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누적 확진자 5만명 육박…“아베 지지 안해” 54%로 사상 최고

입력 2020.08.10 (10:54) 수정 2020.08.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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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오늘(10일) 누적 확진자가 5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도 2012년 내각 출범 이후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느슨한 방역 대책에 대한 국민 불안과 비판이 커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경제 정책과 방역을 병행하겠다"면서 여전히 긴급사태 선언을 피하고 있습니다.

日 국민 54% "아베 지지 안 해"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7∼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시행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4%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3∼5일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반면에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 포인트 떨어져 37%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조사 이후 5차례 연속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지지한다'는 답을 웃돌았습니다.

내년 9월로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2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유지했습니다. 2위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16%), 3위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13%)이었습니다.

정당 지지율은 집권 자민당이 33%,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5%였고, 응답자의 46%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반응했습니다.

78% "지도력 발휘 못 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보입니다. 응답자의 78%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에, '지도력을 발휘한다'는 응답은 17%에 머물렀습니다.

일본 정부의 그간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66%가 부정적으로 평가해 이전 조사(48%)에 견줘 18%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조사 이래 가장 낮은 27%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이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은 85%에 달했습니다. 응답자의 49%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게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해야 한다'고 반응했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답변은 48%였습니다.

이 같은 민심 이탈은 아베 총리가 장기간 기자회견을 하지 않다가 최근 원폭 희생자 추모 행사를 계기로 열린 두 차례의 기자회견에서 판에 박힌 답변만 내놓은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어제 위성방송 BS아사히(朝日)에 출연해 "국민이 불안을 느끼고 총리의 메시지를 듣고 싶어 할 때는 제대로 (회견을) 여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습니다.

日 확진자, 오늘 5만 명 넘길 듯



이런 가운데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늘 5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하루 동안 확진자 1천444명이 새로 파악돼 6일 연속 1천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확진자가 9천658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4만9천622명이 됐습니다.

특히 어제 오키나와(沖繩)현과 시마네(島根)현에서는 각각 159명과 92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인구 146만 명의 오키나와의 경우 신규 확진자 기준 인구당 확진자가 도쿄도(東京都)의 약 4.6배에 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6월 중순에 도쿄를 중심으로 새로운 타입의 유전자 배열을 지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전국 각지에서 파악된 확진자 다수가 이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코로나19는 이미 도쿄에서 지방으로 퍼질 대로 퍼진 상황으로 보입니다.

아베 "경제 더 중요, 긴급사태 없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경제 정책과 방역을 병행하겠다며 여전히 긴급사태 선언을 피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 나가사키(長崎)시에서 '피폭 75주년 위령식'에 참석한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선언이 고용이나 생활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감염을 통제하면서 가능한 한 재선언을 피하는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행경비 보조 정책인 '고 투(Go To) 트래블'과 관련, "관광 사업자와 여행객들이 감염 방지책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함께하는)' 시대에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스타일을 정착시키고 싶다"고 언급했습니다.

정부 예산 1조3천500억 엔(약 15조 원)이 투입되는 '고 투 트래블'의 경우 감염 확산을 억제하겠다며 도쿄만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이미 전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제 회견에서도 아베 총리는 본인 의견을 밝힌 뒤 질문 2개만 받고 약 18분 만에 회견을 마쳤고, 이에 기자들은 "아직 질문이 있다"며 고함을 치는 소동이 일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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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0 10: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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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오늘(10일) 누적 확진자가 5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도 2012년 내각 출범 이후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느슨한 방역 대책에 대한 국민 불안과 비판이 커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경제 정책과 방역을 병행하겠다"면서 여전히 긴급사태 선언을 피하고 있습니다.

日 국민 54% "아베 지지 안 해"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7∼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시행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4%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3∼5일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반면에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 포인트 떨어져 37%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조사 이후 5차례 연속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지지한다'는 답을 웃돌았습니다.

내년 9월로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2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유지했습니다. 2위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16%), 3위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13%)이었습니다.

정당 지지율은 집권 자민당이 33%,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5%였고, 응답자의 46%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반응했습니다.

78% "지도력 발휘 못 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보입니다. 응답자의 78%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에, '지도력을 발휘한다'는 응답은 17%에 머물렀습니다.

일본 정부의 그간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66%가 부정적으로 평가해 이전 조사(48%)에 견줘 18%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조사 이래 가장 낮은 27%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이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은 85%에 달했습니다. 응답자의 49%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게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해야 한다'고 반응했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답변은 48%였습니다.

이 같은 민심 이탈은 아베 총리가 장기간 기자회견을 하지 않다가 최근 원폭 희생자 추모 행사를 계기로 열린 두 차례의 기자회견에서 판에 박힌 답변만 내놓은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어제 위성방송 BS아사히(朝日)에 출연해 "국민이 불안을 느끼고 총리의 메시지를 듣고 싶어 할 때는 제대로 (회견을) 여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습니다.

日 확진자, 오늘 5만 명 넘길 듯



이런 가운데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늘 5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하루 동안 확진자 1천444명이 새로 파악돼 6일 연속 1천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확진자가 9천658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4만9천622명이 됐습니다.

특히 어제 오키나와(沖繩)현과 시마네(島根)현에서는 각각 159명과 92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인구 146만 명의 오키나와의 경우 신규 확진자 기준 인구당 확진자가 도쿄도(東京都)의 약 4.6배에 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6월 중순에 도쿄를 중심으로 새로운 타입의 유전자 배열을 지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전국 각지에서 파악된 확진자 다수가 이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코로나19는 이미 도쿄에서 지방으로 퍼질 대로 퍼진 상황으로 보입니다.

아베 "경제 더 중요, 긴급사태 없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경제 정책과 방역을 병행하겠다며 여전히 긴급사태 선언을 피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 나가사키(長崎)시에서 '피폭 75주년 위령식'에 참석한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선언이 고용이나 생활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감염을 통제하면서 가능한 한 재선언을 피하는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행경비 보조 정책인 '고 투(Go To) 트래블'과 관련, "관광 사업자와 여행객들이 감염 방지책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함께하는)' 시대에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스타일을 정착시키고 싶다"고 언급했습니다.

정부 예산 1조3천500억 엔(약 15조 원)이 투입되는 '고 투 트래블'의 경우 감염 확산을 억제하겠다며 도쿄만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이미 전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제 회견에서도 아베 총리는 본인 의견을 밝힌 뒤 질문 2개만 받고 약 18분 만에 회견을 마쳤고, 이에 기자들은 "아직 질문이 있다"며 고함을 치는 소동이 일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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