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족쇄 풀린 로켓기술 우주개발·군사전략 양날개

입력 2020.07.28 (21:03) 수정 2020.07.28 (22: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한국 최초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백곰' 을 개발할 때부터 미국은 집요하게 성능 제한을 요구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술이 확산되는 걸 막겠다는 전략적 의지였죠.

그 결과 1979년 한미가 각서를 쓰면서 넘으면 안 된다고 못 박은 게 탄두중량 500kg.

사정거리 180km 였는데 서울과 평양의 직선 거리라서 북한을 의식했단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잇따라 장거리 미사일을 쏘면서 점차 사거리와 탄도 중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돼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연료 분야에서도 족쇄를 벗게 된 건데, 군사전략과 우주 개발에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 지형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가 쏘아 올린 발사체 나로호.

2단이 국산 고체 로켓인데, 한미 미사일 지침상의 성능 제한에 맞춰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우주 강국들은 더 높은 힘을 내는 1단에도 고체 로켓을 씁니다.

출력을 보면 미국은 우리의 64배, 일본은 60배, 인도는 29배 수준의 고체 로켓을 쏘아 올리고 있습니다.

고체 로켓의 출력 제한이 없어지면 지상에서 발사해 큰 힘이 필요한 1단부터 우주 공간에서 쓰는 3, 4단까지 액체 로켓과 조합을 통해 다양한 발사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정환/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 : "이번에 고체 로켓 이용에 대한 제한이 해제돼서 저희는 앞으로 1단 보조 로켓에 활용한다든지 또는 상단 보조 로켓에 활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발사체 개발에 좀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달 탐사 등 우주 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민간 시장에 진출해 위성 발사 수익도 노릴 수 있습니다.

우리 군 최초의 전용 군사위성인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는 미국 로켓으로 발사된 바 있고, 북한 관련 위성 정보도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 로켓 기술을 완성하면 전작권 전환 이후 대북 감시에 필수적인 정찰위성도 2020년대 중후반에는 우리 기술로 우주에 쏘아 올릴 수 있습니다.

고체로켓기술은 군사용 미사일 개발에도 적용됩니다.

평소엔 미사일 사거리 800km를 유지하면서도 유사시에는 탄두 중량을 줄여서 사거리를 더 늘릴 수 있습니다.

핵무기를 만들 수 없는 우리가 고체 로켓기술을 가다듬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박미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의 눈] 족쇄 풀린 로켓기술 우주개발·군사전략 양날개
    • 입력 2020-07-28 21:06:05
    • 수정2020-07-28 22:05:37
    뉴스 9
[앵커]

한국 최초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백곰' 을 개발할 때부터 미국은 집요하게 성능 제한을 요구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술이 확산되는 걸 막겠다는 전략적 의지였죠.

그 결과 1979년 한미가 각서를 쓰면서 넘으면 안 된다고 못 박은 게 탄두중량 500kg.

사정거리 180km 였는데 서울과 평양의 직선 거리라서 북한을 의식했단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잇따라 장거리 미사일을 쏘면서 점차 사거리와 탄도 중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돼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연료 분야에서도 족쇄를 벗게 된 건데, 군사전략과 우주 개발에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 지형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가 쏘아 올린 발사체 나로호.

2단이 국산 고체 로켓인데, 한미 미사일 지침상의 성능 제한에 맞춰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우주 강국들은 더 높은 힘을 내는 1단에도 고체 로켓을 씁니다.

출력을 보면 미국은 우리의 64배, 일본은 60배, 인도는 29배 수준의 고체 로켓을 쏘아 올리고 있습니다.

고체 로켓의 출력 제한이 없어지면 지상에서 발사해 큰 힘이 필요한 1단부터 우주 공간에서 쓰는 3, 4단까지 액체 로켓과 조합을 통해 다양한 발사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정환/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 : "이번에 고체 로켓 이용에 대한 제한이 해제돼서 저희는 앞으로 1단 보조 로켓에 활용한다든지 또는 상단 보조 로켓에 활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발사체 개발에 좀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달 탐사 등 우주 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민간 시장에 진출해 위성 발사 수익도 노릴 수 있습니다.

우리 군 최초의 전용 군사위성인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는 미국 로켓으로 발사된 바 있고, 북한 관련 위성 정보도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 로켓 기술을 완성하면 전작권 전환 이후 대북 감시에 필수적인 정찰위성도 2020년대 중후반에는 우리 기술로 우주에 쏘아 올릴 수 있습니다.

고체로켓기술은 군사용 미사일 개발에도 적용됩니다.

평소엔 미사일 사거리 800km를 유지하면서도 유사시에는 탄두 중량을 줄여서 사거리를 더 늘릴 수 있습니다.

핵무기를 만들 수 없는 우리가 고체 로켓기술을 가다듬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박미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