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금(金)의 질주…언제까지 계속 될까?

입력 2020.07.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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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이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76% 오른 7만7천460원에 마감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24일 기록한 종전 역대 최고가 7만3천940원을 1거래일 만에 갈아치운 겁니다. 장중 최고가도 7만8천790원으로 종전 장중 최고가인 지난 24일 7만3천940원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각각 482kg, 371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시장은 오늘 하루에만 4개의 신기록을 달성하며 4거래일 연속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는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거래일이 총 142일이었는데, 종가 기준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게 18차례 된다고 합니다. 계산해보면 7.8거래일에 한 번씩 최고가를 기록한 셈입니다.

국제 금값도 상승세도 이에 못지않았습니다.

우선 금 선물 가격을 보면, 지난 24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4%(7.50달러) 오른 1,897.5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종전 역대 최고가는 2011년 8월 22일 세워진 온스당 1,891.90달러였습니다.

2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도 국제 시장에서 장중 한때 온스당 1천944.71달러까지 올라 종전 역대 최고치인 2011년의 1천921.17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고공 행진 중인 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향후 12개월 이내에 2천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씨티그룹은 올 연말 2천 달러 돌파 가능성을 30%로 점쳤습니다.

금 가격 왜 자꾸 오를까?

금 가격이 오르는 표면적인 이유,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또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고. 최근 영사관 폐쇄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양상입니다.

이 때문에 금과 은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달러화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점도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습니다.

통상 달러화 가치가 약해지면 금과 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반대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는데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4일 기준 94.346을 기록하며 201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진 이유는 뭘까요? 오건영 신한 AI Advisory 본부 팀장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고,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오건영/신한 AI Advisory 본부 팀장
지금은 미국과 독일 금리 차이가 1%밖에 안 나오거든요.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내려왔고요. 미국 달러를 보유했을 때 매력이 떨어지는 거죠. 두 번째는 미국의 금리가 낮더라도 성장이 세면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는데, 미국이 실업률이 다시 높아지고 락다운을 시작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성장이 쉽지 않겠단 우려가 생기죠. 본격적인 달러화 약세를 자극하는 건데요. 반대로 유럽 같은 경우는 미국과 금리 차는 많이 줄어들었는데, 재정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유럽의 성장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니까 유로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생기겠죠.

최근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 많이 흘러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헤지(위험분산) 수단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거나, 아예 금을 투자의 목적으로 사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김광림/삼성선물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헤지(위험분산)용으로 투자가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또 금이라는 게 국제적으로도 하나의 투자 대상으로서도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최근 들어서 상승세에 편승해서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명목금리(정책금리)는 낮게 유지될 수밖에 없고, 반면 기대인플레이션은 회복되고 있는 점을 들며, 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거로 전망합니다.

'실질금리 = 명목금리 - 기대인플레이션'인데 실질금리가 계속 떨어진다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의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최진영/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
실질 금리가 올라가면 금은 빠지고, 실질 금리가 내려가면 금은 올라가죠. 기대 인플레이션은 회복되는 게 보였고, 앞으로도 회복된다는 흐름이 여전히 전제하에 깔려 있습니다. 반면, 명목금리는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때문에 2022년까지도 올릴 수 없다는 시그널을 계속 보여주고 있거든요. 결국 명목 금리는 고정된 상태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올라가면 실질 금리는 계속 마이너스로 가버리는 거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가면 금은 반대로 계속 올라가는 거고요.

전문가들은 다만 과도한 상승기인 만큼 금 시장의 단기적으로는 조정될 가능성이 있고, 언제든지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에 집중 투자하기보단 주식과 채권 등으로 투자 자산을 다변화하는 게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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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운 금(金)의 질주…언제까지 계속 될까?
    • 입력 2020-07-27 20:00:05
    취재K
금 가격이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76% 오른 7만7천460원에 마감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24일 기록한 종전 역대 최고가 7만3천940원을 1거래일 만에 갈아치운 겁니다. 장중 최고가도 7만8천790원으로 종전 장중 최고가인 지난 24일 7만3천940원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각각 482kg, 371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시장은 오늘 하루에만 4개의 신기록을 달성하며 4거래일 연속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는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거래일이 총 142일이었는데, 종가 기준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게 18차례 된다고 합니다. 계산해보면 7.8거래일에 한 번씩 최고가를 기록한 셈입니다.

국제 금값도 상승세도 이에 못지않았습니다.

우선 금 선물 가격을 보면, 지난 24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4%(7.50달러) 오른 1,897.5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종전 역대 최고가는 2011년 8월 22일 세워진 온스당 1,891.90달러였습니다.

2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도 국제 시장에서 장중 한때 온스당 1천944.71달러까지 올라 종전 역대 최고치인 2011년의 1천921.17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고공 행진 중인 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향후 12개월 이내에 2천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씨티그룹은 올 연말 2천 달러 돌파 가능성을 30%로 점쳤습니다.

금 가격 왜 자꾸 오를까?

금 가격이 오르는 표면적인 이유,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또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고. 최근 영사관 폐쇄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양상입니다.

이 때문에 금과 은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달러화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점도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습니다.

통상 달러화 가치가 약해지면 금과 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반대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는데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4일 기준 94.346을 기록하며 201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진 이유는 뭘까요? 오건영 신한 AI Advisory 본부 팀장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고,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오건영/신한 AI Advisory 본부 팀장
지금은 미국과 독일 금리 차이가 1%밖에 안 나오거든요.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내려왔고요. 미국 달러를 보유했을 때 매력이 떨어지는 거죠. 두 번째는 미국의 금리가 낮더라도 성장이 세면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는데, 미국이 실업률이 다시 높아지고 락다운을 시작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성장이 쉽지 않겠단 우려가 생기죠. 본격적인 달러화 약세를 자극하는 건데요. 반대로 유럽 같은 경우는 미국과 금리 차는 많이 줄어들었는데, 재정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유럽의 성장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니까 유로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생기겠죠.

최근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 많이 흘러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헤지(위험분산) 수단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거나, 아예 금을 투자의 목적으로 사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김광림/삼성선물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헤지(위험분산)용으로 투자가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또 금이라는 게 국제적으로도 하나의 투자 대상으로서도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최근 들어서 상승세에 편승해서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명목금리(정책금리)는 낮게 유지될 수밖에 없고, 반면 기대인플레이션은 회복되고 있는 점을 들며, 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거로 전망합니다.

'실질금리 = 명목금리 - 기대인플레이션'인데 실질금리가 계속 떨어진다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의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최진영/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
실질 금리가 올라가면 금은 빠지고, 실질 금리가 내려가면 금은 올라가죠. 기대 인플레이션은 회복되는 게 보였고, 앞으로도 회복된다는 흐름이 여전히 전제하에 깔려 있습니다. 반면, 명목금리는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때문에 2022년까지도 올릴 수 없다는 시그널을 계속 보여주고 있거든요. 결국 명목 금리는 고정된 상태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올라가면 실질 금리는 계속 마이너스로 가버리는 거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가면 금은 반대로 계속 올라가는 거고요.

전문가들은 다만 과도한 상승기인 만큼 금 시장의 단기적으로는 조정될 가능성이 있고, 언제든지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에 집중 투자하기보단 주식과 채권 등으로 투자 자산을 다변화하는 게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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