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월북’ 왜 쉬웠나? 군 경계 전반 ‘허점’

입력 2020.07.31 (21:12) 수정 2020.07.3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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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민이 인천 강화도를 통해 월북한 과정에 대해 군의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CCTV 등에 여러 차례 포착됐지만 현장에선 눈치채지 못했고, 경계 태세는 물론 시설 점검도 미흡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조빛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탈북민 김 씨가 택시로 강화도 월곳리에 도착한 18일 새벽 2시 18분.

민통선 초소 병사는 택시 불빛을 봤지만 탑승자를 따로 검문하지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으로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탈출에 이용됐던 배수로로 이동하기까지, 김 씨는 세 곳의 군 CCTV에 찍힙니다.

'수상한 낌새'는 있었지만 여기서도 무사통과였습니다.

군 경계시설물인 배수로는 어땠을까?

배수로 안에 철근 구조물과 둥근철조망이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었지만, 낡은 데다 일부는 훼손돼 김 씨는 별다른 도구 없이 구조물을 통과했습니다.

매일 두 차례씩 점검해야 하는 지침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김 씨가 한강을 헤엄쳐 북한 탄포지역에 도착하기까지, 군 감시 장비에도 7번이나 찍혔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부유물이 많이 떠있던데다 경계 감시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목표물에 집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군의 해명입니다.

합참은 경계실패 책임을 물어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수도군단장과 해병대 사령관은 엄중히 경고하기로 했습니다.

[김준락/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우리 군은 이번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한 가운데 경계 취약요소에 대해 즉각 보강하고 감시 장비 운용 최적화 및 운용 요원에 대한 전문성,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해 6월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이어 올 봄 서해 태안 보트 밀입국 사건까지, 군 당국은 그때마다, 과학장비를 보완하겠다는 등 경계 강화를 약속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강민수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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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민 ‘월북’ 왜 쉬웠나? 군 경계 전반 ‘허점’
    • 입력 2020-07-31 21:13:33
    • 수정2020-07-31 22: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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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민이 인천 강화도를 통해 월북한 과정에 대해 군의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CCTV 등에 여러 차례 포착됐지만 현장에선 눈치채지 못했고, 경계 태세는 물론 시설 점검도 미흡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조빛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탈북민 김 씨가 택시로 강화도 월곳리에 도착한 18일 새벽 2시 18분.

민통선 초소 병사는 택시 불빛을 봤지만 탑승자를 따로 검문하지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으로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탈출에 이용됐던 배수로로 이동하기까지, 김 씨는 세 곳의 군 CCTV에 찍힙니다.

'수상한 낌새'는 있었지만 여기서도 무사통과였습니다.

군 경계시설물인 배수로는 어땠을까?

배수로 안에 철근 구조물과 둥근철조망이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었지만, 낡은 데다 일부는 훼손돼 김 씨는 별다른 도구 없이 구조물을 통과했습니다.

매일 두 차례씩 점검해야 하는 지침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김 씨가 한강을 헤엄쳐 북한 탄포지역에 도착하기까지, 군 감시 장비에도 7번이나 찍혔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부유물이 많이 떠있던데다 경계 감시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목표물에 집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군의 해명입니다.

합참은 경계실패 책임을 물어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수도군단장과 해병대 사령관은 엄중히 경고하기로 했습니다.

[김준락/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우리 군은 이번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한 가운데 경계 취약요소에 대해 즉각 보강하고 감시 장비 운용 최적화 및 운용 요원에 대한 전문성,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해 6월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이어 올 봄 서해 태안 보트 밀입국 사건까지, 군 당국은 그때마다, 과학장비를 보완하겠다는 등 경계 강화를 약속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강민수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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