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주기만 하면 수익”…“본전 뽑는데만 11년?”

입력 2020.07.29 (22:07) 수정 2020.07.29 (22: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감귤원태양광 사업 속보입니다.

당초 제주도와 사업자측은 감귤원태양광사업에 참여한 농민들에게 20년 동안 연 평균 5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죠.

KBS 취재진이 실제 한 농가를 사례로 이 약속의 실현 가능성을 분석해봤는데, 본전을 뽑는데만 11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감귤밭만 빌려주면 20년 동안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제주도의 홍보만 믿고 감귤원태양광 사업에 참여한 박 모씨. 

하지만, 별도 비용이 들지 않을 거란 홍보와 달리, 지목을 변경하며 부과되는 부동산세와 소득세, 그리고 1억 원의 개발부담금. 

사업 지연으로 감귤 농사를 못 지은 피해까지, 박씨가 부담한 초기 비용만 3억 원이 넘습니다. 

[박 모씨/감귤원태양광 사업 참여자 : "(사전 설명 없었던) 내야할 돈이 자꾸 생기니까. 각종 세금이다 뭐다 해서 저는 이 사업 선택한 걸 굉장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와 사업자 측이 홍보한 데로 20년 간 연평균 5천만 원 이상의 농가 수익은 가능한 걸까. 

취재팀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2016년 설명회자료의 임대료 산정 기준에 따라 분석해봤습니다. 

태양광시설 착공 후 16년까지 지급기준은 1킬로와트에 3만 천 원입니다. 

박 씨의 900킬로와트 발전소 규모를 적용하면 예상 연간 수익은 2천800만 원. 

초기투자비용 3억 원을 연간 수익으로 나누면 본전을 찾는데 11년이 걸리는 셈입니다. 

여기에 수익이 나는 12년째부터 총 예상 수익금은 6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20년으로 나누면 박씨는 연간 평균 3천만 원의 수익금을 받게 되는 건데, 매년 각종 세금에 개발부담금 대출 이자까지 고려하면 연평균 5천 만 원 이상의 수익은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김경애/태양광설비업체 회계담당자 : "12년 차부터는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데 그 금액을 합쳐 보니 한 6억 원 정도 되더라고요. 단순 20년으로 나눠서 계산하게 되면 연 3천만 원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최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과잉으로 전기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사업자인 주식회사 제주감귤태양광이 20년 동안 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취재진은 사업자 측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그래픽:김민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빌려주기만 하면 수익”…“본전 뽑는데만 11년?”
    • 입력 2020-07-29 22:07:09
    • 수정2020-07-29 22:08:01
    뉴스9(제주)
[앵커] 감귤원태양광 사업 속보입니다. 당초 제주도와 사업자측은 감귤원태양광사업에 참여한 농민들에게 20년 동안 연 평균 5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죠. KBS 취재진이 실제 한 농가를 사례로 이 약속의 실현 가능성을 분석해봤는데, 본전을 뽑는데만 11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감귤밭만 빌려주면 20년 동안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제주도의 홍보만 믿고 감귤원태양광 사업에 참여한 박 모씨.  하지만, 별도 비용이 들지 않을 거란 홍보와 달리, 지목을 변경하며 부과되는 부동산세와 소득세, 그리고 1억 원의 개발부담금.  사업 지연으로 감귤 농사를 못 지은 피해까지, 박씨가 부담한 초기 비용만 3억 원이 넘습니다.  [박 모씨/감귤원태양광 사업 참여자 : "(사전 설명 없었던) 내야할 돈이 자꾸 생기니까. 각종 세금이다 뭐다 해서 저는 이 사업 선택한 걸 굉장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와 사업자 측이 홍보한 데로 20년 간 연평균 5천만 원 이상의 농가 수익은 가능한 걸까.  취재팀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2016년 설명회자료의 임대료 산정 기준에 따라 분석해봤습니다.  태양광시설 착공 후 16년까지 지급기준은 1킬로와트에 3만 천 원입니다.  박 씨의 900킬로와트 발전소 규모를 적용하면 예상 연간 수익은 2천800만 원.  초기투자비용 3억 원을 연간 수익으로 나누면 본전을 찾는데 11년이 걸리는 셈입니다.  여기에 수익이 나는 12년째부터 총 예상 수익금은 6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20년으로 나누면 박씨는 연간 평균 3천만 원의 수익금을 받게 되는 건데, 매년 각종 세금에 개발부담금 대출 이자까지 고려하면 연평균 5천 만 원 이상의 수익은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김경애/태양광설비업체 회계담당자 : "12년 차부터는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데 그 금액을 합쳐 보니 한 6억 원 정도 되더라고요. 단순 20년으로 나눠서 계산하게 되면 연 3천만 원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최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과잉으로 전기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사업자인 주식회사 제주감귤태양광이 20년 동안 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취재진은 사업자 측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그래픽:김민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