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홀로 양육 부담’…이혼 이주여성 급증

입력 2020.07.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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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편의 폭력 등으로 이혼하는 이주 여성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 아이를 직접 키우고 있지만,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요.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낯선 나라에 새 삶을 꿈꾸며 찾아왔지만 냉혹한 현실에 주저앉은 이혼 이주여성들의 실태를 짚어봅니다. 

먼저 강예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국 국적의 이 이주여성은 2015년 한국 남성과 가정을 꾸렸습니다.

결혼 직후 시작된 남편의 폭력은 두 명의 자녀를 낳을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이주여성/음성변조 : "애 안고 맞으면 혹시 아기까지 다칠까 봐 애 방에 내리자마자 바로 머리카락 잡아, 거실에서부터 방안에까지 끌고 가 때리고…."]

결국, 지난해 10월, 합의 이혼을 했습니다.

2살과 4살짜리 아이는 직접 키우고 있지만, 전 남편은 약속과 달리 양육비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주여성/음성변조 : "저보고 위자료 포기하라고 양육비 내가 많이 줄 테니까. 끝나자마자, 양육비 안 줍니다. 아기가 자주 아파서, 아르바이트하고 싶어도 그럴 시간이 없어요."]

이 이주여성처럼 결혼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부산지역 결혼 이주여성의 이혼율은 2000년 10%에서 2018년 68%로 7배가량 증가했습니다.

결혼한 이주 여성 10명 중 7명은 이혼한다는 얘깁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조사 결과, 이렇게 이혼한 이주여성의 94%가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은 경우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합니다. 

취업 문턱이 높은 이주 여성들이 찾을 수 있는 건 저임금 일자리뿐이어서 대부분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강혜원/부산 사하구 다문화지원센터 사례관리사 : "언어적 장벽. 그리고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취업이 너무 어려워요’, ‘(양육비도) 정말 한 번도 받지 못했어요’, 내지는 ‘처음에 몇 번 주다가 끊겼어요’ 하시는 이런 분들이 많거든요."]

열악한 경제 상황은 이주여성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키워 자녀들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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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① ‘홀로 양육 부담’…이혼 이주여성 급증
    • 입력 2020-07-22 20:11:43
    뉴스7(부산)
[앵커] 남편의 폭력 등으로 이혼하는 이주 여성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 아이를 직접 키우고 있지만,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요.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낯선 나라에 새 삶을 꿈꾸며 찾아왔지만 냉혹한 현실에 주저앉은 이혼 이주여성들의 실태를 짚어봅니다.  먼저 강예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국 국적의 이 이주여성은 2015년 한국 남성과 가정을 꾸렸습니다. 결혼 직후 시작된 남편의 폭력은 두 명의 자녀를 낳을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이주여성/음성변조 : "애 안고 맞으면 혹시 아기까지 다칠까 봐 애 방에 내리자마자 바로 머리카락 잡아, 거실에서부터 방안에까지 끌고 가 때리고…."] 결국, 지난해 10월, 합의 이혼을 했습니다. 2살과 4살짜리 아이는 직접 키우고 있지만, 전 남편은 약속과 달리 양육비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주여성/음성변조 : "저보고 위자료 포기하라고 양육비 내가 많이 줄 테니까. 끝나자마자, 양육비 안 줍니다. 아기가 자주 아파서, 아르바이트하고 싶어도 그럴 시간이 없어요."] 이 이주여성처럼 결혼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부산지역 결혼 이주여성의 이혼율은 2000년 10%에서 2018년 68%로 7배가량 증가했습니다. 결혼한 이주 여성 10명 중 7명은 이혼한다는 얘깁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조사 결과, 이렇게 이혼한 이주여성의 94%가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은 경우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합니다.  취업 문턱이 높은 이주 여성들이 찾을 수 있는 건 저임금 일자리뿐이어서 대부분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강혜원/부산 사하구 다문화지원센터 사례관리사 : "언어적 장벽. 그리고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취업이 너무 어려워요’, ‘(양육비도) 정말 한 번도 받지 못했어요’, 내지는 ‘처음에 몇 번 주다가 끊겼어요’ 하시는 이런 분들이 많거든요."] 열악한 경제 상황은 이주여성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키워 자녀들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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