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위험성 큰 폐기물…‘허술한 제도’ 피해 키워

입력 2020.07.28 (22:16) 수정 2020.07.2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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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쌓아둔 폐기물 더미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장 건물을 빌려 폐기물을 불법 투기해온 일당이 KBS 취재진의 추적 끝에 붙잡히기도 했는데요. 

폐기물에서 왜 자꾸 이런 불이 나는지, 또 반입 과정의 구조적인 문제와 불법 고리의 사슬을 오늘부터 세 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합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길 사이로 쓰레기 더미를 헤집는 굴착기.

불이 옮겨붙지 못하도록 주변을 치우고 있습니다. 

폐기물처리장에서 난 불인데, 곳곳에 숨은 불씨까지 잡는데 꼬박 60시간이 걸렸습니다. 

[김제소방서 관계자/음성변조 : "자연발화 추정으로 저희가 잡았거든요. CCTV 확인했을 때 중간에서부터 화재가 처음 발생했고. 방화 요인은 희박한 것으로..."]

폐기물 화재를 연구한 논문들입니다. 

자연 분해가 시작된 폐기물 더미의 내부 온도가 높게 올라간 것으로 분석했고, 버려진 폐질산과 스펀지가 닿아 불이 났던 실제 사례를 실험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쌓아둔 폐기물에서 언제든 불이 날 수 있다는 화재 위험성을 연구를 통해 밝힌 건데, 폐기물을 다루는 곳엔 이렇다할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습니다. 

[폐기물처리장 관계자/음성변조 : "소리, 경보기 있어요. (불 끄는 시설은 따로 없고요?) 그건 없고."]

건축물 규모나 이용하는 사람 수로 설치 기준을 삼는 현행 소방법이 문제입니다.  

폐기물관리법 역시 소방 규정은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소방관계자/음성변조 : "(소방시설법은) 건축물이 있을 때 안에 소방 시설을 넣는 기준이거든요. 보통 공터 같은 곳에 폐기물 쌓아놓잖아요. 그건 해당 없다는 거죠."]

온갖 잡다한 쓰레기들이 놓여 있습니다.  

찌그러진 통에선 쓰다 남은 기름이 흘러나옵니다.  

불법 투기 일당이 폐기물을 몰래 쌓아둔 공장 건물에서 불이 난 건데, 안에서 9천 톤이 넘는 쓰레기가 나왔습니다.  

4천 제곱미터가 넘는 창고가 불에 타면서 7억 원의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하지만 불을 끄는 일주일 동안 장비 150여 대, 소방인력 6백여 명이 투입된 사회적 비용은 추산하기도 어렵습니다. 

[서봉태/환경운동가 : "쓰레기 안에서 점점 열이 올라가면서 연기가 올라오고 불이 붙어요. 그게 보통 2시간 정도 걸려요. (폐기물처리장은) 관리는 되죠.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까. 그런데 불법 투기장은 범인들이 도주한 뒤엔 볼 사람도 없고."]

지난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쓰레기 화재는 외신에까지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샀습니다. 

[폴라 핸콕스/CNN 특파원/지난해 3월 : "생활 쓰레기와 플라스틱, 건축자재가 타는 냄새가 매우 불쾌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치우는 데에만 급급했을 뿐, 곳곳의 쓰레기 더미는 여전히 화재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김동현/전주대학교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폐기물에 대해서 소방 시설에 대한 적용 규정이 없는 실정입니다. 환경적 비용이나 화재로 일어나는 문제들로 사회적 비용이 또 다르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전체적인 (제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불법 투기에, 잇따르는 폐기물 화재. 

또 다른 환경 오염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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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위험성 큰 폐기물…‘허술한 제도’ 피해 키워
    • 입력 2020-07-28 22:16:07
    • 수정2020-07-28 22:20:42
    뉴스9(전주)
[앵커] 쌓아둔 폐기물 더미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장 건물을 빌려 폐기물을 불법 투기해온 일당이 KBS 취재진의 추적 끝에 붙잡히기도 했는데요.  폐기물에서 왜 자꾸 이런 불이 나는지, 또 반입 과정의 구조적인 문제와 불법 고리의 사슬을 오늘부터 세 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합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길 사이로 쓰레기 더미를 헤집는 굴착기. 불이 옮겨붙지 못하도록 주변을 치우고 있습니다.  폐기물처리장에서 난 불인데, 곳곳에 숨은 불씨까지 잡는데 꼬박 60시간이 걸렸습니다.  [김제소방서 관계자/음성변조 : "자연발화 추정으로 저희가 잡았거든요. CCTV 확인했을 때 중간에서부터 화재가 처음 발생했고. 방화 요인은 희박한 것으로..."] 폐기물 화재를 연구한 논문들입니다.  자연 분해가 시작된 폐기물 더미의 내부 온도가 높게 올라간 것으로 분석했고, 버려진 폐질산과 스펀지가 닿아 불이 났던 실제 사례를 실험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쌓아둔 폐기물에서 언제든 불이 날 수 있다는 화재 위험성을 연구를 통해 밝힌 건데, 폐기물을 다루는 곳엔 이렇다할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습니다.  [폐기물처리장 관계자/음성변조 : "소리, 경보기 있어요. (불 끄는 시설은 따로 없고요?) 그건 없고."] 건축물 규모나 이용하는 사람 수로 설치 기준을 삼는 현행 소방법이 문제입니다.   폐기물관리법 역시 소방 규정은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소방관계자/음성변조 : "(소방시설법은) 건축물이 있을 때 안에 소방 시설을 넣는 기준이거든요. 보통 공터 같은 곳에 폐기물 쌓아놓잖아요. 그건 해당 없다는 거죠."] 온갖 잡다한 쓰레기들이 놓여 있습니다.   찌그러진 통에선 쓰다 남은 기름이 흘러나옵니다.   불법 투기 일당이 폐기물을 몰래 쌓아둔 공장 건물에서 불이 난 건데, 안에서 9천 톤이 넘는 쓰레기가 나왔습니다.   4천 제곱미터가 넘는 창고가 불에 타면서 7억 원의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하지만 불을 끄는 일주일 동안 장비 150여 대, 소방인력 6백여 명이 투입된 사회적 비용은 추산하기도 어렵습니다.  [서봉태/환경운동가 : "쓰레기 안에서 점점 열이 올라가면서 연기가 올라오고 불이 붙어요. 그게 보통 2시간 정도 걸려요. (폐기물처리장은) 관리는 되죠.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까. 그런데 불법 투기장은 범인들이 도주한 뒤엔 볼 사람도 없고."] 지난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쓰레기 화재는 외신에까지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샀습니다.  [폴라 핸콕스/CNN 특파원/지난해 3월 : "생활 쓰레기와 플라스틱, 건축자재가 타는 냄새가 매우 불쾌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치우는 데에만 급급했을 뿐, 곳곳의 쓰레기 더미는 여전히 화재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김동현/전주대학교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폐기물에 대해서 소방 시설에 대한 적용 규정이 없는 실정입니다. 환경적 비용이나 화재로 일어나는 문제들로 사회적 비용이 또 다르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전체적인 (제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불법 투기에, 잇따르는 폐기물 화재.  또 다른 환경 오염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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