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틱톡’ 쟁탈전…승자는 누가 될까?

입력 2020.08.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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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한, 중국 동영상 앱 '틱톡'의 매각 시한은 다음 달 15일입니다. 한 달여 남은 기간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전 세계 IT 기업의 향후 판도도 바뀔 수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부터 주요 IT 기업들을 들썩이게 하는 것도 틱톡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틱톡, 4년 만에 세계 최대 스타트업

틱톡은 15초에서 1분 사이의 짧은 동영상(숏폼) 콘텐츠 공유 앱입니다. 이용자들은 수십 초짜리 동영상을 찍어 음악을 입힌 뒤 다른 이들에게 공유합니다. 사업 형태는 간단하지만, 이 회사 자체는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재 세계 최대 스타트업이자, 콘텐츠 업계의 미래라 불리는 숏폼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회사 바이트댄스는 2012년 설립됐지만, 틱톡은 2016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콘텐츠 시장의 미래는 '숏폼'이라 판단하고 틱톡을 출시했다고 합니다. 틱톡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추천방식을 통해 이용자들을 전 세계에서 끌어모았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업체지만, 애초 중국 시장에 만족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틱톡의 출시부터 중국 내수용(더우인)과 글로벌용(틱톡) 제품을 이름을 달리해 출시합니다. 중국 색깔을 없애고 전 세계 시장을 바로 공략하겠다는 겁니다.

틱톡은 2017년 11월 미국에서 인기를 끌던 영상 공유 앱 '뮤지컬리'를 합병하며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합니다. 틱톡이 뮤지컬리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아예 대상 업체를 인수·합병해버린 겁니다. 이 덕분에 틱톡은 뮤지컬리의 이용자들을 그대로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틱톡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5억 회. 일일 이용자 수는 무려 8억 명에 달합니다. 추산 시가총액은 500억 달러(약 59조 원)로, 전 세계 비상장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기업가치가 큽니다. 참고로 세계 최대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가 440억 달러(약 53조 원)고 우리나라 네이버 시가총액이 50조 원, 현대차가 37조 원 가량입니다.

틱톡을 보는 시장의 시선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있습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기존 롱폼 콘텐츠 업계와 달리, 틱톡이 보여준 숏폼 콘텐츠의 힘을 보는 겁니다. 틱톡의 이용자는 주로 10·20세대로 알려졌습니다.

■휘청이는 틱톡과 웃는 경쟁 업체들

승승장구를 이어가는 듯했던 틱톡에게 브레이크가 걸린 건, 지난 6월 벌어진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입니다. 군인들이 출동하고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인도인들은 분노했습니다. 당시 인도의 틱톡 이용자는 5억 명가량으로, 세계 최대 규모였습니다. 인도 이용자를 중심으로 틱톡 금지 목소리가 높아졌고, 인도 정부는 지난달 틱톡 등 중국 앱 59개를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합니다. 틱톡으로선 세계 최대 시장을 잃게 되는 셈입니다.

이어서 틱톡을 기다리고 있던 건,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이미 미국 시장에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틱톡 이용자가 급증하며, 미국인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우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무역, 홍콩 문제 등을 놓고 중국 정부와 갈등을 이어가는 상황이었죠.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소위 '스파이 앱'으로 규정하며 사용 금지를 하겠다고 압박에 나섭니다. 틱톡 측이 "개인 정보 유출은 없다"고 하소연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미국 시장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인 바이트댄스는 다급하게 "미국 사업 부문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습니다. 사업을 통째로 잃느니, 매각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등장한 인수 후보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트위터 등입니다. 시장에선 MS의 인수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는 가운데, 트위터도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숏폼 최강자인 틱톡이 휘청이는 사이, 경쟁 업체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 공유 앱 '트릴러'는 틱톡의 인기 인플루언서들을 데려오려 안간힘이고, 인스타그램은 숏폼 서비스 '릴스'를 내놨습니다.

틱톡의 매각 시한인 9월 15일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독하고 틱톡이 주연, MS 등이 조연을 맡은 이 드라마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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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틱톡’ 쟁탈전…승자는 누가 될까?
    • 입력 2020-08-13 11:41:45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한, 중국 동영상 앱 '틱톡'의 매각 시한은 다음 달 15일입니다. 한 달여 남은 기간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전 세계 IT 기업의 향후 판도도 바뀔 수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부터 주요 IT 기업들을 들썩이게 하는 것도 틱톡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틱톡, 4년 만에 세계 최대 스타트업

틱톡은 15초에서 1분 사이의 짧은 동영상(숏폼) 콘텐츠 공유 앱입니다. 이용자들은 수십 초짜리 동영상을 찍어 음악을 입힌 뒤 다른 이들에게 공유합니다. 사업 형태는 간단하지만, 이 회사 자체는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재 세계 최대 스타트업이자, 콘텐츠 업계의 미래라 불리는 숏폼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회사 바이트댄스는 2012년 설립됐지만, 틱톡은 2016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콘텐츠 시장의 미래는 '숏폼'이라 판단하고 틱톡을 출시했다고 합니다. 틱톡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추천방식을 통해 이용자들을 전 세계에서 끌어모았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업체지만, 애초 중국 시장에 만족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틱톡의 출시부터 중국 내수용(더우인)과 글로벌용(틱톡) 제품을 이름을 달리해 출시합니다. 중국 색깔을 없애고 전 세계 시장을 바로 공략하겠다는 겁니다.

틱톡은 2017년 11월 미국에서 인기를 끌던 영상 공유 앱 '뮤지컬리'를 합병하며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합니다. 틱톡이 뮤지컬리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아예 대상 업체를 인수·합병해버린 겁니다. 이 덕분에 틱톡은 뮤지컬리의 이용자들을 그대로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틱톡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5억 회. 일일 이용자 수는 무려 8억 명에 달합니다. 추산 시가총액은 500억 달러(약 59조 원)로, 전 세계 비상장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기업가치가 큽니다. 참고로 세계 최대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가 440억 달러(약 53조 원)고 우리나라 네이버 시가총액이 50조 원, 현대차가 37조 원 가량입니다.

틱톡을 보는 시장의 시선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있습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기존 롱폼 콘텐츠 업계와 달리, 틱톡이 보여준 숏폼 콘텐츠의 힘을 보는 겁니다. 틱톡의 이용자는 주로 10·20세대로 알려졌습니다.

■휘청이는 틱톡과 웃는 경쟁 업체들

승승장구를 이어가는 듯했던 틱톡에게 브레이크가 걸린 건, 지난 6월 벌어진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입니다. 군인들이 출동하고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인도인들은 분노했습니다. 당시 인도의 틱톡 이용자는 5억 명가량으로, 세계 최대 규모였습니다. 인도 이용자를 중심으로 틱톡 금지 목소리가 높아졌고, 인도 정부는 지난달 틱톡 등 중국 앱 59개를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합니다. 틱톡으로선 세계 최대 시장을 잃게 되는 셈입니다.

이어서 틱톡을 기다리고 있던 건,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이미 미국 시장에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틱톡 이용자가 급증하며, 미국인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우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무역, 홍콩 문제 등을 놓고 중국 정부와 갈등을 이어가는 상황이었죠.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소위 '스파이 앱'으로 규정하며 사용 금지를 하겠다고 압박에 나섭니다. 틱톡 측이 "개인 정보 유출은 없다"고 하소연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미국 시장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인 바이트댄스는 다급하게 "미국 사업 부문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습니다. 사업을 통째로 잃느니, 매각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등장한 인수 후보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트위터 등입니다. 시장에선 MS의 인수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는 가운데, 트위터도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숏폼 최강자인 틱톡이 휘청이는 사이, 경쟁 업체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 공유 앱 '트릴러'는 틱톡의 인기 인플루언서들을 데려오려 안간힘이고, 인스타그램은 숏폼 서비스 '릴스'를 내놨습니다.

틱톡의 매각 시한인 9월 15일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독하고 틱톡이 주연, MS 등이 조연을 맡은 이 드라마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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