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여성 사업가의 사회 환원…“노벨상 위해 써달라” 7백억 기부

입력 2020.07.26 (21:23) 수정 2020.07.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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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이스트에 7백66억원을 기부한 80대 여성 사업가가 있습니다.

과학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믿음으로, 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평생을 일군 재산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재벌가, 부유층의 상속에 대해서는 "자식 망치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김유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과학기술이 발전되는 것만이 우리나라가 살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여든 세 살의 이수영 카이스트 발전재단 이사장.

10년 넘게 신문기자로 일하다 돼지 두 마리로 목장을 시작했고, 모래 채취와 부동산으로 사업을 확장해 큰 돈을 벌었습니다.

미혼 여성 기업가에 대한 온갖 차별을 견디며 평생 일궈온 재산.

80년대 격동기, 이권을 노리는 조직 폭력배와 맞서기도 했습니다.

["나는 7전 8기야. 왜 나한테 좌절이 없겠어요. 조직폭력배한테 쫓겨서 트렁크 하나 갖고 집을 탈출했어요."]

인생 황혼기에 그가 택한 건 기부였습니다.

앞서 90억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이번엔 6백76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카이스트에 내놓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기부 총액은 7백66억 원, 카이스트 역사상 최고액입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그는 왜 카이스트를 택했을까.

["그 양반(서남표 전 카이스트 총장)의 태도와 그 양반의 말이 나의 심금을 울렸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과학이다..."]

기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해야지. (남은 재산이) 평가가 안 된 게 많아.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해서…."]

재벌가, 부유층의 관행적인 상속에 대해선, "자식 망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유층 자녀들이) 버는 것은 배우지 않고, 고생을 안 시켰으니까 쓰는 것만 배웠어. 50세만 되면 다 탕진해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져도…."]

카이스트는 이 이사장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세워 노벨상 수상을 위한 연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저의 기부로) 노벨상이 운이 좋으면 하나 둘 나오겠지만, 안 나오게 되면 안 되잖아요. 뜻을 가진 분들은 저의 이 마음에 동참해 주셔서 이 사업이 더 번창할 수 있도록 같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양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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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 여성 사업가의 사회 환원…“노벨상 위해 써달라” 7백억 기부
    • 입력 2020-07-26 21:26:53
    • 수정2020-07-26 21:56:53
    뉴스 9
[앵커]

카이스트에 7백66억원을 기부한 80대 여성 사업가가 있습니다.

과학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믿음으로, 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평생을 일군 재산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재벌가, 부유층의 상속에 대해서는 "자식 망치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김유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과학기술이 발전되는 것만이 우리나라가 살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여든 세 살의 이수영 카이스트 발전재단 이사장.

10년 넘게 신문기자로 일하다 돼지 두 마리로 목장을 시작했고, 모래 채취와 부동산으로 사업을 확장해 큰 돈을 벌었습니다.

미혼 여성 기업가에 대한 온갖 차별을 견디며 평생 일궈온 재산.

80년대 격동기, 이권을 노리는 조직 폭력배와 맞서기도 했습니다.

["나는 7전 8기야. 왜 나한테 좌절이 없겠어요. 조직폭력배한테 쫓겨서 트렁크 하나 갖고 집을 탈출했어요."]

인생 황혼기에 그가 택한 건 기부였습니다.

앞서 90억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이번엔 6백76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카이스트에 내놓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기부 총액은 7백66억 원, 카이스트 역사상 최고액입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그는 왜 카이스트를 택했을까.

["그 양반(서남표 전 카이스트 총장)의 태도와 그 양반의 말이 나의 심금을 울렸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과학이다..."]

기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해야지. (남은 재산이) 평가가 안 된 게 많아.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해서…."]

재벌가, 부유층의 관행적인 상속에 대해선, "자식 망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유층 자녀들이) 버는 것은 배우지 않고, 고생을 안 시켰으니까 쓰는 것만 배웠어. 50세만 되면 다 탕진해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져도…."]

카이스트는 이 이사장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세워 노벨상 수상을 위한 연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저의 기부로) 노벨상이 운이 좋으면 하나 둘 나오겠지만, 안 나오게 되면 안 되잖아요. 뜻을 가진 분들은 저의 이 마음에 동참해 주셔서 이 사업이 더 번창할 수 있도록 같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양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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