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2분기 미국 성장률 -32.9%, 한국보다 10배 나쁘다?

입력 2020.07.3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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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미국은 연율 우리나라는 직전 분기 대비
비교를 위해서는 같은 기준으로 환산 필요
OECD 국가 대부분은 직전 분기 대비로 발표

■ 미국 성장률 발표는 연율…전분기 대비로 환산하면 2분기 -9.5%

미국이 통계집계 이래 73년 만에 가장 저조한 2분기 GDP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연율 기준 -32.9%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성장률은 흔히 한 자릿수나 소수점으로 움직이는데 무려 -30%가 넘는 감소라서 시각적으로 충격적입니다.

그런데 미 상무부의 발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발표에 붙은 연율(annualized) 이라는 단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율은 마치 복리 이자처럼, 한 분기의 성장률이 4번 이어졌을 때 1년간의 성장률을 뜻합니다. 곱하기 4를 하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분기 성장률을 4번 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서 2분기 성장률이 10%라면 연율은 40%가 아닙니다. 2분기처럼 10%씩 4분기 연속 성장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 연율이기 때문에 1.1을 4번 곱한 결과인 1.4641에 해당하는 46.41%가 2분기 연율 성장률입니다.

이런 셈식으로 계산하면 우리나라와 미국, 독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와 2분기 GDP를 토대로 계산한 것이며 미국 성장률은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의 연쇄가중 달러(chained dollars) 기준 GDP를 토대로 계산된 것입니다. 계산 과정에서 페이스북 Peter Kim 님과 오석태 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한국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와 2분기 GDP를 토대로 계산한 것이며 미국 성장률은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의 연쇄가중 달러(chained dollars) 기준 GDP를 토대로 계산된 것입니다. 계산 과정에서 페이스북 Peter Kim 님과 오석태 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과 비교해 미국이 10배 저조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이 아닌 겁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10배가 아니라 3배 정도 성장이 저조하고, 미국보다 오히려 독일이 저조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연율과 직전분기 대비, 어느 쪽이 나은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OECD 국가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연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은 직전 분기 대비를 사용합니다.

미국이 연율을 쓰는 이유는, 분기별 성장률이 앞으로도 비슷한 정도로 이어진다면, 다른 해 1년 치의 성장률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은 전기 대비 성장률의 연율로 연간 성장률을 가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합니다. 또, 한국은행은 OECD가 단기의 경제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전기대비 성장률을 이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도 미국처럼 연율 발표가 맞으려면 앞으로 3분기 연속으로 2분기와 비슷한 성장감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정입니다.

■ 연율과 전년 동기 대비는 다르다

주의할 점은 연율과 전년 동기대비(Year over Year)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전년 동기대비는 1년 전 같은 분기의 실적과 현재를 비교한 것이고 연율은 이번 성장률이 4번 반복되는 것을 가정해 곱한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원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주 지표로 발표하다가 2006년부터 전기대비 수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1년 전 시점과 현재를 비교하면, 그 1년간의 변화가 모두 담기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성장률 변화를 표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한국은행 설명입니다.

한국은행은 전기대비 성장률 계산에 계절적 요인을 반영해서 계산합니다. 매년 같은 분기에 균일하게 발생하는 계절적 현상이나 공휴일 수, 명절, 영업일 수 등 달력 효과를 제거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일시적 파업이나 자연재해, 인구구조의 변화 등 불규칙한 현상들은 반영이 안 됩니다. 그러므로 변동 기복이 다소 클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추세적 변화를 관찰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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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2분기 미국 성장률 -32.9%, 한국보다 10배 나쁘다?
    • 입력 2020-07-31 14:32:51
    팩트체크K
미국은 연율 우리나라는 직전 분기 대비 <br />비교를 위해서는 같은 기준으로 환산 필요 <br />OECD 국가 대부분은 직전 분기 대비로 발표
■ 미국 성장률 발표는 연율…전분기 대비로 환산하면 2분기 -9.5%

미국이 통계집계 이래 73년 만에 가장 저조한 2분기 GDP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연율 기준 -32.9%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성장률은 흔히 한 자릿수나 소수점으로 움직이는데 무려 -30%가 넘는 감소라서 시각적으로 충격적입니다.

그런데 미 상무부의 발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발표에 붙은 연율(annualized) 이라는 단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율은 마치 복리 이자처럼, 한 분기의 성장률이 4번 이어졌을 때 1년간의 성장률을 뜻합니다. 곱하기 4를 하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분기 성장률을 4번 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서 2분기 성장률이 10%라면 연율은 40%가 아닙니다. 2분기처럼 10%씩 4분기 연속 성장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 연율이기 때문에 1.1을 4번 곱한 결과인 1.4641에 해당하는 46.41%가 2분기 연율 성장률입니다.

이런 셈식으로 계산하면 우리나라와 미국, 독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와 2분기 GDP를 토대로 계산한 것이며 미국 성장률은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의 연쇄가중 달러(chained dollars) 기준 GDP를 토대로 계산된 것입니다. 계산 과정에서 페이스북 Peter Kim 님과 오석태 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과 비교해 미국이 10배 저조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이 아닌 겁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10배가 아니라 3배 정도 성장이 저조하고, 미국보다 오히려 독일이 저조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연율과 직전분기 대비, 어느 쪽이 나은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OECD 국가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연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은 직전 분기 대비를 사용합니다.

미국이 연율을 쓰는 이유는, 분기별 성장률이 앞으로도 비슷한 정도로 이어진다면, 다른 해 1년 치의 성장률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은 전기 대비 성장률의 연율로 연간 성장률을 가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합니다. 또, 한국은행은 OECD가 단기의 경제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전기대비 성장률을 이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도 미국처럼 연율 발표가 맞으려면 앞으로 3분기 연속으로 2분기와 비슷한 성장감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정입니다.

■ 연율과 전년 동기 대비는 다르다

주의할 점은 연율과 전년 동기대비(Year over Year)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전년 동기대비는 1년 전 같은 분기의 실적과 현재를 비교한 것이고 연율은 이번 성장률이 4번 반복되는 것을 가정해 곱한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원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주 지표로 발표하다가 2006년부터 전기대비 수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1년 전 시점과 현재를 비교하면, 그 1년간의 변화가 모두 담기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성장률 변화를 표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한국은행 설명입니다.

한국은행은 전기대비 성장률 계산에 계절적 요인을 반영해서 계산합니다. 매년 같은 분기에 균일하게 발생하는 계절적 현상이나 공휴일 수, 명절, 영업일 수 등 달력 효과를 제거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일시적 파업이나 자연재해, 인구구조의 변화 등 불규칙한 현상들은 반영이 안 됩니다. 그러므로 변동 기복이 다소 클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추세적 변화를 관찰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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