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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팬데믹
‘가짜 양성’ 비밀은?…영장류 실험서 코로나19 정체 벗겼다
입력 2020.08.05 (17:49) 수정 2020.08.05 (20:08) 취재K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비밀이 한 꺼풀 벗겨졌습니다. 영장류 실험을 진행해온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 초기 어떤 특징을 나타내는지 밝혀냈습니다.

인간과 유전적, 해부학적으로 상당히 유사한 영장류 실험은 인류의 '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혈관 염증' 유발 세계 첫 확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영장류 감염모델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영장류 감염모델에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주입해 ▲혈관 상태가 어떻게 되는지 ▲면역력이 약한 개체는 어떤 영향을 받는지 ▲바이러스가 인체 내 어디서 증식해 증상을 발현하는를 연구했습니다. 연구에는 레서스원숭이(붉은털원숭이) 8마리와 게잡이원숭이(필리핀원숭이) 8마리가 동원됐습니다.

이 연구에서 나온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정황을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감염 3일이 지나서도 혈관 염증이 유지됐습니다. 바이러스가 직접 투입된 실험군 원숭이 8마리 모두에서 혈관염이 관찰됐습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성과로 평가받습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로 사망에 이른 환자의 경우 혈관염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일반적인 현상인지, 특수한 사례인지 잘 몰랐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혈관염이 코로나19 감염의 일반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어떤 약을 처방해야 하는지 임상 현장에서 참고할만한 연구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혈관염 등을 완화하는 약을 처방했을 때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단순히 폐에서 염증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 주변에서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초기 면역억제 현상 확인...'가짜 양성' 설명 실마리도"

연구진은 또 일부 원숭이에서 '면역 억제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감염 초기 인체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습니다. 이재갑 교수는 "이번 영장류 실험 결과는 바이러스 질환 이후에 세균 감염 등이 뒤따라오는 이론적 근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바이러스를 이겨내 실제로는 음성인데 여전히 양성으로 진단되는 '가짜 양성 진단'의 실마리도 확인됐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실험군에서 이틀간 급속히 증식하다가, 이후 다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감염 7일 이후에는 죽은 바이러스의 DNA, RNA 조각들만 감지됐습니다.

현재의 코로나19 진단방식으로는 이런 죽은 바이러스도 '양성'으로 인식됩니다. 결국, 영장류 감염모델은 바이러스를 이겨낸 셈이지만, 검사를 하면 '코로나19 양성'이 나오게 됩니다. 현재의 진단방법에 허점이 있다는 얘깁니다. 류충민 센터장은 "죽은 바이러스를 걸러낼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법을 만들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장류 감염모델 실험의 한계도 확인"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3일 감염병 분야 학술지인 <미국감염병학회지(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으로 공개됐고,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

다만,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의 측면에서는 영장류 감염모델이 갖는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번 실험에 투입된 영장류들이 감염 7일 이후 바이러스로부터 회복됐다는 점이 오히려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에는 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험에 투입되는 영장류 감염모델이 '중증'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어야 개발 중인 치료제가 잘 듣는지, 또 백신의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는지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재갑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영장류에서 중증 감염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증 감염을 일으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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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 ‘가짜 양성’ 비밀은?…영장류 실험서 코로나19 정체 벗겼다
    • 입력 2020-08-05 17:49:04
    • 수정2020-08-05 20:08:36
    취재K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비밀이 한 꺼풀 벗겨졌습니다. 영장류 실험을 진행해온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 초기 어떤 특징을 나타내는지 밝혀냈습니다.

인간과 유전적, 해부학적으로 상당히 유사한 영장류 실험은 인류의 '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혈관 염증' 유발 세계 첫 확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영장류 감염모델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영장류 감염모델에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주입해 ▲혈관 상태가 어떻게 되는지 ▲면역력이 약한 개체는 어떤 영향을 받는지 ▲바이러스가 인체 내 어디서 증식해 증상을 발현하는를 연구했습니다. 연구에는 레서스원숭이(붉은털원숭이) 8마리와 게잡이원숭이(필리핀원숭이) 8마리가 동원됐습니다.

이 연구에서 나온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정황을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감염 3일이 지나서도 혈관 염증이 유지됐습니다. 바이러스가 직접 투입된 실험군 원숭이 8마리 모두에서 혈관염이 관찰됐습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성과로 평가받습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로 사망에 이른 환자의 경우 혈관염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일반적인 현상인지, 특수한 사례인지 잘 몰랐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혈관염이 코로나19 감염의 일반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어떤 약을 처방해야 하는지 임상 현장에서 참고할만한 연구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혈관염 등을 완화하는 약을 처방했을 때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단순히 폐에서 염증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 주변에서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초기 면역억제 현상 확인...'가짜 양성' 설명 실마리도"

연구진은 또 일부 원숭이에서 '면역 억제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감염 초기 인체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습니다. 이재갑 교수는 "이번 영장류 실험 결과는 바이러스 질환 이후에 세균 감염 등이 뒤따라오는 이론적 근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바이러스를 이겨내 실제로는 음성인데 여전히 양성으로 진단되는 '가짜 양성 진단'의 실마리도 확인됐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실험군에서 이틀간 급속히 증식하다가, 이후 다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감염 7일 이후에는 죽은 바이러스의 DNA, RNA 조각들만 감지됐습니다.

현재의 코로나19 진단방식으로는 이런 죽은 바이러스도 '양성'으로 인식됩니다. 결국, 영장류 감염모델은 바이러스를 이겨낸 셈이지만, 검사를 하면 '코로나19 양성'이 나오게 됩니다. 현재의 진단방법에 허점이 있다는 얘깁니다. 류충민 센터장은 "죽은 바이러스를 걸러낼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법을 만들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장류 감염모델 실험의 한계도 확인"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3일 감염병 분야 학술지인 <미국감염병학회지(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으로 공개됐고,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

다만,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의 측면에서는 영장류 감염모델이 갖는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번 실험에 투입된 영장류들이 감염 7일 이후 바이러스로부터 회복됐다는 점이 오히려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에는 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험에 투입되는 영장류 감염모델이 '중증'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어야 개발 중인 치료제가 잘 듣는지, 또 백신의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는지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재갑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영장류에서 중증 감염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증 감염을 일으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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