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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소스 ‘붓질’ 안하고 ‘분무기’로 뿌려 계약 해지당한 치킨집
입력 2020.08.03 (12:24) 수정 2020.08.03 (13:51) 취재K
이른바 '간장치킨'을 만들 때 조리용 붓을 사용하지 않고 분무기를 사용해 소스를 치킨에 발랐다면 가맹계약 해지사유가 될까요? 대법원이 이와 관련해 계약 해지를 한 가맹본부가 점주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민사2부는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대리점주 A 씨가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가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여 부당하게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하여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부과하였다고 보아, 가맹사업법이 금지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원인으로 판시 기재와 같은 손해배상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앞서 A 씨는 12년간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을 운영해 오던 중, 간장치킨을 만들 때 조리용 붓을 사용하지 않고 분무기를 사용하여 간장소스를 치킨에 발라 조리해 왔습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2016년 이 사실을 알고 "간장치킨 조리 시 분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가맹본부의 중요한 영업방침인 조리 설명서을 위반한 것이므로 시정하라"며 "시정요구에 불응하거나 운영 설명서 위반 등 가맹계약법 위반이 재적발될 경우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하거나 가맹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고 1차 시정요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 조리 설명서에는 간장소스를 ‘붓을 이용해’ 바르라고 명시하고 있지 않은 등 간장소스 사용방법과 관련한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A 씨는 "조리 설명서에는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문구가 없고, 스프레이로 하는 것이 압력을 주어 깊은 부분도 골고루 바르게 되고 넓게 퍼져 더 골고루 스며들게 하여 맛이 좋아지고, 여러 고객에게 자문을 구하였더니 간장 양념을 담은 통은 바깥에 그대로 노출되어 시각적 및 위생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설명서 몇 호 위반이라는 것을 정확히 제시해주고 시정요구를 취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호식이두마리치킨 측은 A 씨에게 다시 1차 시정요구와 유사한 취지의 2차 시정요구를 했습니다.

2차 시정요구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호식이두마리치킨은 A 씨에게 "시정요구에 불응하고, 프랜차이즈사업의 핵심인 통일성을 저해하였으며, 가맹본부가 정한 표준 설명서를 준수하지 않아 가맹사업법 제13조 제1항 제2호 ’다른 가맹점사업자에게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계약조건이나 영업방침을 가맹점사업자가 수락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했습니다.

A 씨는 회사에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하급심은 회사가 A 씨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 가맹계약기간을 포함한 전체 가맹계약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나 가맹점계약에서 계약의 갱신 또는 존속기간의 연장에 관하여 별도의 약정이 없거나 그 계약에 따라 약정된 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마저 경과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새로이 계약의 갱신 등에 관하여 합의하는 게 원칙입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그동안"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의 갱신요청을 받아들여 갱신 등에 합의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결정할 자유를 가지나, 가맹본부의 갱신거절이 당해 가맹점계약의 체결 경위․목적이나 내용, 그 계약관계의 전개 양상, 당사자의 이익 상황 및 가맹점계약 일반의 고유한 특성 등에 비추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1심은 이를 근거로 "원고는 2002년 피고와 가맹계약을 맺은 이래 계속하여 계약을 갱신했고 이 사건에서 원고와의 가맹계약이 갱신되더라도 피고가 손해를 입는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음에 반하여, ‘호식이두마리치킨’이라는 상호로 한 지역에서 약 12년에 걸쳐 영업을 해오던 원고는 가맹계약 갱신 거절로 인해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므로, 장래에도 피고와의 가맹계약이 계속 갱신될 것이라는 원고의 신뢰는 정당하여 보호될 필요가 있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도 "같은 상호로 한 지역에서 약 12년에 걸쳐 영업을 해오던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계약갱신거절 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고의 가맹계약이 갱신되더라도 피고가 손해를 입을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가맹본부가 A 씨의 손해를 배상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비록 원고가 피고와 가맹점계약을 체결한 지 10년이 경과하여 가맹사업법상 계약갱신요구권 내지 가맹점계약상 계약갱신요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위와 같은 가맹계약 갱신거절에는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인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이어 "원고가 간장치킨 조리 과정에서 분무기를 사용한 것은 피고의 조리 설명서를 고의적으로 어기려고 한 행위로는 보이지 않고, 나름 조리방법을 개선하기 위하여 한 행위에 불과해 보인다"며 "피고의 1차 시정요구 이후에 원고가 간장치킨 조리 시 조리용 붓이 아닌 분무기를 사용하였음을 인정할 사정은 기록상 나타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피고에게 1차 시정요구 무렵부터 피고의 요구대로 조리용 붓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1차 시정요구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봤습니다.
  • 간장소스 ‘붓질’ 안하고 ‘분무기’로 뿌려 계약 해지당한 치킨집
    • 입력 2020-08-03 12:24:46
    • 수정2020-08-03 13:51:31
    취재K
이른바 '간장치킨'을 만들 때 조리용 붓을 사용하지 않고 분무기를 사용해 소스를 치킨에 발랐다면 가맹계약 해지사유가 될까요? 대법원이 이와 관련해 계약 해지를 한 가맹본부가 점주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민사2부는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대리점주 A 씨가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가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여 부당하게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하여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부과하였다고 보아, 가맹사업법이 금지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원인으로 판시 기재와 같은 손해배상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앞서 A 씨는 12년간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을 운영해 오던 중, 간장치킨을 만들 때 조리용 붓을 사용하지 않고 분무기를 사용하여 간장소스를 치킨에 발라 조리해 왔습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2016년 이 사실을 알고 "간장치킨 조리 시 분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가맹본부의 중요한 영업방침인 조리 설명서을 위반한 것이므로 시정하라"며 "시정요구에 불응하거나 운영 설명서 위반 등 가맹계약법 위반이 재적발될 경우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하거나 가맹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고 1차 시정요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 조리 설명서에는 간장소스를 ‘붓을 이용해’ 바르라고 명시하고 있지 않은 등 간장소스 사용방법과 관련한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A 씨는 "조리 설명서에는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문구가 없고, 스프레이로 하는 것이 압력을 주어 깊은 부분도 골고루 바르게 되고 넓게 퍼져 더 골고루 스며들게 하여 맛이 좋아지고, 여러 고객에게 자문을 구하였더니 간장 양념을 담은 통은 바깥에 그대로 노출되어 시각적 및 위생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설명서 몇 호 위반이라는 것을 정확히 제시해주고 시정요구를 취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호식이두마리치킨 측은 A 씨에게 다시 1차 시정요구와 유사한 취지의 2차 시정요구를 했습니다.

2차 시정요구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호식이두마리치킨은 A 씨에게 "시정요구에 불응하고, 프랜차이즈사업의 핵심인 통일성을 저해하였으며, 가맹본부가 정한 표준 설명서를 준수하지 않아 가맹사업법 제13조 제1항 제2호 ’다른 가맹점사업자에게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계약조건이나 영업방침을 가맹점사업자가 수락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했습니다.

A 씨는 회사에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하급심은 회사가 A 씨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 가맹계약기간을 포함한 전체 가맹계약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나 가맹점계약에서 계약의 갱신 또는 존속기간의 연장에 관하여 별도의 약정이 없거나 그 계약에 따라 약정된 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마저 경과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새로이 계약의 갱신 등에 관하여 합의하는 게 원칙입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그동안"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의 갱신요청을 받아들여 갱신 등에 합의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결정할 자유를 가지나, 가맹본부의 갱신거절이 당해 가맹점계약의 체결 경위․목적이나 내용, 그 계약관계의 전개 양상, 당사자의 이익 상황 및 가맹점계약 일반의 고유한 특성 등에 비추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1심은 이를 근거로 "원고는 2002년 피고와 가맹계약을 맺은 이래 계속하여 계약을 갱신했고 이 사건에서 원고와의 가맹계약이 갱신되더라도 피고가 손해를 입는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음에 반하여, ‘호식이두마리치킨’이라는 상호로 한 지역에서 약 12년에 걸쳐 영업을 해오던 원고는 가맹계약 갱신 거절로 인해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므로, 장래에도 피고와의 가맹계약이 계속 갱신될 것이라는 원고의 신뢰는 정당하여 보호될 필요가 있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도 "같은 상호로 한 지역에서 약 12년에 걸쳐 영업을 해오던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계약갱신거절 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고의 가맹계약이 갱신되더라도 피고가 손해를 입을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가맹본부가 A 씨의 손해를 배상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비록 원고가 피고와 가맹점계약을 체결한 지 10년이 경과하여 가맹사업법상 계약갱신요구권 내지 가맹점계약상 계약갱신요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위와 같은 가맹계약 갱신거절에는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인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이어 "원고가 간장치킨 조리 과정에서 분무기를 사용한 것은 피고의 조리 설명서를 고의적으로 어기려고 한 행위로는 보이지 않고, 나름 조리방법을 개선하기 위하여 한 행위에 불과해 보인다"며 "피고의 1차 시정요구 이후에 원고가 간장치킨 조리 시 조리용 붓이 아닌 분무기를 사용하였음을 인정할 사정은 기록상 나타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피고에게 1차 시정요구 무렵부터 피고의 요구대로 조리용 붓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1차 시정요구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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