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이재민 2주째 대피소 생활…언제 집에 가려나?

입력 2020.08.12 (21:17) 수정 2020.08.13 (09: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달 말 대전의 한 아파트에 물이 차올라 수백 명이 보트를 타고 몸을 피해야했습니다.

주민들은 2주째 대피소 등에서 지내고 있는데, 계속된 비에 복구작업이 늦어지면서 언제 집에 돌아갈지 기약이 없습니다.

백상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새벽에 집중호우로 저층이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

수백 명의 주민들이 겨우 몸만 빠져나와 보트를 타고 간신히 구조됐지만 하루아침에 집을 떠나 이재민이 됐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집안 벽지를 하나하나 긁어 떼어냅니다.

이젠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나옵니다.

비가 계속 내려 도배는 아직 못했습니다.

[이미경/자원봉사자 : "날씨상으로도 계속 비가 오고 있고 습하고 해서 건조하기도 쉽지가 않고..."]

방마다 선풍기를 틀어 억지로 말려보지만 역부족입니다.

2주째 대피소 생활에 지친 70대 할아버지는 이런 집이라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그냥 서둘러 들어왔습니다.

[신대호/이재민 : "체육관에서 하루 자보니까 잠자리도 불편하고 샤워하기도 불편하고 몸이 아프니까 걸어 다니면서 거기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시멘트 바닥 위에 돗자리를 펴고 책상과 집기류 몇 개에 TV만 챙겨와 살고 있습니다.

[신대호/이재민 : "장판이 아니니까 항상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 되고 잘 때는 또 자리 펴야 되고 걷어야 되고 피난 생활하는 거랑 똑같아요."]

대피소 생활은 외롭고 고단합니다.

방에는 급하게 챙겨나온 약과 구호 물품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이렇게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이재민이 대전에서만 240여 명.

[채복례/이재민 : "날짜가 며칠이고 며칟날 사고가 났는지 이것도 그런 기억이 없어져. 이게 그냥 갑자기 놀라가지고..."]

삶의 터전을 잃고 우울해하는 이재민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은 그나마 큰 위안과 힘이 됩니다.

[채복례/이재민 : "잠도 편하게 잘 수 있고 자리도 다 이렇게 해줘서 이게 참 편하고 그리고 밥도 또 걱정하지 않고 끼니때마다 밥을 갖다 그 멀리서도 오는 게 (고맙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이재민들.

오늘(12일)도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달픈 이재민 2주째 대피소 생활…언제 집에 가려나?
    • 입력 2020-08-12 21:23:56
    • 수정2020-08-13 09:13:55
    뉴스 9
[앵커] 지난달 말 대전의 한 아파트에 물이 차올라 수백 명이 보트를 타고 몸을 피해야했습니다. 주민들은 2주째 대피소 등에서 지내고 있는데, 계속된 비에 복구작업이 늦어지면서 언제 집에 돌아갈지 기약이 없습니다. 백상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새벽에 집중호우로 저층이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 수백 명의 주민들이 겨우 몸만 빠져나와 보트를 타고 간신히 구조됐지만 하루아침에 집을 떠나 이재민이 됐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집안 벽지를 하나하나 긁어 떼어냅니다. 이젠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나옵니다. 비가 계속 내려 도배는 아직 못했습니다. [이미경/자원봉사자 : "날씨상으로도 계속 비가 오고 있고 습하고 해서 건조하기도 쉽지가 않고..."] 방마다 선풍기를 틀어 억지로 말려보지만 역부족입니다. 2주째 대피소 생활에 지친 70대 할아버지는 이런 집이라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그냥 서둘러 들어왔습니다. [신대호/이재민 : "체육관에서 하루 자보니까 잠자리도 불편하고 샤워하기도 불편하고 몸이 아프니까 걸어 다니면서 거기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시멘트 바닥 위에 돗자리를 펴고 책상과 집기류 몇 개에 TV만 챙겨와 살고 있습니다. [신대호/이재민 : "장판이 아니니까 항상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 되고 잘 때는 또 자리 펴야 되고 걷어야 되고 피난 생활하는 거랑 똑같아요."] 대피소 생활은 외롭고 고단합니다. 방에는 급하게 챙겨나온 약과 구호 물품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이렇게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이재민이 대전에서만 240여 명. [채복례/이재민 : "날짜가 며칠이고 며칟날 사고가 났는지 이것도 그런 기억이 없어져. 이게 그냥 갑자기 놀라가지고..."] 삶의 터전을 잃고 우울해하는 이재민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은 그나마 큰 위안과 힘이 됩니다. [채복례/이재민 : "잠도 편하게 잘 수 있고 자리도 다 이렇게 해줘서 이게 참 편하고 그리고 밥도 또 걱정하지 않고 끼니때마다 밥을 갖다 그 멀리서도 오는 게 (고맙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이재민들. 오늘(12일)도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