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불어난 강물…고무보트로 고립 주민 ‘필사의 구조’

입력 2020.08.08 (21:08) 수정 2020.08.08 (22: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화개장터가 삶의 터전인 주민들은 물난리를 처음 겪은 탓에 초기에 대피하지 못했다 고립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조요청을 했지만 소방서 보트가 3척 뿐이라 구조가 쉽지 않았는데, 한 주민이 개인 보트로 이웃들을 대피시키는 활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진석 기자가 긴박했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째 섬진강 하류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박수학 씨.

안전하게 구조보트에 몸을 실었지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처음 겪은 물난리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밤사이 쏟아지는 비가 더 불어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건물 2층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수학/하동군 하동읍 두곡마을 : "이렇게는 (물이) 안 차봤어요. 저녁 8시나 돼서 경보 문자가 오더라고요. 문자 오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물이 밀려오는 거에요. 강물이 밀고 들어오니까 대피할 겨를도 없는 거야..."]

어젯밤 10시반부터 경남 하동군 화개마을을 비롯한 섬진강 저지대 마을에서는 수십 건의 구조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하동 소방서가 투입한 구조 보트는 3척, 강물이 순식간에 불어났고 물살도 거세 구조가 쉽지 않았습니다.

구조 보트가 모자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두곡마을 인근에 사는 김민성 씨는 자신의 레저용 보트를 타고 나와 소방대원들의 구조활동을 도왔습니다.

김 씨가 이틀간 보트로 태워 대피시킨 주민은 10명이 넘습니다.

[김민성/ 하동군 하동읍 : "오전에 강에 수위가 올라가서 배를 지키려고 왔다가 도로에 물이 너무 차서 도움이 될까 싶어서 배를 옮겼습니다."]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하동의 한 왕복 4차선 도로입니다. 하지만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도로는 찾아볼 수도 없고, 이렇게 마을 이정표만 간신히 수면 위로 올라와 있습니다.

어젯밤(7일)과 오늘(8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쏟아진 비의 양은 418㎜.

섬진강까지 범람하자 아름다운 강변 마을들이 차례로 잠겼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순식간에 불어난 강물…고무보트로 고립 주민 ‘필사의 구조’
    • 입력 2020-08-08 21:11:45
    • 수정2020-08-08 22:27:52
    뉴스 9
[앵커]

화개장터가 삶의 터전인 주민들은 물난리를 처음 겪은 탓에 초기에 대피하지 못했다 고립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조요청을 했지만 소방서 보트가 3척 뿐이라 구조가 쉽지 않았는데, 한 주민이 개인 보트로 이웃들을 대피시키는 활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진석 기자가 긴박했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째 섬진강 하류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박수학 씨.

안전하게 구조보트에 몸을 실었지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처음 겪은 물난리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밤사이 쏟아지는 비가 더 불어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건물 2층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수학/하동군 하동읍 두곡마을 : "이렇게는 (물이) 안 차봤어요. 저녁 8시나 돼서 경보 문자가 오더라고요. 문자 오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물이 밀려오는 거에요. 강물이 밀고 들어오니까 대피할 겨를도 없는 거야..."]

어젯밤 10시반부터 경남 하동군 화개마을을 비롯한 섬진강 저지대 마을에서는 수십 건의 구조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하동 소방서가 투입한 구조 보트는 3척, 강물이 순식간에 불어났고 물살도 거세 구조가 쉽지 않았습니다.

구조 보트가 모자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두곡마을 인근에 사는 김민성 씨는 자신의 레저용 보트를 타고 나와 소방대원들의 구조활동을 도왔습니다.

김 씨가 이틀간 보트로 태워 대피시킨 주민은 10명이 넘습니다.

[김민성/ 하동군 하동읍 : "오전에 강에 수위가 올라가서 배를 지키려고 왔다가 도로에 물이 너무 차서 도움이 될까 싶어서 배를 옮겼습니다."]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하동의 한 왕복 4차선 도로입니다. 하지만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도로는 찾아볼 수도 없고, 이렇게 마을 이정표만 간신히 수면 위로 올라와 있습니다.

어젯밤(7일)과 오늘(8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쏟아진 비의 양은 418㎜.

섬진강까지 범람하자 아름다운 강변 마을들이 차례로 잠겼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