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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공관 성추행 의혹…외교부가 파악한 전말은?
입력 2020.08.03 (17:30) 수정 2020.08.03 (18:46) 취재K
외교부가 뉴질랜드 근무 당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외교관에 대해서 오늘 자로 귀임 발령을 냈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오늘(3일)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물의가 야기된 데 대한 인사로 오늘 자로 A 공사참사관을 즉각 귀임 발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그동안 논란이 된 이 사건 전말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 "접촉이 있었단 사실은 피해자·가해자 모두 인정"

사건의 시작은 2017년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7년 12월, 피해자인 주뉴질랜드대사관 현지 직원은 A 공사참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엉덩이와 가슴 등을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A 공사참사관도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고 합니다. 다만 성추행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공관 성고충담당관이 본부 성고충담당관에게 보고했고, 당시 대사관은 A 공사참사관에게 경고장을 발송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분리 조치했습니다.

A 공사참사관은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나 동남아 공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문제는 2018년 10월 주뉴질랜드대사관에 대한 감사 때 다시 불거졌습니다. 피해자는 감사 과정에서 문제를 거듭 제기했고, 이에 외교부는 2019년 2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A 공사참사관에 대해 감봉 1개월을 결정했습니다.

■ 동성 간 성추행이라 쉽게 생각했나?

일각에서는 최초 신고 때 경고장 발송에 그친 점, 감사 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을 때 '감봉 1월'의 징계에 그친 점 등을 들어 외교부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이번 사건이 남성과 남성, 동성 간 성추행이어서 사안을 쉽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최초에 경고장 발송에 끝난 이유에 대해서 외교부는 "당시 사안의 경중 정도를 판단해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감사에서 '감봉 1월' 조치를 한 것에 대해선, 외교부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라 징계위원회에 속해 있는 법률전문가와 민간 위원 등이 모두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을 내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당국자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접촉이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상황에 대한 설명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행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문제만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즉 동성 간 접촉에 대해서 문화적으로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건데, 이런 요인이 징계에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성 간 성추행'을 심각한 범죄로 바라보는 뉴질랜드의 문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당국자들은 또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여러 차례 변했다는 점, 또 가해자와 피해자의 주장이 완전히 상반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전했습니다.

뉴질랜드 방송 화면뉴질랜드 방송 화면

■ "피해자, 중재 결렬되자 언론 통해 문제 제기"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해당 공사참사관과 피해자가 약 4개월간 사인 간 중재를 시도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중재 시기는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입니다. 당시 피해자의 주된 요구는 금전적인 것이었다고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정신적, 경제적 피해 보상을 원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결렬됐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4개월 동안 중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뉴질랜드 외교당국 간 이 문제에 대해 추가적으로 협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는 중재가 결렬된 이후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를 시작했다고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 "면책특권 범위 내에서 수사 협조하려 했지만, 뉴질랜드가 거절"

중재를 시작하기 직전인 2019년 7월, 피해자는 뉴질랜드 경찰에도 신고했습니다. 2019년 9월, 뉴질랜드 경찰은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CCTV와 내부 문서를 확인하고, 관련된 한국 외교관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외교부는 공관 조사에 대해선 '면책 특권'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빈 협약에 따르면, 외교공관과 외교관에 대해선 면책 특권이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관련 기사: '외교관 성추행' 수사 협조 어려운 이유? '공관 불가침성'이 뭐길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06494)

외교부는 당시 면책 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공하고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뉴질랜드 경찰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월 뉴질랜드 사법당국은 A 참사관에 대해 체포영장도 발부했습니다. 외교부는 A 참사관에 대해선 면책특권이 부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뉴질랜드는 떠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 참사관에게 경찰 수사에 응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일 뉴질랜드 사법당국이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하거나 범죄인인도절차 등을 통해 요구해온다면 가능하겠지만, 외교부가 개인에게 수사를 받으러 가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A 참사관이 발령 조치로 한국으로 오지만, 한국으로 온다고 하더라도 '조사에 응하라'고 지시할 순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외교부에 방문한 주한뉴질랜드 대사오늘 외교부에 방문한 주한뉴질랜드 대사

■ "사법절차 없이 언론 통해 문제제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외교부는 오늘 주한 뉴질랜드 대사를 외교부로 불렀습니다. 이 자리에서 뉴질랜드 측이 공식 사법 절차 없이, 언론을 통해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식 견해를 전했습니다.

뉴질랜드 언론은 지난달부터 주요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추행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도 인터뷰를 통해 해당 외교관의 송환을 요구했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피해자의 진술도 변화하고 있고, 당사자 두 사람 간 주장도 상반된 상황"이라며 "이런 경우엔 정식적 사법 절차에 의해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사전에 설명 없이 정상 간 통화에서 갑자기 성추행 문제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이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 뉴질랜드 공관 성추행 의혹…외교부가 파악한 전말은?
    • 입력 2020-08-03 17:30:35
    • 수정2020-08-03 18:46:39
    취재K
외교부가 뉴질랜드 근무 당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외교관에 대해서 오늘 자로 귀임 발령을 냈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오늘(3일)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물의가 야기된 데 대한 인사로 오늘 자로 A 공사참사관을 즉각 귀임 발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그동안 논란이 된 이 사건 전말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 "접촉이 있었단 사실은 피해자·가해자 모두 인정"

사건의 시작은 2017년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7년 12월, 피해자인 주뉴질랜드대사관 현지 직원은 A 공사참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엉덩이와 가슴 등을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A 공사참사관도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고 합니다. 다만 성추행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공관 성고충담당관이 본부 성고충담당관에게 보고했고, 당시 대사관은 A 공사참사관에게 경고장을 발송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분리 조치했습니다.

A 공사참사관은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나 동남아 공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문제는 2018년 10월 주뉴질랜드대사관에 대한 감사 때 다시 불거졌습니다. 피해자는 감사 과정에서 문제를 거듭 제기했고, 이에 외교부는 2019년 2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A 공사참사관에 대해 감봉 1개월을 결정했습니다.

■ 동성 간 성추행이라 쉽게 생각했나?

일각에서는 최초 신고 때 경고장 발송에 그친 점, 감사 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을 때 '감봉 1월'의 징계에 그친 점 등을 들어 외교부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이번 사건이 남성과 남성, 동성 간 성추행이어서 사안을 쉽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최초에 경고장 발송에 끝난 이유에 대해서 외교부는 "당시 사안의 경중 정도를 판단해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감사에서 '감봉 1월' 조치를 한 것에 대해선, 외교부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라 징계위원회에 속해 있는 법률전문가와 민간 위원 등이 모두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을 내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당국자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접촉이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상황에 대한 설명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행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문제만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즉 동성 간 접촉에 대해서 문화적으로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건데, 이런 요인이 징계에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성 간 성추행'을 심각한 범죄로 바라보는 뉴질랜드의 문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당국자들은 또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여러 차례 변했다는 점, 또 가해자와 피해자의 주장이 완전히 상반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전했습니다.

뉴질랜드 방송 화면뉴질랜드 방송 화면

■ "피해자, 중재 결렬되자 언론 통해 문제 제기"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해당 공사참사관과 피해자가 약 4개월간 사인 간 중재를 시도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중재 시기는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입니다. 당시 피해자의 주된 요구는 금전적인 것이었다고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정신적, 경제적 피해 보상을 원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결렬됐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4개월 동안 중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뉴질랜드 외교당국 간 이 문제에 대해 추가적으로 협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는 중재가 결렬된 이후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를 시작했다고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 "면책특권 범위 내에서 수사 협조하려 했지만, 뉴질랜드가 거절"

중재를 시작하기 직전인 2019년 7월, 피해자는 뉴질랜드 경찰에도 신고했습니다. 2019년 9월, 뉴질랜드 경찰은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CCTV와 내부 문서를 확인하고, 관련된 한국 외교관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외교부는 공관 조사에 대해선 '면책 특권'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빈 협약에 따르면, 외교공관과 외교관에 대해선 면책 특권이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관련 기사: '외교관 성추행' 수사 협조 어려운 이유? '공관 불가침성'이 뭐길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06494)

외교부는 당시 면책 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공하고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뉴질랜드 경찰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월 뉴질랜드 사법당국은 A 참사관에 대해 체포영장도 발부했습니다. 외교부는 A 참사관에 대해선 면책특권이 부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뉴질랜드는 떠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 참사관에게 경찰 수사에 응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일 뉴질랜드 사법당국이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하거나 범죄인인도절차 등을 통해 요구해온다면 가능하겠지만, 외교부가 개인에게 수사를 받으러 가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A 참사관이 발령 조치로 한국으로 오지만, 한국으로 온다고 하더라도 '조사에 응하라'고 지시할 순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외교부에 방문한 주한뉴질랜드 대사오늘 외교부에 방문한 주한뉴질랜드 대사

■ "사법절차 없이 언론 통해 문제제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외교부는 오늘 주한 뉴질랜드 대사를 외교부로 불렀습니다. 이 자리에서 뉴질랜드 측이 공식 사법 절차 없이, 언론을 통해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식 견해를 전했습니다.

뉴질랜드 언론은 지난달부터 주요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추행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도 인터뷰를 통해 해당 외교관의 송환을 요구했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피해자의 진술도 변화하고 있고, 당사자 두 사람 간 주장도 상반된 상황"이라며 "이런 경우엔 정식적 사법 절차에 의해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사전에 설명 없이 정상 간 통화에서 갑자기 성추행 문제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이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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