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취소됐다면 은퇴?’ 양학선…“기술 바꿔 올림픽 도전”

입력 2020.08.12 (16:18) 수정 2020.08.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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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설마 올림픽이? 전쟁난 것도 아닌데… '현실 부정'
올림픽 취소 시나리오엔  '은퇴 고려'…0.1점이라도 더!  기술 바꾼다


"현실을 부정하고 있을 정도였죠. 주위에서 올림픽 연기, 취소 언급할 때에도 귀 닫고 운동만 열심히 했죠."

2012년 런던에서 한국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란 새 역사를 쓴 남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지난 3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이 코로나 19 확산 우려로 폐쇄돼 현재는 소속팀인 수원시청 훈련장(수원북중학교)에서 몸을 풀고 있는 양학선을 점검하기 위해 신형욱 대표팀 감독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책임연구팀이 순회 지도에 나섰다.

현장에 동행한 KBS 취재진과 만나 연기된 올림픽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은 양학선. 올해 초 코로나 19의 팬데믹에 도쿄올림픽 연기론이 불거진 당시 느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니 말 그대로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니까요. 아니 설마 올림픽인데 연기가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죠. 전쟁이 난 게 아니잖아요. 매일 그 생각만 했어요. 이게 전쟁이 아닌데 어떻게 올림픽 개최가 연기가 될 수 있을까…."

양학선의 소속팀 수원시청 김성만 감독은 시쳇말로 "당시 멘붕에 빠진 학선이는 은퇴했었을 것'이라며 그만큼 양학선에게 도쿄올림픽이 큰 의미였다고 귀띔했다.
 
올해 초만 해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코로나 19 변수가 자신이 출전을 앞둔 국제체조연맹 월드컵 등 국제대회의 취소를 불러오고 올림픽 연기를 낳자 질병이 전쟁만큼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양학선은 감염되면 올림픽 출전은커녕 생명이 위협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아찔해졌다고.

"제가 병에 걸려서 대회에 못 가면 큰일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개인위생에 더 철저히 신경을 쓰게 됐죠."


올림픽의 1년 연기는 대부분 종목에서도 그렇듯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 소모가 큰 체조 선수들에게도 준비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학선은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세계적으로 최고난도의 기술 <양학선>을 보유한 여유로움일까?

양학선은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1년은 오히려 다른 기술을 개발할 시간의 선물이죠.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저는 내심 욕심이 났어요. 어차피 올해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기술에 대한 채점 규정이 바뀌게 돼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는 시기였죠. 그래서 새 기술 연마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됐다 싶었죠."

■  세계 정상급 '양학선+쓰카하라 트리플'  굳건한데 굳이 기술을 바꾼다?

양학선은 발전시킨 기술을 당장 올림픽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1차 시기에서는 '양학선'을 그대로 선보일 건데 2차 시기에서 좀 더 보완하고 싶어요.   2차 시기 스타트에서 0.2점, 0.1점이라도 높이고 싶어서요."

양학선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1차 시기에는 양학선(난도 6.0점)을, 2차 시기에는 쓰카하라 트리플(난도 5.6점)을 선보여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약 8년 동안 이 두 기술을 안정적으로 국제대회에서 선보여 온 만큼 경쟁력 강화와 고득점을 위해 2차 시기에서 기존 기술보다 난도가 0.2점 높은 리샤오펑(난도 5.8점)을 연습해 선보일 전략을 세웠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기술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섰던 양학선. 시차와 기후 변화가 없어 최적의 조건인 도쿄올림픽은 8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양학선에게 다시 없을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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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취소됐다면 은퇴?’ 양학선…“기술 바꿔 올림픽 도전”
    • 입력 2020-08-12 16:18:42
    • 수정2020-08-12 16:19:27
    스포츠K
설마 올림픽이? 전쟁난 것도 아닌데… '현실 부정'<br />올림픽 취소 시나리오엔  '은퇴 고려'…0.1점이라도 더!  기술 바꾼다<br />

"현실을 부정하고 있을 정도였죠. 주위에서 올림픽 연기, 취소 언급할 때에도 귀 닫고 운동만 열심히 했죠."

2012년 런던에서 한국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란 새 역사를 쓴 남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지난 3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이 코로나 19 확산 우려로 폐쇄돼 현재는 소속팀인 수원시청 훈련장(수원북중학교)에서 몸을 풀고 있는 양학선을 점검하기 위해 신형욱 대표팀 감독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책임연구팀이 순회 지도에 나섰다.

현장에 동행한 KBS 취재진과 만나 연기된 올림픽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은 양학선. 올해 초 코로나 19의 팬데믹에 도쿄올림픽 연기론이 불거진 당시 느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니 말 그대로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니까요. 아니 설마 올림픽인데 연기가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죠. 전쟁이 난 게 아니잖아요. 매일 그 생각만 했어요. 이게 전쟁이 아닌데 어떻게 올림픽 개최가 연기가 될 수 있을까…."

양학선의 소속팀 수원시청 김성만 감독은 시쳇말로 "당시 멘붕에 빠진 학선이는 은퇴했었을 것'이라며 그만큼 양학선에게 도쿄올림픽이 큰 의미였다고 귀띔했다.
 
올해 초만 해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코로나 19 변수가 자신이 출전을 앞둔 국제체조연맹 월드컵 등 국제대회의 취소를 불러오고 올림픽 연기를 낳자 질병이 전쟁만큼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양학선은 감염되면 올림픽 출전은커녕 생명이 위협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아찔해졌다고.

"제가 병에 걸려서 대회에 못 가면 큰일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개인위생에 더 철저히 신경을 쓰게 됐죠."


올림픽의 1년 연기는 대부분 종목에서도 그렇듯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 소모가 큰 체조 선수들에게도 준비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학선은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세계적으로 최고난도의 기술 <양학선>을 보유한 여유로움일까?

양학선은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1년은 오히려 다른 기술을 개발할 시간의 선물이죠.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저는 내심 욕심이 났어요. 어차피 올해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기술에 대한 채점 규정이 바뀌게 돼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는 시기였죠. 그래서 새 기술 연마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됐다 싶었죠."

■  세계 정상급 '양학선+쓰카하라 트리플'  굳건한데 굳이 기술을 바꾼다?

양학선은 발전시킨 기술을 당장 올림픽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1차 시기에서는 '양학선'을 그대로 선보일 건데 2차 시기에서 좀 더 보완하고 싶어요.   2차 시기 스타트에서 0.2점, 0.1점이라도 높이고 싶어서요."

양학선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1차 시기에는 양학선(난도 6.0점)을, 2차 시기에는 쓰카하라 트리플(난도 5.6점)을 선보여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약 8년 동안 이 두 기술을 안정적으로 국제대회에서 선보여 온 만큼 경쟁력 강화와 고득점을 위해 2차 시기에서 기존 기술보다 난도가 0.2점 높은 리샤오펑(난도 5.8점)을 연습해 선보일 전략을 세웠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기술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섰던 양학선. 시차와 기후 변화가 없어 최적의 조건인 도쿄올림픽은 8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양학선에게 다시 없을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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