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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한일 ‘7대 난제’ 시작!…뜨거운 ‘2020년 하반기 달력’
입력 2020.08.05 (07:01) 수정 2020.08.05 (09:29) 특파원 리포트
8월 4일 0시가 지났습니다. 이제부터 일제 강점기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일본 기업 자산을 압류하는 절차인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이 효력을 얻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며 수차례 으름장을 놓아 왔습니다. 관심은 일본이 어떤 보복 카드를, 언제 꺼낼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최악의 관계로 평가받았던 한일 관계. 지난 1년간 개선의 기미는커녕, 바닥 없는 늪에 빠져들었습니다. 갈등 지점도 역사에서 경제, 문화, 외교, 국제관계 등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본 경기는 지금부터일지도 모릅니다. 올 하반기에는 한국과 일본이 격돌할 '7대 난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① 8월 11일 : 일본기업 자산 매각

먼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피고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측은 오늘(4일) KBS와의 통화에서 '즉시 항고' 방침을 밝혔습니다. "(징용 문제는) 국가 간 정식 합의인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후 한일 양 정부의 외교 교섭 상황 등도 감안해 적절히 대응해 가겠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압류 절차는 대법원 판결에 근거한 것이고, 공시송달 역시 국제 협약에 따라 이뤄진 이상 절차상 위법은 없다는 게 우리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입니다. 다시 말해 일본제철의 항고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제철의 즉시 항고가 기각되면 자산 압류 절차는 완료되고, 한국 법원은 원고인 징용 노동자 배상을 위한 자산 매각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일본의 보복 조치로는 ▲ 관세 인상 ▲ 송금 중단 ▲ 비자 발급 엄격화 ▲ 금융제재 ▲ 일본 내 한국 자산 압류 ▲ 주한 일본대사 소환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빠르면 일본제철 자산의 압류가 확정되는 시점부터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대응할 수 있고, 한국 법원의 매각 명령 혹은 매각 완료까지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자산 압류 명령이 확정되면 법원은 압류된 재산을 현금화하는 절차에 들어갈 수 있지만, 피고 의견 청취와 자산 감정 등의 절차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최소한 매각 명령 때까지는 일본 정부가 대응이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11월 23일 일본 주요 조간신문들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정지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루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지난해 11월 23일 일본 주요 조간신문들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정지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루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② 8월 24일 : GSOMIA 파기 재연될까?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 이어 15일 우리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을 지나면 한국 정부는 또다시 중요한 선택 앞에 놓이게 됩니다. 8월 24일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연장 기한이 만료되는 날입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을 대화로 풀기 위해 지난해 11월 22일 대(對) 일본 압박 카드였던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유예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한일 수출관리 당국 간 협의가 이뤄지고, 지난 연말 한일 정상 간 만남까지 성사되며 문제 해결의 기대감이 고조됐습니다. 하지만 수출규제의 명분으로 삼았던 제도적 미비점까지 모두 정비한 마당에 일본 정부는 규제 해제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로선 사전 통보 시한인 8월 24일까지 수출규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든 '지소미아 카드'를 다시 꺼내지 않을 수 없을 상황인 셈입니다.

다만 한국이 지난해 8월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 측에 통보하자 미국이 전례 없이 강하고 공개적으로 한국을 비판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소미아 종료'는 현실적으로 다시 추진하기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지난 7월 1일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 지 1년이 됐으나 당초 우려와는 달리 한국에 여파가 크지는 않았다는 점도 '지소미아 유지론'에 힘을 싣는 대목입니다.

공교롭게도 8월 24일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속 재임한 지 8년 7개월이 넘어, 외삼촌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를 밀어내고 일본 최장수 총리가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5월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5월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

③ 9월 초순 : 방사능 오염수 '2차 정화' 시작

최근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위해 오는 9월부터 '2차 처리'(재정화)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늘고 있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에 대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삼중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방사성 물질(62종)의 대부분을 없앤 뒤 탱크에 보관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현재 탱크에 담긴 120만 톤의 오염수 가운데 약 70%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세슘'과 '스트론튬' '요오드 129'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여타 방사성 물질이 여전히 기준치 이상 남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실제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핵 물질 함유량을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 재정화 처리를 하고, 삼중수소 역시 물로 희석해 농도도 낮출 예정입니다.

그래서 도쿄전력의 이번 발표는 사실상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기 위한 사전 조치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공식 결정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④ 9월 : 日, 한국 G7행 '발목잡기'

역사 문제 등을 놓고 시작된 한일 갈등은 이제 국제무대로 확대하게 됩니다. 먼저 다음 달 하순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참석 여부를 놓고 한바탕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러시아, 인도 등을 염두에 두고 G7) 정상회의 확대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등 일본 각료들은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가 G7과는 다르다", "G7 틀 자체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게 일본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겁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웃 나라에 해를 끼치는 데 익숙한 일본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는 일관된 태도에 더 놀랄 것도 없다"면서 "일본의 몰염치 수준이 전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사무총장 후보자 정견 발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사무총장 후보자 정견 발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⑤ 11월 초순 : 유명희 WTO 사무총장 저지할까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는 일본의 행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은 'G7 확대 및 한국 참여' 구상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한 데 대해 견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WTO 사무총장 후보자 8명 중 유 본부장이 당선될 경우 한국인 최초의 WTO 사무총장이 됩니다.

일본은 유 본부장의 출마가 향후 한일 간 무역 분쟁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면서 WTO 사무총장의 향배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 중요하다"며 선출 과정에 관여할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일본은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탄생에도 반대한 전력이 있습니다. WTO 사무국은 9월부터 탈락 절차를 시작해 늦어도 11월 초순까지 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지난 4월 일본 도쿄도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설치된 '산업유산정보센터' 내부에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생존자들 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지난 4월 일본 도쿄도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설치된 '산업유산정보센터' 내부에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생존자들 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⑥ 11월 : '군함도' 세계유산 취소?

한일 양국은 WTO뿐만 아니라 유네스코(UNESCO)에서도 2015년에 이어 5년 만에 재격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15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 등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자 정보센터를 설치하는 등 희생자를 기리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에 개관한 정보센터에는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증언과 자료가 전시됐고,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이 약속한 후속 조치가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며 항의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에 서신을 보내 세계유산등록 취소 검토를 포함해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의 결의·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나라(일본) 정부가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그것들을 성실하게 이행했다"며 이견을 표명했습니다.

올해 제4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당초 6월 29일부터 7월 9일까지 중국 푸저우(福州)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오는 11월 개최가 유력합니다.

⑦ WTO '수출규제 법리 공방' 본격화

이밖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두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양국의 법리 공방도 본격화합니다. WTO의 분쟁해결기구(DSB)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말, 분쟁 해결 절차에서 1심 역할을 하는 패널의 설치를 확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심리를 담당할 패널 위원 선정 및 심리 등 쟁송 절차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패널 위원은 3인으로 구성되며, 위원 선임은 제소국과 피소국의 협의로 결정됩니다.

패널 설치부터 판정까지는 원칙적으로 10∼13개월 소요되지만, 분쟁에 따라 이 기간이 단축 또는 연장될 수 있습니다.
  • [특파원리포트] 한일 ‘7대 난제’ 시작!…뜨거운 ‘2020년 하반기 달력’
    • 입력 2020-08-05 07:01:25
    • 수정2020-08-05 09:29:11
    특파원 리포트
8월 4일 0시가 지났습니다. 이제부터 일제 강점기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일본 기업 자산을 압류하는 절차인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이 효력을 얻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며 수차례 으름장을 놓아 왔습니다. 관심은 일본이 어떤 보복 카드를, 언제 꺼낼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최악의 관계로 평가받았던 한일 관계. 지난 1년간 개선의 기미는커녕, 바닥 없는 늪에 빠져들었습니다. 갈등 지점도 역사에서 경제, 문화, 외교, 국제관계 등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본 경기는 지금부터일지도 모릅니다. 올 하반기에는 한국과 일본이 격돌할 '7대 난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① 8월 11일 : 일본기업 자산 매각

먼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피고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측은 오늘(4일) KBS와의 통화에서 '즉시 항고' 방침을 밝혔습니다. "(징용 문제는) 국가 간 정식 합의인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후 한일 양 정부의 외교 교섭 상황 등도 감안해 적절히 대응해 가겠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압류 절차는 대법원 판결에 근거한 것이고, 공시송달 역시 국제 협약에 따라 이뤄진 이상 절차상 위법은 없다는 게 우리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입니다. 다시 말해 일본제철의 항고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제철의 즉시 항고가 기각되면 자산 압류 절차는 완료되고, 한국 법원은 원고인 징용 노동자 배상을 위한 자산 매각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일본의 보복 조치로는 ▲ 관세 인상 ▲ 송금 중단 ▲ 비자 발급 엄격화 ▲ 금융제재 ▲ 일본 내 한국 자산 압류 ▲ 주한 일본대사 소환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빠르면 일본제철 자산의 압류가 확정되는 시점부터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대응할 수 있고, 한국 법원의 매각 명령 혹은 매각 완료까지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자산 압류 명령이 확정되면 법원은 압류된 재산을 현금화하는 절차에 들어갈 수 있지만, 피고 의견 청취와 자산 감정 등의 절차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최소한 매각 명령 때까지는 일본 정부가 대응이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11월 23일 일본 주요 조간신문들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정지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루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지난해 11월 23일 일본 주요 조간신문들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정지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루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② 8월 24일 : GSOMIA 파기 재연될까?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 이어 15일 우리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을 지나면 한국 정부는 또다시 중요한 선택 앞에 놓이게 됩니다. 8월 24일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연장 기한이 만료되는 날입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을 대화로 풀기 위해 지난해 11월 22일 대(對) 일본 압박 카드였던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유예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한일 수출관리 당국 간 협의가 이뤄지고, 지난 연말 한일 정상 간 만남까지 성사되며 문제 해결의 기대감이 고조됐습니다. 하지만 수출규제의 명분으로 삼았던 제도적 미비점까지 모두 정비한 마당에 일본 정부는 규제 해제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로선 사전 통보 시한인 8월 24일까지 수출규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든 '지소미아 카드'를 다시 꺼내지 않을 수 없을 상황인 셈입니다.

다만 한국이 지난해 8월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 측에 통보하자 미국이 전례 없이 강하고 공개적으로 한국을 비판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소미아 종료'는 현실적으로 다시 추진하기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지난 7월 1일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 지 1년이 됐으나 당초 우려와는 달리 한국에 여파가 크지는 않았다는 점도 '지소미아 유지론'에 힘을 싣는 대목입니다.

공교롭게도 8월 24일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속 재임한 지 8년 7개월이 넘어, 외삼촌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를 밀어내고 일본 최장수 총리가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5월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5월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

③ 9월 초순 : 방사능 오염수 '2차 정화' 시작

최근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위해 오는 9월부터 '2차 처리'(재정화)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늘고 있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에 대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삼중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방사성 물질(62종)의 대부분을 없앤 뒤 탱크에 보관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현재 탱크에 담긴 120만 톤의 오염수 가운데 약 70%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세슘'과 '스트론튬' '요오드 129'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여타 방사성 물질이 여전히 기준치 이상 남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실제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핵 물질 함유량을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 재정화 처리를 하고, 삼중수소 역시 물로 희석해 농도도 낮출 예정입니다.

그래서 도쿄전력의 이번 발표는 사실상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기 위한 사전 조치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공식 결정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④ 9월 : 日, 한국 G7행 '발목잡기'

역사 문제 등을 놓고 시작된 한일 갈등은 이제 국제무대로 확대하게 됩니다. 먼저 다음 달 하순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참석 여부를 놓고 한바탕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러시아, 인도 등을 염두에 두고 G7) 정상회의 확대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등 일본 각료들은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가 G7과는 다르다", "G7 틀 자체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게 일본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겁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웃 나라에 해를 끼치는 데 익숙한 일본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는 일관된 태도에 더 놀랄 것도 없다"면서 "일본의 몰염치 수준이 전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사무총장 후보자 정견 발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사무총장 후보자 정견 발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⑤ 11월 초순 : 유명희 WTO 사무총장 저지할까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는 일본의 행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은 'G7 확대 및 한국 참여' 구상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한 데 대해 견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WTO 사무총장 후보자 8명 중 유 본부장이 당선될 경우 한국인 최초의 WTO 사무총장이 됩니다.

일본은 유 본부장의 출마가 향후 한일 간 무역 분쟁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면서 WTO 사무총장의 향배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 중요하다"며 선출 과정에 관여할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일본은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탄생에도 반대한 전력이 있습니다. WTO 사무국은 9월부터 탈락 절차를 시작해 늦어도 11월 초순까지 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지난 4월 일본 도쿄도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설치된 '산업유산정보센터' 내부에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생존자들 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지난 4월 일본 도쿄도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설치된 '산업유산정보센터' 내부에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생존자들 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⑥ 11월 : '군함도' 세계유산 취소?

한일 양국은 WTO뿐만 아니라 유네스코(UNESCO)에서도 2015년에 이어 5년 만에 재격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15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 등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자 정보센터를 설치하는 등 희생자를 기리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에 개관한 정보센터에는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증언과 자료가 전시됐고,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이 약속한 후속 조치가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며 항의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에 서신을 보내 세계유산등록 취소 검토를 포함해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의 결의·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나라(일본) 정부가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그것들을 성실하게 이행했다"며 이견을 표명했습니다.

올해 제4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당초 6월 29일부터 7월 9일까지 중국 푸저우(福州)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오는 11월 개최가 유력합니다.

⑦ WTO '수출규제 법리 공방' 본격화

이밖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두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양국의 법리 공방도 본격화합니다. WTO의 분쟁해결기구(DSB)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말, 분쟁 해결 절차에서 1심 역할을 하는 패널의 설치를 확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심리를 담당할 패널 위원 선정 및 심리 등 쟁송 절차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패널 위원은 3인으로 구성되며, 위원 선임은 제소국과 피소국의 협의로 결정됩니다.

패널 설치부터 판정까지는 원칙적으로 10∼13개월 소요되지만, 분쟁에 따라 이 기간이 단축 또는 연장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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