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기획]⑧ 잦은 침수에 ‘부산형 맞춤 대책’ 필요…주민 설득 관건

입력 2020.08.05 (22:10) 수정 2020.08.0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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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부산을 휩쓴 물난리는 기록적인 폭우 탓만은 아닙니다.

도심의 배수 시설에도 한계가 드러났는데요,

침수 피해를 줄일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습니다.

KBS가 마련한 재난기획 보도, 마지막 순서로 맞춤형 방재대책의 필요성을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밀물과 겹쳐 내린 집중호우로 두 차례나 범람한 동천.

하천 주변 주택과 상가 곳곳이 침수됐습니다.

폭우가 그친 지 2주가 넘도록 복구 작업을 이어갈 정도로 피해는 심각합니다.

주민들은 비 소식만 전해지면 불안합니다.

[양옥란/동천 상가 주민 : "걱정 많이 되죠. 두 번이나 물이 범람했으니까. 거기에 대한 걱정은 안 할 수가 없죠. 비가 온다고 하면 아 또 그 물이 넘을까…."]

동천 일대는 상습 침수 구역으로 이미 2년 전 부산 동구청이 정비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자연재해 위험 개선지구로 지정해 배수펌프를 추가로 설치하고 빗물 저장소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무산됐습니다.

지난 집중호우 때 물에 잠겨 작동을 멈췄던 배수펌프장입니다.

용량과 시설을 확대하려 했지만 3년째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비를 최대 50%까지 지원받아야 배수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데, 주민들이 위험지구로 인식되는 걸 꺼려 설득 작업까지 해야 합니다.

[부산 동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민감한 개인 재산권이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동구 같은 경우에는 한 달간에 무려 두 번이나 침수가 됐잖아요. 이걸로 해서 설득을 잘 해봐야죠."]

부산시는 침수 예상 흔적도와 대피 경로 등 기습 폭우에 대처할 정보가 담긴 '재해 지도'를 연말까지 제작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침수 대비에 머물지 말고, 부산의 지형적 특성 등을 감안한 종합적인 방재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상호/부경대 토목공학과 교수 : "하천변(과 바닷가) 저지대에 시가지가 발달해있습니다. 홍수위를 감안해서 배수시설을 잘 한다든가, 하수도나 빗물 펌프·저류지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일관되게 배수체계 개선에 노력을…."]

또,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만큼 기후변화에 맞지 않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재난 대응 지침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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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기획]⑧ 잦은 침수에 ‘부산형 맞춤 대책’ 필요…주민 설득 관건
    • 입력 2020-08-05 22:10:17
    • 수정2020-08-05 22:13:42
    뉴스9(부산)
[앵커] 지난달 부산을 휩쓴 물난리는 기록적인 폭우 탓만은 아닙니다. 도심의 배수 시설에도 한계가 드러났는데요, 침수 피해를 줄일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습니다. KBS가 마련한 재난기획 보도, 마지막 순서로 맞춤형 방재대책의 필요성을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밀물과 겹쳐 내린 집중호우로 두 차례나 범람한 동천. 하천 주변 주택과 상가 곳곳이 침수됐습니다. 폭우가 그친 지 2주가 넘도록 복구 작업을 이어갈 정도로 피해는 심각합니다. 주민들은 비 소식만 전해지면 불안합니다. [양옥란/동천 상가 주민 : "걱정 많이 되죠. 두 번이나 물이 범람했으니까. 거기에 대한 걱정은 안 할 수가 없죠. 비가 온다고 하면 아 또 그 물이 넘을까…."] 동천 일대는 상습 침수 구역으로 이미 2년 전 부산 동구청이 정비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자연재해 위험 개선지구로 지정해 배수펌프를 추가로 설치하고 빗물 저장소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무산됐습니다. 지난 집중호우 때 물에 잠겨 작동을 멈췄던 배수펌프장입니다. 용량과 시설을 확대하려 했지만 3년째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비를 최대 50%까지 지원받아야 배수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데, 주민들이 위험지구로 인식되는 걸 꺼려 설득 작업까지 해야 합니다. [부산 동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민감한 개인 재산권이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동구 같은 경우에는 한 달간에 무려 두 번이나 침수가 됐잖아요. 이걸로 해서 설득을 잘 해봐야죠."] 부산시는 침수 예상 흔적도와 대피 경로 등 기습 폭우에 대처할 정보가 담긴 '재해 지도'를 연말까지 제작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침수 대비에 머물지 말고, 부산의 지형적 특성 등을 감안한 종합적인 방재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상호/부경대 토목공학과 교수 : "하천변(과 바닷가) 저지대에 시가지가 발달해있습니다. 홍수위를 감안해서 배수시설을 잘 한다든가, 하수도나 빗물 펌프·저류지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일관되게 배수체계 개선에 노력을…."] 또,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만큼 기후변화에 맞지 않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재난 대응 지침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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