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토크쇼J] 100회 특집 - 3인의 만남 “언론, 너의 빈자리”

입력 2020.07.26 (21:40) 수정 2020.07.2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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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J입니다.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J는 100회를 맞아서 우리가 하루하루 마주하는 언론의 모습, 또 언론의 부족함을 채워나가고 있는 다양한 노력들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시즌2를 아주 잘 이끌어오고 계신 3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강유정 교수님, 최욱 씨, 임자운 변호사님입니다. 어서 오세요.

[강유정] 안녕하세요.

[임자운] 안녕하세요.

[최욱] 반갑습니다.

[이상호] 100회 특집이라고 해서 저희가 딱딱하고 어두운 스튜디오를 벗어나 봤습니다. 제 뒤로 그동안 나갔던 방송들이 쭉 떠 있는데 사실 저는 J가 100회까지 오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언론이 사실 같은 언론을 비판한다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고 좀 부담스러운 일인데 어떠셨어요? 최욱 씨 하면 감초 같은 역할을 하고 계시잖아요. 작명을 저희가 빼놓을 수 없어요. 저널리즘 가지고 작명 정말 많이 지었잖아요.

[최욱] 그거 결산 들어갑니까?

[이상호] 그거 제가 좀 소개해드릴게요. 먼저 기우제 저널리즘이 있었고, 이거 진짜 많이 회자가 됐
었어요. 그 다음에 칠판 저널리즘.

[최욱] 썼다 지우는 칠판 저널리즘.

[이상호] 그거 있었고. 붕어빵은 뭐였죠?

[최욱] 계속 똑같은 거 찍어내는.

[이상호] 찍어내는 거 있었고, 기억나는 게 청기백기 저널리즘도 있었죠?

[강유정] 아마도 김정은 위독설 그거 가지고.

[최욱] 맞아요.

[강유정] 죽었다, 살았다. 이 때. 맞죠?

[최욱] 맞습니다. 언론들을 아주 날카롭게 꼬집는 한마디였죠. 청기백기 저널리즘.

[이상호] 진짜 적확했어요.

[최욱] 고맙습니다.

[이상호] 또 이런 질문이 아직까지도 있습니다. ‘왜 최욱 같은 사람이 언론을 비판을 하느냐. 최욱이 과연 저널리스트가 맞느냐’ 글쎄요. 저는 일종의 약간 편견, 선입견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는데.

[최욱] 사람 앉혀놓고 그런 질문해도 됩니까? MC 자격 논란이 더 많아요.

[이상호] 이미 알고 있고요. 제가. 그런데 비평은 다른 분야니까, 여기에 자격이 필요하느냐, 이런 질문들이 계속 있습니다.

[최욱] 그런 류가 정말 많은 게, 최욱을 칭찬하는 글에도 약간 그런 게 깔려 있어요. 예를 들면 어떻게 최욱도 아는 걸 기자들이 모르냐. 최욱조차 이해하는 걸 왜 임자운 변호사는 모르냐. 이런 식의 글 너무 많습니다.

[강유정] 저는 이 질문 자체가 굉장히 엘리티즘(엘리트들이 사회의 높은 계층으로서 권력을 독점하고 지배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적인 질문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기본적인 팩트는 누구나 다 뒤져보면 나오는 되게 선명한 거잖아요. 그리고 이걸 전달하는 건 투명해야 하는데 최근 언론을 보면 인공 감미료 같은 거예요. 진짜 그 맛이 아니라 너무 많은 향신료가 정파성에 녹여 있어서 만약에 언론이 자정 능력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자기 비평을 했으면 최욱 씨도 그렇고 이 프로그램이 존재할 이유가 없는데 지금은 조금은 안타깝게도 외부에서 누가 말하느냐를 가지고 트집을 잡는 건 애당초 질문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만일 우리가 저널리즘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비평할 수 있는 언론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 이 방송이 100회까지 올 수 있었겠느냐. 우리나라의 나쁜 기사에 대한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분노나 언론 개혁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사실 지적할 수 있고 알 수 있고 화낼 수 있는 문제들을 계속 지금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방송도 이어져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바라건대 정말 최욱 님이나 저 같은 사람이 감히 비평할 수 없는 수준의 언론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상호] 다시 근본 질문으로 돌아가서 과연 언론이란, 또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저희가 우리 언론이 고민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이게 오늘의 숙제인데요. 3인3색이라는 이름으로 세 분이 해답을 찾아서 떠나봤습니다.

[최욱] 4명인데 역시나 3인3색.


[최욱] 또 진행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안일한 태도. 언제까지 그렇게 무색무취로 살아가실 겁니까?

[이상호] 저는 그래서 이걸 뭐라고 얘기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아무 때나 끼어들어서 궁금한 거 질문도 하고, 제 의견도 내고, 그런 점멸등, 주황색 점멸등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첫 번째 타자는 최욱 씨입니다. 진행 욕심을 실현하고 오셨다면서요?

[최욱] 제가 또 천재 진행자 아니겠습니까?

[이상호] 그렇죠.

[최욱] 제가 전통적 개념에서는 언론인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젊은 두 분을 만나고 왔습니다.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기성 언론들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의 해답을 이 두 분으로부터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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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최욱의 ‘너네 뭐하니?’

[최욱] 아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팟캐스트 대통령 최욱입니다. 처음으로 야외 촬영을 나왔습니다. 유튜브 대통령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찾으러 가볼까요.

[진용진] 안녕하세요.

[최욱] 아유, 우리(?) 유튜브 대통령 진용진 씨 반갑습니다.

[자막] 진용진 유튜버 #180만 구독자 #호기심 해결사 #채널 그것을 알려드림

[최욱] 무려 18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그것을 알려드림 사무실에 들어왔는데, 너무 누추하네요. 규모에 비해서 너무 누추해서 놀랐어요. 오늘 굉장히 많은 걸 배우고 좀 부러운 마음으로 왔는데, 보니까 저보다 크게 나을 건 없는 것 같아요. 하나하나 이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또 대단한 한 분이 옆에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뉴닉의 김소연 대표님, 어서오십시오.

[김소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막] 김소연 뉴닉 CEO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 #20만 구독자 달성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

[최욱] 뉴닉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회산지

[김소연] 뉴닉은 지금 아침마다 약 20만 명의 구독자들의 이메일함으로 잘 정리된 시사 이슈들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최욱] 제가 추구하는 방향의 그런 언론사에요. 딱딱하고 어려운 뉴스를 아주 쉬운 언어로 구독자한테 전파한다는 그런 취지 아니겠습니까.

[김소연] 네. 정확히 맞는 것 같습니다.

[최욱] 지금까지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게 뭐였어요?

[김소연] 저희가 쉬운 걸 다루면 반응이 별로 없고요. 오히려.

[최욱] 어려운 걸 쉽게 전달해야 반응이 뜨겁군요.

[김소연] (예를 들어) 삼바 사태 같은 거를 마치 드라마 씬, 극본처럼 전달을 한 게 있었어요. 이게 재미있어서 후루룩 읽었더니 ‘아, 이게 대강 이런 사건이었구나’하고 습득하실 수 있는 거. 그런 게 뉴닉 기사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최욱] 진용진 씨는 삼바가 뭔지도 잘 모르는 눈빛인데요?

[진용진] 예. 맞습니다.

[김소연] 뉴닉 보시면 돼요.

[진용진] 되게 정확하세요.

[최욱] 진용진 씨는 그동안 알려드린 것 중에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편이 무슨 편입니까? 저는 사실 진용진 씨의 방송을 처음 접한 게 ‘도를 아십니까’ 영상.

[진용진] 그 때 그게 (조회 수) 400만 회가 나왔어요.

[최욱] 근데 그거 보면서 놀랐던 게 용기가 대단하다. 혹시 취재하면서 개인적으로 위협을 느꼈다든지

[진용진] 장기매매범이라든가, 그런 분들 취재할 때 지하철 화장실에 붙어 있잖아요, 장기매매 스티커(같은 거). 거기다 전화를 걸고(나서) 협박 전화도 받고, 협박 문자도 받은 적 있었어요.

[최욱] 오 근데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는 거예요?

[진용진] 찍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죠. 이건 진짜 절대로 못 따라하겠다.

[최욱] 아, 다른 사람들은. 저는 누가 약간만 욕해도 하고 싶었던 주제를 바로 컷하거든요. 사실 이게 바로 진용진의 힘이야. 그럼 지금부터는 두 분의 민감한 속마음을 편안하게 대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봤습니다. 이름하여 밸런스 게임이라는 것이죠. 솔직하게 그냥 둘 중에 하나 선택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막] 밸런스 게임: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만 고르는 것

[최욱] 그럼 먼저 김소연 대표님께 여쭤보겠습니다. 둘 중에 하나 선택해주세요. KBS 사장 자리와 뉴닉의 CEO 자리.

[김소연] 저는 고민 없이 뉴닉 CEO를 할 것 같아요.

[최욱] 아 그래요? KBS 사장인데.

[김소연] 저는 뉴닉(CEO) 할 겁니다.

[최욱] 왜요?

[김소연] 저는 우리 세대? 제가 정말 필요해서 만든 서비스라서 우리 세대에 이렇게 영향력을 끼치
고 있는 게 기뻐요. 또 그리고 먼 훗날에 뉴닉이 KBS보다 커질지 어떻게 압니까?

[자막] 대표님은 다 계획이 있으시구나

[최욱] 너무 원대한 꿈을 갖고 계시네. KBS 사장님이 이 방송 보면 굉장히 울화통이 터질 것 같은데
요. 알겠습니다. 두 번째, 20대 구독자 1만 명 증가. 40대 구독자 100만 명 증가.

[김소연] 이건 어렵다. 그래도 20대 할 것 같아요.

[최욱] 20대 만 명이요?

[김소연] 예. 그래도 할 것 같아요.

[최욱] 와 40대 너무 무시하시네.

[김소연] 아니요, 아니요. 그게 아니고 실제로 저희가 뿌듯할 때도 언제냐면 20대분들이 “저 뉴닉 덕
분에 면접 붙어서 취업했어요“ 이런 얘기나 ”저 아빠하고 오빠가 매일 TV 뉴스 보면서 말할 때 쭈
구리(?)처럼 있었는데 뉴닉 보고 한마디 했더니 집이 뒤집어졌어요. 이런 얘기. 진짜 우리 세대한테
용기, 자신감이 되는구나.

[최욱]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진용진 씨로 넘어가겠습니다. 지금 진용진 씨는 골드버튼 받았
죠? 구독자 100만이 넘으면 받을 수 있는 거. 구독자 1000만이 넘어가면 다이아버튼을 받나 보군
요. 다이아버튼 유튜버 대 아카데미 수상 다큐 감독. 하나만 선택하자면?

[진용진] 아카데미 수상.

[최욱] 에이. 괜히 또 갑자기 거룩한 척해요. 다이아인데? 천만? 아니 원래 이런 꿈이 있었던 거예요
? 다큐 감독?

[진용진] 원래 그런 꿈이 있다기보다는 유튜브를 하면서 생겼던 것 같아요.

[최욱] 아. 하면서 생겼구나. 저는 무조건 다이아 버튼일 줄 알았는데. 자 그러면 두 번째 질문 들어
가겠습니다. 이거는 진짜 궁금하다. 팩트체크가 덜 됐는데 지금 당장 이 영상을 올리면 조회 수가
무조건 5000만 뷰가 나옵니다. 이거 올린다? 안 올린다?

[진용진] 팩트체크가 얼마나 덜 됐나요?

[최욱] 거의 안 됐다고 봐야죠. 거의 안 됐어요. 그런데 올리면 무조건 5000만 뷰입니다.

[진용진] 안 올린다. 왜냐하면.

[최욱] 5000만 뷰인데?

[진용진] 그거 벌고 끝날 거 아니잖아요.

[최욱] 아 다음이 또 있으니까? 신뢰의 문제?

[진용진] 그렇죠. 오히려 5000만 뷰 나와서 안 올린다.

[최욱] 우와 이거는 우리 언론사에게 경종을 울리는 한마디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막 클릭 장사
하느라 뒤 안 돌아보고 클릭 나올 것 같으면 무조건 올리거든요. 우와 진용진. 거짓말 같은데?

[진용진] 아니요. 오래 못 가요, 그러면. 5000만 뷰 만들 자신 있어요. 이만한 실수로 정말 그냥 한
번에 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최욱] 이거는 그러면 얘기를 듣고 보니까 고민할 것도 없이 안 올린다가 맞을 것 같네요.

[자막] ‘뉴미디어’ 시대의 ‘기성언론’

[최욱] 두 분이 하고 있는 이 콘텐츠가 잘 되니까 기성 언론에서 작정하고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안
돼요.

[진용진] 그것을 알려드림에서는 솔직히 방송사들보다는 유리한 것 같아요.

[최욱] 그렇죠.

[진용진] 범죄자들이 제보를 해요. 내가 그랬다, 내가 그랬다. 그리고 저에겐 B급 감성이 있잖아요.

[최욱] 그 B급 감성을 지상파가 따라가질 못하는 것 같아요.

[진용진] 제 생각에는 따라하실 수 있는 분들이 다 계신데 절차가 있고, 위에 보고를 해야 되고 면이
중요하고 그런 것 때문에 못하실 거예요.

[최욱] 그래요? 우리 쪽 문제를 잘 알고 계시네. 우리 대표님 뉴스레터 기성 언론에서는 왜 하면 잘
안 된다고 생각합니까?

[김소연] 근데 동시에 잘 안 될 거라고 미리 생각했던 이유가 있었거든요.

[최욱] 뭐죠?

[김소연] 뉴닉의 콘텐츠, 톤앤매너, 형식은 사실 저희의 타겟 독자의 나이, 연령. 나이와 연령은 똑같
은 말이죠. 나이나 성별이나 성향, 지역 같은 걸 다 반영시켜서 만든 결과물이잖아요 . 근데 이 뉴
닉의 결과물만 따라하시는 거예요. 사실 그분들의 주된 독자들은 전혀 다른 나이랑 성별인데.

[최욱] 듣고 보니까 안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네요. 진용진 씨, 유튜브 댓글을 보면 ‘이게 진짜 팩
트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진실을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런 반응들.

[진용진] 언론이 뭔지는 저는 잘 모르겠는데 팩트를 알려주고 그러면서 구독자분들의 신뢰가 쌓여
있는 것 같아요.

[최욱] 우리 진용진 씨가 방금 “언론이 난 뭔지 모르겠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우리 대표님은 언론
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김소연] 제가 좋아하는 책이 하나 있어요.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라는 책을 좋아하는데 거
기에 그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뉴스는 개인이 자기 울타리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힘이다” 거기에
는 보탬이 조금씩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해요.

[최욱] 책 얘기하니까 바로 등 돌리네요. 어때요? 얘기 들어보니까.

[진용진] 되게 똑똑한.

[최욱] KBS를 비롯한 기성언론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 말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진용진] 저도 책에서...

[최욱] 책 인용 안 해도 돼요.

[진용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에서 생쥐가 얘기하거든요. 창고에 치즈가 없어서 빨리
다른 치즈를 찾으러 가자 이렇게 얘기를 해요. 언론도 그런 식으로 면을 좀 내려놓고 그동안 했었던
것과는 다르게 변화되고 저 같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뉴닉 같은 콘텐츠가 많이 나와야 한
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욱] 새로운 치즈를 찾아다녀라. 그 책 언제 읽었어요?

[진용진] 2005년도인가?

[김소연] 저희는 ‘젊은 애들 뉴스 안 봐’라는 말이 되게 편견이라고 생각했던 팀이거든요. 안 보는
게 아니고 못 보는 건데 뭔가 어려움이 있어서, 저희는 그 어려움이 뭔지 솔직하게 듣고 해결하는
데 집중한 팀이에요. 그런 열린 소통 같은 것이 한층 갭을 더 잘 메우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
다.

[최욱] 알겠습니다. 앞으로 두 분이 만든 콘텐츠 열심히 잘 소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소연] 감사합니다.

[진용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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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툭툭 던지는데, 저렇게 “나는 언론이 뭔지 몰라요 하지만 팩트체크 안 된 건 안 올려요” 이런 기본기가 저희가 없어서 매번 이야기하는데, 뜨끔합니다.

[최욱] 거창하게 저널리즘, 또 뭐 언론의 본령, 지침, 이런 게 의미가 없다는 거예요. 그냥 상식대로 하니까 결국은 이분들은 원칙을 지키고 있는 일이 돼버린 거죠.

[임자운] 김소연 대표가 타깃팅을 분명히 설정을 하고 그래서 그걸 추구한다는 게 인상적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언론이 독자들로부터 계속 거리감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항상 뻔한 이야기로 느껴지는 소식들을 전한다는 거예요. 맨날 대기업 얘기, 검찰수사 얘기고 서울 수도권 중심의 이야기들을 해서 결국 독자들은 ‘이거 도대체 누구 들으라고 하는 얘기야’ 하는 생각 갖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멀어지는데 김소연 대표가 하는 언론 행위는 ‘당신 들으라고 하는 이야기야’, 라는 걸 당신의 입장에서 알 것 같은 거예요. 이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구나. 그러면 사실은 그만큼 거리가 좁혀지고 우리 지금 언론이 가져야 할 자세도 어쩌면 그런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최욱] 너무 맞는 말씀인 게 클릭 장사를 원하는데도 맨날 뻔한 이야기만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만났던 두 사람, 특히 진용진 씨 같은 경우에는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아이템 선정을 발굴을 기가 막히게 잘합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 구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인데 이게 결과론적으로는 공익적으로도 갈 수 있는 거죠. 그걸 대표적으로 애견숍 강아지들이 다 크면 어디로 가나.

[이상호] 충분히 궁금해할 수 있죠.

[최욱]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이건 또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려면 몇 명이 검색해야 되나. 진짜 궁금하지 않습니까?

[최욱] 그런 것들을 실증적으로, 진짜로 이걸 검증해냈죠.

[강유정] 풍문처럼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 언론에서 ‘총공을 한다’ 이런 말들이 있잖아요. 검색어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고 보이고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유튜브 같은 경우에는 구독을 끊어버리면 굉장히 큰일이 나요. 어쩔 때는 채널이 없어지기도 하는데.

[최욱] 맞습니다.

[이상호] 그렇죠.

[강유정] 언론사들은 팩트체크도 안 한 것, 선정적인 것을 올리고 건재하냐고 했는데 오보가 나오고한편으로는 굉장히 잘못된, 명예훼손성 기사가 나오면 휘청할 수 있을 만한 현실성 있는 어떤 영향력을 받아야하는데 왜 그걸 안 받느냐, 역시 구조적으로 버텨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최욱] 그래서 영향력 있는 유튜버들 채널을 들어가 보잖아요. 그러면 그 많은 영상 콘텐츠 중 꼭 하나는 어두운 뒷배경에 ‘사과드립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런 영상이 있어요. 왜냐? 내가 사과를 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를 외면하거든요.

[임자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던 뉴스1 기사 <“알바하다 연봉 5000 소리질러”...공항 정규직 전환, 힘 빠지는 취준생> 이게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사태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그걸 누가 썼는지 심지어 그 글의 내용이 사실인지 전혀 팩트체크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 내용 중의 상당 부분은 거짓인 것으로 확인이 됐단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 이 회사는 이 기자한테 이 달의 기자상이라는 것을 수상을 했어요.

[최욱] 상 받았어요.

[임자운] 그 이유가 가관인데 “코로나19 위기로 취업문이 좁아진 청년들의 절망을 담았다”,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성장에 일조했다.” 그런데 독자들이 정말 이렇게 생각할까요? 그냥 장사하려고 쓴 기사인데 장사가 잘 됐으니까 상 준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저널리즘의 가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최욱] 사실 진용진 씨도 초반에 구독자, 그리고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서 선정적인 주제를 꽤 다뤘습니다. 그런데 선정적인 주제마저도 그 과정에는 왜곡과 거짓은 없다는 것, 그건 그래도 조금 인정받아야 할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호] 뉴닉 같은 경우는 젊은 층들 사이에서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어서 기성 언론이 지금 이걸 많이 따라하고 있지 않습니까?

[강유정] 요즘에 다시 구독 경제 중에 하나로서 완전히 똑같은 성격이라 할 수 없지만, 이를테면 중앙일보에도 그런 캐릭터가 하나 있고요. 그리고 한국일보에도 있긴 있었습니다만 지금 아마 들어가서 확인해 보시면 전부 다 서비스가 중지되어 있을 거예요. 그냥 만들어진 뉴스고 퀄리티 높다고 생각해서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이게 효력이 없다는 거죠.

[최욱] 뉴닉이 사랑 받는다고 위기감에 기성 언론들이 그거 따라할 이유도 없다는 게 뉴닉 대표의 입장이에요. 왜 그러냐 하면 뉴닉에서 기사를 평소에 어려워서 접하지 못했던 20대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에게 쉽고 스타일리시하게 전달을 해 주면 그 전달 받은 독자들이 이제 더 많은 정보를 원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기성 언론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럴 때 그들을 받아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지. 베끼고 따라갈 이유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상호] 기성 언론과 다른 점이 있다면 또 광고를 붙이지 않는다는 건데

[최욱] 받고 싶대, 본인도. 그런데 이 광고 붙인 광고주의 눈치를 보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할 말을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그러한 나름의 원칙이 생긴 거죠.

[임자운] 저는 요즘 우리 언론 보면서 되게 화가 나는 지점이 이제는 일말의 경계심조차 사라졌구나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가령 최근에 한 기업 총수가 생일날 자기 회사가 만든 세탁기 앞에 쪼그려 앉은 사진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적이 있어요. 기사의 본문에 보면 그 사진이 삼성전자가 제공했다 이렇게 직접 나오기도 하거든요. 이 말은 대중들이 봤을 때 ‘아, 저 언론 또 삼성 홍보지 노릇 하는구나’라는 시선에 대해서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거예요.

[이상호] 세탁기 앞에 앉아 있는 총수들은 정말 이렇게 화려하게 조명을 하고 기사를 쓰면서 정작 이 사회의 중요하고 의미 있는 건 잘 안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성언론들이. 그래서 임자운 변호사가 직접 광주광역시 다녀왔다면서요 ?

[최욱] 저는 서울 야외 촬영 가는 것도 투덜투덜했는데 멀리 광주까지 갔다 오셨군요.

[이상호] 애쓰셨네요.

[최욱] 거룩하십니다

[임자운] 광주의 한 20대 노동자가 또 참담하게 산재 사고를 당한 일이 있었는데 우리 언론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고 그래서 알리고 싶어서, 그 사건을 놓고 같이 얘기하고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영상] 임자운의 시선

[자막] 여행을 좋아하고 월급날 고기를 사 먹는 것이 유일한 사치였던 청년 노동자 故 김재순 씨

[자막] 재순 씨는 생일을 한 달 쯤 앞둔 어느 날, 일하던 곳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됐습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혼자 스스로 기계를 가동해서 ‘자기과실사’다 라고 하는 거예요. 어이가 없잖아요.

[임자운 / 내레이션] 그날, 일터에 갔던 재순 씨는 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을까요

[자막] 2020.7.2 故 김재순 씨 분향소(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

[임자운 / 내레이션] 그의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재순 씨의 아버지는 매일 아침 7시, 출근하듯 이곳에 나옵니다. 아들이 일하다 왜 목숨을 잃어야했는지, 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5월) 24일 저녁에 이제 둘째 (아들)한테 연락을 받았어요. 형이 죽었다는 거예요. 어떻게 하다? 했더니 일하다 죽었다고...그러면서 아빠 지금 빨리 내려올 수 있으면 내려오시라...

[자막] 5월 22일 조선우드 CCTV

[임자운 / 내레이션] 파쇄기 위에서 작업을 하다가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간, 전형적인 산재 사망 사고였습니다. 아버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화장까지 끝난 뒤였습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둘째 (아들)한테 물어봤죠. 조선우드 회사나 대표님한테 연락처나 명함 받은 거 있니? 없다는 거예요. 조선우드를 검색해서 전화번호를 알아가지고 연락을 했더니 대표님이 가능한 시간대에 연락해서 만나는 걸로 하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화가 나서 “여보세요. 당신 조카나 당신 가족 중에 재순이처럼 그렇게 죽어갔는데 사측에서 그렇게 얘기를 하면 기분 좋겠냐”고 화를 내니까 연락처를 주고 경찰서까지 제가 찾아간 거죠.

[임자운] 경찰서에서 (회사 대표를) 처음 본 거예요?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예 경찰서에서 처음 본 거예요.

[임자운] 저는 이 상황이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게...

[임자운] 사고가 났는데 부모님이 어디로 연락 달라, 이런 얘기를 먼저 안한 거네요? 회사가

[故 김재순 씨 아버지] 네. 그렇죠.

[임자운] 설명은 뭐라고 하던가요?

[자막] 5월 15일 조선우드 CCTV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사업주가 저한테 하는 얘기가 재순이는 원래 허드렛일만 시켰다는 거예요. 재순이가 파쇄 업무 하는 일도 아니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혼자 스스로 기계를 가동해서 그런 사고를 당해서 ‘자기과실사다’라고 하는 거예요. 어이가 없잖아요.

[임자운 / 내레이션]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 사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 사수가 잠시 납품하러 간 사이에 혼자 이렇게 사수가 오기 전에 나름대로 좀 일을 하려는 과정에 그런 일이 생긴 것 같아요

[자막] 조선우드 입장(전화통화 요약)
- 동료 김재순 씨 사고에 깊은 도의적 책임을 느낍니다.
- 유족과 협의를 통해 빠른 해결 바랍니다.
- 사고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라는 대책위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자막] 6월 1일 노동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현장조사 시작

[임자운 / 내레이션] 안전 난간이나 차단막, 이런 기본적인 장치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드러났죠CCTV에는, 관리자가 있을 때도 익숙한 듯 파쇄기 위에 올라 작업하는 재순 씨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허드렛일만 시켰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혼자 했다던 사측 얘기와는 전혀 달랐죠.

[故 김재순 씨 아버지] 대표라고 하는 분이 저한테 문자메시지를 이렇게 보냈더라고요.

[임자운] 차 한잔하자, 가슴이 아픕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 잘못을 인정하겠다는 생각은 없어 보인네요.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사측이 잘못한 겁니다’라고 인정만 해서 사죄를 하면 장례를 치르고 할 수 있을 텐데 유족인 저로서는 참담하죠.

[임자운 / 내레이션] 그 죄송하단 말 한 마디 듣기가 왜 이리 힘든 걸까요

[자막]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김미숙 씨(故 김용균 어머니)

[임자운 / 내레이션] 두 청년의 죽음에는, 참 공통점이 많습니다

[임자운] 재순 씨 사고를 보니 94년생이라는 게 (눈에) 들어왔어요. 용균 씨랑 나이가 같잖아요. 2인 1조 작업을 안 했다는 것도 그렇고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너무나 사측의 태도들이 다 똑같아요. 까닥하면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죽으면 너의 잘못이다 이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제가 태안 의료원으로 찾아갔을 때 그 하청 이사가 용균이는 가지 말라는 곳을 가서 하지 말라는 일을 해서 사고가 났다고 얘기를 했어요. 재순 씨도 똑같잖아요.

[임자운 / 내레이션] 뒤늦게 밝혀진 용균 씨 사고의 원인은 아픈 진실이었습니다.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용균이는 업무수칙을 다 지켜서 죽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책임 지지 않아도 되는 그런 구조적 모순이기 때문에 용균이는 죽었다. 그때 울었어요. 뭐 이런 나라가 있냐, 이게 무슨 나라냐.

[임자운 / 내레이션] 재순 씨 아버지도 끝내 눈물을 보입니다.

[자막] 5월 15일 조선우드 CCTV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사고 전에 일했던 모습을 봤어요. 봤는데 지적 장애가 있는데도 일을 저렇게 잘할 수가 있나. ‘재순이가 저렇게 일을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임자운 / 내레이션] 일을 하다 죽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사업주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아서 재순이의 장례를 치러야지 대충 마무리합시다 이러면 결국은 돈 있는 사람이 이기더라, 이런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정말 너무 분했어요. 죽게 만들었으면 먼저 사과를 하고 그렇게 나와야지 되는 거고 근데 처음 만난 자리에서 “너의 아들 잘못이다”라고 했을 때 그게 처음 만났을 때 할 소리인가.

[임자운 / 내레이션] 오늘도,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가족들이 산재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묻히는 걸까요?

[임자운] 아버님 재순 씨 사건은 언론에서 지금 잘 다루고 있다는 생각하세요?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언론사에서) 오긴 와요. 오는데 끝까지 있지도 않고 그냥 대충 뉴스거리 짤막한 것만 빼고 가버리고. 뭐 언론에서는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가만히 있으면 절대로 뉴스를 더 이상 실어주지 않아요. 계속 뉴스거리를 제공을 해 줘야지 보도를 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거예요

[임자운] 우리가 직접 기삿거리를 찾아서 줘야 된다는 얘기가 참 슬프게 들리는데 저도 사실 그거 많이 느꼈거든요. 저희가 신뢰하고 좋아하는 기자들조차 “새롭진 않은 것 같네요”라는 식으로 얘기할 때 사실 섭섭하기도 하고

[임자운 / 내레이션] 유족이 움직여야 언론도 움직이는 씁쓸한 현실. 잊히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보니 어머니는 투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한 사건을 어떻게 됐는지 끝까지 보도를 좀 해 줬으면 ‘그냥 사람 죽었다’ 이걸로 끝이 나는 게 아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결말은 어떻게 나고 있고 이런 것들이 국민들한테 보여야만 안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임자운 / 내레이션] 언론의 무심함에 상처 입고, 실망해도 이들은 여전히 작은 관심도 고맙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언론은 어떤 의미일까요?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언론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국민을 귀와 눈을 막을 수도 있는 거고, 터줄 수도 있는 건데 그 역할을 잘했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노동자들이, 노동자 가족들이 산재로 인해서 고통 받고 하는 일은 없어야 하잖아요.

[임자운 / 내레이션] 비록 자신의 삶이 바뀌더라도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해 싸우겠다는 아버지 그는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사는 게 참 힘든 것 같다”고 말합니다. 평범하게. 이 말을 자꾸 곱씹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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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운] 아버님이 저희가 철수하고 올라오려고 할 때 저한테 그냥 조용하게 하신 말씀이 그거였어요.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사는 게 참 힘든 것 같다. 평범하게라는 말은 일한 만큼 벌고 번만큼 먹고 사는 그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이게 지금도 사실 귓가에 맴도는 거거든요. 저는 우리 사회가 취약계층의 삶에 대해서 하는 기만 중 하나가 이런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부족한 거 있어, 하지만 세계 경제 대국 안에 든다고 이러면서 그래도 먹고 사는 건 해결되지 않았냐. 지금도 “소소하게나마 먹고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게을러서 그런거야”라고 함부로도 이야기하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소소한 삶, 자기가 일한 만큼 벌고 번만큼 먹고 살고 싶은 그 삶이 그토록 간절한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데 그분들의 삶을 ‘나와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었나, 우리 언론은 얼마나 보여줬던가’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죠.

[강유정] 서울대 이준웅 교수가 비슷한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그대로 둬도 너무 크게 들리는 이야기들은 다들 몰려가고, 오히려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언론의 정의”일 텐데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는 전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금도 보면 글쎄요. 왜 부모님의 자리가 가정이나 자신의 일터가 아니라 거리가 되어야 하는지요. 이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언론이 그 자리에 서서 대신 해 줘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다 보니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가 길거리에 서서, 이분들뿐만이 아닙니다. 대개의 많은 피해자 분들이 아이를 잃고 자식을 잃고 나서 (거리에 나섭니다) 저는 민식이법도 그래서 나왔다고 생각을 하고요.

[임자운] 사실 이 사건 인터뷰 하면서 특히 더 안타까웠던 것은 아버님도 산재 피해가 있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역시 분쇄기에 손이 빨려들어가면서 한 쪽 손을 잘 못 쓰시는 상황인데, 그런 분이 아들을 또 산재로 잃으신 것이고, 아드님이 지적장애가 있으셔서 그런 위험한 일을 혼자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던 거예요. 산재가 대물림되는 그런 문제를 겪었던 거죠.

[최욱] 지적장애 부분을 말씀하셔서 제가 또 우려가 되는 게 마치 이 사고의 원인이 지적장애로 둔갑될까 봐 너무 우려스러운데 영상을 보신 분들이라면 그것과는 전혀 무관한 문제라는 것.

[임자운] 고인이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파쇄기 위에 당연히 있어야 할 안전 덮개가 존재하지 않았고, 반드시 2명이서 했어야 하는 일을 혼자서 했단 말이죠. 비상정지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그러면 어떤 노동자가 현장에 있었어도 굉장히 위험할 사업장이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상호] 사실 이런 사고가 있었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J 때문에 찾아봤는데 일단 보도 자체가 많지 않더라고요.

[강유정] 사고가 터진 시점이 5월 22일이었는데 그 당시 5군데에서 보도가 된 겁니다. 잠깐 영상에도 나왔지만 JTBC, KBS, MBC에서 영상 보도가 됐고 한겨레와 경향신문에서 다뤄지긴 했습니다만 충분치 않은 양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 이후에 후속보도를 한 곳이 종종 있긴 합니다만 절대적 양이 적고 공교롭게 또 구의역 김 군 4주기였다는 거죠. 제가 좀 안타까운 건 이게 마치 대표적 인 우리가 잘 기억하고 있는 피해자 이름을 주기로 삼아서 그 때만 살펴보는 문제로 나쁜 의미에서 캘린더 보도가 될 확률이 보인다는 거죠.

[이상호] 故 김용균 씨 이름이 헤드라인에 등장한 기사를 보니까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이슈에 이름을 가져다 쓴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제목 장사, 김용균 씨 이름을 헤드라인에 갖다 쓰는 거 자체가 무리수가 아닌가.

[임자운] 기자들에게는 김용균이라는 이름이 그냥 노동자들의 어떤 문제, 노동자들의 비극, 참사 이런 것을 다루는 상징적인 소재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 기자들이 과연 이 사건에 대해서 얼마나 쫓아가고 있느냐. 그 질문에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기자들이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죠. 용균 씨 사망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어떻게 됐을까, 거기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거든요. 재판조차 열리지 않았어요, 아직까지. 작년 12월에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를 했는데 원 하청 대표 등 책임자 급은 전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를 하는 바람에 유족 측이 다시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1인 시위도 하고 그런 상황이거든요.

[이상호] 언론이 사실 주목하지 않으면 사람들 기억에서도 금세 지워지잖아요. 이런 좌절, 분노, 눈물들, 그동안 J에서도 많이 전해왔습니다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언론의 오보로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진 삼성의 전직 전무님 얘기도 저희가 다뤘었고. 이렇게 저희가 비평을 하고 보도를 하는데도 이렇게 바뀌지 않는 걸까요?

[임자운] 우리 사회에 소수자 인권 문제나 취약계층에서 벌어진 산재 사망사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왜 언론이 주목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했을 때 기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 중 하나가 “대중들의 관심이 없어서요. 기사를 써도 보지 않으니까요”라고 얘기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기자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걸 알려주기보다는 알아야 하는 것을 찾아서 알려주는 사람이다. 그런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 그래서 보도가치라는 것은 기자의 노력과 관점에 의해서 능동적으로 창출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강유정] 이익이 생기지 않는 집단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언론의 나쁜 행태라고 생각을 합니다. 굳이 나서서 내 발품을 팔아서 내 기사와 내 지면을 할애해서 노력을 들일 필요 없다고 손쉽게 생각한다는 거죠.

[이상호] 언론의 작은 관심도 고맙다는 분들도 저희가 만나고 있는데 언론이 워낙 이 부분에 있어서 소홀하다시피 하다보니까 이걸 대신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유정 교수님이 야심작, 깡터뷰. 제목 잘 붙였네요. 깡터뷰에서 만나고 오셨다고요.

[최욱] 깡터뷰. 인기에 편승하는 거군요.

[강유정] 강 씨를 세게 발음했다, 이런 식으로 알리바이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영화는 우리가 미학적이고 예술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되려 언론이 해야 할 사건의 기록, 그리고 사건의 보존을 하고 있는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와, 언론보다 어떤 점에서는 영화가 더 팩트를 보존해주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끔 했는데 오늘 만나본 분이 그런 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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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강유정의 깡터뷰

[강유정] 안녕하세요?

[이승준] 안녕하세요?

[강유정] 이렇게 늘 카메라 뒤에 계시다가 오늘은 카메라 앞에 서시는데 어떠세요?

[이승준] 너무 어색해요.

[자막] 이승준 감독 #다큐멘터리 감독 #부재의 기억 #달팽이의 별 #달에 부는 바람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

[강유정] 아카데미 이후로 언론 굉장히 많이 접촉하셨잖아요. 인터뷰도 많이 하시고. 좀 솔직한 소회를 여쭤보고 싶어요.

[이승준] 계속했어요, 계속. 끊으면 또 오고 끊으면 또 오고 문자 남기고. 처음에는 되게 나름 신나서, 또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까. 나중에는 너무 똑같은 질문을 하는 거예요. 한 번만 검색해보면 다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똑같이 물어봐요.

[강유정] 공부를 잘 안 하는 거군요.

[이승준] 공부 안 하고.

[자막] 영화 ‘부재의 기억’

[강유정] <부재의 기억>에 대한 얘기를 여쭤볼게요. 굉장히 많은 다큐멘터리들이 막 쏟아져 나와서 언론사들에서 탐사보도도 하고. 감독님 생각하기에 부재의 기억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어떤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승준] 감정을 좀 절제하려고 그랬어요. 감정선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유가족분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막 이렇게 취재를 하다가 누구 하나가 울잖아요? 그러면 우르르 몰려간대요. 뭐 이해는 돼요. 이해는 되는데 오열하고 이런 장면들, 부모님들이 절규하고 눈물 흘리고 이런 장면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도 (사람들은) 충분히 느끼거든요. 다른 일반 사람보다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한 번 더 검증을 하고 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단어 선택을 조심하고 그래도 저는 그들이 갖고 있는 상처나 고통이 줄어들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된다.

[강유정] 내레이션도 없고 어떤 특수음악도 없고 그런 걸 보면서 이건 차가운 분노라고 저는 사실 느껴졌어요. 감독님의 차가운 분노가 느껴지더라고요. 그 때 언론이 너무 많았지만 언론이 없었거든요. 하루 종일 세월호 뉴스만 나왔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된 언론의 기능을 하는 뉴스는 없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부재의 기억 속에 언론도 포함되어 있는지 좀 궁금합니다.

[자막] KBS 자료화면

[이승준] 사실 언론의 부재는 어마어마했죠. 처음에는 기자들 와서 뭐 인터뷰 하고 촬영해 가고, 그래서 열심히 인터뷰도 하고. 안 나가더래요, 뉴스에. 이거는 뭐 인터뷰 해봤자, 뭐 해봤자 이거는 안 나갈 거. 그래서 그게 분노로 변한 거예요. 배를 빌려가지고 세월호 가까이 갈 기회가 있었대요. 기자들이 이렇게 있는데 이 중에서 기사를 쓰든 아니면 방송에 오늘 내보낼 수 있는 자신 있는 사람만 손 들어라, 딱 한 분 들더래요.

[강유정] 정말 기자랑 카메라가 그렇게 수없이 많았는데 담겠다고 손 든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었다면 진짜 언론의 부재가 맞다는 생각이 들고.

[자막] 영화 ‘부재의 기억’

[이승준] 유가족 분들이 막 격하게 문 흔들고 소리치고 이럴 때 기자들이 와서 쭉 찍어요. 쭉 찍다가 약간 소강상태가 되는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뭐 액션도 없고, 유가족 분들도 잠시 앉아있거나 한 분만 남아서 이렇게 보고 있다거나 그러면 기자 분들이 싹 빠져요. 저는 계속 있었거든요. 그게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그 이야기 자체가.

[강유정] 지금 부드러운 말씀, 언어 사용하시지만 굉장히 중요하고 아픈 말들 해 주시는 듯해요. 좀 근본적인 질문입니다만 왜 이렇게 세상은 피해자에 관심이 없을까요? 가해자는 금방 잊고 피해자에겐 왜 이렇게 관심이 없을까요?

[이승준] 그만 하면 됐다는 이야기들을 참 많이 썼잖아요. 그들 입장에서 생각을 하지 않아요. 피해자 입장에서. 그냥 피해자는 (기자에게) 기사의 대상이고 영상작업자에겐 내 카메라에 담기는 대상이라는 거. 그러니까 대상화하면 그렇게 되는 거죠. 그 입장이 되어보는 훈련을 우리는 안 받는 것 같아요.

[자막] 최근 호응을 얻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들

[강유정] 다큐멘터리가 굉장히 인기가 많아졌어요. 진실한 어떤 두께감 있는 접근들을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해줘서. 그래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 게 결국은 언론에서 과거에 해줬던 역할을 오히려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충실하게 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승준] 저는 기자들이 긴장해야 되지 않을까. 어떤 물건 만들듯이 정말로 잘 팔리는 물건 만들듯이 이걸 기사를 쓴다고 하면 결국에는 실패할 거라고 봐요. 특히 저처럼 독립적으로 일하는 뭐 다큐멘터리 감독이든, 기자든. 그들의 작업들을 많이 좀 지켜보셨으면 좋겠어요.

[자막] 영화 ‘달에 부는 바람’

[자막] 영화 ‘달팽이의 별’

[강유정] 사실 저는 이승준 감독님이 <달팽이의 별>이라든가 <달에 부는 바람> 같은 그런 휴머니즘적인 시각도 매우 좋아하지만 결국은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에 대해서 존중감 차이라고 보거든요.

[이승준] 굉장히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예요. 내가 촬영을 갔는데 그분이 “오늘은 내가 기분이 좀 그런데 촬영 안 하고 싶다”라고 하면 저는 안 해요. 그렇게 되면 사실 제작비를 쓰는 입장에서는 돈이 들어갔고, 그렇지만 그런 것들을 겁내지 않았고 그리고 그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 대상이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대답을 들으려고 하지 말아야죠. 취재원, 취재원에 대한 존중, 그런 것들이 있으면 결국에는 저는 더 많은 것들을 담아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강유정] 시간과 존중감이 더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열쇠가 되는군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저널리즘이란 어떤 건지 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시는지 좀 궁금합니다.

[이승준] 기자이기 전에 저는 사람이잖아요. 기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저는 생각 좀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기자로 일하시는 분들 가슴 한편에는 이미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그게 발현되어야 하는 곳이, 구현되어야 하는 곳이 저널리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강유정]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이승준] 기자분들을 너무 제가 혼내는 것 같아서 좀 이상한데 저도 잘 몰라요, 잘 모르고 저널리즘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작품 만들 때 여러 가지 원칙들이 있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거거든요. 내가 틀리지 않으려면 제가 엄청 고민을 해야 하거든요. 여러 가지 검증 방법을 써야 되는 것이고 누구한테 물어보든 아니면 찾아보든. 결국 저널리즘은 세상이 올바르게 소통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역할을 하는 거라고 보거든요. 나도 틀릴 수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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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인터뷰 초반에 차가운 분노라는 말이 굉장히 가슴에 저는 와닿았어요.

[강유정] 원래 이승준 감독이 굉장히 따뜻한 분이세요. 그래서 장애를 가진, 그냥 장애가 아니라 여러 가지 중복 장애를 가진 분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아름다운 삶을 꾸려가는 것을 멀지만 따뜻하게 그려내는 감독인데 제가 부재의 기억을 보고 깜짝 놀란 거예요. 거리감은 남아 있는데 내레이션도 없고 음악도 없고 우리가 보지 못했던 다른 시각에서 이 사태를 보여주면서 정말 차갑지만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렇게 대참사가 일어났는데 제대로 된 팩트 보도 하나조차도 없다는 게 굉장히 무능하고 답답하다고 느껴졌는데 결국은 그 부분에서 한국의 언론 신뢰도가 거의 꼴찌 수준으로 내려왔는데 부재의 기억이라는 똑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는 아카데미 단편영화 후보에
올랐다는 겁니다. 저는 이게 굉장히 상징적인 차이처럼 보였고 이승준 감독을 비롯한, 많은 오히려 영화계에 남아 있었던 분들이 의무감을 느낀 거예요. ‘내가 가서 찍어야겠다’ 이 의무감은 왜 생겼을까? ‘언론이 없어서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욱] 아직도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비난, 조롱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언론이 부추긴 측면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항상 언론에서 유가족들 모습을 울부짖고, 그리고 화내고 분노하고 그런 장면만 담다 보니까 유가족들이 떼쓰면 다 해주더라. 이런 식으로 조금 연결되고 부추긴 측면이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강유정] 누군가와 함께 인터뷰를 할 때 그 취재원을 다만 대상화시키느냐, 아니면 진실을 알기 위한 거대한 여정 중의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느냐에 굉장히 큰 차이가 있는데 언론이 너무 망각하고 있는 게 나는 언론이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거나 물어도 되고, 아무렇게나 물어도 되고 누구에게나 물을 수 있다는 자유가 너무 남용되고 있다는 걸 거꾸로 이승준 감독 영화를 보면 체감하게 된다는 거죠.

[이상호] 이승준 감독이 기자이기 전에 사람이다. 기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느냐, 이런 질문을 기자들에게 던졌습니다.

[강유정] 근데 오늘 만나본 분들, 아무도 저널리스트라고 자임하지 않고 저널리즘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도 많았잖아요. 저 말을 새겨듣는데 저게 저널리즘 원칙이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내가 봤던 두 개의 눈이지만 이게 언론에 실리는 순간 수백 개의 눈, 수천 개의 눈, 귀가 한꺼번에 보게 되면 이거 엄청난 영향력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이 미치는 여파에 대해서 내가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왜 돌아보지 않는가. 돌아보는 기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분들이 참 기자라면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임자운] 기자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말이 저도 굉장히 와닿는 말이에요. 기자이기 전에 사람이고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지 않고는 좋은 기자가 될 수 없다. 저널리즘도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거다. 우리나라 기자들한테 제일 하고 싶은 말도 그런 것 같아요. 최저임금 문제만 놓고 보면 노동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하지 못해서 최저임금을 인상하자고 하는데 그걸 인상하면 경제가 망가진다. 그러니 반대한다. 그러면 사람의 생계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살려야 되는 그 경제라는 놈은 대체 뭐냐는 질문을 사실 기자들이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람을 위한 저널리즘이라는 방향성을 꼭 가져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이상호] 지금까지 나에게 언론이라는 질문을 안고 여러 분들을 저희가 만나봤는데, 세 편의 영상을 저희가 봤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과 그 이유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최욱] 보통 특집이면 웃고 떠들고 자축하고, 그런 분위기를 연상하게 되는데 오늘은 또 의외로 굉장히 차분하고 묵직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묵직한 울림의 메시지가 있었던 제 작품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겠습니다.

[이상호] 강 교수님은요?

[강유정] 저는 이 질문을 받음과 동시에 이러면 안 된다. 왜냐하면 저희 겨우 세 개의, 말하자면 기사를 두고 여기서도 클릭 수.

[이상호] 트래픽 경쟁.

[강유정] 트래픽 경쟁해서 많은 트래픽 보여주려고요?

[최욱] 자신 없는 사람들이 꼭 이래요.

[강유정] 아닙니다. 하지말자. 우리가 이런 식의 위계 나누지 맙시다.

[임자운] 위계를 나누기 어려울 때는 사실은 소수자 쪽으로 가는 게 맞거든요. 소수자의.

[강유정] 끝까지.

[임자운] 기성 언론과는 다른 방법을 취한 좋은 매체와 좋은 영화를 소개함으로서 결국은 기성 언론의 문제점을 굉장히 좋은 방식으로 드러냈다면 제 영상은 그것과는 다른 방식이잖아요. 그러면 뭐, 평가가 어려우시면 제 영상으로 가는 게 맞겠죠.

[최욱] 결국은 대중이 평가하시겠죠.

[이상호] J가 100회가 되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너희가 줄기차게 얘기한다고 무엇이 바뀌냐 이렇게 아프게 물으셨는데요. 언론도, 또 언론을 보는 우리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나 그렇게 질문을 해보고 싶습니다. 저널리즘이 제대로 서는 그날까지 J는 멈추지 않겠습니다. 100회 특집 저널리즘 토크쇼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 방송은 KBS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J 2주 쉬고 8월 16일 밤에 다시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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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널리즘토크쇼J] 100회 특집 - 3인의 만남 “언론, 너의 빈자리”
    • 입력 2020-07-26 21:41:06
    • 수정2020-07-26 22:47:14
    저널리즘 토크쇼 J
[이상호] 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J입니다.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J는 100회를 맞아서 우리가 하루하루 마주하는 언론의 모습, 또 언론의 부족함을 채워나가고 있는 다양한 노력들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시즌2를 아주 잘 이끌어오고 계신 3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강유정 교수님, 최욱 씨, 임자운 변호사님입니다. 어서 오세요.

[강유정] 안녕하세요.

[임자운] 안녕하세요.

[최욱] 반갑습니다.

[이상호] 100회 특집이라고 해서 저희가 딱딱하고 어두운 스튜디오를 벗어나 봤습니다. 제 뒤로 그동안 나갔던 방송들이 쭉 떠 있는데 사실 저는 J가 100회까지 오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언론이 사실 같은 언론을 비판한다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고 좀 부담스러운 일인데 어떠셨어요? 최욱 씨 하면 감초 같은 역할을 하고 계시잖아요. 작명을 저희가 빼놓을 수 없어요. 저널리즘 가지고 작명 정말 많이 지었잖아요.

[최욱] 그거 결산 들어갑니까?

[이상호] 그거 제가 좀 소개해드릴게요. 먼저 기우제 저널리즘이 있었고, 이거 진짜 많이 회자가 됐
었어요. 그 다음에 칠판 저널리즘.

[최욱] 썼다 지우는 칠판 저널리즘.

[이상호] 그거 있었고. 붕어빵은 뭐였죠?

[최욱] 계속 똑같은 거 찍어내는.

[이상호] 찍어내는 거 있었고, 기억나는 게 청기백기 저널리즘도 있었죠?

[강유정] 아마도 김정은 위독설 그거 가지고.

[최욱] 맞아요.

[강유정] 죽었다, 살았다. 이 때. 맞죠?

[최욱] 맞습니다. 언론들을 아주 날카롭게 꼬집는 한마디였죠. 청기백기 저널리즘.

[이상호] 진짜 적확했어요.

[최욱] 고맙습니다.

[이상호] 또 이런 질문이 아직까지도 있습니다. ‘왜 최욱 같은 사람이 언론을 비판을 하느냐. 최욱이 과연 저널리스트가 맞느냐’ 글쎄요. 저는 일종의 약간 편견, 선입견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는데.

[최욱] 사람 앉혀놓고 그런 질문해도 됩니까? MC 자격 논란이 더 많아요.

[이상호] 이미 알고 있고요. 제가. 그런데 비평은 다른 분야니까, 여기에 자격이 필요하느냐, 이런 질문들이 계속 있습니다.

[최욱] 그런 류가 정말 많은 게, 최욱을 칭찬하는 글에도 약간 그런 게 깔려 있어요. 예를 들면 어떻게 최욱도 아는 걸 기자들이 모르냐. 최욱조차 이해하는 걸 왜 임자운 변호사는 모르냐. 이런 식의 글 너무 많습니다.

[강유정] 저는 이 질문 자체가 굉장히 엘리티즘(엘리트들이 사회의 높은 계층으로서 권력을 독점하고 지배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적인 질문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기본적인 팩트는 누구나 다 뒤져보면 나오는 되게 선명한 거잖아요. 그리고 이걸 전달하는 건 투명해야 하는데 최근 언론을 보면 인공 감미료 같은 거예요. 진짜 그 맛이 아니라 너무 많은 향신료가 정파성에 녹여 있어서 만약에 언론이 자정 능력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자기 비평을 했으면 최욱 씨도 그렇고 이 프로그램이 존재할 이유가 없는데 지금은 조금은 안타깝게도 외부에서 누가 말하느냐를 가지고 트집을 잡는 건 애당초 질문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만일 우리가 저널리즘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비평할 수 있는 언론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 이 방송이 100회까지 올 수 있었겠느냐. 우리나라의 나쁜 기사에 대한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분노나 언론 개혁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사실 지적할 수 있고 알 수 있고 화낼 수 있는 문제들을 계속 지금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방송도 이어져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바라건대 정말 최욱 님이나 저 같은 사람이 감히 비평할 수 없는 수준의 언론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상호] 다시 근본 질문으로 돌아가서 과연 언론이란, 또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저희가 우리 언론이 고민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이게 오늘의 숙제인데요. 3인3색이라는 이름으로 세 분이 해답을 찾아서 떠나봤습니다.

[최욱] 4명인데 역시나 3인3색.


[최욱] 또 진행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안일한 태도. 언제까지 그렇게 무색무취로 살아가실 겁니까?

[이상호] 저는 그래서 이걸 뭐라고 얘기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아무 때나 끼어들어서 궁금한 거 질문도 하고, 제 의견도 내고, 그런 점멸등, 주황색 점멸등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첫 번째 타자는 최욱 씨입니다. 진행 욕심을 실현하고 오셨다면서요?

[최욱] 제가 또 천재 진행자 아니겠습니까?

[이상호] 그렇죠.

[최욱] 제가 전통적 개념에서는 언론인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젊은 두 분을 만나고 왔습니다.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기성 언론들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의 해답을 이 두 분으로부터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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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최욱의 ‘너네 뭐하니?’

[최욱] 아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팟캐스트 대통령 최욱입니다. 처음으로 야외 촬영을 나왔습니다. 유튜브 대통령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찾으러 가볼까요.

[진용진] 안녕하세요.

[최욱] 아유, 우리(?) 유튜브 대통령 진용진 씨 반갑습니다.

[자막] 진용진 유튜버 #180만 구독자 #호기심 해결사 #채널 그것을 알려드림

[최욱] 무려 18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그것을 알려드림 사무실에 들어왔는데, 너무 누추하네요. 규모에 비해서 너무 누추해서 놀랐어요. 오늘 굉장히 많은 걸 배우고 좀 부러운 마음으로 왔는데, 보니까 저보다 크게 나을 건 없는 것 같아요. 하나하나 이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또 대단한 한 분이 옆에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뉴닉의 김소연 대표님, 어서오십시오.

[김소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막] 김소연 뉴닉 CEO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 #20만 구독자 달성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

[최욱] 뉴닉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회산지

[김소연] 뉴닉은 지금 아침마다 약 20만 명의 구독자들의 이메일함으로 잘 정리된 시사 이슈들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최욱] 제가 추구하는 방향의 그런 언론사에요. 딱딱하고 어려운 뉴스를 아주 쉬운 언어로 구독자한테 전파한다는 그런 취지 아니겠습니까.

[김소연] 네. 정확히 맞는 것 같습니다.

[최욱] 지금까지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게 뭐였어요?

[김소연] 저희가 쉬운 걸 다루면 반응이 별로 없고요. 오히려.

[최욱] 어려운 걸 쉽게 전달해야 반응이 뜨겁군요.

[김소연] (예를 들어) 삼바 사태 같은 거를 마치 드라마 씬, 극본처럼 전달을 한 게 있었어요. 이게 재미있어서 후루룩 읽었더니 ‘아, 이게 대강 이런 사건이었구나’하고 습득하실 수 있는 거. 그런 게 뉴닉 기사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최욱] 진용진 씨는 삼바가 뭔지도 잘 모르는 눈빛인데요?

[진용진] 예. 맞습니다.

[김소연] 뉴닉 보시면 돼요.

[진용진] 되게 정확하세요.

[최욱] 진용진 씨는 그동안 알려드린 것 중에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편이 무슨 편입니까? 저는 사실 진용진 씨의 방송을 처음 접한 게 ‘도를 아십니까’ 영상.

[진용진] 그 때 그게 (조회 수) 400만 회가 나왔어요.

[최욱] 근데 그거 보면서 놀랐던 게 용기가 대단하다. 혹시 취재하면서 개인적으로 위협을 느꼈다든지

[진용진] 장기매매범이라든가, 그런 분들 취재할 때 지하철 화장실에 붙어 있잖아요, 장기매매 스티커(같은 거). 거기다 전화를 걸고(나서) 협박 전화도 받고, 협박 문자도 받은 적 있었어요.

[최욱] 오 근데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는 거예요?

[진용진] 찍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죠. 이건 진짜 절대로 못 따라하겠다.

[최욱] 아, 다른 사람들은. 저는 누가 약간만 욕해도 하고 싶었던 주제를 바로 컷하거든요. 사실 이게 바로 진용진의 힘이야. 그럼 지금부터는 두 분의 민감한 속마음을 편안하게 대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봤습니다. 이름하여 밸런스 게임이라는 것이죠. 솔직하게 그냥 둘 중에 하나 선택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막] 밸런스 게임: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만 고르는 것

[최욱] 그럼 먼저 김소연 대표님께 여쭤보겠습니다. 둘 중에 하나 선택해주세요. KBS 사장 자리와 뉴닉의 CEO 자리.

[김소연] 저는 고민 없이 뉴닉 CEO를 할 것 같아요.

[최욱] 아 그래요? KBS 사장인데.

[김소연] 저는 뉴닉(CEO) 할 겁니다.

[최욱] 왜요?

[김소연] 저는 우리 세대? 제가 정말 필요해서 만든 서비스라서 우리 세대에 이렇게 영향력을 끼치
고 있는 게 기뻐요. 또 그리고 먼 훗날에 뉴닉이 KBS보다 커질지 어떻게 압니까?

[자막] 대표님은 다 계획이 있으시구나

[최욱] 너무 원대한 꿈을 갖고 계시네. KBS 사장님이 이 방송 보면 굉장히 울화통이 터질 것 같은데
요. 알겠습니다. 두 번째, 20대 구독자 1만 명 증가. 40대 구독자 100만 명 증가.

[김소연] 이건 어렵다. 그래도 20대 할 것 같아요.

[최욱] 20대 만 명이요?

[김소연] 예. 그래도 할 것 같아요.

[최욱] 와 40대 너무 무시하시네.

[김소연] 아니요, 아니요. 그게 아니고 실제로 저희가 뿌듯할 때도 언제냐면 20대분들이 “저 뉴닉 덕
분에 면접 붙어서 취업했어요“ 이런 얘기나 ”저 아빠하고 오빠가 매일 TV 뉴스 보면서 말할 때 쭈
구리(?)처럼 있었는데 뉴닉 보고 한마디 했더니 집이 뒤집어졌어요. 이런 얘기. 진짜 우리 세대한테
용기, 자신감이 되는구나.

[최욱]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진용진 씨로 넘어가겠습니다. 지금 진용진 씨는 골드버튼 받았
죠? 구독자 100만이 넘으면 받을 수 있는 거. 구독자 1000만이 넘어가면 다이아버튼을 받나 보군
요. 다이아버튼 유튜버 대 아카데미 수상 다큐 감독. 하나만 선택하자면?

[진용진] 아카데미 수상.

[최욱] 에이. 괜히 또 갑자기 거룩한 척해요. 다이아인데? 천만? 아니 원래 이런 꿈이 있었던 거예요
? 다큐 감독?

[진용진] 원래 그런 꿈이 있다기보다는 유튜브를 하면서 생겼던 것 같아요.

[최욱] 아. 하면서 생겼구나. 저는 무조건 다이아 버튼일 줄 알았는데. 자 그러면 두 번째 질문 들어
가겠습니다. 이거는 진짜 궁금하다. 팩트체크가 덜 됐는데 지금 당장 이 영상을 올리면 조회 수가
무조건 5000만 뷰가 나옵니다. 이거 올린다? 안 올린다?

[진용진] 팩트체크가 얼마나 덜 됐나요?

[최욱] 거의 안 됐다고 봐야죠. 거의 안 됐어요. 그런데 올리면 무조건 5000만 뷰입니다.

[진용진] 안 올린다. 왜냐하면.

[최욱] 5000만 뷰인데?

[진용진] 그거 벌고 끝날 거 아니잖아요.

[최욱] 아 다음이 또 있으니까? 신뢰의 문제?

[진용진] 그렇죠. 오히려 5000만 뷰 나와서 안 올린다.

[최욱] 우와 이거는 우리 언론사에게 경종을 울리는 한마디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막 클릭 장사
하느라 뒤 안 돌아보고 클릭 나올 것 같으면 무조건 올리거든요. 우와 진용진. 거짓말 같은데?

[진용진] 아니요. 오래 못 가요, 그러면. 5000만 뷰 만들 자신 있어요. 이만한 실수로 정말 그냥 한
번에 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최욱] 이거는 그러면 얘기를 듣고 보니까 고민할 것도 없이 안 올린다가 맞을 것 같네요.

[자막] ‘뉴미디어’ 시대의 ‘기성언론’

[최욱] 두 분이 하고 있는 이 콘텐츠가 잘 되니까 기성 언론에서 작정하고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안
돼요.

[진용진] 그것을 알려드림에서는 솔직히 방송사들보다는 유리한 것 같아요.

[최욱] 그렇죠.

[진용진] 범죄자들이 제보를 해요. 내가 그랬다, 내가 그랬다. 그리고 저에겐 B급 감성이 있잖아요.

[최욱] 그 B급 감성을 지상파가 따라가질 못하는 것 같아요.

[진용진] 제 생각에는 따라하실 수 있는 분들이 다 계신데 절차가 있고, 위에 보고를 해야 되고 면이
중요하고 그런 것 때문에 못하실 거예요.

[최욱] 그래요? 우리 쪽 문제를 잘 알고 계시네. 우리 대표님 뉴스레터 기성 언론에서는 왜 하면 잘
안 된다고 생각합니까?

[김소연] 근데 동시에 잘 안 될 거라고 미리 생각했던 이유가 있었거든요.

[최욱] 뭐죠?

[김소연] 뉴닉의 콘텐츠, 톤앤매너, 형식은 사실 저희의 타겟 독자의 나이, 연령. 나이와 연령은 똑같
은 말이죠. 나이나 성별이나 성향, 지역 같은 걸 다 반영시켜서 만든 결과물이잖아요 . 근데 이 뉴
닉의 결과물만 따라하시는 거예요. 사실 그분들의 주된 독자들은 전혀 다른 나이랑 성별인데.

[최욱] 듣고 보니까 안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네요. 진용진 씨, 유튜브 댓글을 보면 ‘이게 진짜 팩
트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진실을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런 반응들.

[진용진] 언론이 뭔지는 저는 잘 모르겠는데 팩트를 알려주고 그러면서 구독자분들의 신뢰가 쌓여
있는 것 같아요.

[최욱] 우리 진용진 씨가 방금 “언론이 난 뭔지 모르겠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우리 대표님은 언론
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김소연] 제가 좋아하는 책이 하나 있어요.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라는 책을 좋아하는데 거
기에 그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뉴스는 개인이 자기 울타리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힘이다” 거기에
는 보탬이 조금씩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해요.

[최욱] 책 얘기하니까 바로 등 돌리네요. 어때요? 얘기 들어보니까.

[진용진] 되게 똑똑한.

[최욱] KBS를 비롯한 기성언론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 말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진용진] 저도 책에서...

[최욱] 책 인용 안 해도 돼요.

[진용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에서 생쥐가 얘기하거든요. 창고에 치즈가 없어서 빨리
다른 치즈를 찾으러 가자 이렇게 얘기를 해요. 언론도 그런 식으로 면을 좀 내려놓고 그동안 했었던
것과는 다르게 변화되고 저 같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뉴닉 같은 콘텐츠가 많이 나와야 한
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욱] 새로운 치즈를 찾아다녀라. 그 책 언제 읽었어요?

[진용진] 2005년도인가?

[김소연] 저희는 ‘젊은 애들 뉴스 안 봐’라는 말이 되게 편견이라고 생각했던 팀이거든요. 안 보는
게 아니고 못 보는 건데 뭔가 어려움이 있어서, 저희는 그 어려움이 뭔지 솔직하게 듣고 해결하는
데 집중한 팀이에요. 그런 열린 소통 같은 것이 한층 갭을 더 잘 메우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
다.

[최욱] 알겠습니다. 앞으로 두 분이 만든 콘텐츠 열심히 잘 소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소연] 감사합니다.

[진용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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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툭툭 던지는데, 저렇게 “나는 언론이 뭔지 몰라요 하지만 팩트체크 안 된 건 안 올려요” 이런 기본기가 저희가 없어서 매번 이야기하는데, 뜨끔합니다.

[최욱] 거창하게 저널리즘, 또 뭐 언론의 본령, 지침, 이런 게 의미가 없다는 거예요. 그냥 상식대로 하니까 결국은 이분들은 원칙을 지키고 있는 일이 돼버린 거죠.

[임자운] 김소연 대표가 타깃팅을 분명히 설정을 하고 그래서 그걸 추구한다는 게 인상적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언론이 독자들로부터 계속 거리감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항상 뻔한 이야기로 느껴지는 소식들을 전한다는 거예요. 맨날 대기업 얘기, 검찰수사 얘기고 서울 수도권 중심의 이야기들을 해서 결국 독자들은 ‘이거 도대체 누구 들으라고 하는 얘기야’ 하는 생각 갖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멀어지는데 김소연 대표가 하는 언론 행위는 ‘당신 들으라고 하는 이야기야’, 라는 걸 당신의 입장에서 알 것 같은 거예요. 이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구나. 그러면 사실은 그만큼 거리가 좁혀지고 우리 지금 언론이 가져야 할 자세도 어쩌면 그런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최욱] 너무 맞는 말씀인 게 클릭 장사를 원하는데도 맨날 뻔한 이야기만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만났던 두 사람, 특히 진용진 씨 같은 경우에는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아이템 선정을 발굴을 기가 막히게 잘합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 구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인데 이게 결과론적으로는 공익적으로도 갈 수 있는 거죠. 그걸 대표적으로 애견숍 강아지들이 다 크면 어디로 가나.

[이상호] 충분히 궁금해할 수 있죠.

[최욱]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이건 또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려면 몇 명이 검색해야 되나. 진짜 궁금하지 않습니까?

[최욱] 그런 것들을 실증적으로, 진짜로 이걸 검증해냈죠.

[강유정] 풍문처럼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 언론에서 ‘총공을 한다’ 이런 말들이 있잖아요. 검색어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고 보이고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유튜브 같은 경우에는 구독을 끊어버리면 굉장히 큰일이 나요. 어쩔 때는 채널이 없어지기도 하는데.

[최욱] 맞습니다.

[이상호] 그렇죠.

[강유정] 언론사들은 팩트체크도 안 한 것, 선정적인 것을 올리고 건재하냐고 했는데 오보가 나오고한편으로는 굉장히 잘못된, 명예훼손성 기사가 나오면 휘청할 수 있을 만한 현실성 있는 어떤 영향력을 받아야하는데 왜 그걸 안 받느냐, 역시 구조적으로 버텨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최욱] 그래서 영향력 있는 유튜버들 채널을 들어가 보잖아요. 그러면 그 많은 영상 콘텐츠 중 꼭 하나는 어두운 뒷배경에 ‘사과드립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런 영상이 있어요. 왜냐? 내가 사과를 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를 외면하거든요.

[임자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던 뉴스1 기사 <“알바하다 연봉 5000 소리질러”...공항 정규직 전환, 힘 빠지는 취준생> 이게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사태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그걸 누가 썼는지 심지어 그 글의 내용이 사실인지 전혀 팩트체크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 내용 중의 상당 부분은 거짓인 것으로 확인이 됐단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 이 회사는 이 기자한테 이 달의 기자상이라는 것을 수상을 했어요.

[최욱] 상 받았어요.

[임자운] 그 이유가 가관인데 “코로나19 위기로 취업문이 좁아진 청년들의 절망을 담았다”,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성장에 일조했다.” 그런데 독자들이 정말 이렇게 생각할까요? 그냥 장사하려고 쓴 기사인데 장사가 잘 됐으니까 상 준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저널리즘의 가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최욱] 사실 진용진 씨도 초반에 구독자, 그리고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서 선정적인 주제를 꽤 다뤘습니다. 그런데 선정적인 주제마저도 그 과정에는 왜곡과 거짓은 없다는 것, 그건 그래도 조금 인정받아야 할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호] 뉴닉 같은 경우는 젊은 층들 사이에서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어서 기성 언론이 지금 이걸 많이 따라하고 있지 않습니까?

[강유정] 요즘에 다시 구독 경제 중에 하나로서 완전히 똑같은 성격이라 할 수 없지만, 이를테면 중앙일보에도 그런 캐릭터가 하나 있고요. 그리고 한국일보에도 있긴 있었습니다만 지금 아마 들어가서 확인해 보시면 전부 다 서비스가 중지되어 있을 거예요. 그냥 만들어진 뉴스고 퀄리티 높다고 생각해서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이게 효력이 없다는 거죠.

[최욱] 뉴닉이 사랑 받는다고 위기감에 기성 언론들이 그거 따라할 이유도 없다는 게 뉴닉 대표의 입장이에요. 왜 그러냐 하면 뉴닉에서 기사를 평소에 어려워서 접하지 못했던 20대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에게 쉽고 스타일리시하게 전달을 해 주면 그 전달 받은 독자들이 이제 더 많은 정보를 원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기성 언론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럴 때 그들을 받아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지. 베끼고 따라갈 이유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상호] 기성 언론과 다른 점이 있다면 또 광고를 붙이지 않는다는 건데

[최욱] 받고 싶대, 본인도. 그런데 이 광고 붙인 광고주의 눈치를 보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할 말을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그러한 나름의 원칙이 생긴 거죠.

[임자운] 저는 요즘 우리 언론 보면서 되게 화가 나는 지점이 이제는 일말의 경계심조차 사라졌구나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가령 최근에 한 기업 총수가 생일날 자기 회사가 만든 세탁기 앞에 쪼그려 앉은 사진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적이 있어요. 기사의 본문에 보면 그 사진이 삼성전자가 제공했다 이렇게 직접 나오기도 하거든요. 이 말은 대중들이 봤을 때 ‘아, 저 언론 또 삼성 홍보지 노릇 하는구나’라는 시선에 대해서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거예요.

[이상호] 세탁기 앞에 앉아 있는 총수들은 정말 이렇게 화려하게 조명을 하고 기사를 쓰면서 정작 이 사회의 중요하고 의미 있는 건 잘 안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성언론들이. 그래서 임자운 변호사가 직접 광주광역시 다녀왔다면서요 ?

[최욱] 저는 서울 야외 촬영 가는 것도 투덜투덜했는데 멀리 광주까지 갔다 오셨군요.

[이상호] 애쓰셨네요.

[최욱] 거룩하십니다

[임자운] 광주의 한 20대 노동자가 또 참담하게 산재 사고를 당한 일이 있었는데 우리 언론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고 그래서 알리고 싶어서, 그 사건을 놓고 같이 얘기하고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영상] 임자운의 시선

[자막] 여행을 좋아하고 월급날 고기를 사 먹는 것이 유일한 사치였던 청년 노동자 故 김재순 씨

[자막] 재순 씨는 생일을 한 달 쯤 앞둔 어느 날, 일하던 곳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됐습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혼자 스스로 기계를 가동해서 ‘자기과실사’다 라고 하는 거예요. 어이가 없잖아요.

[임자운 / 내레이션] 그날, 일터에 갔던 재순 씨는 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을까요

[자막] 2020.7.2 故 김재순 씨 분향소(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

[임자운 / 내레이션] 그의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재순 씨의 아버지는 매일 아침 7시, 출근하듯 이곳에 나옵니다. 아들이 일하다 왜 목숨을 잃어야했는지, 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5월) 24일 저녁에 이제 둘째 (아들)한테 연락을 받았어요. 형이 죽었다는 거예요. 어떻게 하다? 했더니 일하다 죽었다고...그러면서 아빠 지금 빨리 내려올 수 있으면 내려오시라...

[자막] 5월 22일 조선우드 CCTV

[임자운 / 내레이션] 파쇄기 위에서 작업을 하다가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간, 전형적인 산재 사망 사고였습니다. 아버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화장까지 끝난 뒤였습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둘째 (아들)한테 물어봤죠. 조선우드 회사나 대표님한테 연락처나 명함 받은 거 있니? 없다는 거예요. 조선우드를 검색해서 전화번호를 알아가지고 연락을 했더니 대표님이 가능한 시간대에 연락해서 만나는 걸로 하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화가 나서 “여보세요. 당신 조카나 당신 가족 중에 재순이처럼 그렇게 죽어갔는데 사측에서 그렇게 얘기를 하면 기분 좋겠냐”고 화를 내니까 연락처를 주고 경찰서까지 제가 찾아간 거죠.

[임자운] 경찰서에서 (회사 대표를) 처음 본 거예요?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예 경찰서에서 처음 본 거예요.

[임자운] 저는 이 상황이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게...

[임자운] 사고가 났는데 부모님이 어디로 연락 달라, 이런 얘기를 먼저 안한 거네요? 회사가

[故 김재순 씨 아버지] 네. 그렇죠.

[임자운] 설명은 뭐라고 하던가요?

[자막] 5월 15일 조선우드 CCTV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사업주가 저한테 하는 얘기가 재순이는 원래 허드렛일만 시켰다는 거예요. 재순이가 파쇄 업무 하는 일도 아니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혼자 스스로 기계를 가동해서 그런 사고를 당해서 ‘자기과실사다’라고 하는 거예요. 어이가 없잖아요.

[임자운 / 내레이션]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 사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 사수가 잠시 납품하러 간 사이에 혼자 이렇게 사수가 오기 전에 나름대로 좀 일을 하려는 과정에 그런 일이 생긴 것 같아요

[자막] 조선우드 입장(전화통화 요약)
- 동료 김재순 씨 사고에 깊은 도의적 책임을 느낍니다.
- 유족과 협의를 통해 빠른 해결 바랍니다.
- 사고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라는 대책위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자막] 6월 1일 노동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현장조사 시작

[임자운 / 내레이션] 안전 난간이나 차단막, 이런 기본적인 장치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드러났죠CCTV에는, 관리자가 있을 때도 익숙한 듯 파쇄기 위에 올라 작업하는 재순 씨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허드렛일만 시켰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혼자 했다던 사측 얘기와는 전혀 달랐죠.

[故 김재순 씨 아버지] 대표라고 하는 분이 저한테 문자메시지를 이렇게 보냈더라고요.

[임자운] 차 한잔하자, 가슴이 아픕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 잘못을 인정하겠다는 생각은 없어 보인네요.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사측이 잘못한 겁니다’라고 인정만 해서 사죄를 하면 장례를 치르고 할 수 있을 텐데 유족인 저로서는 참담하죠.

[임자운 / 내레이션] 그 죄송하단 말 한 마디 듣기가 왜 이리 힘든 걸까요

[자막]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김미숙 씨(故 김용균 어머니)

[임자운 / 내레이션] 두 청년의 죽음에는, 참 공통점이 많습니다

[임자운] 재순 씨 사고를 보니 94년생이라는 게 (눈에) 들어왔어요. 용균 씨랑 나이가 같잖아요. 2인 1조 작업을 안 했다는 것도 그렇고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너무나 사측의 태도들이 다 똑같아요. 까닥하면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죽으면 너의 잘못이다 이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제가 태안 의료원으로 찾아갔을 때 그 하청 이사가 용균이는 가지 말라는 곳을 가서 하지 말라는 일을 해서 사고가 났다고 얘기를 했어요. 재순 씨도 똑같잖아요.

[임자운 / 내레이션] 뒤늦게 밝혀진 용균 씨 사고의 원인은 아픈 진실이었습니다.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용균이는 업무수칙을 다 지켜서 죽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책임 지지 않아도 되는 그런 구조적 모순이기 때문에 용균이는 죽었다. 그때 울었어요. 뭐 이런 나라가 있냐, 이게 무슨 나라냐.

[임자운 / 내레이션] 재순 씨 아버지도 끝내 눈물을 보입니다.

[자막] 5월 15일 조선우드 CCTV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사고 전에 일했던 모습을 봤어요. 봤는데 지적 장애가 있는데도 일을 저렇게 잘할 수가 있나. ‘재순이가 저렇게 일을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임자운 / 내레이션] 일을 하다 죽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사업주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아서 재순이의 장례를 치러야지 대충 마무리합시다 이러면 결국은 돈 있는 사람이 이기더라, 이런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정말 너무 분했어요. 죽게 만들었으면 먼저 사과를 하고 그렇게 나와야지 되는 거고 근데 처음 만난 자리에서 “너의 아들 잘못이다”라고 했을 때 그게 처음 만났을 때 할 소리인가.

[임자운 / 내레이션] 오늘도,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가족들이 산재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묻히는 걸까요?

[임자운] 아버님 재순 씨 사건은 언론에서 지금 잘 다루고 있다는 생각하세요?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언론사에서) 오긴 와요. 오는데 끝까지 있지도 않고 그냥 대충 뉴스거리 짤막한 것만 빼고 가버리고. 뭐 언론에서는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가만히 있으면 절대로 뉴스를 더 이상 실어주지 않아요. 계속 뉴스거리를 제공을 해 줘야지 보도를 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거예요

[임자운] 우리가 직접 기삿거리를 찾아서 줘야 된다는 얘기가 참 슬프게 들리는데 저도 사실 그거 많이 느꼈거든요. 저희가 신뢰하고 좋아하는 기자들조차 “새롭진 않은 것 같네요”라는 식으로 얘기할 때 사실 섭섭하기도 하고

[임자운 / 내레이션] 유족이 움직여야 언론도 움직이는 씁쓸한 현실. 잊히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보니 어머니는 투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김미숙 씨 / 故 김용균 어머니] 한 사건을 어떻게 됐는지 끝까지 보도를 좀 해 줬으면 ‘그냥 사람 죽었다’ 이걸로 끝이 나는 게 아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결말은 어떻게 나고 있고 이런 것들이 국민들한테 보여야만 안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임자운 / 내레이션] 언론의 무심함에 상처 입고, 실망해도 이들은 여전히 작은 관심도 고맙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언론은 어떤 의미일까요?

[故 김재순 씨 아버지] 언론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국민을 귀와 눈을 막을 수도 있는 거고, 터줄 수도 있는 건데 그 역할을 잘했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노동자들이, 노동자 가족들이 산재로 인해서 고통 받고 하는 일은 없어야 하잖아요.

[임자운 / 내레이션] 비록 자신의 삶이 바뀌더라도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해 싸우겠다는 아버지 그는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사는 게 참 힘든 것 같다”고 말합니다. 평범하게. 이 말을 자꾸 곱씹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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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운] 아버님이 저희가 철수하고 올라오려고 할 때 저한테 그냥 조용하게 하신 말씀이 그거였어요.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사는 게 참 힘든 것 같다. 평범하게라는 말은 일한 만큼 벌고 번만큼 먹고 사는 그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이게 지금도 사실 귓가에 맴도는 거거든요. 저는 우리 사회가 취약계층의 삶에 대해서 하는 기만 중 하나가 이런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부족한 거 있어, 하지만 세계 경제 대국 안에 든다고 이러면서 그래도 먹고 사는 건 해결되지 않았냐. 지금도 “소소하게나마 먹고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게을러서 그런거야”라고 함부로도 이야기하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소소한 삶, 자기가 일한 만큼 벌고 번만큼 먹고 살고 싶은 그 삶이 그토록 간절한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데 그분들의 삶을 ‘나와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었나, 우리 언론은 얼마나 보여줬던가’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죠.

[강유정] 서울대 이준웅 교수가 비슷한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그대로 둬도 너무 크게 들리는 이야기들은 다들 몰려가고, 오히려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언론의 정의”일 텐데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는 전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금도 보면 글쎄요. 왜 부모님의 자리가 가정이나 자신의 일터가 아니라 거리가 되어야 하는지요. 이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언론이 그 자리에 서서 대신 해 줘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다 보니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가 길거리에 서서, 이분들뿐만이 아닙니다. 대개의 많은 피해자 분들이 아이를 잃고 자식을 잃고 나서 (거리에 나섭니다) 저는 민식이법도 그래서 나왔다고 생각을 하고요.

[임자운] 사실 이 사건 인터뷰 하면서 특히 더 안타까웠던 것은 아버님도 산재 피해가 있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역시 분쇄기에 손이 빨려들어가면서 한 쪽 손을 잘 못 쓰시는 상황인데, 그런 분이 아들을 또 산재로 잃으신 것이고, 아드님이 지적장애가 있으셔서 그런 위험한 일을 혼자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던 거예요. 산재가 대물림되는 그런 문제를 겪었던 거죠.

[최욱] 지적장애 부분을 말씀하셔서 제가 또 우려가 되는 게 마치 이 사고의 원인이 지적장애로 둔갑될까 봐 너무 우려스러운데 영상을 보신 분들이라면 그것과는 전혀 무관한 문제라는 것.

[임자운] 고인이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파쇄기 위에 당연히 있어야 할 안전 덮개가 존재하지 않았고, 반드시 2명이서 했어야 하는 일을 혼자서 했단 말이죠. 비상정지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그러면 어떤 노동자가 현장에 있었어도 굉장히 위험할 사업장이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상호] 사실 이런 사고가 있었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J 때문에 찾아봤는데 일단 보도 자체가 많지 않더라고요.

[강유정] 사고가 터진 시점이 5월 22일이었는데 그 당시 5군데에서 보도가 된 겁니다. 잠깐 영상에도 나왔지만 JTBC, KBS, MBC에서 영상 보도가 됐고 한겨레와 경향신문에서 다뤄지긴 했습니다만 충분치 않은 양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 이후에 후속보도를 한 곳이 종종 있긴 합니다만 절대적 양이 적고 공교롭게 또 구의역 김 군 4주기였다는 거죠. 제가 좀 안타까운 건 이게 마치 대표적 인 우리가 잘 기억하고 있는 피해자 이름을 주기로 삼아서 그 때만 살펴보는 문제로 나쁜 의미에서 캘린더 보도가 될 확률이 보인다는 거죠.

[이상호] 故 김용균 씨 이름이 헤드라인에 등장한 기사를 보니까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이슈에 이름을 가져다 쓴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제목 장사, 김용균 씨 이름을 헤드라인에 갖다 쓰는 거 자체가 무리수가 아닌가.

[임자운] 기자들에게는 김용균이라는 이름이 그냥 노동자들의 어떤 문제, 노동자들의 비극, 참사 이런 것을 다루는 상징적인 소재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 기자들이 과연 이 사건에 대해서 얼마나 쫓아가고 있느냐. 그 질문에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기자들이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죠. 용균 씨 사망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어떻게 됐을까, 거기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거든요. 재판조차 열리지 않았어요, 아직까지. 작년 12월에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를 했는데 원 하청 대표 등 책임자 급은 전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를 하는 바람에 유족 측이 다시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1인 시위도 하고 그런 상황이거든요.

[이상호] 언론이 사실 주목하지 않으면 사람들 기억에서도 금세 지워지잖아요. 이런 좌절, 분노, 눈물들, 그동안 J에서도 많이 전해왔습니다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언론의 오보로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진 삼성의 전직 전무님 얘기도 저희가 다뤘었고. 이렇게 저희가 비평을 하고 보도를 하는데도 이렇게 바뀌지 않는 걸까요?

[임자운] 우리 사회에 소수자 인권 문제나 취약계층에서 벌어진 산재 사망사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왜 언론이 주목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했을 때 기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 중 하나가 “대중들의 관심이 없어서요. 기사를 써도 보지 않으니까요”라고 얘기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기자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걸 알려주기보다는 알아야 하는 것을 찾아서 알려주는 사람이다. 그런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 그래서 보도가치라는 것은 기자의 노력과 관점에 의해서 능동적으로 창출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강유정] 이익이 생기지 않는 집단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언론의 나쁜 행태라고 생각을 합니다. 굳이 나서서 내 발품을 팔아서 내 기사와 내 지면을 할애해서 노력을 들일 필요 없다고 손쉽게 생각한다는 거죠.

[이상호] 언론의 작은 관심도 고맙다는 분들도 저희가 만나고 있는데 언론이 워낙 이 부분에 있어서 소홀하다시피 하다보니까 이걸 대신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유정 교수님이 야심작, 깡터뷰. 제목 잘 붙였네요. 깡터뷰에서 만나고 오셨다고요.

[최욱] 깡터뷰. 인기에 편승하는 거군요.

[강유정] 강 씨를 세게 발음했다, 이런 식으로 알리바이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영화는 우리가 미학적이고 예술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되려 언론이 해야 할 사건의 기록, 그리고 사건의 보존을 하고 있는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와, 언론보다 어떤 점에서는 영화가 더 팩트를 보존해주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끔 했는데 오늘 만나본 분이 그런 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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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강유정의 깡터뷰

[강유정] 안녕하세요?

[이승준] 안녕하세요?

[강유정] 이렇게 늘 카메라 뒤에 계시다가 오늘은 카메라 앞에 서시는데 어떠세요?

[이승준] 너무 어색해요.

[자막] 이승준 감독 #다큐멘터리 감독 #부재의 기억 #달팽이의 별 #달에 부는 바람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

[강유정] 아카데미 이후로 언론 굉장히 많이 접촉하셨잖아요. 인터뷰도 많이 하시고. 좀 솔직한 소회를 여쭤보고 싶어요.

[이승준] 계속했어요, 계속. 끊으면 또 오고 끊으면 또 오고 문자 남기고. 처음에는 되게 나름 신나서, 또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까. 나중에는 너무 똑같은 질문을 하는 거예요. 한 번만 검색해보면 다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똑같이 물어봐요.

[강유정] 공부를 잘 안 하는 거군요.

[이승준] 공부 안 하고.

[자막] 영화 ‘부재의 기억’

[강유정] <부재의 기억>에 대한 얘기를 여쭤볼게요. 굉장히 많은 다큐멘터리들이 막 쏟아져 나와서 언론사들에서 탐사보도도 하고. 감독님 생각하기에 부재의 기억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어떤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승준] 감정을 좀 절제하려고 그랬어요. 감정선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유가족분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막 이렇게 취재를 하다가 누구 하나가 울잖아요? 그러면 우르르 몰려간대요. 뭐 이해는 돼요. 이해는 되는데 오열하고 이런 장면들, 부모님들이 절규하고 눈물 흘리고 이런 장면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도 (사람들은) 충분히 느끼거든요. 다른 일반 사람보다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한 번 더 검증을 하고 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단어 선택을 조심하고 그래도 저는 그들이 갖고 있는 상처나 고통이 줄어들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된다.

[강유정] 내레이션도 없고 어떤 특수음악도 없고 그런 걸 보면서 이건 차가운 분노라고 저는 사실 느껴졌어요. 감독님의 차가운 분노가 느껴지더라고요. 그 때 언론이 너무 많았지만 언론이 없었거든요. 하루 종일 세월호 뉴스만 나왔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된 언론의 기능을 하는 뉴스는 없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부재의 기억 속에 언론도 포함되어 있는지 좀 궁금합니다.

[자막] KBS 자료화면

[이승준] 사실 언론의 부재는 어마어마했죠. 처음에는 기자들 와서 뭐 인터뷰 하고 촬영해 가고, 그래서 열심히 인터뷰도 하고. 안 나가더래요, 뉴스에. 이거는 뭐 인터뷰 해봤자, 뭐 해봤자 이거는 안 나갈 거. 그래서 그게 분노로 변한 거예요. 배를 빌려가지고 세월호 가까이 갈 기회가 있었대요. 기자들이 이렇게 있는데 이 중에서 기사를 쓰든 아니면 방송에 오늘 내보낼 수 있는 자신 있는 사람만 손 들어라, 딱 한 분 들더래요.

[강유정] 정말 기자랑 카메라가 그렇게 수없이 많았는데 담겠다고 손 든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었다면 진짜 언론의 부재가 맞다는 생각이 들고.

[자막] 영화 ‘부재의 기억’

[이승준] 유가족 분들이 막 격하게 문 흔들고 소리치고 이럴 때 기자들이 와서 쭉 찍어요. 쭉 찍다가 약간 소강상태가 되는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뭐 액션도 없고, 유가족 분들도 잠시 앉아있거나 한 분만 남아서 이렇게 보고 있다거나 그러면 기자 분들이 싹 빠져요. 저는 계속 있었거든요. 그게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그 이야기 자체가.

[강유정] 지금 부드러운 말씀, 언어 사용하시지만 굉장히 중요하고 아픈 말들 해 주시는 듯해요. 좀 근본적인 질문입니다만 왜 이렇게 세상은 피해자에 관심이 없을까요? 가해자는 금방 잊고 피해자에겐 왜 이렇게 관심이 없을까요?

[이승준] 그만 하면 됐다는 이야기들을 참 많이 썼잖아요. 그들 입장에서 생각을 하지 않아요. 피해자 입장에서. 그냥 피해자는 (기자에게) 기사의 대상이고 영상작업자에겐 내 카메라에 담기는 대상이라는 거. 그러니까 대상화하면 그렇게 되는 거죠. 그 입장이 되어보는 훈련을 우리는 안 받는 것 같아요.

[자막] 최근 호응을 얻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들

[강유정] 다큐멘터리가 굉장히 인기가 많아졌어요. 진실한 어떤 두께감 있는 접근들을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해줘서. 그래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 게 결국은 언론에서 과거에 해줬던 역할을 오히려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충실하게 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승준] 저는 기자들이 긴장해야 되지 않을까. 어떤 물건 만들듯이 정말로 잘 팔리는 물건 만들듯이 이걸 기사를 쓴다고 하면 결국에는 실패할 거라고 봐요. 특히 저처럼 독립적으로 일하는 뭐 다큐멘터리 감독이든, 기자든. 그들의 작업들을 많이 좀 지켜보셨으면 좋겠어요.

[자막] 영화 ‘달에 부는 바람’

[자막] 영화 ‘달팽이의 별’

[강유정] 사실 저는 이승준 감독님이 <달팽이의 별>이라든가 <달에 부는 바람> 같은 그런 휴머니즘적인 시각도 매우 좋아하지만 결국은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에 대해서 존중감 차이라고 보거든요.

[이승준] 굉장히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예요. 내가 촬영을 갔는데 그분이 “오늘은 내가 기분이 좀 그런데 촬영 안 하고 싶다”라고 하면 저는 안 해요. 그렇게 되면 사실 제작비를 쓰는 입장에서는 돈이 들어갔고, 그렇지만 그런 것들을 겁내지 않았고 그리고 그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 대상이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대답을 들으려고 하지 말아야죠. 취재원, 취재원에 대한 존중, 그런 것들이 있으면 결국에는 저는 더 많은 것들을 담아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강유정] 시간과 존중감이 더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열쇠가 되는군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저널리즘이란 어떤 건지 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시는지 좀 궁금합니다.

[이승준] 기자이기 전에 저는 사람이잖아요. 기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저는 생각 좀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기자로 일하시는 분들 가슴 한편에는 이미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그게 발현되어야 하는 곳이, 구현되어야 하는 곳이 저널리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강유정]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이승준] 기자분들을 너무 제가 혼내는 것 같아서 좀 이상한데 저도 잘 몰라요, 잘 모르고 저널리즘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작품 만들 때 여러 가지 원칙들이 있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거거든요. 내가 틀리지 않으려면 제가 엄청 고민을 해야 하거든요. 여러 가지 검증 방법을 써야 되는 것이고 누구한테 물어보든 아니면 찾아보든. 결국 저널리즘은 세상이 올바르게 소통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역할을 하는 거라고 보거든요. 나도 틀릴 수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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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인터뷰 초반에 차가운 분노라는 말이 굉장히 가슴에 저는 와닿았어요.

[강유정] 원래 이승준 감독이 굉장히 따뜻한 분이세요. 그래서 장애를 가진, 그냥 장애가 아니라 여러 가지 중복 장애를 가진 분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아름다운 삶을 꾸려가는 것을 멀지만 따뜻하게 그려내는 감독인데 제가 부재의 기억을 보고 깜짝 놀란 거예요. 거리감은 남아 있는데 내레이션도 없고 음악도 없고 우리가 보지 못했던 다른 시각에서 이 사태를 보여주면서 정말 차갑지만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렇게 대참사가 일어났는데 제대로 된 팩트 보도 하나조차도 없다는 게 굉장히 무능하고 답답하다고 느껴졌는데 결국은 그 부분에서 한국의 언론 신뢰도가 거의 꼴찌 수준으로 내려왔는데 부재의 기억이라는 똑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는 아카데미 단편영화 후보에
올랐다는 겁니다. 저는 이게 굉장히 상징적인 차이처럼 보였고 이승준 감독을 비롯한, 많은 오히려 영화계에 남아 있었던 분들이 의무감을 느낀 거예요. ‘내가 가서 찍어야겠다’ 이 의무감은 왜 생겼을까? ‘언론이 없어서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욱] 아직도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비난, 조롱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언론이 부추긴 측면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항상 언론에서 유가족들 모습을 울부짖고, 그리고 화내고 분노하고 그런 장면만 담다 보니까 유가족들이 떼쓰면 다 해주더라. 이런 식으로 조금 연결되고 부추긴 측면이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강유정] 누군가와 함께 인터뷰를 할 때 그 취재원을 다만 대상화시키느냐, 아니면 진실을 알기 위한 거대한 여정 중의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느냐에 굉장히 큰 차이가 있는데 언론이 너무 망각하고 있는 게 나는 언론이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거나 물어도 되고, 아무렇게나 물어도 되고 누구에게나 물을 수 있다는 자유가 너무 남용되고 있다는 걸 거꾸로 이승준 감독 영화를 보면 체감하게 된다는 거죠.

[이상호] 이승준 감독이 기자이기 전에 사람이다. 기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느냐, 이런 질문을 기자들에게 던졌습니다.

[강유정] 근데 오늘 만나본 분들, 아무도 저널리스트라고 자임하지 않고 저널리즘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도 많았잖아요. 저 말을 새겨듣는데 저게 저널리즘 원칙이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내가 봤던 두 개의 눈이지만 이게 언론에 실리는 순간 수백 개의 눈, 수천 개의 눈, 귀가 한꺼번에 보게 되면 이거 엄청난 영향력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이 미치는 여파에 대해서 내가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왜 돌아보지 않는가. 돌아보는 기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분들이 참 기자라면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임자운] 기자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말이 저도 굉장히 와닿는 말이에요. 기자이기 전에 사람이고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지 않고는 좋은 기자가 될 수 없다. 저널리즘도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거다. 우리나라 기자들한테 제일 하고 싶은 말도 그런 것 같아요. 최저임금 문제만 놓고 보면 노동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하지 못해서 최저임금을 인상하자고 하는데 그걸 인상하면 경제가 망가진다. 그러니 반대한다. 그러면 사람의 생계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살려야 되는 그 경제라는 놈은 대체 뭐냐는 질문을 사실 기자들이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람을 위한 저널리즘이라는 방향성을 꼭 가져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이상호] 지금까지 나에게 언론이라는 질문을 안고 여러 분들을 저희가 만나봤는데, 세 편의 영상을 저희가 봤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과 그 이유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최욱] 보통 특집이면 웃고 떠들고 자축하고, 그런 분위기를 연상하게 되는데 오늘은 또 의외로 굉장히 차분하고 묵직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묵직한 울림의 메시지가 있었던 제 작품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겠습니다.

[이상호] 강 교수님은요?

[강유정] 저는 이 질문을 받음과 동시에 이러면 안 된다. 왜냐하면 저희 겨우 세 개의, 말하자면 기사를 두고 여기서도 클릭 수.

[이상호] 트래픽 경쟁.

[강유정] 트래픽 경쟁해서 많은 트래픽 보여주려고요?

[최욱] 자신 없는 사람들이 꼭 이래요.

[강유정] 아닙니다. 하지말자. 우리가 이런 식의 위계 나누지 맙시다.

[임자운] 위계를 나누기 어려울 때는 사실은 소수자 쪽으로 가는 게 맞거든요. 소수자의.

[강유정] 끝까지.

[임자운] 기성 언론과는 다른 방법을 취한 좋은 매체와 좋은 영화를 소개함으로서 결국은 기성 언론의 문제점을 굉장히 좋은 방식으로 드러냈다면 제 영상은 그것과는 다른 방식이잖아요. 그러면 뭐, 평가가 어려우시면 제 영상으로 가는 게 맞겠죠.

[최욱] 결국은 대중이 평가하시겠죠.

[이상호] J가 100회가 되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너희가 줄기차게 얘기한다고 무엇이 바뀌냐 이렇게 아프게 물으셨는데요. 언론도, 또 언론을 보는 우리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나 그렇게 질문을 해보고 싶습니다. 저널리즘이 제대로 서는 그날까지 J는 멈추지 않겠습니다. 100회 특집 저널리즘 토크쇼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 방송은 KBS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J 2주 쉬고 8월 16일 밤에 다시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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