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사가 콧수염을 자른 까닭은?

입력 2020.07.25 (15:24) 수정 2020.07.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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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셔츠에 넥타이를 맨 희끗희끗한 머리의 중년 남성. 어딘지 낯이 익은 듯도 그렇지 않은 듯도 한 이 사람.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바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입니다.

해리스 대사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콧수염을 잘랐습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한국식 이발소'의 50년 경력 이발사를 찾았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콧수염을 기르고 마스크를 착용하기엔 서울의 여름은 매우 덥고 습합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영상에서도 자신이 더위 때문에 콧수염을 자른다는 사실을 육성으로 강조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을 한글로 번역해 자막으로 써놓은 것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와! 정말 덥네요. 요즘 장마기라 습하고 덥거나, 비 오면서 덥죠! 게다가 이 마스크가 저를 더욱 덥게 만듭니다. 물론 제 콧수염도요. 이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시원하게 지낼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데요. 손(대사 선임고문)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과 얽힌 일화는 많습니다. 일부 시민단체가 해리스 대사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 때문인 듯 콧수염이 마치 일제 식민지 시절의 '총독'을 연상시킨다고 풍자하자, 해리스 대사는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한국 독립운동가들도 콧수염을 길렀다"며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신년 기자간담회 때에는 기자들에게 콧수염 모양의 막대기를 선물하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자신의 콧수염을 기른 이유를 군인에서 외교관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해리스 대사는 부임 직전까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맡았던 해군 4성 장군이었는데, 군인으로서의 삶과 외교관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구분짓기 위해서 기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 대선이 예정된 올해 11월 전에 사임해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교관으로서의 삶'을 상징한다던 콧수염. 그 콧수염을 자른 해리스 대사. 그저 날씨가 더웠을 뿐일까요? 떠날 날이 임박한 것일까요? 속 뜻은 알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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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대사가 콧수염을 자른 까닭은?
    • 입력 2020-07-25 15:24:56
    • 수정2020-07-25 15:48:49
    취재K
파란 셔츠에 넥타이를 맨 희끗희끗한 머리의 중년 남성. 어딘지 낯이 익은 듯도 그렇지 않은 듯도 한 이 사람.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바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입니다.

해리스 대사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콧수염을 잘랐습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한국식 이발소'의 50년 경력 이발사를 찾았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콧수염을 기르고 마스크를 착용하기엔 서울의 여름은 매우 덥고 습합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영상에서도 자신이 더위 때문에 콧수염을 자른다는 사실을 육성으로 강조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을 한글로 번역해 자막으로 써놓은 것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와! 정말 덥네요. 요즘 장마기라 습하고 덥거나, 비 오면서 덥죠! 게다가 이 마스크가 저를 더욱 덥게 만듭니다. 물론 제 콧수염도요. 이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시원하게 지낼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데요. 손(대사 선임고문)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과 얽힌 일화는 많습니다. 일부 시민단체가 해리스 대사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 때문인 듯 콧수염이 마치 일제 식민지 시절의 '총독'을 연상시킨다고 풍자하자, 해리스 대사는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한국 독립운동가들도 콧수염을 길렀다"며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신년 기자간담회 때에는 기자들에게 콧수염 모양의 막대기를 선물하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자신의 콧수염을 기른 이유를 군인에서 외교관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해리스 대사는 부임 직전까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맡았던 해군 4성 장군이었는데, 군인으로서의 삶과 외교관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구분짓기 위해서 기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 대선이 예정된 올해 11월 전에 사임해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교관으로서의 삶'을 상징한다던 콧수염. 그 콧수염을 자른 해리스 대사. 그저 날씨가 더웠을 뿐일까요? 떠날 날이 임박한 것일까요? 속 뜻은 알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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