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인사 포진’…이인영 아들 학교 ‘파티’ 어떤 곳?

입력 2020.07.22 (18:55) 수정 2020.07.23 (09: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후보자 내정 이후 줄곧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라는 곳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줄여서 '파티'라고 불리는 이곳, 이 후보자의 아들(27)이 2013년에 1기로 입학한 디자인 대안학교입니다.

■ '안상수체' 만든 안상수 씨가 설립

'파티'는 한글 글꼴 '안상수체'로 유명한 디자이너 안상수 씨가 주도해 2013년 파주출판도시에 설립한 조합 형태의 대안학교입니다.

홈페이지에는 '인문정신과 미래가치에 바탕한 창의교육을 위해 디자이너들이 세운 배움터'라고 소개돼있습니다.

교육 과정은 대학교 격인 '한배곳'(4년제)과 대학원 격인 '더배곳'(2년제)으로 나뉩니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파티'에서 한배곳 과정 4년을 다녔습니다. 입학 당시 동급생은 A씨를 포함해 13명입니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홈페이지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홈페이지

■ '3.5+1년' 코스로 해외학위 취득 가능

'파티'는 교육부 비인가 기관이기 때문에 학위 수여가 불가능합니다. 단, 학생들이 학위를 딸 수 있는 방법이 열려있습니다. '파티'에서 3년6개월을 재학한 뒤 '해외 협약학교'인 스위스 바젤디자인학교, 영국 UCA 등에 편입할 수 있는 건데요. 편입한 해외 학교에서 1년 과정을 더 밟으면 학사 학위를 딸 수 있습니다.

'호화 유학' 논란을 빚은 이 후보자 아들의 스위스 유학은 바로 이 '1년' 과정입니다. 이 후보자 아들은 한국에서 4년간 '파티'를 다닌 뒤 2017년 스위스 바젤디자인 학교로 편입해 1년 만에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 이 후보자 아들이 학위를 받은 이듬해인 2019년부터는 바젤학교 측 요청으로 해외 유학 기간 조건이 '2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후보자 아들은 '파티'에 정식 입학하기 전,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2년부터 이미 '파티' 예비 과정을 밟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파티' 설립을 주도한 안상수 씨는 2012년 말, 한 월간지 인터뷰를 통해 "스위스 바젤디자인대학과도 협업하며 공동 학위 문제까지 함께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화려한 이사진과 대기업 후원

국내 정·재계 유력인사들이 '파티'를 후원하는 점도 이 학교에 눈길이 모이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이 후보자 배우자인 이모 씨, 최태원 SK그룹 회장 배우자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배우자인 신연균 재단법인 아름지기 이사장,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유진룡 국민대 석좌교수 등이 '파티' 이사진에 있습니다.

대기업들의 후원도 받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부터 5년 동안 10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신세계도 후원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가 강의를 한 흔적도 보입니다. '파티'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문 씨는 2015년 '인터액티브 아트와 미디어 창작 도구 개발'을 주제로 '파티'에서 세미나를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창인 승효상 건축가가 만든 건축학교와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심재명 씨가 대표로 있는 영화제작사 명필름도 '파티'의 네트워크 기관으로 나옵니다.

이인영 후보자 아들의 동급생 중 한 명은 유명 작가 김규항 씨의 자녀입니다.

■ 이 후보자 아들은 어떻게 '파티'에 입학했나?

이 후보자 아들은 어떻게 '파티' 1기로 입학했을까요? 이 후보자측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배우자 이 씨가 지인들을 통해 학교 정보를 접하고 입학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 씨는 '파티' 설립 이후 학부모 모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필수불가결 조건으로 꼽히는 '어머니의 정보력'이 아들 입학에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이 후보자 아들이 당초 스위스 학위를 염두에 두고 '파티'에 지원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23일) 열리는 이인영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파티'와 관련해 이 후보자의 배우자 이 씨가 이사로 선정된 경위와 아들의 스위스 학위 취득 과정에 특혜는 없었는지 등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유력인사 포진’…이인영 아들 학교 ‘파티’ 어떤 곳?
    • 입력 2020-07-22 18:55:41
    • 수정2020-07-23 09:54:01
    취재K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후보자 내정 이후 줄곧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라는 곳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줄여서 '파티'라고 불리는 이곳, 이 후보자의 아들(27)이 2013년에 1기로 입학한 디자인 대안학교입니다.

■ '안상수체' 만든 안상수 씨가 설립

'파티'는 한글 글꼴 '안상수체'로 유명한 디자이너 안상수 씨가 주도해 2013년 파주출판도시에 설립한 조합 형태의 대안학교입니다.

홈페이지에는 '인문정신과 미래가치에 바탕한 창의교육을 위해 디자이너들이 세운 배움터'라고 소개돼있습니다.

교육 과정은 대학교 격인 '한배곳'(4년제)과 대학원 격인 '더배곳'(2년제)으로 나뉩니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파티'에서 한배곳 과정 4년을 다녔습니다. 입학 당시 동급생은 A씨를 포함해 13명입니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홈페이지
■ '3.5+1년' 코스로 해외학위 취득 가능

'파티'는 교육부 비인가 기관이기 때문에 학위 수여가 불가능합니다. 단, 학생들이 학위를 딸 수 있는 방법이 열려있습니다. '파티'에서 3년6개월을 재학한 뒤 '해외 협약학교'인 스위스 바젤디자인학교, 영국 UCA 등에 편입할 수 있는 건데요. 편입한 해외 학교에서 1년 과정을 더 밟으면 학사 학위를 딸 수 있습니다.

'호화 유학' 논란을 빚은 이 후보자 아들의 스위스 유학은 바로 이 '1년' 과정입니다. 이 후보자 아들은 한국에서 4년간 '파티'를 다닌 뒤 2017년 스위스 바젤디자인 학교로 편입해 1년 만에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 이 후보자 아들이 학위를 받은 이듬해인 2019년부터는 바젤학교 측 요청으로 해외 유학 기간 조건이 '2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후보자 아들은 '파티'에 정식 입학하기 전,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2년부터 이미 '파티' 예비 과정을 밟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파티' 설립을 주도한 안상수 씨는 2012년 말, 한 월간지 인터뷰를 통해 "스위스 바젤디자인대학과도 협업하며 공동 학위 문제까지 함께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화려한 이사진과 대기업 후원

국내 정·재계 유력인사들이 '파티'를 후원하는 점도 이 학교에 눈길이 모이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이 후보자 배우자인 이모 씨, 최태원 SK그룹 회장 배우자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배우자인 신연균 재단법인 아름지기 이사장,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유진룡 국민대 석좌교수 등이 '파티' 이사진에 있습니다.

대기업들의 후원도 받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부터 5년 동안 10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신세계도 후원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가 강의를 한 흔적도 보입니다. '파티'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문 씨는 2015년 '인터액티브 아트와 미디어 창작 도구 개발'을 주제로 '파티'에서 세미나를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창인 승효상 건축가가 만든 건축학교와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심재명 씨가 대표로 있는 영화제작사 명필름도 '파티'의 네트워크 기관으로 나옵니다.

이인영 후보자 아들의 동급생 중 한 명은 유명 작가 김규항 씨의 자녀입니다.

■ 이 후보자 아들은 어떻게 '파티'에 입학했나?

이 후보자 아들은 어떻게 '파티' 1기로 입학했을까요? 이 후보자측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배우자 이 씨가 지인들을 통해 학교 정보를 접하고 입학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 씨는 '파티' 설립 이후 학부모 모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필수불가결 조건으로 꼽히는 '어머니의 정보력'이 아들 입학에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이 후보자 아들이 당초 스위스 학위를 염두에 두고 '파티'에 지원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23일) 열리는 이인영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파티'와 관련해 이 후보자의 배우자 이 씨가 이사로 선정된 경위와 아들의 스위스 학위 취득 과정에 특혜는 없었는지 등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