충` 불렀나
`활성탄`은 시간이 흐르면 유기물들이 표면에 붙는다. 이 유기물들은 벌레의 먹이가 될 수 있어서 유충이 살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정수장은 유기물을 없애기 위해 주기적으로 물의 방향을 바꿔 수압을 높이는 `역세척`을 한다.
인천시는 `역세척`을 열흘에 한 번꼴로 하다가, 유충 발견 뒤 이틀로 줄였다고 지난 19일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하지만 활성탄 여과지 운전 기록 등을 검토한 민관합동조사단은 공촌·부평정수장의 일부 `역세척` 주기가 20일이 넘었던 것을 확인했다.
공촌·부평정수장의 `역세척` 주기는 적절했을까. 문제가 있다고 속단할 순 없다. `활성탄`은 유해물질을 거르기 위한 생물막을 형성하는데, 너무 자주 씻으면 정수 효과가 떨어진다. 환경부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은 활성탄 여과지의 `역세척` 주기에 대해 "길게는 30일 정도 가져가기도 하고, 원수의 상황에 따라서 20일에서 10일 정도 탄력적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수(原水)의 수질, 그러니까 공촌·부평정수장이 물을 끌어오는 취수장의 수질이 `역세척` 주기를 가늠한다는 얘기다. 공촌·부평정수장은 서울 영등포 정수센터와 같은 `풍납취수장`의 물을 쓴다. 영등포 정수센터 역시 활성탄 여과지를 갖추고 있는데, 이곳의 `역세척` 주기는 약 130시간이다. 정리하자면 영등포 정수센터는 5~6일에 한 번, 공촌·부평 정수장은 최대 20일이 넘어서 한 번 `역세척`을 했다는 것이다.
깔따구 유충의 알은 7일 이내에 부화한다고 한다. `역세척` 주기가 지나치게 길면 유충이 서식하기 충분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공촌·부평 정수장과 동일한 취·정수조건을 갖춘 영등포 정수센터에서는 유충 발견 사례가 없었던 것을 볼 때, `역세척` 주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② "문 여닫을 때 벌레 유입 가능성"
`역세척`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벌레가 활성탄 여과지로 절대 들어올 수 없는 구조라면,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3일 첫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인천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는 `개방형` 구조였다. 덮개는 갖추고 있지만, 옆쪽은 외부로 뚫려 있어서 벌레가 날아 들어오기 쉬웠다. 인천시가 초기 조사 때 "벌레가 날아와 활성탄 여과지에 알을 낳은 것 같다"고 발표했던 이유다.
하지만 지난 18일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이 발견되면서 이 설명에는 허점이 생겼다. 부평정수장은 이중으로 차단막이 설치된 `밀폐 구조`다. 물론 `폐쇄형` 구조라고 해도, 벌레가 들어올 만한 작은 틈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또 정수장 관계자들이 시설문을 여닫을 때 벌레가 들어올 수도 있다.
통상 정수장에는 벌레를 막는 `방충망`이나 `포충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벌레 유입 관리가 미흡한 경우도 있다. 환경부는 어제 전국 정수장 긴급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방충망`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정수장 12곳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③ `잔류 오존농도` 처리 미흡했나
민관합동조사단은 공촌·부평정수장의 잔류오존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돗물의 정수 과정에서 오존 주입을 하는 공정을 거치는데, 처리 과정이 미흡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의 한 전문가는 KBS와의 통화에서 "활성탄조 상단 부분에 오존이 충분히 남아 있으면 깔따구의 알이 부화하지 못한다"며 "잔류오존농도 상황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특정 오존농도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생물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유충이 발견된 인천의 공촌·부평정수장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달리 수돗물을 `고도정수처리`하는 곳이다. `고도정수처리`는 일반 정수처리장과 마찬가지로 표준처리공정(혼화→응집→침천→여과→소독)을 거치지만, 마무리 `여과` 단계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다르다.
고도처리 정수장은 `입상활성탄` 공정 등을 추가한다. 활성탄은 쉽게 말해 숯가루다. 활성탄을 바닥에 깐 여과지(池)를 만들어 물을 통과시키는 원리다. 활성탄은 흡착력이 높아서 표준처리공정에서 제거하기 어려운 적은 양의 유해물질도 제거할 수 수 있다.
환경부는 전국 정수장 49개소를 점검한 결과,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해 7곳의 활성탄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어제 밝혔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전국을 발칵 뒤집은 `수돗물 유충` 추정 원인 세 가지를 짚어봤다.
활성탄 여과지의 ‘역세척’ 개념도
① 긴 `역세척` 주기, `수돗물 유충` 불렀나
`활성탄`은 시간이 흐르면 유기물들이 표면에 붙는다. 이 유기물들은 벌레의 먹이가 될 수 있어서 유충이 살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정수장은 유기물을 없애기 위해 주기적으로 물의 방향을 바꿔 수압을 높이는 `역세척`을 한다.
인천시는 `역세척`을 열흘에 한 번꼴로 하다가, 유충 발견 뒤 이틀로 줄였다고 지난 19일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하지만 활성탄 여과지 운전 기록 등을 검토한 민관합동조사단은 공촌·부평정수장의 일부 `역세척` 주기가 20일이 넘었던 것을 확인했다.
공촌·부평정수장의 `역세척` 주기는 적절했을까. 문제가 있다고 속단할 순 없다. `활성탄`은 유해물질을 거르기 위한 생물막을 형성하는데, 너무 자주 씻으면 정수 효과가 떨어진다. 환경부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은 활성탄 여과지의 `역세척` 주기에 대해 "길게는 30일 정도 가져가기도 하고, 원수의 상황에 따라서 20일에서 10일 정도 탄력적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수(原水)의 수질, 그러니까 공촌·부평정수장이 물을 끌어오는 취수장의 수질이 `역세척` 주기를 가늠한다는 얘기다. 공촌·부평정수장은 서울 영등포 정수센터와 같은 `풍납취수장`의 물을 쓴다. 영등포 정수센터 역시 활성탄 여과지를 갖추고 있는데, 이곳의 `역세척` 주기는 약 130시간이다. 정리하자면 영등포 정수센터는 5~6일에 한 번, 공촌·부평 정수장은 최대 20일이 넘어서 한 번 `역세척`을 했다는 것이다.
깔따구 유충의 알은 7일 이내에 부화한다고 한다. `역세척` 주기가 지나치게 길면 유충이 서식하기 충분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공촌·부평 정수장과 동일한 취·정수조건을 갖춘 영등포 정수센터에서는 유충 발견 사례가 없었던 것을 볼 때, `역세척` 주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밀폐형’ 부평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
② "문 여닫을 때 벌레 유입 가능성"
`역세척`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벌레가 활성탄 여과지로 절대 들어올 수 없는 구조라면,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3일 첫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인천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는 `개방형` 구조였다. 덮개는 갖추고 있지만, 옆쪽은 외부로 뚫려 있어서 벌레가 날아 들어오기 쉬웠다. 인천시가 초기 조사 때 "벌레가 날아와 활성탄 여과지에 알을 낳은 것 같다"고 발표했던 이유다.
하지만 지난 18일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이 발견되면서 이 설명에는 허점이 생겼다. 부평정수장은 이중으로 차단막이 설치된 `밀폐 구조`다. 물론 `폐쇄형` 구조라고 해도, 벌레가 들어올 만한 작은 틈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또 정수장 관계자들이 시설문을 여닫을 때 벌레가 들어올 수도 있다.
통상 정수장에는 벌레를 막는 `방충망`이나 `포충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벌레 유입 관리가 미흡한 경우도 있다. 환경부는 어제 전국 정수장 긴급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방충망`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정수장 12곳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③ `잔류 오존농도` 처리 미흡했나
민관합동조사단은 공촌·부평정수장의 잔류오존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돗물의 정수 과정에서 오존 주입을 하는 공정을 거치는데, 처리 과정이 미흡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의 한 전문가는 KBS와의 통화에서 "활성탄조 상단 부분에 오존이 충분히 남아 있으면 깔따구의 알이 부화하지 못한다"며 "잔류오존농도 상황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특정 오존농도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생물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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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돗물 유충’ 왜 생겼을까?…좁혀지는 원인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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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7-22 15:37:10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오늘(22일)로서 13일째다. 어제 오후 6시까지 인천의 관련 신고 건수는 814건, 실제 유충 발견 건수는 211건에 이른다.
유충이 발견된 인천의 공촌·부평정수장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달리 수돗물을 `고도정수처리`하는 곳이다. `고도정수처리`는 일반 정수처리장과 마찬가지로 표준처리공정(혼화→응집→침천→여과→소독)을 거치지만, 마무리 `여과` 단계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다르다.
고도처리 정수장은 `입상활성탄` 공정 등을 추가한다. 활성탄은 쉽게 말해 숯가루다. 활성탄을 바닥에 깐 여과지(池)를 만들어 물을 통과시키는 원리다. 활성탄은 흡착력이 높아서 표준처리공정에서 제거하기 어려운 적은 양의 유해물질도 제거할 수 수 있다.
환경부는 전국 정수장 49개소를 점검한 결과,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해 7곳의 활성탄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어제 밝혔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전국을 발칵 뒤집은 `수돗물 유충` 추정 원인 세 가지를 짚어봤다.
① 긴 `역세척` 주기, `수돗물 유충` 불렀나
`활성탄`은 시간이 흐르면 유기물들이 표면에 붙는다. 이 유기물들은 벌레의 먹이가 될 수 있어서 유충이 살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정수장은 유기물을 없애기 위해 주기적으로 물의 방향을 바꿔 수압을 높이는 `역세척`을 한다.
인천시는 `역세척`을 열흘에 한 번꼴로 하다가, 유충 발견 뒤 이틀로 줄였다고 지난 19일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하지만 활성탄 여과지 운전 기록 등을 검토한 민관합동조사단은 공촌·부평정수장의 일부 `역세척` 주기가 20일이 넘었던 것을 확인했다.
공촌·부평정수장의 `역세척` 주기는 적절했을까. 문제가 있다고 속단할 순 없다. `활성탄`은 유해물질을 거르기 위한 생물막을 형성하는데, 너무 자주 씻으면 정수 효과가 떨어진다. 환경부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은 활성탄 여과지의 `역세척` 주기에 대해 "길게는 30일 정도 가져가기도 하고, 원수의 상황에 따라서 20일에서 10일 정도 탄력적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수(原水)의 수질, 그러니까 공촌·부평정수장이 물을 끌어오는 취수장의 수질이 `역세척` 주기를 가늠한다는 얘기다. 공촌·부평정수장은 서울 영등포 정수센터와 같은 `풍납취수장`의 물을 쓴다. 영등포 정수센터 역시 활성탄 여과지를 갖추고 있는데, 이곳의 `역세척` 주기는 약 130시간이다. 정리하자면 영등포 정수센터는 5~6일에 한 번, 공촌·부평 정수장은 최대 20일이 넘어서 한 번 `역세척`을 했다는 것이다.
깔따구 유충의 알은 7일 이내에 부화한다고 한다. `역세척` 주기가 지나치게 길면 유충이 서식하기 충분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공촌·부평 정수장과 동일한 취·정수조건을 갖춘 영등포 정수센터에서는 유충 발견 사례가 없었던 것을 볼 때, `역세척` 주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② "문 여닫을 때 벌레 유입 가능성"
`역세척`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벌레가 활성탄 여과지로 절대 들어올 수 없는 구조라면,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3일 첫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인천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는 `개방형` 구조였다. 덮개는 갖추고 있지만, 옆쪽은 외부로 뚫려 있어서 벌레가 날아 들어오기 쉬웠다. 인천시가 초기 조사 때 "벌레가 날아와 활성탄 여과지에 알을 낳은 것 같다"고 발표했던 이유다.
하지만 지난 18일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이 발견되면서 이 설명에는 허점이 생겼다. 부평정수장은 이중으로 차단막이 설치된 `밀폐 구조`다. 물론 `폐쇄형` 구조라고 해도, 벌레가 들어올 만한 작은 틈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또 정수장 관계자들이 시설문을 여닫을 때 벌레가 들어올 수도 있다.
통상 정수장에는 벌레를 막는 `방충망`이나 `포충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벌레 유입 관리가 미흡한 경우도 있다. 환경부는 어제 전국 정수장 긴급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방충망`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정수장 12곳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③ `잔류 오존농도` 처리 미흡했나
민관합동조사단은 공촌·부평정수장의 잔류오존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돗물의 정수 과정에서 오존 주입을 하는 공정을 거치는데, 처리 과정이 미흡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의 한 전문가는 KBS와의 통화에서 "활성탄조 상단 부분에 오존이 충분히 남아 있으면 깔따구의 알이 부화하지 못한다"며 "잔류오존농도 상황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특정 오존농도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생물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유충이 발견된 인천의 공촌·부평정수장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달리 수돗물을 `고도정수처리`하는 곳이다. `고도정수처리`는 일반 정수처리장과 마찬가지로 표준처리공정(혼화→응집→침천→여과→소독)을 거치지만, 마무리 `여과` 단계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다르다.
고도처리 정수장은 `입상활성탄` 공정 등을 추가한다. 활성탄은 쉽게 말해 숯가루다. 활성탄을 바닥에 깐 여과지(池)를 만들어 물을 통과시키는 원리다. 활성탄은 흡착력이 높아서 표준처리공정에서 제거하기 어려운 적은 양의 유해물질도 제거할 수 수 있다.
환경부는 전국 정수장 49개소를 점검한 결과,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해 7곳의 활성탄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어제 밝혔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전국을 발칵 뒤집은 `수돗물 유충` 추정 원인 세 가지를 짚어봤다.
① 긴 `역세척` 주기, `수돗물 유충` 불렀나
`활성탄`은 시간이 흐르면 유기물들이 표면에 붙는다. 이 유기물들은 벌레의 먹이가 될 수 있어서 유충이 살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정수장은 유기물을 없애기 위해 주기적으로 물의 방향을 바꿔 수압을 높이는 `역세척`을 한다.
인천시는 `역세척`을 열흘에 한 번꼴로 하다가, 유충 발견 뒤 이틀로 줄였다고 지난 19일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하지만 활성탄 여과지 운전 기록 등을 검토한 민관합동조사단은 공촌·부평정수장의 일부 `역세척` 주기가 20일이 넘었던 것을 확인했다.
공촌·부평정수장의 `역세척` 주기는 적절했을까. 문제가 있다고 속단할 순 없다. `활성탄`은 유해물질을 거르기 위한 생물막을 형성하는데, 너무 자주 씻으면 정수 효과가 떨어진다. 환경부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은 활성탄 여과지의 `역세척` 주기에 대해 "길게는 30일 정도 가져가기도 하고, 원수의 상황에 따라서 20일에서 10일 정도 탄력적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수(原水)의 수질, 그러니까 공촌·부평정수장이 물을 끌어오는 취수장의 수질이 `역세척` 주기를 가늠한다는 얘기다. 공촌·부평정수장은 서울 영등포 정수센터와 같은 `풍납취수장`의 물을 쓴다. 영등포 정수센터 역시 활성탄 여과지를 갖추고 있는데, 이곳의 `역세척` 주기는 약 130시간이다. 정리하자면 영등포 정수센터는 5~6일에 한 번, 공촌·부평 정수장은 최대 20일이 넘어서 한 번 `역세척`을 했다는 것이다.
깔따구 유충의 알은 7일 이내에 부화한다고 한다. `역세척` 주기가 지나치게 길면 유충이 서식하기 충분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공촌·부평 정수장과 동일한 취·정수조건을 갖춘 영등포 정수센터에서는 유충 발견 사례가 없었던 것을 볼 때, `역세척` 주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② "문 여닫을 때 벌레 유입 가능성"
`역세척`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벌레가 활성탄 여과지로 절대 들어올 수 없는 구조라면,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3일 첫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인천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는 `개방형` 구조였다. 덮개는 갖추고 있지만, 옆쪽은 외부로 뚫려 있어서 벌레가 날아 들어오기 쉬웠다. 인천시가 초기 조사 때 "벌레가 날아와 활성탄 여과지에 알을 낳은 것 같다"고 발표했던 이유다.
하지만 지난 18일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이 발견되면서 이 설명에는 허점이 생겼다. 부평정수장은 이중으로 차단막이 설치된 `밀폐 구조`다. 물론 `폐쇄형` 구조라고 해도, 벌레가 들어올 만한 작은 틈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또 정수장 관계자들이 시설문을 여닫을 때 벌레가 들어올 수도 있다.
통상 정수장에는 벌레를 막는 `방충망`이나 `포충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벌레 유입 관리가 미흡한 경우도 있다. 환경부는 어제 전국 정수장 긴급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방충망`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정수장 12곳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③ `잔류 오존농도` 처리 미흡했나
민관합동조사단은 공촌·부평정수장의 잔류오존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돗물의 정수 과정에서 오존 주입을 하는 공정을 거치는데, 처리 과정이 미흡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의 한 전문가는 KBS와의 통화에서 "활성탄조 상단 부분에 오존이 충분히 남아 있으면 깔따구의 알이 부화하지 못한다"며 "잔류오존농도 상황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특정 오존농도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생물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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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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