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휴스턴 중국 영사관? 기밀문서 소각?…트럼프 “언제나 폐쇄 가능”

입력 2020.07.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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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해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에 대해 "그것은 언제나 가능하다(It's always possible.)"고 밝혔습니다.

현지시각 22일 코로나19 브리핑 도중에 한 말입니다.


■ 왜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표적이 됐을까?

휴스턴은 텍사스 주의 가장 큰 도시로, 미국 전체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특히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존슨우주센터가 있으며, 세계 최대의 메디컬 센터인 텍사스 메디컬 센터의 소재지로 의학 제약 분야 연구도 집중돼 있습니다.

석유를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 산업과 최근에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도 휴스턴의 경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적 재산권 및 국민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미국 국무부는 휴스턴 중국 영사관 폐쇄 이유를 현지 시각 22일 못 박았습니다.

'기술 도시'인 휴스턴이 지적 재산권 보호라는 명분에 걸맞아 보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덴마크 방문을 수행 중인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미·중 '외교 관계'가 삐걱거리는 서막을 보여준다는 상징성도 있습니다.

중국의 속마음을 대변한다는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은 자신의 SNS에서 "이는 미친 행동"으로 "미국은 이미 하한선이 없어 보인다"면서 "미국 정부는 정말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 중국, 휴스턴 총영사관에서 무엇을 태웠나?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문서를 황급히 불태우는 장면이 공개됐습니다.

72시간 내 폐쇄 요구를 받자 기밀 문서를 태운 것일까요?

중국 영사관 인근의 휴스턴 현지 주민들은 영사관 직원들이 쓰레기통에 문서를 가득 채워 넣고 소각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고 뉴스위크 등이 현지 시각 22일 보도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서너 개의 쓰레기통이 불타고 있으며, 쓰레기통 주변에는 서류 뭉치가 쌓여 있습니다.

중국 영사관의 문서 소각 작업은 21일 저녁부터 22일 새벽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휴스턴 경찰서는 트위터를 통해 "현지 시각 21일 오후 8시 25분 영사관 경내 야외 마당에서 연기가 관측돼 소방관과 경찰관들이 출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샘 페나 휴스턴 소방서장은 "소방대원의 접근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폐쇄한 곳에 불이 난 것 같다. 문서를 태웠거나 서류를 태운 것 같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폐쇄 요구를 받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기밀 서류를 태워 없앴다는 식의 발언을 통해 해당 총영사관에서 불법 행위와 관련된 기록을 보관해 왔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 중 "대사관 폭탄 살해 협박받아"…폼페이오 "계속 이쪽으로 간다"

중국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자세한 설명 없이 "주미 중국 대사관에 폭탄 및 살해 협박이 있었다."라며 미국을 비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시각 22일 보도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이어 "중국 외교관에 제한을 가하고 중국의 외교 행낭을 열어본 데 이어 미국이 전례 없이 중국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은 잘못된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맞대응으로 중국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환구시보는 지난주 미국이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의 입국 금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단교보다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덴마크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 법무부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를 탈취한 혐의로 중국 해커 2명을 기소한 사건을 이야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말했듯이 우리는 이런 일이 지속하도록 허용치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자들에게 "당신들이 본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바로 그런 맥락"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이쪽으로 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 시각 22일 "외교 분야의 대립은 이미 무역과 기술, 언론과 종교의 자유, 학생과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백신 경쟁까지 포함된 갈등을 더욱 확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례적이고 중대한 조치인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미국 내 중국 외교관과 언론인, 학자 등에 대한 고삐를 조이려는 시도가 크게 확대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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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휴스턴 중국 영사관? 기밀문서 소각?…트럼프 “언제나 폐쇄 가능”
    • 입력 2020-07-23 10:08:22
    취재K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해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에 대해 "그것은 언제나 가능하다(It's always possible.)"고 밝혔습니다.

현지시각 22일 코로나19 브리핑 도중에 한 말입니다.


■ 왜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표적이 됐을까?

휴스턴은 텍사스 주의 가장 큰 도시로, 미국 전체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특히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존슨우주센터가 있으며, 세계 최대의 메디컬 센터인 텍사스 메디컬 센터의 소재지로 의학 제약 분야 연구도 집중돼 있습니다.

석유를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 산업과 최근에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도 휴스턴의 경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적 재산권 및 국민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미국 국무부는 휴스턴 중국 영사관 폐쇄 이유를 현지 시각 22일 못 박았습니다.

'기술 도시'인 휴스턴이 지적 재산권 보호라는 명분에 걸맞아 보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덴마크 방문을 수행 중인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미·중 '외교 관계'가 삐걱거리는 서막을 보여준다는 상징성도 있습니다.

중국의 속마음을 대변한다는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은 자신의 SNS에서 "이는 미친 행동"으로 "미국은 이미 하한선이 없어 보인다"면서 "미국 정부는 정말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 중국, 휴스턴 총영사관에서 무엇을 태웠나?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문서를 황급히 불태우는 장면이 공개됐습니다.

72시간 내 폐쇄 요구를 받자 기밀 문서를 태운 것일까요?

중국 영사관 인근의 휴스턴 현지 주민들은 영사관 직원들이 쓰레기통에 문서를 가득 채워 넣고 소각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고 뉴스위크 등이 현지 시각 22일 보도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서너 개의 쓰레기통이 불타고 있으며, 쓰레기통 주변에는 서류 뭉치가 쌓여 있습니다.

중국 영사관의 문서 소각 작업은 21일 저녁부터 22일 새벽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휴스턴 경찰서는 트위터를 통해 "현지 시각 21일 오후 8시 25분 영사관 경내 야외 마당에서 연기가 관측돼 소방관과 경찰관들이 출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샘 페나 휴스턴 소방서장은 "소방대원의 접근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폐쇄한 곳에 불이 난 것 같다. 문서를 태웠거나 서류를 태운 것 같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폐쇄 요구를 받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기밀 서류를 태워 없앴다는 식의 발언을 통해 해당 총영사관에서 불법 행위와 관련된 기록을 보관해 왔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 중 "대사관 폭탄 살해 협박받아"…폼페이오 "계속 이쪽으로 간다"

중국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자세한 설명 없이 "주미 중국 대사관에 폭탄 및 살해 협박이 있었다."라며 미국을 비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시각 22일 보도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이어 "중국 외교관에 제한을 가하고 중국의 외교 행낭을 열어본 데 이어 미국이 전례 없이 중국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은 잘못된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맞대응으로 중국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환구시보는 지난주 미국이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의 입국 금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단교보다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덴마크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 법무부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를 탈취한 혐의로 중국 해커 2명을 기소한 사건을 이야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말했듯이 우리는 이런 일이 지속하도록 허용치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자들에게 "당신들이 본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바로 그런 맥락"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이쪽으로 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 시각 22일 "외교 분야의 대립은 이미 무역과 기술, 언론과 종교의 자유, 학생과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백신 경쟁까지 포함된 갈등을 더욱 확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례적이고 중대한 조치인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미국 내 중국 외교관과 언론인, 학자 등에 대한 고삐를 조이려는 시도가 크게 확대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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