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고가 부동산 구입 ‘부모 찬스’ 20~30대 집중 세무 조사

입력 2020.07.28 (21:24) 수정 2020.07.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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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 집 마련, 누구나 갖고 있는 소망이죠.

갓 사회에 진출했거나 가정을 꾸린 지 얼마 안 된 2,30대 역시 마찬가지일텐데요.

보시면, 올해 4월부터 전국 주택매매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2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연령별로 나눠 봤더니 36%, 세 명중 한 명 정도가 바로 2, 30대였습니다.

'집값이 더 오르는 것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어렵게 모은 돈에 대출까지 끌어모아 시장에 뛰어든 거죠.

'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그런데 이른바 '부모 찬스'를 써서 비싼 아파트를 손쉽게 산 2, 30대들이 국세청에 줄줄이 적발됐습니다.

부모들이 세금 안 내고 돈을 대주기 위해 각종 편법을 썼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30대 맞벌이 부부는 '내 집 마련' 꿈을 접었습니다.

[30대 직장인 : "(신혼 때) 6억에 살 수 있는 집을 지금은 9억에 사야 하거든요."]

대출을 받을 순 있지만, 감당이 불가능합니다.

["월 200씩 20년인가? 월 200씩 나간다는 거 자체가 이미 안 된다고 생각했고..."]

맞벌이해도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어려운 현실, 하지만 정반대도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100만 원으로 1인 법인을 만든 다음, 아버지에게 수억 원을 빌려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샀습니다.

현금 편법 증여지만, 명목상 법인 차입 형태여서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 10여 채의 아파트에 갭투자를 했고, 일부를 팔아 차익까지 챙겼습니다.

모두 법인거래로 인정받아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까지 혜택을 받았습니다.

소득이 없는 20살 B 씨는 주상복합아파트를 사면서 자금조달계획서에 큰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렸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이 돈은 아버지가 큰아버지에게 입금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우회 증여인 셈인데, 역시 증여세는 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부동산 거래 탈세로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이 된 개인과 법인은 413명, 특히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2, 30대 개인입니다.

[김태호/국세청 자산과세국장 : "고액의 자산이 증가하였으나 자금 출처가 부족한 연소자, 고가 주택 취득 고액 전세 거래 과정에서 부동산 취득자금 편법 증여혐의자 등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번 조사 대상엔 인터넷 강의로 갭투자를 유도한 다음 중개 수수료를 빼돌린 중개업자 등 부동산 업계 관련자 35명도 포함됩니다.

국세청은 주택 대출 제한으로 편법 증여 등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지방청 부동산 거래 탈루 대응팀을 2곳에서 4곳으로 늘렸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박미주 한종헌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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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8 21:24:41
    • 수정2020-07-28 22: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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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 집 마련, 누구나 갖고 있는 소망이죠.

갓 사회에 진출했거나 가정을 꾸린 지 얼마 안 된 2,30대 역시 마찬가지일텐데요.

보시면, 올해 4월부터 전국 주택매매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2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연령별로 나눠 봤더니 36%, 세 명중 한 명 정도가 바로 2, 30대였습니다.

'집값이 더 오르는 것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어렵게 모은 돈에 대출까지 끌어모아 시장에 뛰어든 거죠.

'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그런데 이른바 '부모 찬스'를 써서 비싼 아파트를 손쉽게 산 2, 30대들이 국세청에 줄줄이 적발됐습니다.

부모들이 세금 안 내고 돈을 대주기 위해 각종 편법을 썼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30대 맞벌이 부부는 '내 집 마련' 꿈을 접었습니다.

[30대 직장인 : "(신혼 때) 6억에 살 수 있는 집을 지금은 9억에 사야 하거든요."]

대출을 받을 순 있지만, 감당이 불가능합니다.

["월 200씩 20년인가? 월 200씩 나간다는 거 자체가 이미 안 된다고 생각했고..."]

맞벌이해도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어려운 현실, 하지만 정반대도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100만 원으로 1인 법인을 만든 다음, 아버지에게 수억 원을 빌려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샀습니다.

현금 편법 증여지만, 명목상 법인 차입 형태여서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 10여 채의 아파트에 갭투자를 했고, 일부를 팔아 차익까지 챙겼습니다.

모두 법인거래로 인정받아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까지 혜택을 받았습니다.

소득이 없는 20살 B 씨는 주상복합아파트를 사면서 자금조달계획서에 큰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렸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이 돈은 아버지가 큰아버지에게 입금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우회 증여인 셈인데, 역시 증여세는 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부동산 거래 탈세로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이 된 개인과 법인은 413명, 특히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2, 30대 개인입니다.

[김태호/국세청 자산과세국장 : "고액의 자산이 증가하였으나 자금 출처가 부족한 연소자, 고가 주택 취득 고액 전세 거래 과정에서 부동산 취득자금 편법 증여혐의자 등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번 조사 대상엔 인터넷 강의로 갭투자를 유도한 다음 중개 수수료를 빼돌린 중개업자 등 부동산 업계 관련자 35명도 포함됩니다.

국세청은 주택 대출 제한으로 편법 증여 등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지방청 부동산 거래 탈루 대응팀을 2곳에서 4곳으로 늘렸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박미주 한종헌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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