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팔꿈치로 ‘툭툭’…대통령도 예외없는 新풍속도

입력 2020.07.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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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일 수 있는 넓디넓은 회의장. 커다란 타원 모양의 책상에 의자가 띄엄띄엄 배치돼 있습니다. 직원들이 줄자를 들고 의자와 의자 사이 간격을 측정합니다. 기준은 180cm. 이 간격에 미치지 못하면 의자들을 더 떼어 놓습니다. 배치된 의자는 30여 개 남짓뿐입니다.

다른 직원들은 소독약이 들어있는 분무기를 책상과 모니터 곳곳에 연신 뿌려대며 깨끗이 닦습니다. 행여나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까 회의실 내 모든 유리창이 청소 대상입니다. 회의장 한편에는 언제라도 손을 닦을 수 있도록 손 소독기도 비치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회의장을 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회의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다자간 대면 회의로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열렸습니다. 회의 준비 때부터 진행되는 내내 코로나19가 바꾼 새로운 풍경은 회의장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27개국 정상, 각양각색 마스크 쓰고 입장
27개 회원국 정상들의 등장 모습부터 달랐습니다. 정상들은 회의장에 도착해 승용차에서 내릴 때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마스크도 나라마다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국기가 그려져 있거나 글자 또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일부 정상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준비된 손 소독제로 손을 닦기도 했습니다. 한 명씩 띄엄띄엄 입장한 뒤 취재진에게 자신의 견해를 전할 때도 상당히 멀리 떨어져야 했습니다. 취재진에게는 질문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정상들의 동선도 많은 사람을 마주치지 않도록 평소와 달리 재설계됐고 엘리베이터에는 2명 이상 타지 못하도록 제한을 뒀습니다. 회의장에는 여과된 새 공기만 공급됐습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의사도 회의 내내 배치됐습니다.


■포옹·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
정상들 자신도 조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부분 마스크 착용을 잊지 않았습니다. 회의 시작 전 회의장에서 환담할 때도 악수는 없었습니다. 팔꿈치끼리 부딪치는 새로운 인사를 하거나 눈을 마주치는 정도였습니다. 회의를 마친 뒤 의례적으로 했던 기념사진도 이번 회의에는 없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27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무사히(?) 치러낸 만큼 앞으로 여러 국가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면 회의가 조금씩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런 모습을 연출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 외국 정상과 팔꿈치 인사할까?
한 차례 연기됐던 G7 정상회담이 9월에 열린다면 태극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팔꿈치 인사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11월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과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가 참석 대상입니다. 의장국인 베트남이 아직 대면회의에 대한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어 개최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북한이 다자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협의체로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있습니다.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9월 중순으로 연기됐습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북한 등의 외교장관들이 참석 대상입니다. 장관급 회의에 앞서 최근 화상 회의로 열렸던 고위급 관리 회의에는 북한 측 대표도 모습을 드러내 여지를 조금이나마 남겼습니다. 물론, ARF가 대면 회의로 열릴지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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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쓰고 팔꿈치로 ‘툭툭’…대통령도 예외없는 新풍속도
    • 입력 2020-07-23 10:04:08
    취재K
3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일 수 있는 넓디넓은 회의장. 커다란 타원 모양의 책상에 의자가 띄엄띄엄 배치돼 있습니다. 직원들이 줄자를 들고 의자와 의자 사이 간격을 측정합니다. 기준은 180cm. 이 간격에 미치지 못하면 의자들을 더 떼어 놓습니다. 배치된 의자는 30여 개 남짓뿐입니다.

다른 직원들은 소독약이 들어있는 분무기를 책상과 모니터 곳곳에 연신 뿌려대며 깨끗이 닦습니다. 행여나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까 회의실 내 모든 유리창이 청소 대상입니다. 회의장 한편에는 언제라도 손을 닦을 수 있도록 손 소독기도 비치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회의장을 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회의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다자간 대면 회의로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열렸습니다. 회의 준비 때부터 진행되는 내내 코로나19가 바꾼 새로운 풍경은 회의장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27개국 정상, 각양각색 마스크 쓰고 입장
27개 회원국 정상들의 등장 모습부터 달랐습니다. 정상들은 회의장에 도착해 승용차에서 내릴 때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마스크도 나라마다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국기가 그려져 있거나 글자 또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일부 정상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준비된 손 소독제로 손을 닦기도 했습니다. 한 명씩 띄엄띄엄 입장한 뒤 취재진에게 자신의 견해를 전할 때도 상당히 멀리 떨어져야 했습니다. 취재진에게는 질문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정상들의 동선도 많은 사람을 마주치지 않도록 평소와 달리 재설계됐고 엘리베이터에는 2명 이상 타지 못하도록 제한을 뒀습니다. 회의장에는 여과된 새 공기만 공급됐습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의사도 회의 내내 배치됐습니다.


■포옹·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
정상들 자신도 조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부분 마스크 착용을 잊지 않았습니다. 회의 시작 전 회의장에서 환담할 때도 악수는 없었습니다. 팔꿈치끼리 부딪치는 새로운 인사를 하거나 눈을 마주치는 정도였습니다. 회의를 마친 뒤 의례적으로 했던 기념사진도 이번 회의에는 없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27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무사히(?) 치러낸 만큼 앞으로 여러 국가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면 회의가 조금씩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런 모습을 연출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 외국 정상과 팔꿈치 인사할까?
한 차례 연기됐던 G7 정상회담이 9월에 열린다면 태극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팔꿈치 인사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11월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과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가 참석 대상입니다. 의장국인 베트남이 아직 대면회의에 대한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어 개최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북한이 다자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협의체로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있습니다.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9월 중순으로 연기됐습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북한 등의 외교장관들이 참석 대상입니다. 장관급 회의에 앞서 최근 화상 회의로 열렸던 고위급 관리 회의에는 북한 측 대표도 모습을 드러내 여지를 조금이나마 남겼습니다. 물론, ARF가 대면 회의로 열릴지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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