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습격에 미국 청소년 ‘악’소리…희망 있나?

입력 2020.08.12 (07:00) 수정 2020.08.12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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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단절률(Disconnection Rate)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지 않거나, 학교에 등록하지 않은 비율을 말할 때 쓰입니다.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청소년(16살부터 24살까지)의 단절률을 조사했더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무려 천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학교 또는 직장과 연결 고리가 끊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엇이 천만 명의 미국 청소년들을 학교 또는 직장 밖으로 내몬 걸까요?

그렇다면, 이들은 지금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 2020년 6월 단절률 28%...6월 기준 사상 최고

미국 여론 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16살부터 24살까지의 미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단절률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미국 청소년의 2020년 1월 단절률은 12%로 나왔습니다.

2019년 1월과 같은 수칩니다.

1월 단절률로만 보면, 미국 사회에서 단절률의 문제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단절률은 다섯 달이 지나며 놀라운 상태에 이릅니다.

2020년 6월 단절률이 28%로 껑충 뜁니다.

2020년 1월과 비교해 배 이상 뛰어올랐습니다.

통계 작성 시작 이후 6월 단절률로 보면, 사상 최고 수칩니다.

이 단절률을 실제 미국 청소년 인구로 계산하면, 미국 청소년 가운데 천30만 명(미국 전체 인구 3억3천100만 명의 3%)이 학교나 직장 밖에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미국 사회에서 학교나 직장에서 연결 고리가 끊어진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이 천30만 명이나 된다는 건 심각한 내용입니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에선 해마다 5월 말쯤 학년이 끝나기 때문에 매년 5월과 6월 사이에는 학교나 대학 등록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2019년과 2020년의 학교나 대학의 등록률 하락을 비슷한 정도로 볼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처럼 청소년의 단절률을 높였을까요?

 
■ 미국 청소년 습격한 코로나19...400만 명 직장 잃어

이미 설명해 드린 것처럼, 단절률은 학교와 직장에 관계된 통계입니다.

단절률의 변화에 학교의 영향이 적었다면, 직장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퓨리서치센터는 실제로 2020년 6월 급증한 단절률의 원인으로 청소년층이 대거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에서 통제되지 않고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청소년의 실업을 심화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일하는 미국 청소년이 1년 전보다 4백만 명이나 줄어들었습니다.

미국 주요 지역에서 코로나19로 경제 봉쇄 조치가 잇따르면서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고 나서는 청소년의 일자리도 대규모로 사라졌습니다.

청소년이 일자리를 잃으면 본인의 경제 활동이나 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수입이 줄어든 청소년의 경우, 절도나 강도 등 범죄의 유혹에 더 쉽게 빠져들면서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일으킬 우려도 있습니다.


■ 백인보단 흑인·아시아인, 시골보다 도시, 20대보다 10대...더 타격

그렇다면, 미국 청소년 누가, 단절률의 충격을 받은 걸까요?

우선, 인종 별로는 흑인과 아시아인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흑인은 2020년 2월 15%의 단절률을 보였는데, 같은 해 6월 34%로 19%포인트나 치솟았습니다.

같은 기간 아시아인의 단절률도 19% 포인트 뛰며 대폭 상승했습니다.

히스패닉의 단절률은 16% 포인트, 백인의 단절률은 15%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청소년을 세분했을 때 10대 청소년들의 타격이 조금 더 컸습니다.

10대 청소년(16살~19살)의 단절률은 29%였는데, 20대 청소년(20살~24살)의 단절률은 27%였습니다.

주목할 건, 10대 청소년의 단절률은 지난 2월 8%에 불과했는데, 넉 달 뒤인 6월 21%포인트나 껑충 뛰었다는 것입니다.

또, 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17% 포인트 상승)이, 시골에 사는 청소년(14% 포인트 상승)들보다 단절률이 높았습니다.


■ 단절률 끌어 올린 청소년 실업...6월 실업률 20.7%

단절률을 끌어올린 청소년의 실업 문제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미국의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미국 청소년의 실업률을 매달 조사합니다.

시장 조사 및 통계 전문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청소년(16살부터 24살까지)의 실업률을 확인해 봤습니다.

미국 청소년의 1월 실업률은 8.2%였는데, 6월 실업률은 20.7%로 12.5% 포인트 올랐습니다.

사실 1월과 6월 사이 더 높은 실업률(4월 27.4%)을 기록한 때도 있습니다.

4월 이후 실업률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6월엔 20.7%로 여전히 높은 실업률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국가 실업률을 보면 청소년층의 실업률은 더 암담합니다.

미국 청소년의 실업률이 국가 실업률보다 배 가까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 노동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 실업률은 1월 3.5%, 2월 3.6%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전입니다.

하지만, 4월 14.7%로 치솟은 실업률은 5월 13.3%, 6월 11.1%로 10%의 고공 행진을 계속합니다.

당장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에서 두자리로 치솟은 실업률을 낮출 비책은 없어 보입니다.

고용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어, 직장을 구하지 못한 미국 청소년의 단절률도 빠르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코로나19의 끝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미국 청소년들의 고통의 끝도 가늠이 쉽지 않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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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습격에 미국 청소년 ‘악’소리…희망 있나?
    • 입력 2020-08-12 07:00:12
    • 수정2020-08-12 07:06:36
    취재K
미국에는 단절률(Disconnection Rate)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지 않거나, 학교에 등록하지 않은 비율을 말할 때 쓰입니다.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청소년(16살부터 24살까지)의 단절률을 조사했더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무려 천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학교 또는 직장과 연결 고리가 끊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엇이 천만 명의 미국 청소년들을 학교 또는 직장 밖으로 내몬 걸까요?

그렇다면, 이들은 지금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 2020년 6월 단절률 28%...6월 기준 사상 최고

미국 여론 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16살부터 24살까지의 미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단절률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미국 청소년의 2020년 1월 단절률은 12%로 나왔습니다.

2019년 1월과 같은 수칩니다.

1월 단절률로만 보면, 미국 사회에서 단절률의 문제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단절률은 다섯 달이 지나며 놀라운 상태에 이릅니다.

2020년 6월 단절률이 28%로 껑충 뜁니다.

2020년 1월과 비교해 배 이상 뛰어올랐습니다.

통계 작성 시작 이후 6월 단절률로 보면, 사상 최고 수칩니다.

이 단절률을 실제 미국 청소년 인구로 계산하면, 미국 청소년 가운데 천30만 명(미국 전체 인구 3억3천100만 명의 3%)이 학교나 직장 밖에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미국 사회에서 학교나 직장에서 연결 고리가 끊어진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이 천30만 명이나 된다는 건 심각한 내용입니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에선 해마다 5월 말쯤 학년이 끝나기 때문에 매년 5월과 6월 사이에는 학교나 대학 등록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2019년과 2020년의 학교나 대학의 등록률 하락을 비슷한 정도로 볼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처럼 청소년의 단절률을 높였을까요?

 
■ 미국 청소년 습격한 코로나19...400만 명 직장 잃어

이미 설명해 드린 것처럼, 단절률은 학교와 직장에 관계된 통계입니다.

단절률의 변화에 학교의 영향이 적었다면, 직장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퓨리서치센터는 실제로 2020년 6월 급증한 단절률의 원인으로 청소년층이 대거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에서 통제되지 않고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청소년의 실업을 심화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일하는 미국 청소년이 1년 전보다 4백만 명이나 줄어들었습니다.

미국 주요 지역에서 코로나19로 경제 봉쇄 조치가 잇따르면서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고 나서는 청소년의 일자리도 대규모로 사라졌습니다.

청소년이 일자리를 잃으면 본인의 경제 활동이나 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수입이 줄어든 청소년의 경우, 절도나 강도 등 범죄의 유혹에 더 쉽게 빠져들면서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일으킬 우려도 있습니다.


■ 백인보단 흑인·아시아인, 시골보다 도시, 20대보다 10대...더 타격

그렇다면, 미국 청소년 누가, 단절률의 충격을 받은 걸까요?

우선, 인종 별로는 흑인과 아시아인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흑인은 2020년 2월 15%의 단절률을 보였는데, 같은 해 6월 34%로 19%포인트나 치솟았습니다.

같은 기간 아시아인의 단절률도 19% 포인트 뛰며 대폭 상승했습니다.

히스패닉의 단절률은 16% 포인트, 백인의 단절률은 15%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청소년을 세분했을 때 10대 청소년들의 타격이 조금 더 컸습니다.

10대 청소년(16살~19살)의 단절률은 29%였는데, 20대 청소년(20살~24살)의 단절률은 27%였습니다.

주목할 건, 10대 청소년의 단절률은 지난 2월 8%에 불과했는데, 넉 달 뒤인 6월 21%포인트나 껑충 뛰었다는 것입니다.

또, 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17% 포인트 상승)이, 시골에 사는 청소년(14% 포인트 상승)들보다 단절률이 높았습니다.


■ 단절률 끌어 올린 청소년 실업...6월 실업률 20.7%

단절률을 끌어올린 청소년의 실업 문제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미국의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미국 청소년의 실업률을 매달 조사합니다.

시장 조사 및 통계 전문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청소년(16살부터 24살까지)의 실업률을 확인해 봤습니다.

미국 청소년의 1월 실업률은 8.2%였는데, 6월 실업률은 20.7%로 12.5% 포인트 올랐습니다.

사실 1월과 6월 사이 더 높은 실업률(4월 27.4%)을 기록한 때도 있습니다.

4월 이후 실업률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6월엔 20.7%로 여전히 높은 실업률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국가 실업률을 보면 청소년층의 실업률은 더 암담합니다.

미국 청소년의 실업률이 국가 실업률보다 배 가까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 노동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 실업률은 1월 3.5%, 2월 3.6%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전입니다.

하지만, 4월 14.7%로 치솟은 실업률은 5월 13.3%, 6월 11.1%로 10%의 고공 행진을 계속합니다.

당장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에서 두자리로 치솟은 실업률을 낮출 비책은 없어 보입니다.

고용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어, 직장을 구하지 못한 미국 청소년의 단절률도 빠르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코로나19의 끝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미국 청소년들의 고통의 끝도 가늠이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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