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유플러스, 판매점 매수해 SKT·KT 흠집내기?

입력 2020.07.29 (21:38) 수정 2020.07.2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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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동통신사들의 휴대전화 고객 유치 경쟁이 워낙 뜨겁다 보니 늘 '불법 보조금'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걸 감시하려고 만든 게 한국 정보통신 진흥협회의 약칭인 바로 이 '카이트'라는 조직입니다.

카이트는 일선 휴대전화 판매점과 통신사 모르게 계약을 맺고, 통신사들이 불법 마케팅을 하는지 내용을 일일이 보고 받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LG 유플러스가 이런 판매점을 돈을 주고 포섭해 자사에게만 유리한 정보를 올리도록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공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휴대전화 판매점주 최 모 씨는 3년 전 이상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엘지유플러스 정책팀 차장 A 씨로부터였습니다.

[최 모 씨/휴대전화 판매점주 : "(SKT·KT 장려금) 정보를 공유해 줄 수 있겠냐, 3사 정보를 정책팀에다가 공유해 주는 것으로…"]

이를 승낙하자 카이트에도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부탁이 이어졌습니다.

카이트가 찾아갈 거라며, 카이트가 와서 한 얘기를 듣고 뭔가를 같이 해야 한다는 수상한 말까지 합니다.

A 차장은 이미 카이트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 방문 일정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얼마 뒤 실제로 카이트 담당자가 찾아왔고, 최 씨 매장은 이통사 몰래 카이트에게 장려금 정보를 보고하는 일명 '안테나 매장'이 됐습니다.

[최 모 씨/휴대전화 판매점주 : "저는 카이트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었거든요. (LG유플러스와) 카이트하고 둘이 뭐가 있었으니까 절 소개시켜 줬겠죠."]

심지어 A 차장은 최 씨가 카이트에 보고할 내용을 미리 받아보고 수시로 조작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엘지유플러스 장려금은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축소하고, 경쟁사인 SKT와 KT의 장려금은 실제보다 더 부풀리거나, 없는 장려금을 꾸며내기도 했습니다.

최 씨는 그 대가로 매달 50만 원씩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엘지유플러스는 매장 추천이나 보고 조작 지시는 없었고, 개별 직원이 잘 봐달라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라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A 차장의 지시는 다른 정책팀 팀원들도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도 이뤄졌고, 팀원 사이에 인수인계가 이뤄지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카이트와 방통위는 장려금 감시는 이통3사의 자율적인 활동이라 조작 행위에 대해선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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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LG유플러스, 판매점 매수해 SKT·KT 흠집내기?
    • 입력 2020-07-29 21:40:21
    • 수정2020-07-29 22: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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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동통신사들의 휴대전화 고객 유치 경쟁이 워낙 뜨겁다 보니 늘 '불법 보조금'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걸 감시하려고 만든 게 한국 정보통신 진흥협회의 약칭인 바로 이 '카이트'라는 조직입니다.

카이트는 일선 휴대전화 판매점과 통신사 모르게 계약을 맺고, 통신사들이 불법 마케팅을 하는지 내용을 일일이 보고 받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LG 유플러스가 이런 판매점을 돈을 주고 포섭해 자사에게만 유리한 정보를 올리도록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공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휴대전화 판매점주 최 모 씨는 3년 전 이상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엘지유플러스 정책팀 차장 A 씨로부터였습니다.

[최 모 씨/휴대전화 판매점주 : "(SKT·KT 장려금) 정보를 공유해 줄 수 있겠냐, 3사 정보를 정책팀에다가 공유해 주는 것으로…"]

이를 승낙하자 카이트에도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부탁이 이어졌습니다.

카이트가 찾아갈 거라며, 카이트가 와서 한 얘기를 듣고 뭔가를 같이 해야 한다는 수상한 말까지 합니다.

A 차장은 이미 카이트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 방문 일정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얼마 뒤 실제로 카이트 담당자가 찾아왔고, 최 씨 매장은 이통사 몰래 카이트에게 장려금 정보를 보고하는 일명 '안테나 매장'이 됐습니다.

[최 모 씨/휴대전화 판매점주 : "저는 카이트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었거든요. (LG유플러스와) 카이트하고 둘이 뭐가 있었으니까 절 소개시켜 줬겠죠."]

심지어 A 차장은 최 씨가 카이트에 보고할 내용을 미리 받아보고 수시로 조작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엘지유플러스 장려금은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축소하고, 경쟁사인 SKT와 KT의 장려금은 실제보다 더 부풀리거나, 없는 장려금을 꾸며내기도 했습니다.

최 씨는 그 대가로 매달 50만 원씩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엘지유플러스는 매장 추천이나 보고 조작 지시는 없었고, 개별 직원이 잘 봐달라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라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A 차장의 지시는 다른 정책팀 팀원들도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도 이뤄졌고, 팀원 사이에 인수인계가 이뤄지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카이트와 방통위는 장려금 감시는 이통3사의 자율적인 활동이라 조작 행위에 대해선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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